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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5/06/06 15:29:13
Name   kien
Subject   대법관 늘리는 부분이 충분히 숙의가 필요한 이유.
대법관들은 일반적인 판사와는 다르게 장관급이고, 실제로 하게 되는 일도 판례 하나를 꼼꼼히 다 보는 직책이라기 보다는 임원/장관처럼 중요한 일들을 결정하고 판단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대법관 한 명당 처리하는 사건이 3000개 이런 말을 하는데 대법관 1인이 전부를 보는 게 아니라 당연히 밑에 있는 재판연구관들이 보조를 하고 대법관들이 결정을 하는 시스템에 가깝게 운용이 될 것입니다.

이번 헌재 재판에서도 헌법재판관 밑에 있는 TF를 통해서 대본이나 판결문이 작성된다고 문형배 재판관이 말씀하신 적이 있죠. 즉, 대법관 숫자만 그대로 늘려버리는 것은 정말 정권 입맛에 맞는 사람들을 이번에 확 임명해버리겠다는 의도만 있다고 볼 수 밖에 없고, 대법관 숫자와 재판연구관들도 같이 늘려야만 정말로 재판 처리가 신속하게 되고 꼼꼼하게 만들어지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 하나는 대법원은 최종심이기 때문에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대법관/재판연구관을 가야만 국민들이 피해를 받을 일이 적어질 것인데, 기존 판사 숫자나 사법부 예산을 그대로 둔 채로 대법관 숫자만 늘리면 하급심의 처리 속도와 판결의 정당성이 그만큼 떨어집니다. 조희대 대법원장도 판사 숫자를 늘려달라고 한 적이 있는데, 전체 판사들의 숫자는 그대로 두고 대법관만 증원해버리면 똑똑한 사람들을 그쪽이 그대로 빨아버리면서 하급심의 퀄리티가 더 떨어집니다.

그러면 판사수를 늘리면 되는 거 아니냐?
더 늘리면 좋은데, 항상 문제는 돈과 시간이죠. 판사들 200명 늘린다고 하면 연봉만 200억 가까이 늘어나고, 판사들을 보조하는 사법부 공무원들도 같이 한 400명 정도는 늘어나냐 할 것이고, 둘 다 합치면 연봉만 400억 정도 들고 기타 부대 비용까지 하면 1000억원은 훌쩍 넘어갈 것입니다. 이게 다 세금인데, 저 인원을 한 번에 늘린다는 건 의대정원 2000명 늘리는 거랑 거의 비슷한 수준의 삽질이죠.

사법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페이스 맞추면서 제도를 정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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