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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5/10/09 13:02:36
Name   눈부심
Subject   쌩쥐우주비행사 톰
내용 : 생쥐이야기
쥐님 이름 : 메이져 톰
직업 : 우주비행사

메이져 톰 쌩쥐님은 실험을 위해 2013년에 우주에 보내진 45마리의 쌩쥐님들 중 한님이었어요. 그 중 반은 죽었버렸죠. 살아남은 쌩쥐님은 모두 16마리였어요.

생쥐들은 의학분야에서 다른 어떤 포유류들보다 더 큰 기여를 했어요. 특히나 Black 6라는 종의 생쥐녀석이 공헌한 바는 가히 큽니다. 얘네들은 특히나 당뇨병, 심장병, 뼈관련 질환들을 연구하는 데 많이 쓰였어요. 인간 의학의 발전을 위해 얘네들은 술도 엄청 마셨지, 코카인도 흡입 해, 바이아그라도 먹어.. 어떤 애들은 새끼 때부터 엄마한테서 분리 돼서 유아기에 엄마와 떨어져 지내는 동안의 동태를 살피는 연구에도 쓰였지, 비만을 치료하기 위한 약을 테스트해 보기 위한 실험에선 삐둥삐둥 살도 쪘었지..

이 블랙 6이라는 종이 생긴 건 1921년이지만 얘네들의 탁월함은 근래에서야 주목받기 시작했어요. 유전 질병의 원인을 연구하는 데 있어서 어떤 종의 모든 개체가 똑같은 유전적 특징을 가지는 쥐가 필요했는데 과학자들이 특별히 친족교배시켜 만든 블랙 6가 딱 그 모델이었어요. 쥐들은 친족교배에 강한 편이라고 하는군요. 이 쥐가 등장하고서부터 실험쥐의 전성기가 도래하게 돼요. 블랙 6말고 여러 쥐들이 등장하게 되죠. 빈혈이 있는 쥐도 만들어, 인간의 DNA를 삽입시킨 쥐도 만들어, 어두운 곳에서 빛나는 쥐도 만들어, 자폐를 연구하기 위한 쥐도 만들어, 암에 잘 걸리는 쥐도 만들어.

이렇게 새로 만들어진 쥐들 중 가장 훌륭한 실험쥐가 바로 블랙 6였어요. 블랙 6가 실험쥐로 훌륭한 이유로는 귀머거리가 되기 쉽기 때문이기도 하고, 비만이 되기 쉽기도 하고 시력을 잃거나 쉽게 노쇠하는 쥐이기 때문일 거예요. 그리고 크기가 작고 마리당 20불로 저렴한 편이에요. 그리고 많이 사용하면 할수록 더 많은 데이타를 쏟아내니 실험쥐로 인기 많은 블랙 6가 제격이기도 하고요. 이미 전에 누군가가 특정 실험에 사용한 쥐가 같은 결과를 생산한다면 과학자에겐 더할나위 없이 훌륭한 쥐가 될 거예요.덕분에 의학분야에서 혁혁한 발전을 꾀하게 되었고 노벨상을 받게도 되었어요.

쌩쥐우주비행사인 톰씨도 블랙 6종이었어요. 쌩쥐 톰씨는 모스크바의 한 연구소에서 태어났어요. 쌩쥐로선 성인인 3달이 되자 299마리의 식구들과 함께 어떤 대학으로 보내졌지요. 때는 2013년이었고 사람들은 톰씨를 우주로 보낼 채비를 하고 있었어요. 과학자들 중에 안드리브-안드리브스키라는 30살의 생물학자가 있었어요. 생쥐전문이었대요. 처음에 쌩쥐 톰씨는 번호로만 불리워졌었어요. 번호는 50번. 우주로 띄워지기 위해 옮겨 온 날 사람들은 톰의 몸무게를 재고 이리저리 관찰을 했죠. 등에다가는 마이크로칩을 심었어요. 다른 29마리의 생쥐들과 함께 톰씨도 혈압을 측정하는 도뇨관을 심는 심장수술을 받았어요. 이 수술은 15-20분 걸리는 수술이에요. 수술 후 일주일이 지나 50번 생쥐는 회복을 했죠. 우주로 발사되기 45일 전에는 이 그룹 저 그룹으로 나뉘어져 과학자들의 관찰을 받았어요. 과학자들은 그 중 가장 유순한 애들을 선별해야 했거든요. 우주라는 특별한 환경에서 잘 견뎌내려면 성질이 급해선 안되거든요. 생쥐 50번은 생쥐 51번이랑 생쥐 173번이랑 유독 친하게 잘 지냈어요. 2 주가 지나고 이제 운동을 시작했어요. 균형잡기도 하고 달리기도 하고 지능테스트도 했어요. 모든 테스트 결과, 35마리의 생쥐우주비행사들 후보군을 추려내게 되었어요. 얘네들은 사회성도 좋아, 수술도 잘 견뎌, 습득력도 좋아, 달리기도 잘 해, 이래저래 유능한 애들이었죠. 그치만 너무 뛰어난 애들은 오히려 탈락됐어요. 가장 무난하고 정상적인 애들이 선택된 거였어요.

러시아령의 카자흐스탄지역 어디로 옮겨진 생쥐우주비행사들은 캡슐에 태워졌어요. 캡슐 안의 우리에 안착했는데 거기엔 음식분배기며 비디오 카메라며 햇볕 역할을 해 줄 램프며, 먼지제거기 등으로 제반시설이 다 갖춰져 있었어요. 2013년 4월 19일 오후 4시, 드디어 미사일이 발사되었고 300마리의 생쥐무리들 중 선택받은 35마리의 생쥐들은 그렇게 우주로 멀리 멀리 날아갔어요. 그 우주비행은 6개국에서 1억불이나 들인 대단한 프로젝트였죠. 최소한의 보호장치 안에서 방사선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과학자들은 알아야 했어요. 햇볕도 없이, 변변한 먹을거리도 없이, 물도 없이, 약도 없이, 심지어는 중력도 없는 환경에서 말이에요.

지구의 대기와 중력장은 태양으로부터 쏟아지는 방사능의 99.9퍼센트를 막아줘요. 인간이 화성으로 가게 된다면 아마 6-8개월이 걸릴 건데 방사능에 심하게 노출 되어 유전자 변형이 일어나면 신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가 있어요. 그래서 쌩쥐 톰님의 우주여행은 과학자들에게 매우 중요해요. 블랙 6의 수명은 겨우 6개월이에요. 우주에서 보낸 30일은 인간으로 치면 2년에 해당돼요. 화성을 가게 되면 톰보다 30배나 많은 방사능에 노출되게 될 거예요.

톰을 실은 우주선이 발사된 지 10분이 지나 우주선은 대기권을 벗어났어요. 우주여행이 시작된 후 이튿 날 두 마리의 쥐님이 사망했어요. 싸우거나 서로 물고 뜯은 건 아니고 꼬리가 음식분배기에 낑기는 바람에...아홉 쨋날, 같은 이유로 또 한 마리 사망.. 열번 쨋날, 음식분배에 문제가 생겨 15마리 사망.. 산소 부족으로 첫 주에 같이 타고 있던 다른 종의 생물들이 모두 죽어 버리고 물고기도 죽었어요.

그렇게 우주에서 30일 동안 지구 주위를 477바퀴 공전하고난 후 돌아오는 날 우주선의 생쥐 톰은 아침 7시가 되기도 전 러시아 서부의 대기권에 진입을 했습니다. 곧 집에 도착하려면 중력이라는 무서운 놈과 대면을 해야할테죠. 대기권에 들어서자마자 무서운 열기와 중력 속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캡슐바깥의 온도는 2000도나 돼요. 지상 9킬로미터 지점에서 낙하산이 펴지고 2013년 5월 19일 오전 7시 11분에 생쥐님 톰씨는 러시아 농장의 녹색평야에 착륙하였습니다.10분 뒤 현장에 7대의 전투헬리곱터가 도착했어요. 거기엔 알렉산더 안드리브-안드리브스키씨가 타고 있었죠. 이 양반은 간밤에 잠을 한 숨도 못잤답니다. 현장에 도착해서도 캡슐 분리 작업을 기다리느라 40분을 더 안달복달하며 기다렸어요. 





톰은 살이 더 쪄 있었어요. 중력이 없는 곳에서 운동도 않고 지냈기 때문이에요. 톰의 운동신경은 매우 쇠약해진 상태였어요.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했죠. 인간에게도 흔히 있는 일이에요. 그런데 이렇게 정상적인 중력에 노출시켜 놓으면 쥐들을 우주환경에 더 오래 노출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학자들로선 한시가 급하게 현장을 벗어나도록 서둘러야 했어요. 우주비행사쥐님들을 실험실로 운송하는 일은 헐리우드 영화장면을 방불케 했죠. 전투헬리곱터에 옮겨 싣고 앰뷸런스에 다시 옮겨 싸이렌을 웨엥웨잉 울리면서 허겁지겁 목적지로...몇 마리는 부검을 위해 바로 안락사를 당하고 톰은 앰뷸런스에 실려 어떤 연구소로 옮겨졌다가 매일 운동신경상태를 관찰 당합니다. 쌩쥐 톰은 다시 다른 연구소로 옮겨집니다. 그곳에서 다른 쥐들과 마찬가지로 부검을 위해 안락사를 당했어요. 이것이 쌩쥐우주비행사 톰님의 마지막이었어요.

이렇게 쥐님이 사망하는 순간은 과학지식이 탄생하는 순간이기도..안드리브씨는 쥐님들의 마직막 실험현장엔 차마 참여할 수가 없었다고 하네요. 그러나 오늘도 안드리브씨는 새로운 45마리의 생쥐우주비행사를 선별하는 작업에 또 돌입합니다.

출처 : http://nautil.us/issue/29/scaling/why-the-russians-decapitated-major-tom
(야매번역이라 이상할 수도..수정해 주심 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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