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 게시판입니다.
Date 16/04/17 19:43:58
Name   나단
Subject   내셔널스의 첫 10경기
오늘 아침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승부에서 상대 선발 애런 놀라를 7실점으로 무너뜨리며 8대1 승리를 기록했습니다. 내셔널스는 이 것으로 시즌 첫 10경기에서 9승 1패를 기록하며 스프링 캠프의 기세를 이어가는 쾌조의 스타트를 끊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시즌 초반 만났던 상대들이 동반 개막 9연패를 기록하는 부진에 빠진 트윈스와 브레이브스, 아직은 전력이 완성되지 않은 말린스, 그리고 리빌딩 팀인 필리스였다는 매치업상의 이점이 크게 작용하였음을 감안해야겠지요. 4월 한달간은 지금껏 만났던 팀들과 계속 맞붙게됩니다. 하지만 29일부터는 카디널스 - 로열스 - 컵스 - 타이거스라는 무시 못 할 팀들이 기다리고 있는만큼 4월에 부지런히 승패마진을 벌어둬야 할 겁니다.

<선발 로테이션>
셔져가 오늘 경기로 어느정도 폼이 올라온 모습을 보이고는있지만 작년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부터 있었던 피홈런의 증가는 역시 마음에 걸리는 부분입니다. 이게 장기적으로 어떻게 작용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네요. 시즌 초반 악천후로 3월 27일 이후 2주 가까이를 쉬며 4월 12일에나 첫 등판을 한 지오는 패스트볼의 구속이 감소한 와중에도 좋은 피칭을 선보이며 스프링 캠프에서의 12:11 볼삼비(!)에 대한 걱정을 조금 덜어주었습니다. 그 외에 벅군과 로스, 로악은 딱 생각했던 정도로 해주고 있어요. 벅군은 두번째 등판을 감기로 하루 미뤄 걱정이 많았는데 안좋은 기색이 역력한 와중에도 호투를 해 멘탈적으로 많이 늘었다는 것을 느끼게해줬습니다. 로악이 털렸던 첫 경기 역시 악천후로 던지기 굉장히 어려웠던 상황이란걸 고려해야하구요. 로스는 조금 더 기대해봐도 될 것 같습니다.

<불펜진>
파펠본이 시즌 시작부터 뒷문을 단단히 잠궈주고있습니다. 아직까지 파펠본의 트레이드를 주장하는 분들은 생각을 바꿔야할꺼에요. 멱살사건은 이미 상황 종료된 이야기이고 스토렌이 팔린 이후로 파펠본을 판다는건 내셔널스가 시즌을 망쳐 포기하는 경우말고는 있을수 없게 되버렸거든요. 어쨋든 벌써 5세이브를 기록하며 세이브 공동선두에 올라있습니다. 새로 영입한 올리버 페레즈와 션 켈리 역시 지금까지는 그럭저럭 돈값을 하고 있고 개인적으로 파펠본 이후 마무리를 맡겨보면 어떨까싶은 리베로도 폼이 나쁘지않습니다. 트레이넨은 장기적으로 선발로 써야하는데 셋업에서 너무 잘해주니 채프먼마냥 계속 불펜으로 쓰게되는거 아닌가 몰라요.

<타선>
네! 하퍼가 미쳤어요! 우주를 돌파할 기세로 공을 박살내고있는데 놀라운건 OPS 1.000이상 타자 중 BABIP이 독보적인 꼴지라는거! BABIP .250으로 바로 위는 .297의 알투베입니다. BABIP .250으로 저 성적이라니 이건 진짜 미친거같아요! O-Swing%의 비율이 작년에 비해 크게 내려가고(28%->16.7%) Z-Contact%은 무려 92%를 찍고있다는 점에서 작년 이상의 포스를 보여주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내셔널스 타선의 fWAR 1위는 하퍼가 아니에요. 내셔널스 오프시즌 최대 영입(...) 다니엘 머피가 작년 플레이오프의 포스를 시즌까지 끌고와버렸습니다. 메이저리그 OPS 전체 1위를 찍으며 하퍼와 나란히 하고있는데요. 스프링 캠프에서의 부진으로 걱정하던 저를 기분좋게 바보로 만들어버렸어요. 이 기세가 얼마나 갈진 모르겠지만 메츠에서의 평년 수준으로만 해줘도 만족할 생각이였던 저에겐 기분 좋은 상황입니다. 활약상에서 빼먹을 수 없는 선수가 또 한명있어요. 오프 시즌 라식수술을 하고 돌아온 포수 윌슨 라모스입니다. 원래 건강빼곤 다갖춘 포수라는 평이였다가 작년에 건강을 제외한 모든 것을 잃으며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게줬었는데요. 시력 강화를 찍으며 공이 수박만치 보이는지 공을 뻥뻥 쳐내기 시작했습니다. 시즌 전 판타지리그에서 무시했던 전 바보에요...

이렇게 세명이서 타선을 캐리해나가는 반면 나머지 선수들은 아직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스프링 캠프를 파괴했던 마이클 테일러는 시즌 초반 르비어의 사근 부상으로 생긴 출장 기회를 택도 없는 붕붕 스윙으로 일관하며 봄 성적은 봄 성적일뿐이라는 것을 증명해주고있는데요. 그나마 수비면에서는 여전히 밥값을 하고있지만 워스의 은퇴 후 주전 외야수로서 자리잡기엔 여러모로 부족하지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외에도 큰 기대를 했던 렌던의 폼이 아직 안좋다는 것이 제일 아쉽네요. 팀의 최고참인 워스와 타머맨의 성적들도 좋지않아 머피와 라모스의 성적이 안정화 된 후(하퍼는 이제 내버려두자구요) 내셔널스 타선이 어떻게 될지 걱정이 큽니다.

그리고 유격수를 뛰고있는 대니 에스피노자의 성적 역시 그리 좋지않은데 좋던 수비에서마저 에러를 범한 날 트리플A 시라큐스에서 팀의 탑 타자유망주인 트레아 터너가 더블헤더 동안 6타수 5안타를 쳐내 터너의 콜업 여론이 강해지고있습니다. 다만 에스피노자와 내야 백업인 드류를 빼긴 어려워 터너를 올리기엔 조금 애매한 상황이기도합니다. 그래도 이번 달내로 콜업을 해보지않을까 예상합니다만 로스터 적용에 보수적인 빵감독님 특성상 기회를 처음부터 많이 받기는 힘들 것 같아요.


이렇듯 지금까지는 아주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있습니다만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했던 팀들과 맞붙었다는 점, 타선의 상태가 극과 극이라는 점 등에서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호성적을 거두리라 장담할 수는 없는 상태입니다. 다만 메츠 타선 역시 아직은 정상 컨디션은 아니라는 점이 올해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의 대권다툼을 재밋게 해줄 것 같습니다. 올해는 꼭 가을에도 야구를 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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