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사진을 찍을 때마다 느끼는 아이러니가 있습니다. 평소엔 활기차게 웃던 사람이 카메라 앞에 서면 갑자기 얼음 조각이 되어버리죠. 마치 얼굴 근육이 단체로 파업을 선언한 듯한 표정이 연출됩니다. 자연스러움을 요구할수록 긴장감은 극대화되고, 사진사의 "좀 더 편안하게~"라는 말은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리곤 하죠.

사진관 벽에 걸린 샘플 사진들은 모두 완벽한 미소를 짓고 있지만, 정작 내 앨범 속 사진들은 어색함의 결정체입니다. 마치 카메라 렌즈가 인간의 진짜 모습을 빼앗아가는 장치처럼 느껴질 때도 있어요. 과연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무표정의 완벽함일까요, 아니면 약간의 흠집이 있는 진실일까요?

최근에는 지나가는 순간을 포착한 스냅사진이 더 마음에 든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카메라 의식하지 않은 그때의 표정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인물사진이 아닐까 싶네요. 조만간 친구들 몰래 자연스러운 순간을 잡아보려고 작전을 구상 중입니다.

요즘 스마트폰 시장이 정말 재밌어졌습니다. 애플이 "우리는 혁신했다"고 말하면 삼성은 "저희도 혁신했습니다"라고 대답하는데, 둘 다 카메라 렌즈만 하나 더 붙인 게 전부인 경우가 많죠.

신형 폰이 출시될 때마다 느끼는 그 미묘한 감정... "와, 이번엔 정말 대단해 보인다!"에서 시작해서 스펙을 읽다 보면 "어, 근데 작년 모델이랑 뭐가 다르지?"로 끝나는 그 여정이 너무 익숙합니다.

특히 재밌는 건 폰 가격이 자동차 가격을 향해 달려가는 속도인데요. 곧 "36개월 무이자, 보험 포함, 2년 후 반납 시 새 모델 교체" 같은 자동차 할부 조건이 스마트폰에도 등장할 것 같습니다. 아, 이미 있나요?

폴더블폰을 처음 봤을 때는 "와 미래다!"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아, 주머니에 안 들어가는 미래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혁신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지갑이 따라가지 못하는 이 시대, 여러분의 스마트폰은 몇 세대나 뒤쳐져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