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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4/12/19 01:45:50
Name   호미밭의파스꾼
Subject   야생의 코모도 랩틸리언이 나타났다!
세줄 요약부터.

1. 탁월한 막스 베버 선생님이
2. "국가란 폭력과 권력을 독점해 행사하는 정치 결사체(니까 너네 조심해?)" 라고 간략히 쓰셨던 걸
3. 너무 길고 난잡하게 쓸 수 밖에 없는 범부라 죄송합니다..


세상엔 좋은 말로 하면 못 알아 먹는, 설득과 추론과 공감이 가능한 대뇌피질 등을 가진 포유류의 뇌가 아니라, 오직 위계 공포 폭력에만 반응하는 뇌간 뿐인 파충류의 뇌를 가진 '껍질만 사람'인 랩틸리언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자의적 범죄를 저지르는 사춘기 무렵의 청소년이 이에 가깝겠네요. 그는 설득, 본인 행동의 결과와 영향에 대한 합리적 추론, 부모나 친구들에 대한 공감에 서툽니다. 대신 조금이라도 더 센 또래 혹은 준거 집단에 소속되고 높은 지위를 차지해, 직간접적 폭력과 범죄를 저질러 욕망을 충족하고, 공포를 느끼는 쪽이 아닌 행사하는 쪽이 되려 할 뿐입니다.

평범한 청소년도 위와 유사한 변화를 겪지만 다행히 2차 성징 과정의 일시적 현상이고, 유전이든 환경 때문이든 아직 남은 포유류의 뇌 덕에 선을 넘지 않아 사회화 되고 성인이 됩니다. 그때도 뇌간의 욕망과 폭력성은 결정적 영향을 끼치지만, 패권을 되찾은 포유류의 뇌와 녹록치 않은 현실은 이를 사회적 용인이 가능한 정도와 방식으로 추구하도록 관리합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에는 공동체가 느끼거나 직면한 폭력과 공포에 맞서기 위해 만들어진 위계가 확실한 조직이 있고, 그 조직은 곧잘 그 안의 사람까지 파충류의 뇌로 퇴행 시킨다는 점입니다. 직업과 본연의 자신을 혼동하는 사례는 많으나, 이 혼동이 개인적 차원이 아니라 사회 안에서도 통용되면 일종의 사회적 현실이 되어, 턱이 벌어지는 만큼의 먹이를 통째로 삼키고도 만족하지 못하는 욕망과 동족의 사지를 문 채 데스롤을 해 대는 원시적 공격성이 살아나 뇌간적 쿠데타로 패권을 탈환한다는 겁니다.

합법적 폭력을 행사해 누군가를 겁먹게 하고 해칠수록 인정받는 조직과 사회 분위기 속에서, 저 퇴행은 극대화 되고 장려 됩니다. 육사가 최고의 대학이던 시기의 똥별들과, 수사권과 기소권 등을 독점한 검새들이 지금도 그러고들 자빠진 모습을 우리는 확인했습니다.

사실 이건 윤석열이란 인간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어 고민하다 떠올린 생각입니다. 계엄 과정에서 확실히 드러난 저능함, 왜곡되고 협소한 '피아'만 식별 가능한 흑백 시야로 바라본 착란적 공포에 찬 현실 인식과, 그 결과인 타자에 대한 적의와 폭력성은, 그가 대선 후보가 되기 전 나름 여론을 기민하게 의식한 정치적 행보로 명망을 얻던 때와 비교해도 너무 수준 이하였기 때문입니다.

저 의심은 탄핵 가결 후 윤석열과 여당, 똥별들과 검찰의 행태를 보며 확신에 가까워졌습니다.

시퍼렇게 날선 칼을 들고 교실에 난입하려던 코모도 랩틸리언 청소년을, 교칙을 준수하는 선생님들의 기민한 대응과, 전교생이 평화롭게 부른 <다만세>로 제지한 후, 며칠 안에 교칙에 의거해 학폭위를 열겠다고 통보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당장은 눈치를 살피며 고갤 숙일 코모도 렙틸리언 학생의 속내는 뭘까요? 네, 분명 참회나 반성이 아니라 "하, 저 새끼들 다 나한테 쫄았네? 기회 봐서 다시 칼을 휘둘러 봐?" 일 겁니다. 무엇보다 관용과 합법성을 추구하는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을 멸시하고 약자로 보겠죠. 하아.. 생각할 수록 열 받네요.

저 랩틸리언 수괴와 동조자들의 행태를 보세요. 압색을 막고, 영장을 내주지 않고, 진술을 번복하고, 본인이 변론에 나서겠다고 큰소릴 치며, 다시 국민 앞에 나설 기회가 생길 때마다 척살, 척결, 포기하지 않고 싸우겠다는 독을 뿜는 송곳니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아직 체포되지 않은 죄 밖에 없는 야당 대선 후보를 다시 저주하고, 24% 지지율을 회복했다는 응답 인원 2000명에 응답률 4% 짜리 여론 조사를 유포하고 있습니다.

윤가놈과 계엄군 수뇌부, 여당, 일부 언론은 민주 시민은 커녕, 우리 사회가 암묵적으로 합의한 '인간' 축에도 못 드는 겁니다. 그들이 '사람다운 사람' 이었다면 몇 날 며칠 우릴 잠 못 들게 한 사태는 벌어지지도 않았을 거고요. 그러니 합법적인 수단과 대화를 통한 설득은 저들을 압박하긴 커녕 "내가 더 세다!" 라는 코모도스런 착각을 공교하게 할 뿐입니다.

'불관용의 태도는 관용의 대상일 수 없는가?' 같은 속 편한 바칼로레아 문제 같은 담론을 고민할 시간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물리적이고 실질적인 데스롤을 하자는 의미는 아닙니다. 우리 공동체에 난입한 건 코모도 랩틸리언임을 알았으니까, 이제 그들도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언어'인 합법적 공포와 폭력을 행사할 각오를 해야 한다는 거죠. 수 백의 악어를 장대 하나로 퇴각시키는 쇼츠처럼, 헌법과 법치주의라는 철창을 휘둘러 '한계'를 각인 시켜야 한다는 겁니다. 국가를 위협한 최대의 폭력에 대해, 헌법이 허용하는 최대의 엄벌을 내려, 다시는 그 누구도 우리의 공동체를 향해 이빨을 드러내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페북도, 가성비 쩌는 VR도 못 만드는 주제에 방귀나 뿡뿡 뀌며 저능한 협박과 선동을 일삼는 무쓸모에 유해하기만한  코모도 랩틸리언과 아류인 도마뱀, 도룡뇽 렙틸리언들에게 보여줘야 합니다. 국민은 유약하지 않고, 영하의 도심에서 <다만세>를 부르는 관용에도 한계가 있으며, 인간과 그렇지 않은 존재를 구분해 스스로를 지킬 지각과 의지가 있다는 것을.

그래야 저 랩틸리언 양육 기관이 된 검찰과 군, 언론과 여당 등을 개혁하거나 작살 내는 더 근본적이고 시급한 원인 치료도 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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