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 24/02/22 13:31:29 |
Name | meson |
Subject | 지식이 임계를 넘으면, 그것을 알리지 않는다 |
위키 사이트들에 기여가 이루어지는 이유, 그리고 그들 중 일부가 성공하여 영향력을 얻은 이유에 대해 흔히 이야기되는 동인(動因) 중 하나는 다음과 같습니다.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 역시 없다.” 그러니 설령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라고 할지라도, 각자 선의에 따라 아는 것을 작성하면 (그리고 부단한 감시와 수정을 통해 내용이 적절히 걸러지면) 그것만으로도 문서가 풍성해지기에는 충분하다는 것이죠. 어떠한 위키에 족히 누만 자는 첨삭해 본 경험을 가진 입장에서 말하자면, 이 말은 과연 사실입니다. 경제적 보상이나 사회적 명성과 같은 대가가 없음에도 다수의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이유에는 분명 정보를 보급한다는 자그마한 공명심이 놀랍도록 커다란 지분을 차지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사실 특정한 선까지는 그것만으로도 정보의 보고(寶庫)로 인식되기에 충분한 양과 질이 보장됩니다. 따라서 이 글 역시 이러한 점을 부정하거나 그 역기능을 강조하려는 의도에서 쓰여진 것은 아닙니다. 다만 논의해 보고자 하는 것은, 예의 ‘특정한 선’을 넘어가면 그러한 자발적인 기여가 주저되는 순간이 찾아온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비단 위키뿐 아니라 지식 공유를 표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적용되는 난점일 것입니다. 단적으로 말해 국내의 어떤 위키에서든, 다루는 분야의 유관 논문들을 폭넓게 인용하여 종합적이고 단단한 정보를 전달하는 경우는 없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치적 논쟁과 같은 과열로 인해 특별히 동원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간혹 발견되는 논저의 인용문들은 오로지 그 단일 논저의 관점을 반영하여 향후의 서술을 전개하기 위한 예고에 불과한 경우가 잦습니다. 물론 위키의 경우는 어쨌든 인용의 출처라도 비교적 충실히 표기되어 있는 편이므로, 그마저도 없고 모든 내용이 작성자의 뇌피셜에만 의존하는 커뮤상의 ‘정보글’에 비교해서는 훨씬 낫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생각해 보면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앞 문단에는 비판조로 적었지만, 기실 어떤 주제에 대해 [ 유관 논문들을 폭넓게 인용하여 종합적이고 단단한 정보를 전달 ]한다면 그런 글은 이미 학술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러니 아무런 대가 없이 소소한 보람만을 바라고 그런 일을 수행하라는 것은 꽤 지나친 요구처럼 느껴지는 것이죠. 게다가 대부분의 위키처럼 무수한 기여자들의 서술이 겹쳐져 특정 작성자의 존재감이 잘 드러나지도 않는 환경에서는 더더욱 그런 일을 종용할 유인이 희박합니다. 물론 이런 견지에서 보면 사실 인터넷 커뮤니티의 경우에는 조건이 조금은 나은 셈입니다. 적어도 양질의 글을 누가 작성했는지는 잘 드러나고, 이를 통해 높은 관심도와 막대한 추천을 얻을 수도 있으며, 이것이 지속된다면 마침내 ‘네임드’에 등극할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비록 ‘사회적 명성’이라고 칭하기에는 아직 저어되지만, 어쨌든 [ 유관 논문들을 폭넓게 인용하여 종합적이고 단단한 정보를 전달 ]할 만한 유인이 비교적 강한 것은 사실이라고 할 만합니다. 그럼에도 그런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지만 말이죠. 그리고 여기서도 [ 그런 일이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 ] 요인을 짚어내는 것은 쉽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또 그처럼 단단하여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만한 글이라면, 그것을 하필 인터넷에 올려 모두에게 공유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만일 글의 작성자가 학문을 업으로 삼는 사람이라면 논문으로 제출할 것이고, 업계에 종사하는 중이라면 보고서로 제출할 것이며, 혹 학생이라면 과제에 써먹을 생각을 먼저 하겠지요. 설령 당장은 그런 주제를 발표할 지면이 없더라도, 글의 가치를 자신한다면 미래를 위해 자료를 홀로 쥐고 있는 편이 훨씬 ‘수지’가 맞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인터넷상에서 [ 인용 표시가 충실하고, 근거가 자세하며, 내용이 풍부한 ] 글을 – 예컨대 특정 이슈에 대한 학계의 입장을 소개하거나, 연구사를 정리하거나, 새로운 관점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글을 – 만나기 위한 조건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닙니다. 그런 글을 쓸 의지와 능력을 갖춘 사람이 우선 있어야 하고, 그 사람이 글을 쓰고도 이를 공식적인 지면에 발표하지 않아야 하며, 마지막으로 본인의 저작이 일반에 유포되어 희소성을 잃어버리는 것을 감수하기까지 해야 합니다. 사실 다른 것은 어찌어찌 충족한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구축한 자료를 오픈 소스로 공개한다는 것은 확실히 쉬운 결정은 아닙니다. 대형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몇몇 연구자분들이 대부분 본인이 ‘이미 논문으로 쓴’ 내용을 추후에 공유하는 방식으로 정보글을 작성하는 것도 이러한 요소와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한데 사정이 이렇다면, 좋은 주제와 자료로써 실제로 글을 작성하고 난 뒤에 이를 널리 퍼뜨리고자 공개하는 것은 과연 미련한 일이 되는 것일까요. 아까움으로 말미암아 지식을 공유하지 않는 것은 실로 이기심이라기보다는 익명 커뮤니티 시스템의 한계인 것일까요. 이미 알려져 버린 통찰은 향후 커리어에 사용할 수 없기에 모두가 유포를 꺼려하는 것일까요. 내부자가 아닌 이상에야 실제로 그러한지는 물론 알 수 없습니다. 단지 추측해 볼 뿐입니다. 다만 혹 이와 비슷한 고민을 해본 분이 계신지는 궁금하여, 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 6
이 게시판에 등록된 meson님의 최근 게시물
|
말씀하시는 것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단단한 정보들을 정리하여 소개하는 작업을 과거에 꾸준히 했었어요. 동기는 1) 맨날 도돌이 돌거나 누구도 쉽사리 건들지 못하는 의제들에 지식을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 2) 전공과는 거리가 있지만 부전공에 가까운 내용을 공부하기 위한 나름의 루틴화였어요. 한 번 작업할 때 한 6~7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네요. 코로나 기간이라 할 일도 적어서 ㅎㅎ
근데 슬슬 고년차로 다가오고, 뿌려뒀던 연구들을 거두어야 할 시기가 오니까 어휴 도저히 시간이 안 나더라고요. 시간이 나더라도 일에 지쳐서 뭘 더 할... 더 보기
근데 슬슬 고년차로 다가오고, 뿌려뒀던 연구들을 거두어야 할 시기가 오니까 어휴 도저히 시간이 안 나더라고요. 시간이 나더라도 일에 지쳐서 뭘 더 할... 더 보기
말씀하시는 것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단단한 정보들을 정리하여 소개하는 작업을 과거에 꾸준히 했었어요. 동기는 1) 맨날 도돌이 돌거나 누구도 쉽사리 건들지 못하는 의제들에 지식을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 2) 전공과는 거리가 있지만 부전공에 가까운 내용을 공부하기 위한 나름의 루틴화였어요. 한 번 작업할 때 한 6~7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네요. 코로나 기간이라 할 일도 적어서 ㅎㅎ
근데 슬슬 고년차로 다가오고, 뿌려뒀던 연구들을 거두어야 할 시기가 오니까 어휴 도저히 시간이 안 나더라고요. 시간이 나더라도 일에 지쳐서 뭘 더 할 엄두도 안 나고요. 내적 동기의 정도로만 따지자면 논문 쓰는 일이나, 홍차넷에 논문 소개하는 일이나 엇비슷한데, 말씀하셨듯이 외적으로 주어지는 보상이 후자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어서 흑흑.
졸업 후 실적 압박이 덜한 쪽으로 자리를 잡게 되면 다시 연재할 짬이 날지 모르겠네요 흐음
근데 슬슬 고년차로 다가오고, 뿌려뒀던 연구들을 거두어야 할 시기가 오니까 어휴 도저히 시간이 안 나더라고요. 시간이 나더라도 일에 지쳐서 뭘 더 할 엄두도 안 나고요. 내적 동기의 정도로만 따지자면 논문 쓰는 일이나, 홍차넷에 논문 소개하는 일이나 엇비슷한데, 말씀하셨듯이 외적으로 주어지는 보상이 후자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어서 흑흑.
졸업 후 실적 압박이 덜한 쪽으로 자리를 잡게 되면 다시 연재할 짬이 날지 모르겠네요 흐음
작성, 편집하여 올리는 플렛폼 자체가 주는 보상도 그러하지만,
독자집단이 제공하는 보상에도 차이가 크읍니다.
같은 내용을 학술지에 올리느냐 단톡방에 올리느냐에 따라
심지어 같은 독자가 학술지에서 읽느냐 단톡방에서 읽느냐에 따라서도 피드백이 다릅니다(...)
정장을 입고 호텔 라운지에 앉아있느냐 인력사무소에 앉아있느냐의 차이같음..
독자집단이 제공하는 보상에도 차이가 크읍니다.
같은 내용을 학술지에 올리느냐 단톡방에 올리느냐에 따라
심지어 같은 독자가 학술지에서 읽느냐 단톡방에서 읽느냐에 따라서도 피드백이 다릅니다(...)
정장을 입고 호텔 라운지에 앉아있느냐 인력사무소에 앉아있느냐의 차이같음..
"시간이 없다. (어떤 형태든) 보상이 적다."가 제가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20여 년 전에 지식경영이 핫해지기 시작했을 때도 시작부터 어려운 것이 시스템, 문화를 바꾸는 것 이전에 지식 공유를 할 유인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지식 공유 시스템이 자리 잡히고, 보상 시스템이 갖춰지고, 인사 교류 등 여러 가지 변화 후에 조직 문화가 바뀌고 하면 좀 더 쉬워지기는 하겠지만, 결국 뭔가 얻는 게 있어야 하겠죠.
얻는 게 없어도 한없이 나누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일단 다른 것을 제외하고도 시간이라는 것이 제한된 자원... 더 보기
20여 년 전에 지식경영이 핫해지기 시작했을 때도 시작부터 어려운 것이 시스템, 문화를 바꾸는 것 이전에 지식 공유를 할 유인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지식 공유 시스템이 자리 잡히고, 보상 시스템이 갖춰지고, 인사 교류 등 여러 가지 변화 후에 조직 문화가 바뀌고 하면 좀 더 쉬워지기는 하겠지만, 결국 뭔가 얻는 게 있어야 하겠죠.
얻는 게 없어도 한없이 나누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일단 다른 것을 제외하고도 시간이라는 것이 제한된 자원... 더 보기
"시간이 없다. (어떤 형태든) 보상이 적다."가 제가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20여 년 전에 지식경영이 핫해지기 시작했을 때도 시작부터 어려운 것이 시스템, 문화를 바꾸는 것 이전에 지식 공유를 할 유인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지식 공유 시스템이 자리 잡히고, 보상 시스템이 갖춰지고, 인사 교류 등 여러 가지 변화 후에 조직 문화가 바뀌고 하면 좀 더 쉬워지기는 하겠지만, 결국 뭔가 얻는 게 있어야 하겠죠.
얻는 게 없어도 한없이 나누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일단 다른 것을 제외하고도 시간이라는 것이 제한된 자원이라서. 가진 지식이 비슷하고, 필드가 같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것도 아니면 단순히 공유를 떠나 거의 교육에 가까워지게 되어서 시간과 노력이 더 많이 필요하겠죠. 유상은 아니라도 받는 사람이 잘 받아주는 것도 큰 즐거움이고 지식 공유의 유인이 되죠. 저도 10대, 20대 때는 시간 여유가 있어서 지식 공유 쪽으로 시간을 종종 썼는데, 아무래도 30대 이후로는 힘든 것 같습니다. 나중에 노년에 시간이 많아지면 취미 생활로 다시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주4일, 주3일제가 보편화되면 지식공유도 더 활성화될지도.
본인 브랜드 만들어가고, 유료 서비스까지 가기 전에 무료 지식 공유를 활발히 하는 경우들은 최근 10년 사이도 제법 있는 것 같습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무료 지식 공유에 애쓰는 분들이 있어서 고맙습니다.
좀 다른 얘기지만, 단편적인 지식 공유라도 출처는 가능하면 적어두려고 하는 편입니다. 그게 차선책(?)인 것 같아서.
20여 년 전에 지식경영이 핫해지기 시작했을 때도 시작부터 어려운 것이 시스템, 문화를 바꾸는 것 이전에 지식 공유를 할 유인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지식 공유 시스템이 자리 잡히고, 보상 시스템이 갖춰지고, 인사 교류 등 여러 가지 변화 후에 조직 문화가 바뀌고 하면 좀 더 쉬워지기는 하겠지만, 결국 뭔가 얻는 게 있어야 하겠죠.
얻는 게 없어도 한없이 나누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일단 다른 것을 제외하고도 시간이라는 것이 제한된 자원이라서. 가진 지식이 비슷하고, 필드가 같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것도 아니면 단순히 공유를 떠나 거의 교육에 가까워지게 되어서 시간과 노력이 더 많이 필요하겠죠. 유상은 아니라도 받는 사람이 잘 받아주는 것도 큰 즐거움이고 지식 공유의 유인이 되죠. 저도 10대, 20대 때는 시간 여유가 있어서 지식 공유 쪽으로 시간을 종종 썼는데, 아무래도 30대 이후로는 힘든 것 같습니다. 나중에 노년에 시간이 많아지면 취미 생활로 다시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주4일, 주3일제가 보편화되면 지식공유도 더 활성화될지도.
본인 브랜드 만들어가고, 유료 서비스까지 가기 전에 무료 지식 공유를 활발히 하는 경우들은 최근 10년 사이도 제법 있는 것 같습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무료 지식 공유에 애쓰는 분들이 있어서 고맙습니다.
좀 다른 얘기지만, 단편적인 지식 공유라도 출처는 가능하면 적어두려고 하는 편입니다. 그게 차선책(?)인 것 같아서.
사실 어느정도 수준 이후엔 인용도 다 일이라서...
제가 천사소녀 네티 글 쓸때 조차도 배경자료를 다 확인하고 올렸지만, 그것 인용표기 전부 하려면 두 배 정도의 시간이 더 걸렸을 것 같습니다 ㅋㅋ
제가 천사소녀 네티 글 쓸때 조차도 배경자료를 다 확인하고 올렸지만, 그것 인용표기 전부 하려면 두 배 정도의 시간이 더 걸렸을 것 같습니다 ㅋㅋ
저도 학부 졸업반 시절에 전공 분야를 (리브레)위키에 인용 다 해가면서 적어본 적이 있는데, 정작 대학원 가서는 한 글자도 안 적었어요. 제 수준은 훨씬 높아졌는데도요(물론 그래봐야 석사생따리였습니다만). 오히려 내가 뭘 안다고 자기 잘난듯이 그런 대단한 제목(@@학, @@이론 등…)을 달고 ‘제대로 된’, 최소한 ’그럴 듯한‘, ’볼 만한‘ 글을 적겠다고 나서나 싶더라고요. 귀차니즘이나 가용시간은 크게 변하진 않았고…
배움이 깊어질수록 글을 쓰면서 고려하게 되는 것들이 많아지고, 그래서 더욱 쓰기가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배움이 깊어질수록 글을 쓰면서 고려하게 되는 것들이 많아지고, 그래서 더욱 쓰기가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결은 비슷하지만 전혀 반대인 생각을 해본 적은 있습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IT 업계에서는 그 태생부터 오픈소스 정신이 깃들어 현재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 홍차넷을 비롯하여 여러분의 손 끝에 닿는 거의 모든 종류의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들은 방대한 양의 오픈소스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타 있습니다.
이 오픈소스란게 어찌보면 말씀하신 임계를 넘은 단단한 지식들의 열린 보고라고 볼 수 있을텐데요.
어느 순간에선가 이런 현상이 참으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노력과 시간을 갈아넣은 결과물을 배타적 ... 더 보기
제가 몸담고 있는 IT 업계에서는 그 태생부터 오픈소스 정신이 깃들어 현재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 홍차넷을 비롯하여 여러분의 손 끝에 닿는 거의 모든 종류의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들은 방대한 양의 오픈소스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타 있습니다.
이 오픈소스란게 어찌보면 말씀하신 임계를 넘은 단단한 지식들의 열린 보고라고 볼 수 있을텐데요.
어느 순간에선가 이런 현상이 참으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노력과 시간을 갈아넣은 결과물을 배타적 ... 더 보기
결은 비슷하지만 전혀 반대인 생각을 해본 적은 있습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IT 업계에서는 그 태생부터 오픈소스 정신이 깃들어 현재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 홍차넷을 비롯하여 여러분의 손 끝에 닿는 거의 모든 종류의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들은 방대한 양의 오픈소스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타 있습니다.
이 오픈소스란게 어찌보면 말씀하신 임계를 넘은 단단한 지식들의 열린 보고라고 볼 수 있을텐데요.
어느 순간에선가 이런 현상이 참으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노력과 시간을 갈아넣은 결과물을 배타적 사유물로 놓지 않고 모두를 위해 공개하는 행위가,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이를 자유롭게 가져가서 수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결과물들을 만들어내는게 어떻게 가능한 걸까요. 울타리가 명확한 조그만한 공동체 내의 규율이라면 모르겠습니다만, 오픈소스는 글로벌 표준입니다.
심지어는 운영체제 같은 꽤나 복잡하고 진지하고 까다롭기까지 한 소프트웨어 마저 개발자들의 자발적인 기여를 통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얼핏 생각하면 말이 안되는 것 같아요.
오픈소스가 글로벌 표준이 되고 상용 소프트웨어를 때려잡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쪽에서도 20년 전에는 "리눅스는 암적인 존재다" 라고 하며 오픈소스와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몇년 전부터는 "마이크로소프트는 리눅스를 사랑합니다"라며 전격적으로 행보를 바꾸기도 했습니다. 심지어는 비싼 연봉을 주고 고용한 자사의 개발자들이 만들어낸 퀄리티 높은 코드들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기도 합니다. 마소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그러고 있습니다.
물론 현재의 오픈소스는 단순히 선의로만 돌아가지는 않습니다만, 그럼에도 이러한 글로벌 단위의 체계가 구축되고 이를 통해 IT 가 돌아가고 있다는게 아직도 신기하기만 합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IT 업계에서는 그 태생부터 오픈소스 정신이 깃들어 현재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 홍차넷을 비롯하여 여러분의 손 끝에 닿는 거의 모든 종류의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들은 방대한 양의 오픈소스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타 있습니다.
이 오픈소스란게 어찌보면 말씀하신 임계를 넘은 단단한 지식들의 열린 보고라고 볼 수 있을텐데요.
어느 순간에선가 이런 현상이 참으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노력과 시간을 갈아넣은 결과물을 배타적 사유물로 놓지 않고 모두를 위해 공개하는 행위가,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이를 자유롭게 가져가서 수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결과물들을 만들어내는게 어떻게 가능한 걸까요. 울타리가 명확한 조그만한 공동체 내의 규율이라면 모르겠습니다만, 오픈소스는 글로벌 표준입니다.
심지어는 운영체제 같은 꽤나 복잡하고 진지하고 까다롭기까지 한 소프트웨어 마저 개발자들의 자발적인 기여를 통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얼핏 생각하면 말이 안되는 것 같아요.
오픈소스가 글로벌 표준이 되고 상용 소프트웨어를 때려잡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쪽에서도 20년 전에는 "리눅스는 암적인 존재다" 라고 하며 오픈소스와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몇년 전부터는 "마이크로소프트는 리눅스를 사랑합니다"라며 전격적으로 행보를 바꾸기도 했습니다. 심지어는 비싼 연봉을 주고 고용한 자사의 개발자들이 만들어낸 퀄리티 높은 코드들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기도 합니다. 마소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그러고 있습니다.
물론 현재의 오픈소스는 단순히 선의로만 돌아가지는 않습니다만, 그럼에도 이러한 글로벌 단위의 체계가 구축되고 이를 통해 IT 가 돌아가고 있다는게 아직도 신기하기만 합니다.
저도 한때 위키질(아시는 분이 있으실까 모르겠는데, 2천년대 초반 노스모크때부터 했었어요)을 해본 입장에서 좀 보태보자면
위키의 글 내용이 온전히 한 사람에게서만 나오지 않는다는 점에 맹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해관계자의 반달 행위도 잦고, 또 롤백 기능으로 그 영향이 적어졌다곤 해도 비전문가인 수많은 사람들이 해당 주제에 첨삭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의도적, 비의도적인 오류가 넘칠 수 밖에 없습니다. 위키의 내용은 작성자 대다수가 동의하는 상식으로 채워지는 경우가 많죠. 근데 그게 꼭 팩트는 아니니까요.
또 커뮤니티에 올리... 더 보기
위키의 글 내용이 온전히 한 사람에게서만 나오지 않는다는 점에 맹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해관계자의 반달 행위도 잦고, 또 롤백 기능으로 그 영향이 적어졌다곤 해도 비전문가인 수많은 사람들이 해당 주제에 첨삭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의도적, 비의도적인 오류가 넘칠 수 밖에 없습니다. 위키의 내용은 작성자 대다수가 동의하는 상식으로 채워지는 경우가 많죠. 근데 그게 꼭 팩트는 아니니까요.
또 커뮤니티에 올리... 더 보기
저도 한때 위키질(아시는 분이 있으실까 모르겠는데, 2천년대 초반 노스모크때부터 했었어요)을 해본 입장에서 좀 보태보자면
위키의 글 내용이 온전히 한 사람에게서만 나오지 않는다는 점에 맹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해관계자의 반달 행위도 잦고, 또 롤백 기능으로 그 영향이 적어졌다곤 해도 비전문가인 수많은 사람들이 해당 주제에 첨삭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의도적, 비의도적인 오류가 넘칠 수 밖에 없습니다. 위키의 내용은 작성자 대다수가 동의하는 상식으로 채워지는 경우가 많죠. 근데 그게 꼭 팩트는 아니니까요.
또 커뮤니티에 올리는 글은 오리지날리티가 있는 순수 창작 글이 적습니다. 대개는 어딘가에서 퍼온 거죠. 그래서 작성자는 누군가 퍼갈 것을 전제로 글을 캡쳐해서 본인 닉을 박아넣고 올리는 경우도 많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거 수정하는 건 일도 아니니까요. 아니, 아예 퍼가는 사람 본인이 자기가 알고 있는 내용(본인은 사실로 알고 있지만 잔위여부는 알 수 없는) 추가로 덧붙여서 퍼트리기도 하죠.
위키질이라는 게 소소한 명성이나 명예를 위한 행위이기도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재미가 있기 때문인데, 좀 오래 붙어있다보면 그 재미도 시들해지더군요. 명성이나 명예? 그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작성한 부분들은 다른 누군가의 첨삭으로 줄어들고 변형되고 사라집니다. 내 기여분은 작은 편린만 남을 뿐이에요. 아무리 정성스레 쓴 글이라도 마찬가지죠. 새로운 사실들이 알려지고, 인물이나 사건에 대한 평가가 뒤바뀌기도 하니까요. 게다가 내가 알고 있는 사실과 타인이 알고 있는 것이 다르면 소모적인 논쟁도 자주 일어납니다. 수학처럼 정답이 딱 나오지 않는, 종교나 정치 관련 주제라면 논쟁이 과열돼서 감정을 상하고 위키질을 그만두는 경우도 많을거에요. 그러니 위키 편집에 오랜 기간 참여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위키의 글 내용이 온전히 한 사람에게서만 나오지 않는다는 점에 맹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해관계자의 반달 행위도 잦고, 또 롤백 기능으로 그 영향이 적어졌다곤 해도 비전문가인 수많은 사람들이 해당 주제에 첨삭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의도적, 비의도적인 오류가 넘칠 수 밖에 없습니다. 위키의 내용은 작성자 대다수가 동의하는 상식으로 채워지는 경우가 많죠. 근데 그게 꼭 팩트는 아니니까요.
또 커뮤니티에 올리는 글은 오리지날리티가 있는 순수 창작 글이 적습니다. 대개는 어딘가에서 퍼온 거죠. 그래서 작성자는 누군가 퍼갈 것을 전제로 글을 캡쳐해서 본인 닉을 박아넣고 올리는 경우도 많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거 수정하는 건 일도 아니니까요. 아니, 아예 퍼가는 사람 본인이 자기가 알고 있는 내용(본인은 사실로 알고 있지만 잔위여부는 알 수 없는) 추가로 덧붙여서 퍼트리기도 하죠.
위키질이라는 게 소소한 명성이나 명예를 위한 행위이기도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재미가 있기 때문인데, 좀 오래 붙어있다보면 그 재미도 시들해지더군요. 명성이나 명예? 그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작성한 부분들은 다른 누군가의 첨삭으로 줄어들고 변형되고 사라집니다. 내 기여분은 작은 편린만 남을 뿐이에요. 아무리 정성스레 쓴 글이라도 마찬가지죠. 새로운 사실들이 알려지고, 인물이나 사건에 대한 평가가 뒤바뀌기도 하니까요. 게다가 내가 알고 있는 사실과 타인이 알고 있는 것이 다르면 소모적인 논쟁도 자주 일어납니다. 수학처럼 정답이 딱 나오지 않는, 종교나 정치 관련 주제라면 논쟁이 과열돼서 감정을 상하고 위키질을 그만두는 경우도 많을거에요. 그러니 위키 편집에 오랜 기간 참여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어느 분야건 고도화, 전문화 될 수록 일반인들과의 간극은 멀어질 수 밖에 없는데, 그 간극을 극복하고 때로는 그 간극 사이에 숨어서 진실을 호도하는 음모론자들과 싸워가며 지식을 적절히 가공해 일반인들에게 전달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일 겁니다. 그러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할텐데 말씀하신대로 그러다보면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하나' 라는 생각이 들게 마련일 거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그 수고를 감내하며 정보를 전달해 주시는 분들에게는 늘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그 수고를 감내하며 정보를 전달해 주시는 분들에게는 늘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목록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