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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9/02/01 02:02:49수정됨 |
Name | 그저그런 |
Subject | [뉴욕] 퍼세 (PerSe) *** |
고급진 식당에서 먹는 식사의 시작은 언제일까요? 첫 번째 음식이 나올때? 아니면 식당 문 앞에 들어설때? 개인적으로는 예약의 컨펌레터를 받았을때가 아닐까 합니다. PerSe에서 보내온 컨펌레터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안녕 너의 예약을 확인해주기 바래. 그리고 혹시 특별히 축하할일이나 먹으면 안되는것, 알레르기, 그 외에 우리가 알아야할게 있니? 축하할 사람이 있으면 이름을 알려주면 좋겠어. 그리고 우리 식당은 엄격한 드레스코드가 있단다. 운동화랑 티셔츠, 반바지는 안되고 꼭 자켓을 입어야 해. 그리고 예약 72시간 전부터는 환불이 안돼.' 예약일 8일뒤가 생일이어서 솔직하게 '이번 여행은 생일 여행임'이라고 답장합니다. 그런데 여행중 예약한거라서 옷이 없네요;; 예약 2일전 아울렛에가서 자켓과 셔츠, 신발을 사고 마음의 준비를 합니다. ------------------------------------------------------------------------------------------------------------------------------- 1) 식당 : 퍼세 (PerSe) *** 2) 셰프 : 토마스켈러 3) 종류 : 프렌치 기반 컨템포러리... 인듯? 예약 당일 아침, 근처 공원에서 이리저리 허세샷을 찍다가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15분 정도 일찍 도착했지만 친절히 맞아주십니다. 이름을 이야기 하기도 전에 누군지 알것 같다고 친절히 안내해 주십니다. ![]() 자리에 앉으니 탁 트인 공원이 눈에 들어옵니다. 우리식당은 어떻게 알고 왔는지, 어떤 여행 중인지 간단히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야기를 하니 은근 자리를 편안해지네요. 경치가 참 좋습니다. ![]() 메뉴를 가져다 주시는데 이름이 적혀있습니다. 이래서 그런 메일을 보냈었구나 :) 메뉴는 테이스팅메뉴와 채식주의자용 테이스팅메뉴 딱 두 종류입니다. '어 왜 런치세트가 없지?'하는 생각이 들면서 식은땀이 흐르지만 티내면 또 읎어보이니까요. 오늘 좋은음식 먹는 횡재한 날이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 일본항공에서도 술을 먹지 않은것은 이 한잔을 위한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습니다. 와인 페어링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한 잔 시켜봅니다. ![]() 역시나 아뮤즈부터 시작합니다. 아이스크림과 샌드과자라고 주장하고 싶은 연어타르트가 첫 입부터 감칠맛을 때려줍니다. 아뮤즈는 페이스 조절을 할법도 한데 첫 한입부터 이렇게나 맛있네요. ![]() 이어서 스프가 나오는데 뭔가 언밸런스하면서도 트러플 향을 강조하는 맛이었습니다. 독창적인데 그게 또 맛있습니다. 아직 애피타이저도 나오지 않았는데 역시 거장이시다... 뭐 그런 생각이 벌써 듭니다. 사실 고오급 레스또랑에서는 독창성이 맛 만큼이나 중요하다고 하더라고요. 이미 알려진 맛있는 조합의 음식은 어디서나 먹을수 있는데 왜 굳이 고오급 식당에서 먹냐는거죠. 물론 전 맛있게 먹습니다만 ㅎㅎ ![]() 그리고 아재감성 충만한 이름의 애피타이저 굴과 진주가 나왔습니다 :) '굴이 진주를 만드니까' 굴+(타피오카로 만든 버블티에 주로 넣는) 펄 을 조합한 요리입니다. 딱 아재들 감성이지요 ㅎㅎ 오른쪽에 있는 캐비어는 셰프님이 설립자로 참여한 회사에서 공급받는다고 합니다. 맛은 뭐.. 이미 전설인 셰프의 시그니처 요리니까요 ㅎㅎ 전설의 디쉬는 아재감성에서 나왔습니다. ![]() 캐비어 요리인만큼 상아 숟가락으로 떠먹습니다. ![]() 이어지는 계란요리는 바삭한 크래커와 부드러운 커스터드가 트러플과 엄청나게 잘 어우러집니다. 이런 조합을 먹기좋은 타이밍에 가져다주는건 요리사 뿐만 아니라 식당의 모든 스텝분들이 엄청나게 정확하게 움직일때나 가능한것일것 같습니다. ㄷㄷ 주방이 기계처럼 돌아간다더니 정말 그런가봅니다;; ![]() 다음은 빵과, 여러 종류의 소금, 그리고 배,순무 피클을 곁들인 푸아그라입니다. ![]() 다양한 소금과 ![]() 이 빵이 얼마나 따끈다끈 맛있던지요. 집어먹기 편하게 냅킨으로 싸서 줍니다. ![]() 그리고 푸아그라는... ㄷㄷㄷㄷ ![]() 안익힌 간이 이렇게 맛있을 수 있다니 ㅠㅠ 진한 고기 버터같은 느낌인데... 정말 말로 표현하기 힘들 맛이었습니다. 사진만 봐도 다시 침이 고이네요;; ![]() 도저히 참지 못하고 와인을 한잔 더 시킵니다. 리오하 와인 치고는 괜찮은 가겨이었던것 같습니다. ![]() 수확 체감의 법칙의 신봉자 답게 딱 한입씩 먹을 수 있는 가오리 요리입니다. 그런데 엄청나게 맛있으면서도 아쉽지가 않습니다. 욕구를 정확히 충족시켜주고 치고 빠지는 느낌입니다. ![]() 보기만해도 이제는 입에 침이 고이네요. 완벽하게 조리된 랑구스틴 요리와 ![]() 엄청나게 맛있는 건과일이 박혀있는 빵과 버터를 줍니다. 오늘 만든 버터라고 하는데 역시나 신세계를 봅니다. 마치 구대륙과 신대륙의 중각적인... 응? Diane St. Clair's Animal Farm Butter라고 합니다. ![]() 해산물 다음이니 가금류겠죠. ㅎㅎ 일식 데리야끼를 재해석한 소스와 메추라기 요리입니다. 사진보면 침고이고 맛있었다는 이야기는 이제 안적어야겠습니다. 모든 사진에서 같은 감정이 드네요 ㅎ ![]() ![]() 48시간동안 익힌 숏립이라는 고기 메인 역시 완벽합니다. 시간만 생각하면 수비드일것 같은데 수비드 치고도 너무 맛있습니다 ㅠ ![]() 숙성된 그뤠이르 치즈와 블랙 윈터 트러플이 와인하고 엄청 잘어울립니다. 이제는 드디어! 디저트가 나올 차례인데... ![]() 생일 축하한다며 ㅠㅠ 초를 끄라고 하십니다. 셰프님이 가장 좋아하는 밀페유 생일 케익이라고 하네요. 초를 끄고나니 케익은 도로 가져갑니다. 응? ![]() 이어서 디저트가 나옵니다. 아까 본 밀페유도 특별히 한 조각 주시네요. :) ![]() ![]() ![]() 맛있는건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 ![]() 아메리카답게 도넛과 카푸치노 입니다. 달다구리 디저트를 먹고나니 엮시나 나오는건 ![]() 귀엽게 단 녀석들!! 르 쁘띠푸 입니다. ![]() 마지막으로 여러개의 초콜릿 중 원하는 맛을 세개 선택할 수 있게 해줍니다. 된장, 피넛버터 초콜렛 등 하나하나 독특하고 맛있습니다. 밥을 먹고 계산을 하는 와중에 '혹시 키친 투어 할래?' 하고 물어봅니다. 우오오오 ㅠㅠ 전설에 주방에 들어가보게 되다니!! ![]() 바와 ![]() 와인셀러를 지나 ![]() 슈퍼 크린한 주방에서 사진을 찍습니다. ㅎㅎ 소원 하나 푼것 같네요 ㅋ ![]() 나가려는데 셰프님이 사인해주신 메뉴판과 생일선물이라고 초콜렛 한상자, 쿠키를 챙겨 주십니다. 알딸딸하고 신나서 엄청나게 행복한 기분으로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 미국 최초의 미쉐린 3스타 셰프, TV쇼에 나오지 않음에도 세계 최고의 셰프 후보에 언제나 포함되는 거장의 식당 답게 음식 뿐만아니라 컨펌 메일부터 식당에서 나올때 까지 모든 서비스와 경험에서 디테일까지도 뭐 하나 빠질것 없는 완벽한 식사였습니다. 다른 거장인 알랭파사드, 기사보이의 식당도 다녀왔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잘 짜여진 즐거운 식사였습니다 :) 이번 뉴욕 여행에서 Le bernadin, COSME도 다녀왔는데 그중 가장 좋았(비쌋)습니다. 뉴우요옼에 가보신다면 한 번쯤 들러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ㅎㅎ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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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곳 룰이 다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 경험상 안에서 자켓 벗는 것은 문제 없었습니다.
빡센 곳은 풀정장, 적당히 빡센 곳은 스마트 캐주얼을 요구하더군요. 칠부바지는... 본 적은 없지만 좀 곤란할 것 같습니다.
빡센 곳은 풀정장, 적당히 빡센 곳은 스마트 캐주얼을 요구하더군요. 칠부바지는... 본 적은 없지만 좀 곤란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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