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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팅러 22.02.01 16:15

작성일 : 2022.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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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2.01.19
번역일 : 2022.02.01
저자 : 다모다란 교수
제목 : (번역) 다모다란 교수 - 2022년 S&P 500 밸류에이션


   2021년 초, 투자자들은 경제가 COVID-19로부터 얼마나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지, COVID-19가 반짝했다 사라진 다른 바이러스들처럼 2021년 내에 사라질지, 경제 부양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어느 정도일지 등에 대해 고민해야만 했다. 나 역시 2021년 초, S&P 500 의 가격이 어느 정도 합리적이라는 게시글을 작성한 바 있다. 물론 역사적 지표로 보면 비싸보이지만, 0.93%의 국채수익률을 고려하면 합리적이라는 뜻이다.


   2022년을 맞이하면서, 나는 2021년과 같은 데자뷰를 느낀다. 2021년과 똑같은 고민거리를 가지고 - COVID-19는 여전하다 - 인플레이션 문제도 여전하다 - S&P 500을 밸류에이션 해야만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S&P 500은 여전히 비싸보이긴 하다. 나는 이번 글을 통해 투자자들이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을 가치평가를 통해 계산해보겠다. 

개요

   2020년 주식시장은 믿을 수 없는 수준의 회복력을 보여주었다. 2021년엔 멈추지 않고 상승하여, 어둠과 공포의 뉴스 속에서 주식시장은 빛났다. 해외 증시(신흥국 등)는 미국과 달리 다소 시원섭섭한 한 해를 보내야만 했다. 2021년의 아쉬운 성과는 2022년에 주식시장에 어떤 일이 있을지에 대한 힌트를 주는 듯 하다.



< 2020, 2021년 미국 증시 수익률 >



   2020년 2월, 3월은 COVID-19에 대한 뒤늦은 인식과 공포로 추락한 기간이었다. 그러나 바이러스로 인한 충격이 사라지기도 전에 시장은 회복했다. 2021년은 부침없이 부드러운 상승곡선을 보였다. 오직 9월에만 4.75%의 하락을 보여주었을 뿐이다. 2021년 S&P 500의 배당 + 수익률은 무려 28.47%였다. 이와 같은 상승세를 역사적 지표로 분석해보자.



< S&P 500의 매년 수익률, 1928-2021 >



1928 ~ 2021년, 총 94년을 기준으로 놓고 볼 때, 2021년의 28.47% 수익은 20위/94위를 기록했다. 괜찮은 상승세이지만, 독보적인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방심해선 안된다. 2019년엔 31.21%의 수익률을, 2020년엔 18.02%의 수익률을 냈으며, S&P 500은 멈추지 않고 2021년에 28.47%의 수익률을 자랑했다. 3년 연속의 높은 수익률이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S&P 500은 3년만에 98.95% 팽창했다. 즉, 2배가 되었다. 3년 단위로 수익률을 잘라서 94년을 비교해보면(1928-1930, 1929-31, 1930-32 이런식으로), 2019-2021의 상승세는 8위/92위를 기록한다. 이는 역사적인 수준이다. 1년, 3년, 5년, 10년 단위로 수익률을 잘라서 다시 계산해보자. 아래의 표를 참고하라.



< S&P 500 1, 3, 5, 10년 단위 수익률 >


당신이 지난 10년간 S&P 500에 투자해왔다면, 그리고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면, 당신이 얼마나 행운아인지, 또 역사적 상승랠리를 타이밍 좋게 탈 수 있었는지에 대해 감사해야 한다. 반대로 말하자면, 지난 10년간 당신이 투자를 하지 않았다면, 얼마나 큰 실수를 저질렀는지 자기 자신을 원망할 것이다. 아니면, 뭐, 이 비이성적 과열, 잘못된 시장흐름, 유동성 버블을 만든 Fed를 통렬히 비판하면서 스스로를 달래야만 한다.



   시장이 큰 상승폭을 보여주었지만, 섹터별 수익률은 상이했다. 2020년의 상승세는 특정 섹터에 편중되어 있는데, 이는 취약하거나 인기없는 섹터(에너지, 리츠)의 주식을 팔고 인기 섹터로 몰려간 것으로 보인다.



< 2020년, 2021년 섹터별 수익률 >


2020년은 단연 기술주, 소비주의 해였다. 그러나 2021년은 에너지와 부동산 섹터의 해였다. 에너지와 부동산은 2020년 당시 가장 인기가 없던 소외된 섹터였다. 지난 세월 동안 기술주 열풍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가치주"를 고집한 "역발상투자자"들에겐 2021년은 통쾌한 한 해였다. 2020년에 화석연료 회사들은 고난의 행군을 겪어야 했으며, 종종 ESG 옹호론자 -석유가 고래기름과 같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던- 들의 위협과 조롱을 받으며 수모를 겪고, 은행으로부터 외면받아 차입금 조달이 어려워 파산한 사례도 있었던 걸 기억한다면 말이다.



케케묵은 [성장주 vs 가치주] 같은 토론은 당분간 자취를 감춘 것 같다. 가치투자자들이 소중히 여기는 팩터인 PER를 가지고 회사를 분류하여 2020, 2021년의 수익을 계산해보았다.



< PER를 기준삼아 회사분류, 2020년, 2021년 수익률(시가총액 변동폭) 비교 >



2020년은 고PER 주식들이 저PER 주식들을 압도했다. 2021년의 양상은 사뭇 달랐다. PER만 분류해서 보았을 땐, 뚜렷한 패턴이 보이지 않는다. 가령 저PER주식들이 고PER주식들보다 수익률이 높았다던지 하는 패턴이 나오지 않는다. 아무래도 PER이라는 단일 지표에 의해 자금이 움직인 것 같지는 않다. PER을 가지고 수익률을 비교하기보단, 회사의 성장단계(아기 - 청소년 - 중년 - 노년)를 가지고 비교해보겠다. 예를 들어, GE는 노년의 회사이며, 테슬라는 청소년인 회사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중년이라 할 수 있다. 회사의 설립연도를 기준삼아 회사의 성장단계를 분류했다. 



< 설립년도를 기준삼아 회사분류, 2020년, 2021년 수익률(시가총액 변동폭) 비교 >


설립년도를 기준으로 보면 패턴이 다소 뚜렷하게 보인다. 2020년엔 아기-청소년 같은 젊은 기업들이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주었으나, 2021년엔 중년의 성숙한 기업들이 높은 성과를 보여줬다.



그렇다면, 해외 증시는 어땠을까? 복기해보자.


< 국가별 2021년, 2022년 수익률(시가총액 변동폭)  >

여기서 주의할 점은, 내가 제시하는 자료는 단순 수익률이 아닌, 시가총액 변동폭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유상증자, 대규모 신규상장랠리로 인해 시장의 덩치가 가로로 커졌을 뿐, 실질수익률이 높지 않은 경우도 있다. 

달러환율 기준으로, 2021년 상승랠리의 챔피언은 미국, 인도이다. 2020 ~ 2021년 동안 타 국가대비 높은 수익률을 부침 한번 겪지 않고 달성했다. 2020년의 챔피언은 단연 중국이었다. 중국은 이카루스의 날개를 달고 태양을 향해 날아가다 2021년에 추락했다. 북미(미국, 캐나다) 증시는 전 세계 증시를 가볍게 눌렀다. 한편, 라틴 아메리카 지역은 타 지역 대비하여 최악의 성과를 보여주었다. 남미 증시의 Index 숫자 자체는 창공을 향해 날아갔지만, 달러환율기준으로 계산해보면 2020년엔 28.5% 상승, 2021년엔 -20%의 초라한 결과를 냈다.  

   이러한 전 세계 증시의 수익률 차이는 여러 이유가 있다. 2020년엔 코로나 쇼크가 전 세계 증시를 동시 타격했다. 어느 국가 할 것 없이 폭락과 회복의 흐름이 일치했다. 특히 미국, 유럽, 일본 증시의 움직임은 거의 완벽한 수준으로 동기화되었다. 그러나, 2021년의 상황은 달랐다. 이제 세계 증시는 제각각의 상황, 사정에 의해 움직인다. 2020년의 유동성 장세가 전 세계 증시를 동시에 떠받쳤지만, 2021년은 지역적 요인과 상황에 의해 각자 따로 움직이게 된 것이다.



주식 시장의 리스크 프리미엄에 대하여

   주식 시장의 과거 데이터를 가지고 분석할 때 미국 시장이 유독 매력적인 이유가 있다. 미국 증시는 타 국가의 증시 대비 데이터 노이즈가 적다. 미국 증시는 역사가 오래되었고, 타 국가(영국, 독일, 일본, 중국)의 주식시장과 달리 2차 세계대전 등의 역사적 요인으로 인한 극단적 데이터 변동으로부터 덜 영향받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과거 데이터를 맹신하거나 확신편향에 빠져선 안된다. 시장은 사회, 경제구조의 변화를 겪기 마련이다. 1928 ~ 2021년 동안의 과거 데이터는 대공황, 세계대전과 전쟁 채권, 금본위제, 살인적인 20% 기준금리, 양적완화가 뒤섞여있다. 과거 데이터를 가지고 미래를 전망하는 것은 우리의 눈을 멀게 할 수 있다. 주식 시장에서의 시장기대수익률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변수를 계산하고 뜯어봐야 하며, 이것이 오늘 내가 글을 쓰는 이유이다.



1. 내재 주식 리스크 프리미엄 (Implied Equity Risk Premiums)

    내재 주식 리스크 프리미엄을 이해하기 가장 쉬운 방법은, 채권 만기수익률과 채권 할인률을 이해하는 것이다. 30년 만기 연방채권(이하 30년물)과 S&P 500 Index를 비교해보자. 

< 30년물 >
 - 만기 : 2022년 발행된 채권은 2052년에 만기가 돌아온다. (maturity)
 - 채권액면가 : 2052년 만기가 도래하면, 채권에 적힌 액면가를 받을 수 있다. (face value)
 - 이자 : 채권에 매겨진 이율만큼 이자를 받는다. (coupon)

물론 금리가 변동되면서 채권이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 역시 변동된다(duration). 그러나 채권을 가지고 있을때의 위험과 변동성은 주식보다 훨씬 안정적인 수준이다. 당신이 채권을 산다는 것은, 채권이 발생시키는 긴 시간에 걸친 현금흐름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 S&P 500 Index >
- 배당률
- 자사주매입 및 소각
- 미래에 기대되는 성장률 (매출, 순이익 등)

S&P 500 Index의 내재리스크프리미엄을 계산하기 위해선, 최근 몇년 동안의 자사주소각 및 배당금, 향후 5년간 S&P 500 에 포함된 기업들의 성장전망치를 계산해야한다. 

< 내재 리스크 프리미엄 계산식 >

S&P 500 : 배당 + 자사주매입
무위험수익률 : 미국 10년 채권 이율

이 모델은 변동성이 높다. 종종 애널리스트들은 과도하게 낙관/비관적으로 전망치를 내놓는 경향이 있다. 자사주 매입과 배당은 경기 사이클에 의해 얼마든 비관적으로(2008년 처럼) 변할 수 있다. 탑-다운식 경기전망은 편견에 치우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2. 2022년 기준 S&P 500의 리스크 프리미엄

< S&P 500의 리스크 프리미엄 계산과정, 2022.01.01 기준 >

나는 오래전부터 S&P 500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계산해왔다. 2008년 9월부터 오늘날까지 말이다.

2021년의 경우, 무위험수익률(채권 이자)이 2020년 대비 높아졌다. 2020년의 어둠의 시기에 애널리스트들은 2021년의 실적전망을 비관적으로 내놓았다. 기업들이 좋은 실적을 발표하면서, 시장은 열광했고, S&P 500 Index는 상승했다. 이로 인해, 리스크 프리미엄은 4.24%로 낮아졌다.



< 좌 : 2019.12.31 ~ 2020.12.31 S&P 500 리스크 프리미엄 >
< 우 : 2021.01.01 ~ 2022.01.01 S&P 500 리스크 프리미엄 >


바이러스가 세상을 덮치기 전의 S&P 500의 리스크 프리미엄은 4.7%였다. 세상이 멸망할것만 같았던 2020년 3월 23일엔, 무려 8%에 가까웠다. 그러나 낙관적인 시장참여자들이 자금을 투입하면서, 치솟았던 리스크 프리미엄은 평상시의 수치로 돌아갔다.  공포가 지배했었던 시간을 제외하면, 주식시장의 리스크 프리미엄은 4~5%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역사적 관점에서 본 주식시장과 리스크 프리미엄


   현재의 시장질서가 버블이다, 광풍이다라는 말이 이곳저곳에서 들린다. 나는 가파른 그래프를 보고 버블이라고 평하기보단, 리스크 프리미엄이 적정 수준으로 책정되어있는 지 여부를 가지고 판단하길 권한다. 만약 리스크 프리미엄이 너무 낮은 단계로 들어선다면, 증시가 버블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내 모델에 따르면, 현재 증시의 리스크 프리미엄(4.24%)은 위험한 수준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not flashing red lights, since at 4.24%). 왜냐고? 1960년 ~ 2021년까지의 S&P 500 평균 리스크 프리미엄은 4.21% 였기 때문이다.오늘날(2022.01.01) S&P 500 리스크 프리미엄은 4.24%이다. 아래 도표를 참고하라.

< 1960년 ~ 2021년 S&P 500 리스크 프리미엄 >

"니프티 피프티"라고 불렸던 1960년대 후반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보라. 3%를 밑돌았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영광의 시대가 저물면서, 1970년대의 리스크 프리미엄은 6%를 웃돌았다. 1990년초부터 일어난 인터넷 혁명은, 회사 이름 뒤에 닷컴만 붙이면 주가가 폭등하는 광란의 시대였다. 버블이 터지기 전인 1999년엔, 무려 2%라는 황당한 리스크 프리미엄을 가지게 되었다. 

왜, 2022년 현재 4.24%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역사적 평균수준이니 안심되는가? 
방심하지말라.

두 가지 걱정해야할 부분이 있다. 

1. 2022년 리스크 프리미엄(4.24%)은 2008년 ~ 2022년간 평균 리스크 프리미엄보다 낮다는 것이다. 

2. 2022년 S&P 500 기대수익률(5.75%)은 역사적 최저치이다. 
    기대수익률은 (리스크 프리미엄[4.24%] + 무위험수익률[10년 만기채 이자, 1.51%])로 계산했다. 역사적으로 지금보다 낮은 적이 없었다.

아래 도표를 참고하라.



< 1961 ~ 2021년간 기대수익률(리스크 프리미엄 + 무위험 수익률) >
적색 : 내재 리스크 프리미엄
파랑색 : 무위험수익률 - 장기채(T-bond) 이율


60년간 기대수익률이 오늘만큼 낮았던 적이 없다. 그래서인지 지금 우리는 조정장을 맞이하고 있다(2022.01.19 기준).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현재의 증시는 주식시장의 리스크 프리미엄(4.24%)이 장기채 이율(1.51%)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에 부양된 측면이 있다는 걸 말이다. 물론 초저금리 시대가 뉴 노멀, 신경제이며 패러다임이 완전히 변화했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위 그래프는 우리에게 경고를 보내고 있다. 우리가 어느 정도의 금액을 노후를 위해 저축/투자하고 있는지에 대해 뒤돌아봐야 한다. 우리는 8~10%의 연간 수익률을 주식시장에 기대하고 있다. 미국의 연금제도(401k, 공공 연금 등의 연금 플랜)는 높은 연간 수익률(8~10%)를 가정하고 있는데, 실상 기대 수익률은 5.75%인 상황이다. 별다른 연금개혁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현 연금제도는 연금고갈이라는 거대한 도전을 받고 있다. 



현재 시장에 대하여


   당신이 역사를 뒤돌아본다면, 개인 투자자의 마켓 타이밍이 허상에 불과하다는걸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자신의 마켓 타이밍 실력이 부족하다는 걸 잘 알고 있음에도, 마켓 타이밍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 일단 마켓 타이밍을 맞추기만 하면, 그 보상은 엄청나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들 앞에서 내가 마켓타이머가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물론 거짓말이다. 나를 포함한 모든 투자자들은 마켓타이머이다. 시장이 혼란스러워지면 현금관망한다. 시장이 좋은 것 같으면 들떠서 현금 비중을 줄인다. 시장의 상황이 명백해지면(당연히 착각이다) 시장 방향성에 배팅하기도 한다.

   나는 당신에게 나 자신만의 S&P 500 적정 밸류에이션 수치를 제시한다. 당신이 이런 수치들을 맹목적으로 따르며 시장이 고평가/저평가되었다고 판단하기보다, 당신 스스로의 주관으로 계산해보기를 권유한다.

   S&P 500 Index 밸류에이션은 실적전망치를 계산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아래 도표를 참고하라.
< 1960 ~ 2020 S&P 500 실적 >



코로나 바이러스가 2020년 상반기 기업 실적을 박살냈음에도 불구하고, 2021년의 실적은 놀랍기 그지없다. 2020년 8월부터 2021년 9월 실적을 합산할 시 190.34라는 놀라운 수치를 기록했다. 2021년 실적 예상전망치는 206.38이다. 코로나 이전 시대인 2019년 S&P 500의 실적 - 162.35와 코로나로 신음하던 2021년 실적 - 206.38을 비교하면 입을 다물 수 없다. 애널리스트들은 여기서 한 술 더 뜬다. 투자은행들이 발표한 2022년의 평균 실적전망치는 무려 230이다. 아래 도표를 참고하라.


< 야데니, 애널리스트, 로이터, 투자은행의 S&P 500 2022년, 2023년 실적 전망치 >


   나는 S&P 500 밸류에이션에 있어서 애널리스트 평균 전망치를 사용하겠다. 나는 거기에 더해서 실적성장률은 다소 낮추어 적용할 것이다. 왜 내맘대로 데이터를 조정하냐고?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은 대부분 틀리고, 편향에 치우쳐 있다. 시장 전반에 대한 전망이 자주 틀리는 건 나무랄 일은 아니다. 오히려 개별기업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편향이 더 큰 오류를 낳는다. 하여간,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가 과장되었을 가능성을 고려하여, 나의 S&P 500 스프레드시트(엑셀파일)은 당신에게 데이터를 보정할 수 있게 옵션을 제공할 것이다. 당신의 낙관적 / 비관적 견해에 따라 데이터를 조정할 수 있다.


   각 기업들이 수익을 창출하여, 투자자들에게 어떻게 주주환원을 해왔는가? 2017년까지만 해도 배당중심의 주주환원의 모습을 보였다.  2018년부터는 배당보단 자사주 매입을 더 많이 하고 있다.
아래 도표를 참고하라.

< 2001 ~ 2021년 주주환원 추이 >

기업 입장에서 배당 지급은 까다로운 일이다. 자사주매입은 기업의 업황, 실적, 부채, 심지어 주가까지 전반적으로 고려하여 유연하게 주주환원할 수 있다. 배당은 그러한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보단 고정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다. 물론 배당 역시 이사회를 통해 삭감할 수 있다. 그러나 배당을 삭감하게 되면, 회사의 평판이 나빠지고, 주주들의 격한 항의를 받는다. 그래서인지, 2008년의 위기 이후 기업들은 배당보단 자사주매입을 선호하게 되었다.

나는 밸류에이션에 있어 77.36%의 실적대비 투자환원비율을 적용하겠다. 이 수치는 지난 12개월간 주주에게 환원된 [배당 + 자사주매입 / 실적]을 기반으로 한다. 이 77.36%의 실적대비 투자환원비율은 지난 10년간 S&P500의 평균 실적성장률을 참고하여 매년 증가될 것이다.

무위험 수익률은 1.51%에서 시작된다. 현재 10년물 금리를 적용한 것이다. 나의 금리 전망치는 (10년물 기준) 5년동안 1.51%에서 2.5%로 증가되는 것이다. 나는 인플레이션이 장기금리를 상승시키며 Fed의 운신폭을 제한시킨다고 가정하기 때문에 이런 전망치를 내놓았다. 당신의 전망치 역시 당신 주관에 따라 얼마든지 수정 가능하다.

S&P 500의 적정 리스크 프리미엄은 5%가 되어야 한다. 이는 4.21%보다 높다. 그러나 2008 ~ 2021년간의 평균 리스크 프리미엄에 근접한 수치이다. 이러한 매크로 전망치에 대해, 나는 다시 한번 권유한다. 당신 자신만의 매크로 전망치를 가지고 데이터를 보정하기 바란다. 나의 S&P 500 밸류에이션은 다음과 같다 :

< 22.01.01 기준 S&P 500 적정 밸류에이션 >

무위험수익률 : 10년물 기준, 5년 동안 2.5%까지 단계적으로 상승
실적 전망치 : 애널리스트 2022, 2023년 예상전망치 반영
실적 성장률 : 2023년부터 실적 성장률 감소, 2026년까지 최근 10년간평균 실적성장률 반영
2026년 이후 실적 성장률 : 무위험수익률(2.5%) 반영 (성장 둔화 반영)
S&P 500 내재가치 : 향후 5년간 현금흐름 + 5년 후 잔존가치


S&P 500 2021년 내재가치 : 4320



결론

   나는 나의 밸류에이션 추정치가 정확하다고 당신을 설득할 생각은 없다. 사실, 내 밸류에이션이 틀릴 가능성이 높다는 걸 나도 안다. 그렇기에, 나는 당신이 내 스프레드시트(엑셀파일)을 다운받고 변수를 보정해가면서 당신만의 가치평가를 해보는 것을 권유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TV에 나오는 애널리스트의 말에 흔들리고, 투자은행들이 내놓은 평균 전망에 의존하며, 최근 수익률이 높았던 유명한 투자자들의 의견을 신봉한다. 

올바른 투자란, 자신의 운명을 남들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고,
당신 스스로의 주관을 가지고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 4줄 요약 >

S&P 500 적정가치 : 4320
과도한 거품 아니다
역사상 최저 기대수익률 -> 기대치를 줄여라
직접 모델 돌려봐라 -> 첨부파일 참조


* 주의
원문이 academic해서 100% 원문을 직역하기 보단, 다모다란 교수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왜곡하지 않는 선에서 의역과 역자의 추임새, 상황묘사, 개념풀이를 넣었습니다. 
리딩이 되시는 분들은 가급적 원문을 읽는 것을 권장합니다.

또한 저자의 저서에서만 나오는 개념들이 이 게시글엔 생략되어있어, 덧붙인 부분도 있습니다. 
교수님의 원뜻을 왜곡하는 부분이 있을시 지적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어디든 퍼가시고 수정하셔도 됩니다. (출처 기재 불필요)


* 첨부파일


                     (다모다란 교수님의 해설)


< 추천 부탁드려요 >
29
기아트윈스 21.03.30 01:36 수정됨
어떤 종목을 매수한다는 건 그 종목의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있다는 거예요. 그게 장기적 전망이든 단기적 전망이든간에 이 주식이 조금이라도 위로 올라갈 거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없었더라면 애초에 매수버튼을 누르지 않았을 테니까요.

다만, 모든 전망에는 호흡이 있어요. 예를 들어볼게요. 저는 제가 죽는 날까지 호모사피엔스가 더욱 가열차게 잘 ... 더 보기
어떤 종목을 매수한다는 건 그 종목의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있다는 거예요. 그게 장기적 전망이든 단기적 전망이든간에 이 주식이 조금이라도 위로 올라갈 거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없었더라면 애초에 매수버튼을 누르지 않았을 테니까요.

다만, 모든 전망에는 호흡이 있어요. 예를 들어볼게요. 저는 제가 죽는 날까지 호모사피엔스가 더욱 가열차게 잘 먹고 잘 살 거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가지고 있지만 이건 어쨌든 40~50년짜리 초장기전망이에요. 그러니 (설령 제 전망이 궁극적으로 맞게 된다하더라도) 중간중간 전쟁도 터지고 비행기도 떨어지고 우주선도 폭발하고 전염병도 돌고 외계인도 침공하는 불행한 사태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거지요.

반면에 초단기전망도 있어요. 저는 30분 뒤면 자러갑니다. ㅎㅎ

내가 지금 A라는 종목에 투자하는데 그 이유가 '20년 뒤에 요녀석이 세계에서 제일 큰 회사가 될 것 같아서' 라는 말은, 앞으로 20년 동안 A사가 정상에 등극하기까지 무수한 대모험을 겪을 것이라는 말과 같아요. 그리고 그런 대모험을 겪는 동안 무수한 매수찬스를 줄 거라는 말과도 같아요. 외부요인으로 인한 대폭락도 무수히 겪을 테고, 경쟁사와 치킨게임을 벌이느라 적자행진을 기록하는 날도 있을 거예요. 현재시점부터 해피엔딩 사이에 펼쳐질 대하드라마를 미리 알기 어려우므로 우리 투자자들은 지금 당장 전재산을 A사에 박는 대신 천천히... 매달 10주씩 차근차근 기계적으로 모아가는 편이 현명할 거예요.

반면에 단기적인 전망을 가지고 투자할 때는 그렇게 분할매수할 여유가 없죵. 내일 당장 김영삼 대통령이 티비에 나와서 모라토리엄을 선언할지 아니면 구제금융을 받아들일지 발표한다고 해봐요. 여러분은 설마 모라토리엄을 선언할 리는 없으니 구제금융일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보고 그에 걸맞는 베팅을 하기로 결정했어요. 여기 무슨 분할매수 같은 게 있겠어요 ㅋㅋㅋ 베팅하기로 결정했으면 영삼이형이 대국민담화 시작하기 전에 빨리 베팅해야죠.

그런데 실제로 투자를 집행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면 이걸 반대로 하는 경우가 많아요. 반도체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잘 모르지만 아무튼 삼성전자는 장기적으로 괜찮을 거라고 봐, 난 장기투자자야, 난 궁극적으로 삼성전자의 밝은 미래를 믿어--> 라고 말하면서 가진 돈의 절반 이상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단 삼성전자에 박아버리지요. 장기전망을 가지고 단기대응을 한 셈이에요.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킹덤 흥행추세로 보아하니 주가가 여기서 더 오르겠군. 하지만 이런 코스닥 소형 게잡주에 풀매수때리는 건 무서우니까 일단 10주 정도 사보고 내일 또 어떻게되는지 지켜보자 --> 단기전망을 가지고 장기대응을 한 거지요.

가감없이 딱 이렇게 투자했다가 삼전에서 크게 물리고 데브시스터즈로 용돈만 벌고 끝난 친구가 있어서 카톡으로 이야기를 좀 나눴네요. 제가 보기에 이 친구의 투자 전망은 훌륭했어요. 하지만 훌륭한 전망을 가지고도 (일단 지금까지는) 돈을 벌기는 커녕 큰 평가손을 입고 말았지요. 자기가 품은 전망의 성격을 분석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공유하면 좋을 것 같아 주갤에도 기록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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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팅러 22.02.05 19:55

(번역) Aswath Damodaran - 인플레이션에 대하여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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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Aswath Damodaran - 인플레이션에 대하여

강의자료 : https://youtu.be/lMEyjqXBU4U

강의일자 : 22.01.27

Aswath Damodaran
가치평가의 대가


"일시적 인플레이션"

2021년을 되짚어보자. 은행가, 정치인, 투자 대가들은 다가올 인플레이션과 그 파급 효과들을 무시해왔다. 위정자들은 사도 베드로처럼 인플레이션을 재차 부정했다. 처음엔- "작금의 물가상승은 COVID로부터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일어난 일시적 현상이다". 나중엔- "공급망 문제가 일시적 인플레이션의 원인이다". 현실은 달랐다. 물가는 1년 내내 상승했다. 지금의 높은 인플레이션은 그들이 말하던 것처럼 정말로 일시적 현상인지 의문이다. 이제 인플레이션은 2022년의 가장 큰 문제가 되었다. 시장 참여자들은 인플레이션이 2022년 동안 어떻게 진행될 지, 내년에도 지속될 지 걱정하고 있다. 나는 인플레이션이 주식, 채권, 환율에 미치는 파급효과에 대해 설명해보겠다.



인플레이션 측정은 어떻게 할까?

작년 인플레이션에 대한 논쟁이 뜨거웠을 때, 난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측정되는지, 주식-채권-원자재 등의 자산군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등에 대해 기고한 바 있다. 요점만 정리해보겠다.

인플레이션 측정은 대단히 복잡한 일이다. 서비스 / 원자재 / 소비재 등 각기 다른 상품군의 가격 상승을 어떤 지표를 기준삼아야 하는가? 또, 측정비중을 어떻게 둘 것인가?(소비재에 30% 비중을 둘 건지, 15% 비중을 둘 건지). 가격만 측정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누구 입장에서 인플레이션을 측정해야하는가? 생산자 - 소비자 - GDP 가격수정인자. 이렇게 여러 변수가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측정 지표를 하나로 통일할 수 없다. 인플레이션은 3개의 지표로 나누어 측정된다.

CPI : 소비자 물가지수
PPI : 생산자 물가지수
GDP deflator : GDP 디플레이터



< 1948 ~ 2021 인플레이션 지표(CPI, PPI, GDP deflator) >


위 도표를 참고하라. 현재의 인플레이션(특히 PPI)은 최근 40년간 도달하지 못한 수치이다. 




기대 인플레이션에 대하여



< 2003 ~ 2021 기대 인플레이션 : 채권 시장 vs 미시건 소비자태도지수 >
검정색 : 미시건 소비자태도지수 / 빨강색 : 채권 시장

주식투자자들이 기업의 실적발표에 목메는 것 처럼, 인플레이션을 예측하는 일은 채권투자자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는 2개로 나뉜다 - 채권쟁이들이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채권 시장, 월간 미시건 소비자태도지수. 

언론 매체에서 보도하는 현재 물가 상승(사과 20% 인상, 전자제품 13% 인상 등)은 자산 시장(주식, 채권, 환율 등)에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실시간 물가는 시장에 모두 반영된 팩터이기 때문이다.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기대 인플레이션 수치이다. 

주목할 점이 있다. 위 도표를 유심히 살펴보라. 소비자가 예상하는 인플레이션 수치와, 채권쟁이들이 예상하는 인플레이션 수치 사이엔 항상 격차가 있다. 소비자들은 호들갑떨며 높은 인플레이션을 예측하지만, 채권쟁이들은 시큰둥하게 반응한다. 물론 요즘의 채권 시장은 물가 상승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최근의 10년물 상승이 그 근거다. 하지만 도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소비자와 채권쟁이들의 견해 차이는 역사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다.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일까?


< 1990 ~ 2021 투자자들의 인플레이션 / 디플레이션 전망 >
검정색 : 인플레이션 전망초록색 : 디플레이션 전망

위 도표를 참고하라. 다수의 투자자들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온다고 믿는다. 2020년 말, 투자자들은 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를 우려했다. 사람들은 집 안에만 있을 것이며, 따라서 디플레이션이 팽배할 것이라 전망했다. 상황은 달라졌다. 2021년 말엔 무려 94%의 투자자들이 물가상승(2.5% 이상)을 전망한다. 디플레이션을 전망했던 투자자들은 재빨리 생각을 바꾸었다. 오직 소수의 "선지자"-캐시우드-들만이 꿋꿋히 디플레이션을 예언하고 있다. 캐시우드와 그 소수의 패거리들은 디플레이션이야말로 주식시장과 경제에 진정한 위협이라 외치고 있다. 광야를 떠도는 세례 요한처럼 말이다.

Fed는 물가상승률 2% 이하를 목표로 해왔다. 최근엔 2% 이상의 물가상승도 (일시적으로) 용인하겠다는 스탠스를 밝힌 바 있다. 어쨌든, Fed의 통화정책(완화 또는 긴축)의 방향은 인플레이션 흐름이 정한다. 


인플레이션이 돌아왔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팩트다. 인플레이션이 왜 발생했는지,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해 격렬한 논쟁이 오가고 있다. 


일시적 인플레이션을 고집하는 사람들은 말한다 : 이 모든 것은 일시적이다. COVID가 퍼지자, 정부는 셧다운 조치를 취했다. 경제는 마비되었다. 공장은 작동하지 않고, 원자재 역시 공급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 속에, 정부는 지원금을 뿌려댄다. 물건의 재고는 없는데 돈이 남아도니 물가는 당연히 상승한다. 셧다운을 풀고 공장을 돌리려 하니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개발도상국들의 COVID 피해가 심각하여, 원자재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다. 세계 무역의 톱니바퀴는 어그러졌다. 이제 각 톱니바퀴는 서로 아귀가 맞지 않는다. 안심하라. 다 일시적인 문제다. 공장주는 이때다 싶어 생산량을 증가시킬 것이다.  탄광은 높은 마진으로 인해 가동률이 높아진다. 선주는 더 많은 컨테이너를 수송하고, 기존에 사용되지 않던 유정들은 다시 석유를 퍼낼 것이다. 정부의 곳간은 텅 비었다. 더 이상 지원금을 뿌려댈 수 없다. 지원금을 받으며 놀던 사람들은 돈이 다 떨어졌다. 이제 다시 출근해야 한다. 역사는 증명해왔다. 물가상승요인이 줄어들면, 인플레이션은 자연스럽게 쪼그라들것이다.


무척이나 안심이 되는 주장 속엔, 함정이 숨어있다. 인플레이션이 완화된다 해도, 어느 수준으로 완화되는가?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가? 인플레이션이 진정된다 해도, 과거와 같은 디플레이션 수준으로 물가가 유지될까? 

한편, 1970년대를 기억하는 투자자들은 새로운 시대가 왔다고 믿는다. 불안정한 인플레이션의 시대 말이다. 이들은 인플레이션이 전세계 경제와 증시를 망칠 것이라 전망한다.


금리와 인플레이션

금리와 인플레이션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간혹 금리와 인플레이션이 따로 놀 때가 있다. 그럴 땐, 반드시 큰 대가를 치루어야만 했다. 중앙은행들은 금리 인상에 대해 끊임없이 언급하고 있다. 나는 현 상황을 이렇게 해석한다 : 중앙은행의 힘이 아무리 막강하다고 한들, 마음대로 시장 금리를 낮출 수 없다. 시장 금리를 책정하는 건 채권쟁이들이다. 중앙은행은 지속적으로 채권쟁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려고 하지만, 시장 금리 자체를 조작하는 건 힘든 일이다.


2021 미국채권 시장 : 평화로웠던 한 해

격동의 2020년 시기를 뒤돌아 보자. COVID로 인해 전 세계 경제가 정지했다. 금리는 폭락했고, 밑바닥에서 기어야만 했다. 2021년은 상황이 좀 더 나았다. 장기채 금리가 단계적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단기채 금리는 (최근 상승했음에도)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 2021년 미국채 금리 추이 >

단기채 금리는 0%에 가까웠지만, 채권시장은 분주히 움직였다. 2-10년의 중기채 금리 상승세는 장기채(20 ~ 30년) 금리 상승세보다 더 가파르다.  수익률 곡선(yield curve, 또는 장단기 금리차)를 주목하는 사람들에겐 혼란스러운 한 해였다. 사람들은 장단기 금리차를 미래 경제를 전망해주는 위험지표로 생각한다. 난 그런 시각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 하여간, 단기채 금리는 가파르게 상승하지만, 10년채 금리의 상승세는 다소 약하다. 장기채의 상황은 어떨까? 20년 만기 채권과 30년 만기 채권의 수익률은 똑같은 수준이다. 10년물와 30년물의 수익률 차이는 고작 0.34%이다. 쉽게 말해서, 당신의 묵돈을 10년 적금에 들든, 30년 적금을 들든 수익률 차이는 0.34%라는 것이다. 이런 채권 시장의 움직임은, 거시경제 전문가들인 채권쟁이들의 비관적 경제전망을 시사한다.


2021 회사채 시장 : 높은 위험을 감수하는 채권쟁이들

지난 강의(S&P 500 2022 밸류에이션)에서, 난 리스크프리미엄의 역사에 대해 설명했다(가령 2021년의 증시 리스크프리미엄과 사상 최저 기대수익률 등). 주식 시장에만 리스크 프리미엄이 있는게 아니다. 채권 시장에도 있다. 그리고 더 과학적이다. 채권쟁이들은 주식투자자들보다 더 편집증적이고 비관적이다. 주식에 "BBB"와 같은 등급을 매기는 투자자들이 어디 있는가. 채권쟁이들은 회사채 스프레드(Corporate default spreads)로 그들만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측정한다. 아래 도표를 참고하라.




< 2021년 회사채 스프레드>

회사채 스프레드란, 미국 국채와 회사채와의 수익률 차이를 의미한다. 예시를 들어보겠다. 미국 40년 만기 채권과 Apple 40년 만기 채권의 수익률 차이(스프레드)는 0.92%이다. 안전한 미국 국고채를 매수하지 않고, 더 위험한 Apple 채권을 매수함으로서 얻을 수 있는 리스크 프리미엄은 연 0.92%더 높은 이자인 셈이다. 회사채 스프레드는 우량 기업에게는 이렇게 관대하지만, 비우량기업 / 또는 정크 기업들에겐 가혹하다. 2021년의 회사채 시장은 어떨까? 채권쟁이들이 아무래도 조금은 더 관대해진 것 같다. 비우량기업에 대한 스프레드가 낮아지고 있다. 이제 비우량기업들은 보다 저렴한 이자를 지불해도 된다. 즉, 채권쟁이들의 위험자산(B, CCC)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 역시 낮아졌다는 뜻이다. 


채권쟁이들이 고려하는 변수들 - 기대 인플레이션, 금리, 경제성장률, 통화정책

채권쟁이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당신이 10년 만기 채권과 같은 장기적 무위험자산에 투자한다고 생각해보자. 당신이 연 2%씩 채권 이자를 받아도, 물가가 연 5%씩 오른다면, 실질수익률은 연 -3%인 셈이다. 그래서 기대 인플레이션을 계산해야만 한다. 또한, 경제성장률 역시 예측해야 한다.  Fed가 금리 인상할지, 인하할 지 등의 움직임도 예측해야 한다. Fed가 1년 후 금리를 1% 올린다고 생각해보라. 당신이 가지고 있는 10년 만기 채권은 연 1.5% 정도의 수익을 주는데, 새로 발행되는 채권은 연 2.5% 정도의 수익률을 제공한다면, 복장 터질 일이다.


금리를 움직이는 힘에 대해 알아보자. 금리는 다수의 힘에 의해 움직인다. Fed의 레토릭은 매일 투자자들을 일희일비하게 만든다. 그들의 탐욕과 공포가 금리를 흔든다. 그러나, 금리를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은 경제의 펀더멘탈이다. 경제의 물가 상승률과 경제성장이 장기적 모멘텀 요인이다.


< 1954 ~ 2021 미국 10년물 vs 내재무위험수익률 비교>
회색 : 물가상승률 / 파랑색 : 실질GDP 성장률 / 빨간색 : 10년물 금리 / 검정색 : (평준화된) 내재무위험수익률

내재 무위험수익률 : 물가상승률 + 실질GDP 성장률
(평준화된) 내재 무위험수익률 : 지난 10년간 평균 물가상승률 + 지난 10년간 실질GDP 상승률

위 도표를 꼼꼼히 살펴보라. 특히 2010 ~ 2020년의 곡선을 보라. 이 구간의 10년물 금리, 물가상승률,  GDP 상승률이 전부 낮다. Fed의 양적완화 통화정책 때문에 이렇게 된게 아니다. 역사적인 저성장, 저물가 시대여서 그렇다는 걸 알 수 있다. Fed가 금리를 조종한게 아니라, 경제의 펀더멘탈이 금리를 조정했다는 뜻이다. 도표의 끝자락(2021년)을 보라. 2022년을 앞두고, 무위험수익률이 10년물 금리보다 훨씬 높다. 역사적으로, 무위험수익률과 10년물 금리의 격차는 반드시 좁혀지게 되어있다. 추정되는 미래는 다음과 같다.
 
1. 10년물 금리가 인상되어 무위험수익률을 따라 잡던지
2. 불황이 찾아와 무위험수익률 하락 (10년물 금리 수준으로)
3. 인플레이션이 사라져서 무위험수익률이 하락 (10년물 금리 수준으로)

위 3가지 일은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



"예상 밖 인플레이션" - 각 자산별 수익률 차이

현실 경제에선, 기대 인플레이션 수치보다 더 높은 물가상승(또는 하락)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런 현상을 "예상 밖 인플레이션"이라 부른다. 만약 기대 인플레이션 수치가 높을 경우, 투자자들과 기업은 예측된 인플레이션을 고려해 적절한 투자/경영판단을 내릴 수 있다. 투자자들의 경우, 물가상승에 대비하여 더 높은 수익률을 채권 및 주식에 요구할 것이다. 기업의 경우 상품가격을 올리거나 원료를 아끼는 방법을 강구할 수 있다. 

"예상 밖 인플레이션"을 만나면 어떻게 될까? 시장 참여자들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두들겨 맞는다. 상품 및 원자재 가격은 필요 이상으로 높아진다. 채권과 주식, 부동산 등의 자산군의 가격 역시 재산정된다. 이런 시기엔, 가격결정권이 있는 회사들이 우위를 가지게 된다.

역사적으로, 인플레이션이 금융 자산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쳤는지를 측정해보자. 나는 연도별 기대 인플레이션과 실질 인플레이션의 격차를 데이터화하여 "예상 밖 인플레이션" 시기의 주식 / 채권 수익률을 그래프화했다.  2000년대 들어 기대 인플레이션의 계산식은 정교해졌다.(가령 물가연동채 스프레드 등을 이용하는) 그러나 지난 세기엔 기대 인플레이션 수치를 지난 10년간 평균 물가상승률로 계산했다. 아래 도표를 참고하라. "예상 밖 인플레이션"과 주식 및 국채, 회사채 수익률을 계산했다.



< 1928 ~ 2021 "예상 밖 인플레이션" 시기의 주식 / 채권 수익률 >
초록색 : 10년물 수익률 / 파랑색 : BAA 회사채수익률 / 빨간색 : S&P 500수익률 / 검정색 : "예상 밖 인플레이션"

"예상 밖 인플레이션" = 실질물가상승률 - 평균 10년간 물가상승률

(도표의) 1970년대를 보라. "예상 밖 인플레이션"의 시대였다. 이 광란의 시기엔, 물가는 언제나 사람들이 예상한 것 이상으로 상승했다. 동 시기의 주식 및 채권의 실질 수익률은 역사적으로도 최악이었다. 2010년대를 보라. 인플레이션이 사라지자, 2020년까지의 평화로운 10년을 보낼 수 있었다.



< 1928 ~ 2021 "예상 밖 인플레이션" 시기 - 주식, 10년물, 회사채 수익률 (5단계) >

위의 수익률 표를 참고하라. 주식과 채권 모두 "예상 밖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받았다. 
채권의 경우,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을 시, 실질수익률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었다. 주식의 경우, 인플레이션이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그보다 낮을 경우, 높은 실질수익률을 보여주었다. 만약 인플레이션이 예상을 훨씬 넘어설 경우, 수익 자체를 얻을 수 없었다.

"예상 밖 인플레이션" 시기엔 모든 자산군이 두들겨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매를 맞아도 조금만 맞고 싶다.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덜 피해받지 않을까? 장부가치가 높은 가치주가 성장주보다 덜 얻어맞지 않을까? 비교해보자.




<"예상 밖 인플레이션" 시기 수익률 비교 - 대기업 vs 소기업 / 가치주 vs 성장주 >
좌 : 시가총액 기업 분류 (5단계) / 우 : 장부가치별 기업 분류 (5단계)


"예상 밖 인플레이션" 시기를 만난다면, 소형주는 대형주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여준다. 우리는 근 20년간의 디플레이션 시대를 즐겼다. 나는 소형주의 성적이 (인플레이션이 없었던) 지난 20년 동안 형편없었던 것을 이해한다. 가치주 vs 성장주 역시 마찬가지다. 장부가치가 높은 가치주는 성장주 대비 높은 수익을 거뒀다.


금과 부동산은 어떨까? "예상 밖 인플레이션" 시기의 구원투수 아닐까? 비교해보자.



< 금 - 1970 ~ 2021 / 부동산 1928 ~ 2021 수익률 비교 >
* 금의 경우, 금본위제 폐지로 인해 1970년부터 측정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높을 시, 금과 부동산이 타 금융자산 대비 좋은 성적을 보여준다. 그렇지만, 근본적으로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부동산은 인플레이션 시기의 수비수다.  부동산의 실질수익률은 인플레이션과 관계없이 적다. 그저 자산을 온전히 지키는 수준에 그쳤다. 금은 인플레이션 시기의 척탄병이라 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을 때 압도적인 실질수익률을 보여줬다. 나는 "예상 밖 인플레이션" 시기의 암호화폐, NFT의 수익률을 비교해보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서 안타깝다. 사람들은 암호화폐를 디지털 금으로 부른다. 암호화폐의 수량이 한정되어있기 때문에, 금과 비슷한 안전자산으로서 기능할 수 있다고 믿는다. 금이 좋은 성적을 보여주었다 해서, "디지털 금"이 금과 같은 움직임을 보여준다는 근거는 없다. 2020년 3월 폭락 시기를 뒤돌아보라. 금과 암호화폐는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인플레이션과 환율

지금까지는 미국의 인플레이션만을 고찰했다. 관점을 전 세계로 넓혀보자. 인플레이션을 환율 관점에서 조명해보자. 


터키는 초고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주변국들에게 인플레이션을 전염시키진 않는다. 그럼 미국은 어떨까?  세계 모든 원자재는 달러로 결제된다. 이런 특징 덕에,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곧 전 세계로 전염된다.  인플레이션과 통화가치는 각 국가들의 환율과 기준금리에 의해 조정된다. 그래서 인플레이션의 강도는 국가마다 다르다. 가령, 미국 달러 기준으론 높은 인플레이션을 겪을 수 있으나, 중국 위안화 기준으론 디플레이션을 겪을 수 있다. 



< 2022년 기준 무위험 수익률 - 국가별 국고채 기준 >
파란색 : 무위험 수익률 / 빨간색 : 신용등급 기준 스프레드

통화별 무위험수익률 계산식 1 = (해당 국가의 국고채 이율) - (신용등급 기준 스프레드)
* 공식 환율 기준


그래프 오른쪽 끝을 보라. 터키 리라화를 주목하라. 무위험수익률이 매우 높다. 이를 통해, 통화 무위험수익률이 높은 국가는 높은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는 걸 유추할 수 있다.반대로, 왼쪽 끝의 유로존 유로를 보면, 무위험수익률이 마이너스 수준이다. 즉, 통화 무위험수익률이 낮은 국가는 상대적으로 낮은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고 판단된다. 이쯤에서 당신은 코웃음칠 것이다. 실패국가의 "공식 환율"을 믿느냐고. 좋다. 당신이 실패국가들의 공식 통계와 환율, 그들의 금리를 믿지 못한다면, 다른 방식을 써보자. 



< 통화 무위험수익률 계산식 2 >

이번엔 환율을 빼놓고 계산해보자. 미국과 인도네시아의 통화 무위험수익률 계산시, 미국 10년물은 1.5%이고, 미국 기대 인플레이션은 1%, 인도네시아의 기대 인플레이션을 4%로 가정해보자. 인도네시아 루피아의 무위험수익률은 4.5%(=1.5% + [4%-1%])이다. 기대 인플레이션을 미국 달러 기준으로는 쉽게 계산할 수 있으나, 타 국가 통화 기준으로는 어렵다. 그래서, IMF는 향후 5년간의 각국 통화기준 기대 인플레이션을 계산해 놓았다. 링크 : https://www.imf.org/external/datamapper/PCPIEPCH@WEO/WEOWORLD
 


터키처럼, 높은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국가의 통화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하락한다. 반대로, 유로존과 같이 낮은 인플레이션을 겪는 국가의 통화가치는 유지되거나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범지구적 지속적 인플레이션의 시대가 온다면, 환율에 대해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 반면, 인플레이션의 수준이 국가마다 상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에겐 여러 선택지가 있다. 낮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되는 국가의 통화로 환전하여 환차익을 누리거나, 그 국가에 투자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거들 수 있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되는 국가의 경우, 투자시 기대수익률이 낮을 것이다. 만약 "예상 밖 인플레이션"의 시대가 오면 어떨까? 그 땐 모든 국가의 주식, 채권, 금리, 원자재, 환율의 재조정이 있을 것이다.



결론

언제나 그렇듯이, 나는 경고한다. 과거의 사례를 뒤돌아본다 해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맹신하지 말라. 다만, 과거의 인플레이션이 각 자산군에 대해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그 결과는 어떠했는지를 공부함으로서 투자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당신의 기대 인플레이션 전망은 자산 배분 및 종목 선정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하다. 

만약 당신이 작년의 인플레이션을 지속적 인플레이션 사이클의 "전조 증상"으로 본다면, 당신의 금융자산은 금, 원자재, 부동산 등의 실물 경제자산으로 교체해야 한다. 주식의 경우, 가격결정권이 있는 소형주 및 가치주에 투자해야 한다. 

반대로, "일시적 인플레이션"이라 믿는다면, 대형 성장주에 투자하는게 좋다. 대형 성장주들이 고평가된 상태이지만,  디플레이션 시대에는 더 높은 기대수익률을 보여줄 것이다.



3줄 요약

인플레이션 시대 - 금, 원자재, 소형가치주 좋았다
디플레이션 시대 - 대형성장주 좋았다
미래 예측이 힘들면 자산배분하라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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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팅러 22.02.04 00:14
작성일 : 22.02.01
번역일 : 22.02.03
제목 : (번역) Ken Fisher - 강세장이 계속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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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02.01
번역일 : 22.02.03
제목 : (번역) Ken Fisher - 강세장이 계속되는 이유
출처 : linkedin.com/pulse/surprise-why-bull-market-livesand-should-survive-beyond-ken-fisher/?trackingId=%2BAJep1xy2LS%2BTTaakxZjEA%3D%3D


Ken Fisher - 강세장이 계속되는 이유

   내 2022년 전망은 여러 매체에 퍼져있다. 여러분들도 내 전망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아쉬운 부분도 있다. 매체의 사정상 내가 전달할 수 있는 정보량에도 한계가 있었고, 내 주장에 대한 근거를 전부 다 열거할 수 없었다. 오늘은, 이곳저곳에서 내가 이야기했던 것들을 깔끔하게 정리해보고자 한다. 내가 평소 쓰던 칼럼보다 내용이 장황할 수 있다. 너무 지루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주식 시장은 항상 기묘하게 흘러간다. 증시의 흐름은 사람들의 예상을 종종 벗어난다. 하지만 그 흐름을 나중에 뒤돌아보면 놀라울 만큼 합리적으로 흘러왔다는 걸 알 수 있다. 주식 시장 전망에 있어서, 나는 보통 1년 이상의 흐름을 예측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2~3년 정도의 추가적인 강세장이 남아있다고 믿는다. 지금 시장의 흐름과 높은 변동성을 감안하면, 당신은 내가 실성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도 일단 내 말을 끝까지 들어봐라.




   먼저, 2022년 전망부터 이야기해보겠다. 세계 증시는 여름까지 횡보하면서, 가끔은 무섭게 흔들릴 것이다. 장기 금리 역시 사람들에게 공포를 심어줄 것이다. 그런 고난을 견디고 나면, 늦가을-겨울 사이에 주식시장은 두 자릿수 이상의 수익률을 안겨줄 것이다. 


   2020년 말, 나는 2021년 주식 시장은 훌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정치적 싸이클이 주식 시장의 연료가 된다는 점도 덧붙였다. 1925년 이래로, 대통령이 취임하는 첫 해엔, 주식 시장은 50% 확률로 하락했다. 나머지 50%는? 아주 크게 올랐다. 2021년이 바로 그런 케이스다. S&P 500은 28.7% 상승했다. 전 세계 증시는 21.8% 상승했다. 2021년, 반시장적 정책을 내세운 바이든이 대통령에 취임했다. 많은 사람들이 바이든의 급진적인 정책을 걱정했었다. 현실은 달랐다. 바이든 행정부의 당면한 문제는 바이러스로 인해 정체된 경제를 정상화하는 것이었다. 시장이 걱정했던 민주당의 여러 법안들은 의회 안에서 교착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역사를 돌이켜봐도, 공화당을 누르고 취임한 민주당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 구간에선, 입법 관련 리스크가 적었다. 




   2022년은 대통령 임기 중 두 번째 연도(2년차)의 주식 시장이다. 2년차의 주식시장은 역사적으로 어땠을까? 대충 50% 정도는 좋지 못했다. 나머지 50%는? S&P 500 기준 평균 21% 상승했다. 역사적으로 이러하니, 당신은 아마 2022년엔 몸을 사려야겠다고 생각할 것이다. 틀렸다. 몸을 사리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2022년에 접어들며,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 2022년은 아주 조금 오르거나, 횡보할 것이라고. 역사적으로, 시장은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왜냐고? 전문가들의 예측은 모두 시장에 선반영되었기 때문이다. 자, 그럼 시장은 어떻게 움직일까? 전문가들은 횡보할 거라 말하고 있으니, 폭발적인 상승을 보여주거나, 아니면 폭락할 것이다. 지금 당신은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 2022년엔 폭락하겠구나.




   나는 폭발적인 상승장을 기대하고 있다. 근거가 뭐냐고? 공포에 휩싸여 부들부들 떠는 작금의 시장 분위기가 내 근거다. 1년 전엔, 나는 당신에게 광란의 투기적 열풍을 경고했다. 이어지는 IPO 랠리, NFT의 등장, SPAC 열풍, 그리고 암호화폐까지. 위대한 투자자, 존 템플턴께서 말씀하셨다. "시장은 환희 속에서 죽는다." 마음에 와닿지 않는가. 2021년 12월 즈음엔, 이러한 비합리적 환희들은 다 사라졌다. 뜨거웠던 SPAC 돌풍은 사그라들었다. "IPO"라는 단어는 이제 "너무 고평가"와 동의어가 되었다. 나는 SPAC과 IPO에 대해서 80년대부터 경고해왔다. 떠오르는 가상화폐는 어떻게 되었는가. 박살났다. 2022년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주식 시장은 무섭게 떨어졌고, 약간 남아있던 낙관주의까지 해치웠다. 그뿐이랴. 금리 인상, 변종 바이러스, 인플레이션, 고유가 시대의 재림.... 이 모든 것들이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심지어 바이든, 트럼프, 펠로시... 심지어 베를루스코니(이탈리아 부패 총리)같은 이름들이 헤드라인을 장식한다. 이 모든 비관적인 이야기들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더 이상의 낙관론은 없다.




   공포가 팽배한 분위기 속에서, 비관론자들이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고 모습을 드러낸다. 중간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갈등은 전보다 더 격화된다. 매 10년마다 시행되는 지역구 재조정을 위한 더럽고 썩은 중상모략이 불길을 더 번지게 만들고, 정치적 소음들이 쩌렁쩌렁 울려댄다. 이러한 상반기의 정치적 갈등은 2년차 임기의 역사적 특징이다. 1925년 이래로, 2년차 임기 9개월차까지의 주식 시장 수익률은 3% 이하였다. 이 시기는 기쁜 일이 없고, 보상도 없으며, 시무룩하고 재미없기만 하다. 이런 식으로만 흘러가준다면, 완벽한 일이다. 모두가 우울해하며 지루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가, 어느 순간, 시장이 뒤집힌다. 긍정적인 실적들은 무기력한 분위기를 뒤엎고 시장을 상승시킨다. 역사적으로, 2년차 임기의 겨울 주식 시장의 83%는 상승으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




보통, 중간 선거를 치루는 동안 여당은 영향력을 잃는다. 현재 민주당의 우위는 0에 가깝다. 과거의 민주당 시절보다도 훨씬 적은 우위를 가지고 있다. 반면 공화당은 하원을 석권하기 위해 5석 정도만 더 얻으면 된다. 운이 좋으면, 상원마저 차지할 수도 있다. 하원, 상원 중 하나만 차지해도 극심한 정치적 교착상태를 만들 수 있고, 이러한 꽉 막힌 교착상태는 행정부가 원하던 대규모 입법을 좌절시킨다. 내가 항상 말해왔듯, 이러한 교착상태는 정치적인 안정을 가져다 주며, 주식 시장엔 좋은 일이다. 주식 시장은 이러한 교착상태를 선반영할 것이다. 공포가 서서히 사라지면서 2023년까지 유지될 강세장에 더 힘이 실린다. 사람들은 교착상태가 안정된 분위기를 조성하며, 위험을 줄여 주식시장의 힘이 되어준다는 사실을 믿지 못한다. 


금리 인상에 대한 공포, 사라질 것

가을이 되면, 바이러스,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등의 공포는 흐지부지 사라지거나, 너무 익숙해져서 시장을 흔들 수 없을 것이다. 오미크론? 전염률이 더 높다. 그럼에도, 락다운 조치는 더 이상 시행되지 않는다. 치사율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락다운 조치가 적을수록, 주식시장엔 긍정적이다. 아마 또 다른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날 것이다. 아마 더 전염이 쉽게 되고, 덜 치명적일 것이다. 그게 바이러스 진화의 순리 아니던가. 2023년 즈음엔, 코로나 바이러스는 풍토병화되어, 감기처럼 취급받을 것이다. 물론, 주식 시장은 이 또한 선반영할 것이다.




인플레이션과 Fed의 긴축? 의미없는 공포다. 정치적 발언을 하려는게 아니다. 이 모든 문제는 공급망 문제로 인해 일어난 일이다. 인플레이션은 사람들 생각보다 더 빨리 진정될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썰물처럼 사라지면서, 장기 금리 역시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게 될 것이다.


나도 안다. 미디어 속 헤드라인은 끝없는 물가 상승, 연쇄적인 물가 상승으로 도배 되어있다. 생각해보자. 물가 상승이 그렇게 오래갈 것 같으면, 장기 금리(인플레이션 전망치를 대변하는) 역시 폭등했어야 했다. 시장참여자들은 10년물 1.78% 선에서 거래하고 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 전망한다는 것이다. 채권쟁이들은 인플레이션이 자신들의 장기 이자소득을 녹이는걸 참을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주식 시장이 보는 것을 미디어는 보지 못한다.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이란, 너무 많은 화폐가 너무 적은 상품을 추구할 때 일어나는 일이라는 걸.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인플레이션 압력은 유럽의 에너지 이슈, 전세계적 공급망 교란, 간헐적인 락다운 및 리오프닝 등에 기인한다. 이런 문제들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것이다.


아직도 내 말을 못 믿겠는가? 제발 언론에서 떠드는, 눈이 휘둥그래지는 높은 물가 상승치에만 몰두하지 말라. 11월 ~ 12월 사이의 인플레이션 상승 추세는 느려졌다. 유럽의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는 전적으로 에너지 및 식품(높은 변동성을 지닌) 가격 상승에 기인한다.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하면, 고작 2.6%의 물가 상승이 있었을 뿐이다. 전미 구매 담당자 조사에 따르면, 투입 가격(생산을 위해 구매한 자재가격)의 상승 모멘텀이 꺾이고 있다. 해외의 상황 역시 비슷하게 흘러간다. 운임 가격은 낮아지고 있다.




Fed와 ECB의 양적완화 축소는 장기 금리를 폭등시키지 못한다. 중앙은행은 테이퍼링에 대해 여러 차례 신호를 주었고, 시장은 이를 선반영했다. Fed의 11월 테이퍼링 발표 및 12월 테이퍼링 가속화는 10년물 금리를 약간 움직이게 했을 뿐이다.


Fed의 금리 인상을 이야기해보자. 장기 금리는 보통 Fed의 첫 긴축 사이클이 일어나기 전에 상승한다. 1933년 이래, 첫 금리 인상 6, 12, 18개월 이후, 10년물 금리는 평균 0.25% 이하 상승했다. 장기 금리는 시장에 의해 선반영되어 있으며, Fed의 움직임 역시 선반영한다. 오직 소수의 투자자들이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한다. Fed의 채찍질을 두려워하면서.


금리에 대해, 군중들의 의문

좋아. 내 전망이 틀렸다고 치자. Fed가 금리 인상을 많이 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래도 올해 주식 시장은 좋을 것이고, 그 이후에도 좋을 것이다. 역사가 그것을 증명해왔다. 금리라는 하나의 팩터는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하지 못한다. S&P 500과 10년물 금리의 연관성은 아주 약하다. 0.33에 불과하다. 주식 시장에 약한 영향을 끼치지만,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란 말이다. 숫자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기술주와 성장주를 비슷하다고 오해하는 것 처럼, 주식 시장과 금리의 관계를 오해하고 있다. 0.33이란 상관관계 수치는 의미있다고 하기엔 적은 수치다. 내가 이렇게 이야기해도, 현재의 금리 인상은 주식 시장에 악재라는 시장 컨센서스는 여전하다.



아직도 긴가민가한가? 1971년 이래, Fed는 10회의 금리 인상 사이클을 만들어냈다. 첫 금리 인상 12개월 이후, 주식 시장은 70% 확률로 상승했다. 단 두 번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하락장을 동반했을 뿐이다. 그것도 -0.4%, -9.3% 수준이다. 재앙적인 결과는 아니지 않나. 첫 금리 인상 24개월 이후엔, 주식 시장은 평균 17.9%의 수익을 가져다 주었다. 단 한번의 하락장을 포함해서 말이다. 전 세계 증시 또한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오히려 더 좋은 수익을 가져다 주었다.


군중들은 믿는다. 금리는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요소라고. 그렇지 않다. 군중들이 그렇게 공포에 빠져있기 때문에, 막상 금리가 올라가면, 공포가 서서히 사라진다. 작금의 중간 선거로 인한 정치적인 잡음은 선거가 끝나면 사라진다. 사라진 공포들은 2022년에 또 하나의 호재로서 작용한다. 군중들은 행정부의 급진적인 입법안을 두려워한다. 극심한 정치적 교착상태는 대통령 임기 3년차의 여러 입법안들을 무력화 시킨다. 정치적 공포가 사라지면 사람들은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대통령 임기 3년차의 S&P 500은 92% 확률로 수익을 거뒀다. 아직도 안심이 안되는가? 1939년 이후로 계산하면, 아예 손실 본 적 없다. 임기 4년차는 어떠냐고? 83%의 확률로 수익이다. 평균 11.4%의 수익과 함께. 미국 증시의 상승세는 국경 너머 타국의 증시까지 부양한다.




2023년 초엔, 시장 분위기는 낙관적으로 변할 것이다. 투자자들은 그제서야 강세장이 더 남아있다는 것을 인정할 것이다. 강세장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매수세에 임하게 된다. 이러한 흐름은 2024년 마지막 환희의 질주까지 이어질 것이다. 그 이후엔, 아마도, 강세장의 끝을 맞이할 것이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선, 예측할 수 없는 것을 예측해야 한다.
읽어줘서 고맙다.

Ken Fisher




< 추천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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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트윈스 21.02.25 11:35 수정됨
끊기 어려운 못된 투자습관이 한 두 개가 아니지만 게중에 제일 고약한 것 중 하나가 매도한 종목 쳐다보기입니다. 내가 판 뒤에 그놈이 떨어진다고 나한테 추가소득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그놈이 올라간다고 나한테 추가손실이 생기는 것도 아니건만, 투자자들은 자꾸만 그 차이에 집착하고 안달합니다.

내가 팔아치운 주식이 떨어지길 바라는 것은, 내가 이 ... 더 보기
끊기 어려운 못된 투자습관이 한 두 개가 아니지만 게중에 제일 고약한 것 중 하나가 매도한 종목 쳐다보기입니다. 내가 판 뒤에 그놈이 떨어진다고 나한테 추가소득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그놈이 올라간다고 나한테 추가손실이 생기는 것도 아니건만, 투자자들은 자꾸만 그 차이에 집착하고 안달합니다.

내가 팔아치운 주식이 떨어지길 바라는 것은, 내가 이 주식의 뚜껑에 묻은 요거트의 마지막 한 방울까지 싹싹 핥아먹기를 바라기 때문일 겁니다. 내가 뚜껑을 쪽쪽 핥았기 때문에 내 주식을 받아간 사람에겐 먹을 것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기를 바라는 거지요. 표면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마찬가지이니, 따지고보면 은폐된 이기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은 참 신기합니다. 요플레 뚜껑을 싹 핥아서 옆사람에게 넘기려는 사람들 곁에는 꼭 비슷한 사람들이 모이게 됩니다. 내가 보기에 핥고 버리기 좋아보이는 종목은 비슷한 성향의 다른 투자자들에게도 그렇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프로핥기꾼이 모인 종목은 서로 먼저 핥고 남에게 넘기려는 아수라장이 되기 때문에 결국 누군가는 반들반들한 뚜껑만 잔뜩 넘겨받고 침몰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핥기판만 찾아다니는 투자자들은 설령 처음 몇 번은 운이 좋아 성공적으로 뚜껑을 핥고 넘긴다해도 언젠가 반드시 남이 핥고 넘긴 뚜껑을 받게 되고, 이런 것들을 손절할 수도 없으니 내 장기포트폴리오의 일부로 남게 됩니다. 이걸 반복하다보면 딱히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어느새 내 포트는 남이 빨고 버린 '깨끗한' 요플레 뚜껑만 낙엽처럼 쌓입니다.

제가 존경하는 투자자는 지난 수십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양의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그분이 말하길 성공적인 투자를 하는 데 이타심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그분이 종목을 팔 때는 그것이 앞으로 떨어져서 망가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팔지 않습니다. 애초에 모두 추리고 추려서 투자한 훌륭한 기업들이고 앞으로도 핥을 것이 많지만, 당신이 당장 돈을 쓸 곳이 있거나 혹은 조금 더 매력적인 투자처를 찾아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팔 뿐이지요. 그래서 이분은 매도주문을 내면서 매수자에게 성투를 빌어줍니다. 아직 핥을 것이 한참 남아있으니 맛있게 드십시오. 나는 사정상 먼저 갑니다.

내가 지금 팔면서도 매수인의 성공을 빌어줄 수 있는 종목들만 고르고, 아직 핥을 게 많이 남아 조금 아쉬운 타이밍에 매도할 수 있으면 보통 성투합니다. 포트에 빈껍데기가 쌓이는 일도 많지 않을겁니다. 여러분도 포트폴리오에 이미 많이 오른 종목이 있거든 혹시 내가 지금 빠삐코 꼬다리와 요플레 뚜껑을 너무 풀포텐까지 빨아먹으려고 벼르는 건 아닌지 생각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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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팅러 22.02.07 17:14

(번역) Howard Marks - Selling Out


Howard Marks


Sell - 매도에 대하여
memo를 써온지 벌써 3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수십 년 동안 증시에 대해 글을 써오다 보니,  이젠 memo를 그만 쓸 때도 되었다- 라고 생각할 때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더 보기
(번역) Howard Marks - Selling Out


Howard Marks


Sell - 매도에 대하여
memo를 써온지 벌써 3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수십 년 동안 증시에 대해 글을 써오다 보니,  이젠 memo를 그만 쓸 때도 되었다- 라고 생각할 때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작년 1월에 기고한 memo "Something of Value"에서, 제 아들 Andrew Marks와 토론한 내용을 기재한 바 있습니다. 아들과 저는 매도에 대해 대화를 나눴습니다. 주식을 언제 팔아야 할까 - 이 부분에 대해 제가 memo로 다룬 적이 드물었던 것 같네요. Buy라면 몰라도, Sell은 언급을 피하고 싶은 주제입니다. Sell에 대해서 파고드는 건 달갑진 않습니다만 - 이번 memo를 통해 Sell에 대한 내 생각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Buy low, Sell High -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라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라 - 다들 들어보셨지요? 주식을 주제로 대화할 때 마다, 항상 언급되는 진부한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고민해봐야 합니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는 부분을 파고들어가 봅시다.

Will Rogers -1930년대의 영화배우-는 부자가 되는 법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도박하지 말고, 좋은 주식을 사서 오를 때까지 가지고 있어라. 올라가면, 팔아라. 올라가지 못할 주식은 사지도 마라."

단순한 생각이지요. 저 발언처럼, 투자에 관한 격언들은 지나치게 단순하고,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사람들은 자신의 주식이 올라가면 팔아버립니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팔기 - 이런 생각이 투자에 도움이 되는 생각일까요?


Hold
이쯤에서, 나는 2015년에 기고한 memo "Liquidity"를 돌이켜봅니다. 그 시절, 모든 투자자들의 관심사는 유동성의 감소였습니다. 유동성이 영원히 유지될 순 없었기에, 유동성이 빠진 시장이 어떻게 될지가 장안의 화제였습니다. 유동성에 대해 걱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번째, 시장의 유동성은 2008년 금융위기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생긴 부산물이었습니다. 금융위기도 정리가 되었고 하니, 이제 유동성이 회수될 것이라 생각했던 거죠. 두번째, 볼커 룰 - 금융기관의 위험한 투자(역자 주 : 자기자본거래, 단기거래 등)를 규제 - 이 도입되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2015년의 유동성은 그 전에 있었던 문제들보다 덜 심각하거나, 아니면 애초에 문제가 아니었을 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그 시절의 나는 memo를 통해 다음과 같이 주장했습니다.

" (a) 시장참여자들의 거래빈도가 지나치게 높다. 잦은 매매행위는 그들의 손실을 유발할 것. (b) 시장 유동성에 영향받지 않는 장기적 관점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 단기 유동성에 의존하는 포트폴리오에 의존하지 말 것. "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는 사람들은 짧은 시간지평선을 보고 투자하는 사람들보다 더 높은 우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요즘 투자자들은 시장을 바라볼 때 단기적 시야를 가지고 판단합니다. 다음 달에  어떤 사건이 일어날지에 집착하면서, 매매를 반복합니다. 허나 소수의 참을성 있는 장기투자자들은 단기적 결과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신념을 오랜 시간 동안 Hold 합니다. 매매에서 유발되는 거래수수료와 세금을 피할 수 있지요. 그렇게 오랫동안 Hold 하다가, 비유동성 자산들이 저렴하게 매각될 때 좋은 가격으로 매입할 수 있습니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라" 처럼, 매매하지 않고 Hold하는 것은 말이 쉽지 실제론 어렵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이 "행동"함으로서 이득을 취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내 아들 Andrew Marks와의 토론을 통해, 나는 Hold에 대해 많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영감에 힘입어, 2015년 memo에 다음과 같이 기고했습니다.

" 당신이 장기적으로 성장할만한 기업을 발견하는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정말 어려운 일이 있다면, 그건 기대 수익과 위험을 계산하여 참을성 있게 Hold하는 것 입니다. 매 순간마다 미디어, 인터넷에서 흘러나오는 뉴스와 감정은 당신을 흔들리게 합니다. 당신이 투자한 기업보다 더 훌륭해보이는 섹터, 기업들이 언론에 보도됩니다. 이들의 주가는 올라가고 있으며, 미래는 유망해보입니다. 이렇게 흔들릴 때마다, 20년 이상 우상향한 회사들의 차트를 보세요. 그 회사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마음을 상상해봅시다. 매도하고 싶은 욕구와 온갖 감정들이 우상향 차트 속의 선을 따라 그려집니다. 차트에 휘갈겨진 점과 선의 연결 속에서, 청상과부들이 바늘로 허벅지를 찔러가며 참듯이, 투자자들이 수익실현하고 싶은 욕구를 참고 Hold하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다스렸을지 생각해보세요. "

20년 이상 우상향 한 회사라면 Amazon을 빼놓을 수 없죠. Amazon의 IPO 가격은 $5 였습니다. 현재 주가는 660배 상승했습니다. $3,100 이지요. 당신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Amazon을 $5에 매수했다고 가정해봅시다.


- 당신은 1998년에 $5에 매수했는데, 1년만에 $85가 되었습니다. 1,700% 수익률이네요. 이 상황에서 Hold 하시겠습니까?
- 당신은 현명하게도 Hold 했습니다. 1,700%의 수익을 실현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버블이 붕괴되면서 Amazon은 93% 폭락했습니다. 이제 다시 $6이 되었네요. 1,700%의 수익률이 20%까지 떨어지는 그 순간까지 Hold 하시겠습니까?
- 당신의 머리가 어떻게 된건지, Hold 했습니다. 그 후 15년동안 버텨냈어요. 이제 수익률은 10,000%입니다. 이젠 Sell 할 타이밍입니다.
- 당신은 수익률 10,000%에 Sell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Amazon이 가져다 줄 상승분의 18%만 누리고 Sell 한겁니다. 나머지 72%의 상승분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말이죠. 60,000%의 전설적인 수익률을 놓친겁니다.


제 친구 이야기를 해드릴께요. 저와 제 친구는 캘리포니아 해변가를 드라이빙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말했죠 :  "이 해변가의 땅은 1892년 Rindge 가문이 $300,000 을 주고 매수했어."
친구 왈 :  " $300,000 이면 천배의 수익이구만. 내가 저 땅을 샀다면 1000루타를 치는거네."
저는 면박을 줬습니다 : "Rindge 가문이 아니라 너가 저 땅을 샀다면, 1000루타를 못쳤을걸. 땅값이 2배 오르자마자, 너는 그 2배의 수익이 탐나서 냉큼 팔아버렸을 거야."


2015년의 memo "Liquidity"를 복기하면서, 나는 투자자들의 단기적 매매행위가 너무나 비합리적이라는 것을 더욱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투자자들이 Sell 할 때 치명적인 2가지 실수가 있습니다.

1. 주가 올랐으니까 판다
2. 주가 더 떨어지기 전에 판다


Sell, 올랐으니 판다 - "수익실현"
주가가 올라갔으니까 판다는 말은 품위가 떨어지지요? 교양인으로서 세련되게 표현해봅시다 - 수익실현.  시장참여자들의 "수익실현"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선, 심리학과 인간 고유의 행동원리에 대한 통찰력이 필요합니다. 투자자들의 수익실현은 근본적으로 자기 자신의 심리에 기인합니다.

투자자들은 현재의 수익이 너무나 좋습니다. 하지만 팔아야 수익이지, 가만히 있다간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주가가 내려가면 나중에 느낄 후회와 두려움을 피하고 싶습니다. 그러한 불쾌한 감정에서 도피하기 위해, "수익을 실현"합니다. 이게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수익실현하는 이유입니다. 매도 타이밍을 놓쳐서, 수익이 증발하는 것 만큼 고통스러운 일이 있을까요?

개인 투자자들은 미성숙하니까 그렇다 칩시다.우리 기관투자자들의 입장은 어떨까요? 돈을 맡긴 고객에게 매 분기마다 성적을 보고해야합니다. 당신의 포트폴리오는 현재 큰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고객이 묻습니다. "지금이 수익실현 타이밍일까요?" 당신이 말합니다 - 아니오. 조금 더 기다려보시죠.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시면 더 큰 수익이 기다릴겁니다. 그렇게 3개월이 지났습니다. 포트폴리오의 큰 수익은 거품처럼 사라졌습니다. 당신이 팔지 않았기 때문에. 당신의 고객은 당신때문에 수익실현 기회를 놓친건 물론이고, 이번 분기의 펀드 수수료까지 당신에게 지불해야 하네요. 고객과의 미팅은 내일입니다. 어떻게 해명하실 건가요?

불확실하고 불쾌한 미래를 피하기 위해 지금, 이 순간 할 수 있는 행동-수익실현-하는 것은 인간다운 행동입니다. 수익실현함으로서, 당신의 자산은 더 불어납니다. 그 누구도 당신이 수익실현한 몫을 가져갈 수 없습니다. 시장이 무너진다 해도 수익실현된 현금은 안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기 게좌의 꽃-높은 수익을 내는 주식-을 뽑습니다. "실현된 수익"은 실존적 존재라고 생각하고, "미실현 수익"은 현실과 동떨어진, 허공속의 존재처럼 여겨집니다. 물론, 주가가 올라갔다는 말은 그만큼 떨어질 확률이 있는 것 아니냐고 반론할 수 있습니다. 올라간 주식을 수익실현해서 더 매력적인 가격의 주식을 사면 안되냐고 할 수 있지요.

나는 주식을 매도하는 행위를 반대하는게 아닙니다. 당신의 머릿속에선 온갖 합리화가 일어나고 있겠지만, 주가가 올라갔으니 팔게 되는 "수익실현"이라는 실수를 범하지 말라는 겁니다.


Sell - 더 떨어지기 전에 판다 - "손절"
주가가 올라갔으니 수익실현하겠다는 생각보다 더 잘못된 생각도 있습니다. "손절"입니다. 주가가 하락합니다. 당신은 두렵습니다. 지금의 손실보다 더 큰 손실이 기다리고 있을 지 모릅니다. 미래의 피해를 피하기 위해 "손절"이라고 부릅니다.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손절"하고 있죠.

사람들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라"라는 격언과는 정반대로 행동합니다. 자신의 주식이 하락할수록, 손절하고 싶은 욕구가 치솟습니다. 상승하고 있는 주식을 추격매수하는 현상이 강세장을 거품으로 바꾸는 것 처럼, 하락하고 있는 주식을 손절하는 현상은 하락장이 폭락장이 되게끔 악화시킵니다. 버블 장세와 폭락장은 투자자들의 행동이 양 극단으로 과잉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산 증인입니다.

한 바보에 대해 이야기해봅시다. 이 바보는 한 기업의 주식을 $100에 매수합니다. 이 주식이 $120까지 올라가자,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이 회사는 좋은 회사야"라며 추격매수합니다. $150까지 올라가니, 이젠 "역시 내가 옳았어"라며 매수량을 두 배로 늘립니다. 상황은 급변합니다. 이 바보가 산 주식은 갑자기 $90으로 내려갔습니다. "$150까지 올라갔던 주식이 $90까지 내려왔어. 물타기를 통해 내 평단을 낮춰야겠다". 물타고 보니, 주가는 $75까지 하락합니다. "좋아하는 주식의 가격이 내려가는 건 좋은 일이야. 이건 기회다." 물타기를 반복했음에도, 주가는 이제 $50이 되었습니다.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 말고, 칼이 땅에 떨어져 고정될 때 매수하자." 떨어지는 칼날은 계속 떨어져, 어느덧 주가는 $20이네요. 바보는 울면서 외칩니다. "0달러까지 내려갈 것 같아. 손절할 걸 그랬어."

수익실현하는 사람들은 눈 앞의 수익이 없어질까 두려워 수익을 실현합니다. 손절하는 사람들의 심리도 똑같습니다. 눈 앞의 손실이 더 불어날까봐 두려워서 도망치는 것이죠. 개인투자자들은 자신의 -주식이 $100달러까지 갔다가 $50로 반토막날 때까지 손 놓고 방치하고 있었다- 와 같은 미래를 두려워합니다. 우리 기관투자자들 역시 마찬가집니다. 고객에게 -떨어지는 주식을 방관해서 손실을 입혔다- 는 비난을 받을까 걱정합니다. "어떤 저능아가 $100짜리 주식이 $50까지 떨어지는걸 가만히 보고만 있어? 이런 유형의 하락이 폭락의 전조증상이라는 건 모두가 다 아는 상식이야. 봐봐, 결국 내 말대로 됐네? 나도 이런건 안다고. 당신은 펀드 매니저잖아." 와 같은 비난을 고객, 또는 자기 자신에게 받는 건 정말 괴로운 일입니다.


액티브 투자의 맹점
제가 묘사했던 것과 같은 바보같은 행동들은 실제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근거는 충분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마젤란 펀드에 투자했던 사람들의 수익은 마젤란 펀드의 수익률 대비 형편없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바보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요? 펀드에 투자해놓고 가만히 있기만 해도 펀드 수익률을 누릴 수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펀드가 잘 나갈때 돈을 넣고는, 성적이 안좋아지면 돈을 빼고, 좋아지면 다시 돈을 넣는 행동을 반복합니다. 펀드의 최근 성적이 나쁘다면, 그 돈을 가만히 두고 기다리는게 더 낫습니다. 펀드의 성적이 회복되는 걸 기대할 수 있으니까요. 펀드의 성적이 좋을 때 돈을 넣는다면, 반대로 고꾸라질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액티브하게 트렌드에 편승하려고 합니다. 그들의 장기적 투자성과는 좋지 않습니다. 최근 패시브 펀드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가 뭘까요. 수수료가 싸서? 아닙니다. 액티브 펀드의 성과가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액티브 펀드의 실패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 비싼 가격에 매수하거나, 지나치게 싼 가격에 매도하거나. 액티브 펀드의 운용자본이 아직까지도 패시브 펀드보다 더 크기 때문에, 액티브 펀드의 성적이 나쁠 수밖에 없습니다.

50년 전을 되짚어 봅시다. 그 당시 저는 은행에서 일했습니다. 고객들은 저에게 물었죠 : "이 포트폴리오 기대수익률은 어느 정도 인가요?" 이럴 때, 나는 12%라고 말해야만 했습니다. 12%인 이유가 뭐냐고요? 저는 고객에게 설명했습니다 : "보통 주식시장은 연 10% 성장합니다. 저희가 "노력"한다면, 10%를 12%로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12%를 맞추지 못했습니다. "노력"은 아무 쓸모 없었습니다. 사실, "노력"은 대부분의 액티브 펀드에 메여진 멍에였습니다. 펀드 수수료와 액티브한 "노력"은 수익률을 갉아먹었습니다.

나는 수많은 폭락장과 위기를 경험했습니다. 이런 폭락장에선, 공포에 빠진 기관투자자들이 비우량 회사채를 내던집니다. 그들은 그 회사채가 부도위험이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정말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지요. 미디어가 내보내는 공포스러운 소식이 매일 투자자들을 흔들고, 이렇게 흔들리다 못해 결국 패닉에 빠져 더 저렴한 가격으로 손절합니다. 내가 운용하는 Oaktree Capital은 투자자들의 비이성적인 손절 덕분에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었지요.

훌륭한 투자는 남들의 실수로부터 이득을 취하는 것입니다. 명심하세요. 더 떨어지기 전에 도망친다는 판단-손절-은 당신이 저지르는 실수입니다. 당신의 실수로부터 누군가는 이득을 취할 것입니다.


언제 팔아야 할까? - 올바른 매도
방금까지 개인 투자자들이 저지르는 실수들 -수익실현과 손절-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그럼 매도하는 것 자체가 문제인 걸까요? 주식을 한 번 사놓고, 평생 팔지 말아야할까요? 난 올바른 매도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올바른 매도 시점에 대해, 저는 제 아들 Andrew Marks와 대화를 가졌습니다.


Howard Marks : 아들아, 네가 보유한 A라는 주식은 이번년도에 00%이나 폭등했고, 지금 PER가 000이네. 고평가 상태인 것 같다. 수익실현하고 싶지 않니?

Andrew Marks :  아버지, 예전부터 제가 말했잖아요. 저는 안팔겁니다. 제가 매도해야 하는 이유라도 있나요?

Howard Marks : 글쎄, 네가 수익실현 해야하는 이유야 많지. (a) 이 주식은 폭등했고, (b) 미실현수익을 실현수익으로 바꿔서 네 통장에 실제로 현금이 들어오게 만들 수 있고, (c) 이 주식은 너무 고평가 되어있고, (d) 수익실현은 언제나 옳다고들 하잖니?

Andrew Marks :  제 생각은 달라요. (a) 저는 장기투자자입니다. 제가 가진 주식은 가져다 팔 수 있는 종이쪼가리가 아니고요. 주식을 소유함으로서 저는 비즈니스의 일부분을 소유합니다. (b) 이 회사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이 있어요. (c) 그 주식이 고평가 되었기 때문에, 하락을 겪을 수 있겠지만, 그건 주식 시장에선 당연한 일이죠.

Howard Marks : 너도 지금 A라는 회사가 고평가된 부분을 인정하는구나? 명백히 고평가되었다면, 부분적으로라도 매도해서 수익을 실현해야하지 않을까? 지금 수익실현한다면, (a) 주가가 폭락해도 너는 최소한의 후회를 느낄 것이고, (b) 나중에 그 주식을 더 싸게 살 수 있잖니?

Andrew Marks : 이 회사는 막대한 잠재력과, 훌륭한 경영능력을 가진 회사에요. 지금 주가가 다소 비이성적으로 높으니, 팔아서 수익을 남길 순 있겠죠. 그러나 전 그렇게 안할겁니다. 이렇게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회사는 찾기 어렵구요. 이런 회사를 잠깐 동안이라도 내려놓는 것 자체가 실수에요. 이 회사의 장기적 성장과 수익은 계산하기 정말 쉽죠. 하지만 단기적 주가 흐름을 예상해서 트레이딩하는건 너무 어려워요. 이 주식을 팔지 않고 HOLD하면 얻을 수 있는 수익에 대한 확신이 있는데, 왜 트레이딩처럼 확신할 수 없는 행동을 해야 할까요?

Howard Marks : 그럼 넌 언제쯤 매도할 생각이냐?

Andrew Marks : 그 회사의 펀더멘탈이 제 투자 아이디어대로 움직이지 않을 때 매도할겁니다. 또는, 더 훌륭한 회사가 나타난다면 매도하겠죠.


나는 아들과의 대화를 통해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습니다. "익절은 항상 옳다"와 같은 경구는 아마추어 투자자들에게나 알맞는 문구입니다. 우리와 같이 투자를 업으로 삼는 사람에겐 맞지 않는 문장이지요. 매도 자체가 금기시되야하는 건 아닙니다. 주식을 팔아야 할 정당한 이유는 존재합니다. 그렇지만, 당신이 수익실현을 하는 이유가 "지금 주가가 이렇게 높은데, 나중에 하락하면 후회할 것 같아서"라면, 그건 치명적인 실수라는 겁니다. 수익실현은 당신의 심리적 문제와 연관되어선 안됩니다. 당신의 감정을 격리시키고, 오로지 투자자로서의 논리로 수익실현 / 매도와 같은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엄격한 재무적 관점과 원칙을 등대삼아 행동하십시오.

내가 와튼 스쿨에서 공부할 때 - 그러니까 56년 전 -, 난 가치투자의 성경을 발견했습니다. 벤자민 그레이엄의 "증권분석"입니다. 그 책에서 절대 잊을 수 없는 경구를 보았습니다. [ 투자란 : 상대적 선택의 원칙 ] 이 경구는 지금도 내 가슴 속에 깊이 간직되어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주식을 고를 때, 수많은 회사들을 비교해가며 상대적 종목선정을 하게 됩니다. 투자자들은 각자의 원칙을 가지고 종목을 선정합니다. 투자를 한다는 말은, 달리 말하면 자신의 매수/매도/종목선정에 대한 상대적 선택을 할 때, 원칙을 가지고 행동한다는 겁니다.

주식을 매도할 때도 원칙을 가져야 합니다.

- 당신이 주식을 매수했을 때, 그 주식에 대한 투자 아이디어를 가지고 매수했을 것입니다. 그 회사의 펀더멘탈이 투자 아이디어와 어긋나서 매도한다면, 그러한 매도 행위는 당신의 투자 원칙에 맞게 행해진 겁니다. "올바른 매도"라 할 수 있습니다.
- 당신이 가진 주식보다 더 좋은 주식이 나타난다면, 당신의 원칙에 비추어 판단해야 합니다. 잊지 마십시오. 원칙이 없는 매도는 또한 "올바른 매도"라 할 수 없습니다.


기회비용과 마켓 타이밍
당신의 어떤 주식을 매도할 때엔, 그 주식만 신경써선 안됩니다.  "상대적 선택"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합니다. 주식을 매도 하고 나서, 그 현금을 가지고 어디에 투자할 건지,  더 좋은 투자처가 있는지, 당신이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은지 상대적 관점에서 고민하십시오. 반대로, 당신이 어떤 주식을 Hold 한다면, 당신이 무엇을 놓치고 있는 건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만약 현금을 손에 꾹 쥐고 있겠다면, 그로부터 오는 이득과 손해를 계산해야 합니다. 이러한 고민은 "기회 비용"이라는 단어로 압축됩니다. 기회비용은 투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개념입니다.

가정해봅시다 - 당신은 몇주일 후 시장에 큰 충격이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장이 무너지기 전에 당신의 주식을 팔았다가, 주식들이 저렴해졌을 때 저가매수하는 건 어떨까요? 이런 투자 아이디어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있습니다.

- 잠깐의 폭락에 대비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큰 수익을 가져다 줄 소중한 회사를 팔아야 할까요?
- 찰리 멍거가 지적했듯이 - 마켓 타이밍엔 2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번째, 당신이 생각했던 대로 주가가 움직이지 않았을 경우. 두번째, 당신 생각대로 주가가 움직였다 해도, 언제 매수해야 할까요? -10%에서? -20%? 바닥은 어디일까요?
- 시장이 무너지기 전에 포지션을 정리함으로서, 당신의 영민함을 자랑할 순 있겠지만, 저점에서 매수하는 것엔 실패할 수 있습니다.
- 당신 생각대로 시장이 무너질까요? 무너지지 않을 경우엔 어떻게 하죠? 시장이 순풍을 타고 순항한다면, 당신의 소중한 주식은 자기 갈 길 가고, 당신은 비싼 입장료를 지불하고 시장에 진입하거나, 아니면 손가락 빨면서 발을 동동 구를지도 모릅니다.

그렇기에, 나는 마켓타이밍을 위한 매도는 "올바른 매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폭락"이라는 사건은 아주 희귀한 일입니다.  마켓타이밍을 잘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당신이 마켓타이머로서 행동한다면, 아주 낮은 확률에 돈을 베팅하는 겁니다.


집중투자와 분산투자 / 포트폴리오 최적화
투자의 대가들조차 한 회사에 집중투자하지 않습니다. 보통, 분산투자하기 마련입니다. 단 하나의 종목에만 집중투자해서 장기적으로 성공한 사례를 들어본 적 없습니다. 투자 대가들은 그들의 무지로부터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자산에 분산합니다. 그들이 얻을 수 있는 최대기대수익을 포기하는 셈이지요.

내 아들과 나는 집중투자와 비중조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Howard Marks : 아들아, 네 포트폴리오는 지나치게 집중된 것 같다. 현명한 투자자는 자신이 아는 분야에서 최대한의 이득을 뽑아내기 위해 집중투자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자신이 모르는 부분에서 큰 피해가 올 수 있기 때문에 분산투자 하는 거란다. A라는 주식의 주가가 급등한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런데 이 A가 네 포트폴리오 안에서 지나치게 큰 크기를 차지하는구나. 너무 많이 오른 주식은 매도해서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맞춰라.

Andrew Marks : 아버지 말도 일리는 있어요. 하지만 제 생각은 달라요. A라는 주식은 내가 바텀업으로 공부한 주식입니다. 이 회사를 팔고 내가 잘 모르는 회사를 사는건 올바른 매도는 아닌 것 같아요. 제가 잘 알고있는 소수의 종목을 Hold하고 있는게 잘 모르는 분야에 분산해놓는 것 보단 낫지 않나요? 좋은 종목을 찾는 건 평생에 몇 번 안되는 희귀한 일이라구요.


모든 펀드 매니저들은 좋은 성적을 고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어합니다. 반대로, 고객들은 집중투자 포트폴리오로 발생될 일시적 피해를 견딜 수 없어하지요. 그런 위험회피성향은 고객들로 하여금 제한된 수익을 누리게 합니다. 그래서 "포트폴리오 최적화"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컴퓨터로 최적화 모델링된 포트폴리오는 수많은 변수와 상관관계를 계산하여 위험을 회피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최적화된 포트폴리오는 이상적인 포트폴리오가 아닙니다. 왜 이상적이지 않냐고요? 이 모델속에서, 리스크는 숫자로 표시됩니다. 나는 리스크가 숫자로 표현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모델에 입력된 숫자는 정확해야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부정확한 정보도 섞여 들어갑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나는 여러 최적화 모델링이 포트폴리오 운용에 있어 나쁜 결과를 유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 투자 판단은 각 자산의 기대수익에 대한 측정과 원칙을 통해 내려야 한다.
- 특정 종목의 주가가 상승하는 바람에 포트폴리오 내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이유로 매도해선 안된다.
- 포트폴리오를 운용함에 있어, 리스크를 숫자로 계산할 수 있다고 생각해선 안된다.

이상이 제 의견입니다.


시장을 떠나지 마십시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자신의 계좌를 불리기 위해 마켓타이밍을 시도합니다. 또, 종목 및 섹터별 포지션 사이즈를 조정하기도 하죠. 소수의 사람들만이 그러한 마켓타이밍의 재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마켓타이밍을 하지 말라고 강권하고 싶진 않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감을 믿고 시장을 떠납니다. 조금만 기다리면 시장이 폭락한다고 믿으면서요.

시장을 떠나지 마십시오. 시장에 몸을 담구는 것은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누군가가 "시장을 떠나지 말라" 라는 제목의 책을 발행했으면 좋겠습니다. 대부분의 액티브하게 운용되는 포트폴리오들은 시장수익률을 이기질 못합니다. 섹터의 비중을 조정한다던지, 저렴한 가격에 사서 더 높은 가격에 매도한다던지 하는 행동들은 모두 마켓타이밍입니다. 당신의 교활한 마켓타이밍 시도는 당신 스스로를 함정에 빠뜨릴 것입니다.

경제는 우상향합니다. 주식 시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수많은 세월을 거쳐 성장하고 이윤을 창출합니다. S&P 500은 90년간 연복리 10.5%의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안겨다 주었습니다. 놀랍지 않나요? $1을 90년 전에 투자했다면, 지금은 $8,000라는 말이지요.

수많은 학자들이 복리의 마법을 보고 경탄합니다. 아인슈타인은 복리를 "8번째 불가사의"라고 표현했습니다. 우리가 $1을 투자하여 50년동안 기다린다면, $147이 됩니다. 비관론자들은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고, 좋은 시절은 다 갔다고 불평합니다. 또, 옛날엔 좋은 주식을 찾기 쉬웠지만, 지금은 정말 어렵다고 투덜대지요. 비관론자들 말이 다 맞다 칩시다. 7% 연복리를 적용해도, $1을 투자하면 50년 후엔 $29가 됩니다. 평범한 사람도, 20살부터 돈을 기계적으로 S&P500에 적립한다면, 70살 즈음엔 엄청난 부자가 됩니다. 마켓 타이밍만 자제할 수 있다면 말이죠.

나는 Bill Miller를 존경합니다. 내 또래 중 가장 뛰어난 투자자 중 한 명입니다. 그의 작년 투자레터를 읽어봅시다.

" 1945년 이래, 주식시장은 우상향해왔습니다. 마켓타이밍은 카지노에 가서 룰렛을 돌리는 것과 같습니다. 카지노에서 게임을 할 때마다, 카지노 사장만 좋은 일 시켜주는 겁니다. 우상향하는 시장에서 하락을 맞추려고 하는 건 승산이 너무 낮은 게임을 시도하는 겁니다. 하락에 베팅하진 않더라도, 많은 투자자들이 시장의 흐름에 따라 서핑을 즐기려 합니다. 경기 사이클에 따라 움직이는 회사의 주식을 사고팔고 매매를 반복하지요. 부질없는 짓입니다. 대부분의 수익은 비관론과 공포가 시장을 지배할 때 발생합니다. 나는 마켓타이밍을 하지 않습니다. 부를 쌓는 열쇠는 타이밍이 아니라, 타임입니다."
- Bill miller

Bill Miller가 말한 "비관론과 공포가 시장을 지배할 때"는 언제일까요? JP 모건에 따르면, 1999년 ~ 2018년 사이의 S&P 500 수익률은 연 5.6%입니다. 이 수익률의 절반 이상이 매년 최고의 10일동안 발생된 겁니다. 당신이 폭락을 두려워하며 시장을 떠난다면, 최고의 10일을 놓쳐버릴 수도 있습니다. 과민반응하는 투자자들은 시장을 떠나서 수익률도 낮아지는건 물론, 거래수수료와 각종 세금까지 부담해야 합니다.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투자자들은 폭락이 다가오는 징조가 보여서 주식을 팔고 시장을 떠납니다. 설령 당신의 주식이 하락하여 손실을 입는다 해도, 장기적으로 보면, 당신에게 치명적인 피해는 아닙니다. 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생각하십시오. 눈 앞의 손실과 수익에 집착하지말고, 장기 수익률을 바라보십시오. 잘못된 예측을 가지고 시장을 떠나는 건 투자에 있어서 중범죄입니다. 마법같은 복리의 수익을 포기하고 손실을 확정짓는 일입니다.

내가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특히 유럽) 사람들은 항상 묻습니다. "어떤 자산을 트레이딩 하시나요?" 이런 질문은 나를 열받게 합니다. "트레이딩"이라는 단어의 본질은: "시장의 흐름을 예측하는 행위"입니다. 나와 내가 운용하는 Oaktree는 이런 짓을 하지 않습니다.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트레이딩의 재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트레이더가 아니고, 투자자입니다. 투자란,  좋은 회사에 원칙을 가지고 투자하여 장기적인 수익을 얻는 일입니다. Oaktree는 트레이더를 고용하지 않습니다. 우리 Oaktree의 임직원들은 주식 및 채권의 펀더멘탈을 원칙을 가지고 분석하여 장기적 관점에서의 투자판단을 수행합니다. 다른 회사는 어떨 지 모르겠습니다만, 우리 회사의 구성원들은 마켓타이밍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다고 믿지 않습니다.


Oaktree의 철학
Oaktree의 고객에 대한 여섯 가지 원칙 중 하나를 소개합니다.

" 우리는 마켓타이밍을 믿지 않기 때문에, 시장을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고객의 포트폴리오는 항상 시장에 노출될 것입니다. 물론, 시장 상황이 변할 시 더 방어적으로 투자할 수는 있으나, 포트폴리오를 청산해서 현금으로 바꾸는 행동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의 고객들은 틈새 시장(역자 주 : Oaktree의 경우 정크본드)에서의 알파를 얻기 위해 Oaktree를 고용했습니다. 고객들을 실망시켜선 안됩니다. 손실은 다소 불쾌한 일이지만, 수익을 놓치는 건 고객에 대한 변명할 수 없는 태업입니다. "


Oaktree는 창립 이래 여섯 가지 원칙 중에서 단 하나의 원칙도 수정한 적이 없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원칙을 고수하겠습니다.

2022.01.13
Howard Marks
17
언년이 20.10.21 09:50

제 인생 첫 투자인데
주세포라 시드는 정말 핵아기이지만 수익률 수치를 보니 기분은 좋네요 ㅎㅎ

자..! 이제 애플아..! 푹 묵은 묵은지처럼 기다릴게~!
15
마카오톡 21.07.14 13:15 수정됨
이 글은 성공한 투자 이야기입니다. 성투 스토리를 보고싶지않으신분은 여기서 뒤로가기. 스크롤 압박도 있어요. 딱히 재미 없을지 모릅니다. 종목명은 A,B,C 기호로 처리했습니다. 저도의 종목광고로 보이지 않기위한 조치입니다.


.......... 더 보기
이 글은 성공한 투자 이야기입니다. 성투 스토리를 보고싶지않으신분은 여기서 뒤로가기. 스크롤 압박도 있어요. 딱히 재미 없을지 모릅니다. 종목명은 A,B,C 기호로 처리했습니다. 저도의 종목광고로 보이지 않기위한 조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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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4년전쯤에 트레이딩을 시작했습니다. 주식 투자 하니깐 어차피 맨날 주가 보는데 요래요래 트레이딩하면 부스러기 먹을거같아 보여서 트레이딩을 해보자는 생각이었죠. 소액으로 용돈벌어보자는 흔한 주갤러 마인드였죠. 제 기준에선 10년정도는 회사가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자라는 마인드로 주가변동에 크게 치우치지 않고 사는게 투자고 (물론 2-3년 사이에 파는 경우도 많지만 살때 느낌은 그렇다는것) 나머지는 전부 그냥 트레이딩입니다.  6개월~1년사이의 호재를 보고 사는것도 트레이딩이라고 본다는거죠. 여튼 저도 트레이딩을 시작했습니다.




야심차게 시작한 트레이딩에는 2500만원이 할당되었습니다. 투자금은 적다면 적고 크다면 큰 금액이었죠. 저는 요정도면 성공하면 쏠쏠한 용돈벌이 될거같다라고 생각했습니다 후보군을 물색했고 6개의 종목을 찾았습니다. 그중 세개에 투자를 했고 나머지 세개는 제 선택이 맞는지 보려고 모의투자를 했습니다. 저는 가지 않은길이 어떻게 되는지를 실제 투자한 마인드로 확인하려고, 저는 항상 가지 않는 길에 몇만~몇십만원 수준의 소액의 투자를 해놓습니다. 그러면 계좌를 확인하면서 항상 눈에 보이고 매일 그 종목을 보면서 생각을 하게되니깐요. 그걸 저는 모의투자라고 부릅니다. 산 주식은 주식A, 주식B, 주식C 라고 부르겠습니다. 모의투자한 주식은 모투1, 모투2, 모투3. 대충 목표는 2-3개월에 3-40% 먹어겠다는 야심찬 각오 정도였습니다. 안되면 손절하자




그리고 산지 한달도 안되서 주식 A,B,C는 약속한듯이 내렸습니다. 저와 약속한 손절라인-20%를 딱 하고 때려버린거죠. 모투 1,2,3은 그때는 하나같이 오르더군요. 잘못된 선택이었습니다. 여기서 한가지 더 잘못된 선택을 하게됩니다. -500이면 분명 손절해야되는데 하기싫더라고요. 주식이 기다리고 있으면 원금정도는 회복할거같았습니다. 그래서 저와의 약속을 어기고 그냥 원금을 회복하면 팔자고 생각했습니다. 뭐 주식자체가 향후 모멘텀이 있어보인다는 평가를 내리긴했는데 그런 감정적인 평가는 신뢰하진 않습니다. 물렸는데 팔기 싫을땐 꼭 그런평가가 내려지더라고요 사실 모멘텀이 전무한 주식이란건 거의 없기도 하고요.




그런 판단의 결과로 원금회복을 기다리게 되었는데, 시간을 더주니깐 더 내려서 저 세종목은 평가 합이 1200~1300 이렇게 반토막이 났습니다. 여전히 모투삼형제는 잘나가고있었고요. 저와의 약속도 지키지 못하고 손해도 늘리게 되어서 너무 화가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계좌동결을 하기로 했습니다. 새 계좌로 투자를 다 옮기고 여기는 주식 A,B,C만 남기자. 그리고 이 계좌를 쓰지말자. 원금인 2500만원에 대해서는 없어도 되는 돈이냐 그렇게 마인드 컨트롤하기 쉽지 않은 돈이냐의 의견이 갈릴 수 있는데, 워낙 내려서 천만원 언저리가 되니깐 이건 정말 없어도 되겠더라고요. 많이 내리니깐 마음을 비울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계좌 하나를 동결시키고 잊었습니다.



그리고 '한동안은 트레이딩은 절대 하지말자. 스스로와의 약속을 못지킨 나는 트레이딩을 하면 안되는 놈이다 '라는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사실 코인 투자도 한번 해보고싶었는데 이 돈이 풀리기 전에는 안한다는 저와의 약속때문에 전혀 못했습니다 동결시점은 트레이딩 시작후 6개월후였던거 같습니다. 미래에셋 계좌였는데 미래에셋 계좌 자체를 몇년간 아예 안들어갔어요.




계좌 동결하고 얼마 안있어 주식 A가 곧 올라서 회복한건 알고는 있었습니다. 많이 뉴스가 나더군요. A주식은 시장에서 급등주로 엄청 유명한 주식이 되었습니다. 제가 트레이딩을 접은거지 주식을 접은건 아니라 안보고싶어도 보게되더군요. 그치만 A는 500만원 B,C가 각각 1000만원인 구조라서 어차피 계좌 회복은 안됐을거고 A는 당시시점에서 내가 이 주식에 물리지 않았다면 이 주식을 살거냐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졋을때  투자를 하고싶은 주식이었어서, 그러니 팔생각이 안들더군요. 그래서 여전히 미래에셋 계좌는 들여다 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비활성계좌인채로 뒀어요.(물론 주식계좌는 비활성이 없더군요. 그냥 마음속의 비활성)

그리고 동결 뒤 한 3년지난 시점인 작년 9월에 주식B가 올랐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제가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그때 여기에 글도 썼었습니다. 계좌를 다시 활성화 시킨 것도 이 시점입니다.

https://kongcha.net/?b=39&n=447

작년에 올린 주식B 관련 이야기






작년9월에 구글주가 스샷찍어서 친구에게 상의차 보내줬던 주식B의 그래프. 톡방에 남아있어서 다시 찍어왔어요. 주식B가 이렇게 되서 계좌를 다시 로그인했습니다. 저의 매수가는 155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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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가 오른상태에서 B가 오르니깐 손실은 모두 회복되고도 남아서 계좌를 정리해도 되겠더라고요. 그때 그저 정리하지 않고 좀 냉정하게 생각을 했습니다. A는 그 시점에도 투자를 해도 될거같은 주식이었습니다. B는 조정이 나오면 재매수를 하고싶더라고요. B는 설령 지금 밀리더라도 다시 지금정도의 상승은 올거같아 보였습니다.

이건 둘다 제 기준에선 팔면 안되는 요건에 해당합니다. 저는 조정나온다면 추가매수하고 싶은 주식을 팔지 않거든요.(트레이딩 기술로 작은돈 먹으려다가 큰 방향성을 해칠수 있다고 생각해서 안하는짓) 그리고 C는 아직 빌빌대고 있었고요. 저때가 제 기억에 2500계좌가 3500~4000 사이였을거에요. 물렸던 계좌를 정리하기에는 충분한 상황이었지만, 셋다 각기 다른 이유로 팔 수가 없어서 그냥 두었습니다. 없어도 되는 돈이 있으면 너무 좋은 돈이 되었지만 다시 없는 돈 취급 하기로 했습니다.




주식C의 챠트. 주식C는 작년에 찍어둔 스샷이 없어서 현재 챠트로 대체. 제 매수가는 27250원인데, 위 주식B 챠트 스샷이 작년 9/23일이고 작년 9/24일이 근래의 최저점 13900원 이었네요. 챠트가 스포일러 하는건데 지금은 주식 C도 올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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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B는 작년 연말에 다시 쭉 미끄러져서 원금까지 가고 잠시 후회하던 시기가 있었지만 올해 셋다 많이 올라줘서 좋은 결과로 마감했습니다. C까지 수익을 줬어요. 장이 워낙 좋은 부분도 있지요. 그렇기에 저보다 훨씬 큰돈으로 변동성이 높은 주식 트레이딩해서 짧은기간에 더 큰 성공거두신분들도 많을 겁니다. 전 4년 넘게 걸렸으니깐요.



저의 성과는 액수로는 대단한건 아니지만 트레이딩하다가 죽은 자식을 투자로 살아돌아오게 만들어서 거둔것 치고는 저한테는 너무 훌륭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물론 결과가 훌륭한거지 제 트레이딩은 실패입니다. 원칙 못지키는 놈은 트레이딩하면 안되니깐요. 그냥 운빨이 터졌는데 그 운빨을 타고 수습만 잘한거죠. 트레이딩은 대 실패. 다만 존버에 있어서 계좌를 아예 동결시켜서 눈앞에서 없애는 조치는 좋았다. 그 동결계좌가 적절한 수익으로 마무리할 기회를 작년 9월에 줬는데 투자의 마인드로 다시 냉정하게 평가해서 바로 팔지않고 기다렸던 것은 좋았다 정도로 말할 수 있겠네요.


자 결과가 어떻게되었냐면요...





hts 화면 스샷. 종목은 일부러 가렸어요. 모투1,2도 많이 올랐네요. 2500으로 4년에 8천이 되었습니다.



hts화면을 딴 폰으로 찍은 인증.



이번주 월~화요일에 다 정리했습니다. 이 투자+트레이딩은 여기서 끝내는게 가장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A는 여전히 팔지 않아도 된다보지만 그냥 팔았어요. 이 투자 성과로 저한테 선물하나 줄 생각입니다. 저는 원래 수익금으로 저에게 선물 같은거 안주는 사람입니다. 뭐랄까 트레이딩해서 돈 벌어서 그걸로 갖고 싶은 명품 정장 한벌을 샀다 이러면 그러한 행복한 기억이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요소라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이번엔 선물하나 주려고 합니다. 원래 1억정도를 한 종목 때려박아서 스윙 쳐보는게 제가 꼭 한번쯤은  해보고 싶은 일이었는데 한 2천만원 더 부어서 이 참에 한번 해보겠습니다. 없었을 돈이 생겼을 때 가장 해봐야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미래에 액수에 흔들려서 잘못된 판단을 하지 않기위해 큰 돈으로 큰 변동성을 한번 느끼는 기회를 저에게 줘보려고 합니다. 그거도 후기 남겨볼게요. 그리고 그걸 마지막으로 트레이딩은 깨끗이 접겠습니다. 성투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도 성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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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티 Sponsored
주식못하는옴닉 22.05.14 12:53
저의 투자관이야 수 차례 말씀드렸기 때문에 더 설명드릴 것도 없읍니다만, 이 투자관이 항상 옳은 것도 아닙니다. 저보다 수익률이 좋은 분들은 차고 넘칠 겁니다. 더 좋은 투자관도 있을 것이고, 훨씬 부지런하시거나 퀀트에 능통해서 돈을 쓸어담는 분들도 분명 있을 겁니다. 극단적인 예지만 누군가는 이러한 루나 상폐장에서도 무려 루나로 돈을 벌기도 하지요. 숏이... 더 보기
저의 투자관이야 수 차례 말씀드렸기 때문에 더 설명드릴 것도 없읍니다만, 이 투자관이 항상 옳은 것도 아닙니다. 저보다 수익률이 좋은 분들은 차고 넘칠 겁니다. 더 좋은 투자관도 있을 것이고, 훨씬 부지런하시거나 퀀트에 능통해서 돈을 쓸어담는 분들도 분명 있을 겁니다. 극단적인 예지만 누군가는 이러한 루나 상폐장에서도 무려 루나로 돈을 벌기도 하지요. 숏이든 롱(...)이든.

그러나 투자관은 다들 다르지만, 투자관을 만드는 방식에는 정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도 뭐 굉장히 무모한 말이라고 하면 할 말이 없는데, 적어도 지금의 저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뭐 어떻게 만드는데? 하고 말하면 이건 어렵지 않읍니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가지 않는 돈의 범위부터 상정을 하십시오. 그리고 그걸로 정말 다양한 투자를 쳐보십시오. ETF도 사 보고, 단타도 쳐보고, 개잡주에도 생각대로 들이박아보고, 아예 분야를 바꿔서 임장도 가보고 이것저것 하는 겁니다. 좀 하다보면 자기에게 맞는 듯한 스타일이 옵니다. 그리고 뭔가 그럴듯한 패턴들이 생각날 겁니다. 그대로 하는 겁니다.

저만 해도 처음부터 인덱스에 투자만 한 건 아니었읍니다. IPO 첫날 잘못 들어가서 3시간만에 -15%도 꼴아봤고, 미장에서 코스닥 평균보다도 낮은 시총, 즉 개잡주 of 개잡주(주당 0.5달러 밑의 그런 말도 안되는 페니스탁)에도 들어가서 박살도 나 보고, 니콜라 90불가던 날 30%도 먹어보고(이건 좀 자랑할 만한가...) 애플로 빠따도 쳐보고 코인도 조금 해보고 다양한 난리를 쳐봤습니다.  그러면서 내린 결론이 나는 단타에 재능이 없고, 중장기 스윙은 할 수도 있을 거 같긴한데 장기 체질인건 맞는거같다 이런 결론을 내렸지요.

제가 레이 달리오의 의견을 다 존중하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 크게 배운건 있읍니다. 투자를 하기 전에 우선 자신을 알고, 자신에 맞는 원칙(혹은 투자전략)을 세우고, 그대로 하는 과정을 따라가는 것이지요. 저는 레이 달리오의 원칙(The Principle)을 처음 읽었을 때는 도대체 이 인간이 왜 투자책에 자기성찰을 이렇게 많이 집어넣었나 책팔이인가...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다 읽고 날 때쯤에는 아 투자에 멘탈이 상당히 중요하구나...까지는 깨달았고, 지금은 왜 레이 달리오가 책을 이렇게 썼는지 상당 부분 이해했읍니다.

여튼 투자에서도 다양한 생각, 많은 공부를 하는 건 좋지만, 실제로 돈을 넣어보면 완전히 다른 영역이 나옵니다. 감당이 가능한 돈(주로 소액이라고 말하죠ㅋ)으로 다양하게 실제로 돈을 넣어보고 자신의 스타일을 정립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극단적인 예를 들면 '감당 가능한 돈'도 사람마다 다 생각이 다릅니다. 자기가 얼마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도 투자를 해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인 것이죠. '난 MDD -50%까지 버틸 수 있다'같은 것도, 불행히도 쳐맞기 전까지만 유효합니다. 실제로는 -20%만 맞아도 어질어질하고 세상이 노래지고 입에서 자동으로 엄마미안해 린치센세 죄송합니다 나오죠.

여튼, 아예 투자를 안 하는 경우가 아니라는 전제하에서, 투자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으면, 언젠가는 직접 돈을 넣고 치는 과정에 들어올 것입니다. 그럴 때 위의 방식으로 해서 반드시 자기 방식을 한번 찾아보심씨오. 그래야 전략도 확고해지고, 위기시에 흔들리지 않는 힘이 오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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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트윈스 22.02.19 01:18
저와 본업(학업)이 겹치는 분들은 투자가 생소합니다. 그래서 제가 이런저런걸 한다는 걸 알면 바로 몇몇 종목을 가져와서 의견을 묻곤 합니다. 문제는 제가 거의 언제나 부정적인 코멘트 (저라면 매수하지 않을 겁니다 등등)로 마무리하니까... 이런 패턴이 몇 번 반복되면 결국 패싱당함 ㅋㅋㅋㅋ 결국 자신들이 애초에 질문했던 그 종목을 매수한 뒤 '기아트윈스씨는... 더 보기
저와 본업(학업)이 겹치는 분들은 투자가 생소합니다. 그래서 제가 이런저런걸 한다는 걸 알면 바로 몇몇 종목을 가져와서 의견을 묻곤 합니다. 문제는 제가 거의 언제나 부정적인 코멘트 (저라면 매수하지 않을 겁니다 등등)로 마무리하니까... 이런 패턴이 몇 번 반복되면 결국 패싱당함 ㅋㅋㅋㅋ 결국 자신들이 애초에 질문했던 그 종목을 매수한 뒤 '기아트윈스씨는 늘 비관적이야. 맨날 이러저러해서 무섭다고 하는데 그렇게 무섭기만 하면 어떻게 투자해요. 예금해야지 ㅎㅎ'라고 하지요.

킹치만 투자 멘탈리티라는 건 늘 이런식인걸..... A에 투자한 돈은 B나 C로도 얼마든지 갈 수 있었던 돈이에요. 따라서 A의 장래에 대해 낙관하는 딱 그만큼 B와 C에 대해서는 비관해야만 이 투자결정이 정당화될 수 있는 거시죠. 카카오가 나쁜 회사라는 건 아니지만 어떤 사람이 네이버에 투자하기로 결정한 순간 그 사람은 카카오에 대해서 매도의견을 낸 것과 마찬가지이고, KB금융이 나쁜 회사라는 건 아니지만 하나금융지주에 투자하기로 결정한 순간 KB에 대해서는 숏 친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주식쟁이는 대체로 비관적인 낙관론자입니다. 어느쪽 비중이 더 크냐하면 비관쪽이 더 큽니다...ㅋㅋㅋ 투자가능한 종목은 수천수만개인데 자기 포트폴리오에는 끽해야 열몇개쯤 있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비관의 바다에 떠있는 낙관이라는 작은 뗏목 하나 붙잡고 풍랑 속에서 죽기살기로 영차영차 노젓는 거지요.

그러므로 여러분이 다른 투자러에게 자기 종목에 관한 의견을 물었다가 부정적인 답변을 들었다고해서 상심할 필요는 없읍니다. 세상엔 종목이 워낙 많기 때문에 상대방과 나의 투자종목이 겹치지 않을 확률이 그럴 확률보다 훨씬 높고, 자기가 투자 안한 종목에 대해 좋게 말해주는 사람은 매우 드물기 때문입니다...ㅋㅋ

결론: 타인의 의견은 참고만 하고 결단은 스스로 내리는 현명한 투자자가 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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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만땅 21.09.03 20:35


내가 물린 주식

근거

- 내가 산 가격보다 떨어짐 :  저평가
- 내가 선택한 회사가 뭐라도 하겠지: 우량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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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보글 21.02.21 07:22
아마 최소 몇 년, 길게는 십수년 이상 주식에 포지션이 없을 예정입니다.

한마디로 제가 이제부터 주식에 대해 떠드는 것은 롤 한판도 안한 사람이 페이커 그렇게 라인전하는거 아닌데~ 하고 말하는 것과 같읍니다.

가끔 아이디어는 낼 수 있겠지만, 말머리마다 노포지션인건 밝히고 이야기할 것이며 일반적인 수준 이상은 말할 수 없을 듯합니다.


이렇게 주갤 개국공신(...)은 물러가겠읍니다. 다들 성투하심씨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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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제피입니다.

담배 한 대 피우면서 하늘을 바라보다 갑자기 글감이 떠올라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저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주식 13년차, 주식러이자 20년차의 격겜러이기도 합니다. 철권은 중학교 때부터 했으며 스팀버전의 철권7의 최고 계급까지 달성할 정도로 좋아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격투게임 철권에 데이터가 많이... 더 보기
안녕하세요. 제피입니다.

담배 한 대 피우면서 하늘을 바라보다 갑자기 글감이 떠올라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저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주식 13년차, 주식러이자 20년차의 격겜러이기도 합니다. 철권은 중학교 때부터 했으며 스팀버전의 철권7의 최고 계급까지 달성할 정도로 좋아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격투게임 철권에 데이터가 많이 쌓였죠. 옆동네에서 한참 스팀 철권7의 철린이들이 고통 받는 모습을 보고 이기는 법보다 지지 않는 법을 주제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 글을 보다가 생각해보니 철권의 목표도 그렇지만 주식도 목표도 맞닿아있는 것 같더라구요. [쉽게 이길 순 없으나 지지 않는 법]입니다. 주식도 그렇고 게임도 그렇고, 쉽게 승리하는 법을 알려주는 건 많습니다. 주식의 목적이 자산의 증식이라는 전제 하에 쉽게 이기는 법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가장 흔한 급등주, 테마주 선매매는 물론 수도 없이 많은 차트매매기법, 가치투자, 단타, 스윙, 장투.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로 많죠. 만인만색의 투자 방법, 그리고 이걸 강의해주는 소위 주식시장에서 이기는 법들입니다.

반대로 철권에 유명한 격언이 있는데 '모르면 맞아야죠'라는 겁니다. MBC게임 시절에 테켄 크래쉬라는 대회가 있을 때 쿠마라는 곰 캐릭터(성능이 매우 구림)를 쓰던 유저가 10단 콤보(각 캐릭터마다 상중하단 조합으로 이뤄진 10단 기술)로 라운드를 가져갑니다. 이 때 대처법을 모르던 상대방이 7단의 하단을 못막아서 속절 없이 무너지자 외치던 해설자의 명언이었죠. 대회에서, 곰으로, 그것도 10단 콤보를 쓸 줄을 몰랐던 거죠.

제가 주식 투자를 길게 했지만 전문적인 지식이나 아주 기본적인 재무를 읽을 수 있는 정도를 제외하고는 소위 저런 수많은 투자 방법을 쓰면서 주식을 했습니다. 시장에서 소위 1루타(100%)부터 5루타(500%) 수익을 얻으며 승승장구할 떄도 있었지만 반대로 속절 없이 흐르는 주가에 손절했던 때도 있었죠. 저만 그런건 줄 모르겠지만 사람이 간사한 게 수익났던 건 생생하게 기억나는데 손절했던 건 눈 질끈 감고 빨리 잊어버리더라구요. 복구할 수 있으니까요. 내일도 내일의 장이 열리고 내가 가진 '얼마든지 이길 수 있는 기법'을 많이 안다고 자부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시장은 절대 그런 기회를 많이 주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격투게임을 할 때 저는 쉽게 이기는 법보다 쉽게 지지 않는 법을 공부하며 실력을 쌓아나갔습니다. 소위 데이터 쌓기입니다. 상대 캐릭터(사람)의 기술, 판정, 프레임을 달달 외우고 헛점을 노려서 딜레이 캐치를 하는 소위 우주 방어적 전법과 기회가 왔을 떄 내가 플레이 하는 캐릭터의 최대 데미지로 아프게 때려주며 상대방의 멘탈을 야금야금 부숴가는 전략입니다. 특히 한 사람과 계급 승강단전을 하면 같은 사람과 계속 플레이 하기 때문에 상대방의 버릇과 플레이 방식이 거의 같습니다. 지지 않는 법의 핵심은 이렇게 상대방의 버릇을 역이용 하거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면서 심리전을 거는 거였죠.

주식은 여전히 단타도 치고 테마도 타긴 하지만 격투게임과 같은 마음가짐으로 점점 변화하고 있습니다. 소위 나의 소중한 시드 지키기(패배), 다시 말해 박터지게 싸우지만 쉽게 지지 않는 법입니다. 내 시드를 금쪽 같이 지키고 야금야금 데이터를 쌓아서 기회가 왔을 때는 과감하게 지르는 격겜식 투자입니다.

그래서 저는 어느 순간부터 비중이 큰 주식의 경우 비교적 안전한 배당주쪽에 넣어놓고 소위 기회가 있을 떄 물어 뜯는 것은 소액으로 깔짝 거리긴 합니다. 그리고 데이터 쌓기에 열중합니다. 확실하다고 느끼는 데이터가 쌓이면 배당주의 시드 일부를 빼서 시장이 그 가치를 알아줄 때 저는 이미 저점에서 매수하는 전략입니다. 예전에 기아트윈스님이 적어주신 탱딜힐의 전략과 유사한 전략이기도 하죠.

반대로 제 취약점 데이터도 열심히 쌓습니다. 저는 철권을 할 때 캐릭 2~3가지만 집요하게 파는 롤로 치면 한 캐릭 장인에 가깝습니다. 타 캐릭터의 기술은 하도 많이 맞으니 데이터가 쌓이는 거고, 결국 제가 가진 캐릭터의 성능을 극대화 해서 게임을 풀어나가는 방식입니다. 주식 시장에서도 제가 모르는 주식은 잘 안 건드립니다.

하지만 제 매매 방식에는 테마나 급등주를 탈 때가 있습니다. 철권으로 치자면 아 몰라 컷킥(콤보를 시작하는 하이리스크 하이 리턴 기술을 그냥 질러버리는 방식) 같은 쉽게 지지 않는 법이라는 제 매매 방식과 정반대입니다. 이 경우에는 어차피 소액이고 이성의 끈을 놓고 매매하기 때문에 이럴 때는 확실히 질러버립니다. 소위 연구나 공부 따위 하지 않고 테마의 대장을 알아놓고 최대한 빨리, 최소한의 매매로 수익을 얻는 방식이죠. 급등주는 무조건 초치기, 길어야 VI가 걸리고 풀리자마자 1~2분 사이에 매수와 매도를 끝냅니다. 이런 테마주는 어설프게 공부하느니 테마가 붙어 슈팅이 나오는 걸 1초 빨리 사면 수익이 3%, 5% 차이가 날 정도로 차이가 난다는 나름의 경험적 데이터가 쌓은 겁니다.

두 번째 매매법은 경험적으로 데이터가 쌓인 주식입니다. 일테면 북한의 김정은 미사일과 관련된 대북 관련 주, 1년에 한 번 이상 이슈가 생기고 급등락을 꼭 하는 몇 개의 주식들. 지난 10년의 데이터가 보증해주는 데이터를 믿고 투자하는 매매법이죠. 이슈가 있을 때 꼭 급등을 해서 피뢰침을 꼽고 내려오고를 반복하죠. 물론 이 매수법은 제가 그 짧은 시기를 항상 잡지 못하게 때문에 척후병을 보내놓고 상시 스캔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급등 이후에 보는 경우도 매우 많고요.

물론 다들 아시다시피 쉽게 이기는 투자법은 타율이 높지도 않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도 결코 수익률이 높지도 않습니다. 말 그대로 게임을 하는 것처럼 유희에 가깝습니다. 유희는 유희로 끝나야죠 크크.

나이를 먹으면서 눈이 침침해지고, 기술을 보고도 못막는 일이 많아지면서 철권은 접었지만 주식은 접지 못하겠네요.

갑자기 생각나서 써 본 뻘 글입니다. 다들 성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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