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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5/10/30 15:07:02
Name   매일이수수께끼상자
Subject   [조각글 2주차] (1주차와 약간 믹스, 약 기독) 노래는 가사지
* 아래 올려주신 조각글 모임이 흥미로워서, 불현듯 꼽사리낍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 약간의 기독교 내용이 들어갑니다. 종교가 다르시면 불편하실 수도 있습니다.
* 1주차 주제도 조금 혼합시켰습니다.
* 홍차넷 자게 처음인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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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유품 정리를 다 동생에게 시켰기 때문에 엄마를 추억할 수 있는 물건 하나 요구하기가 미안했다. 다만 동생이 엄마 얼굴 크게 나온 독사진 한 장 말고는 딱히 다른 물건에 미련이 없어 보여서 몇 가지 두고 보자며 이것저것 주워왔다. 그 중에 성경이 한 권 있었다. 엄마 아플 땐 별로 찾아가보지도 못했고, 그것 때문에 밤마다 몰래 자는 아이들과 아내를 두고 나와 용변기 위에서 끽끽 청승맞게 굴던 때라 엄마 손때 가득할 성경을 그때는 열어볼 수 없었다. 그래서 당분간은 책꽂이에 꽂아두기로 하고 열지 않았다.

한 1년쯤 지났을 때였나, 이제 책꽂이 3층까지 손이 닿을 정도로 자란 딸 아이가 잊고 있었던 엄마의 성경을 장난치다가 무심코 뽑아재꼈다. 파르륵, 영혼이 날갯짓이라도 하듯 뭔가가 그 책으로부터 우수수 떨어졌다. 가서 보니 스크랩 조각들. 신문에 가끔 나는 좋은 시, 좋은 글귀들, 조각조각난 건강 팁들이 전부였는데 옛날 찬송가 악보 하나가 거기 섞여 있었다. 엄마가 가끔 흥얼거리시던 것이었다. 전설 속 왕처럼 책 뽑기에 성공한 딸은 책꽂이를 잡고 이미 영토를 확장하듯 저쪽으로 가고 있었고, 나는 전설이 떠난 빈자리에 주저앉아 엄마의 옛 노래를 난데없이 듣고 있었다. 식구들 다 떠나간 빈 집을 엄마는 이 노래로 채우고 계셨구나.

아들 보기에 외롭지 않은 엄마가 어디 있을까. 내가 보기에 우리 엄마도 그랬다. 이미 십여 년 전부터 집에 들어오지 않는 아빠가 그 외로움의 주범이었다고 생각했는데, 매일 처량히 앉아 있는 엄마 보기 불편해 새벽처럼 나갔다가 새벽에 들어오는 나도 엄마를 무척 외롭게 했음이 분명하다. 왜 그리 내 방문은 주말에도 단단히 입을 닫고 있었을까. 어쩌다 마루에서 TV라도 같이 볼 때면 화면이 아니라 날 보고 웃으시던 엄마의 시선을 왜 모른 척 했을까. 남편과 아들이 끝까지 채우지 못했던 외로움을 달래던 엄마의 노래를 더 들을 수가 없었다. 머리가 울리고 마음이 깨져나가는 거 같았다. 난 그 갱지 조각들을 모아 떨어진 성경에 우겨놓고 다시 책꽂이로 돌려놓았다.

어떤 이유에선지 엄마의 신앙은 아들에게도 딸에게도 그리 짙게 전수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며느리의 그것이 엄마를 꼭 닮았다. 그렇다고 아내가 엄마와 사이가 좋았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았다. 딱히 나쁠 것도 없었지만 ‘고부’라는 관계가 원래 그런 것인지 어느 정도 서로를 불편해 함은 분명히 거기 있었다. 엄마는 며느리가 차려준 밥 한 번 먹어보고 싶었고, 신혼 초에 조산으로 첫 아이를 잃은 아내는 음식에 창의력을 발휘할 몸과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먹을 게 뭐라고, 서로가 솔직히 말을 꺼내 표현하기에 너무나 알량한 서운함들이 해소되기까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흘러갔다. 딸아이의 백일 날, 낮에 빌린 식당에서 외식을 하고도 굳이 집까지 찾아와 아내가 끓인 미역국 한 그릇 얻어 드시고 ‘아, 역시 우리 며느리가 해준 밥이 맛있다’고 하시고, 아내가 죄송하다고 서로 손 맞잡고 화해한 것이 영원히 퇴원 못하실 병원으로 들어가시기 몇 주 전이었다는 게 다행이었다면 다행이랄까.

생각해보면 엄마는 찬양 부르는 걸 참 좋아했다. 남자인 내가 당시에는 여자애들만 배운다던 피아노를 배울 수 있었던 것도 엄마가 아들 반주에 맞춰 찬양을 불러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바이올린도, 기타도, 다 그런 목적으로 배웠다. 손바닥 맞아가며 배웠던 그 지긋지긋한 악기들이 물주의 목적을 제대로 달성한 건 중학교 입학 전까지였다. 머리가 굵어지고, 아빠의 가정생활이 삐거덕거리기 시작하면서 난 내 입으로든 엄마의 입으로든 찬양을 돕기가 싫어졌거나 악기가 지겨워졌다. 그 즈음부터 엄마는 몇 년씩이나 독창을 흥얼거렸다. 부엌에서 들어오지도 않는 아들의 생일 미역국을 끓이며, 아빠가 완전히 집을 나가고 이혼을 하자며 전화로 종용을 하던 날 화장실에서 수돗물을 틀어놓고 울음을 삼키시며.

악기 배워놓은 게 빛을 발한 건 20년이나 지나서면서였다. 여전히, 그러나 그저 머쓱하다는 이유로, 엄마와 찬양을 같이 하지는 않았지만 대신 난 엄마의 신앙을 꼭 닮은, 찬양하기 좋아하는 지금의 아내에게 흔히 볼 수 없는 악기 세 개 다룰 줄 아는 남자임을 과시하며 떠듬떠듬 반주를 해주고 있었고, 그것이 바탕이 되었는지 아닌지 아직도 확인할 길은 없지만 결혼에 안착했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바이올린은 운지법을 다 잊어버려 ‘할 줄 안다’고 말만 하고 실제로 보여준 적이 없는데도, 아내는 내가 두들기는 건반 소리에 눈을 반짝였다.

사실 그도 그럴 것이 아내는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무척 배우고 싶어 했으나, 집이 너무 가난해서 그럴 수가 없었단다. 건반을 치는 게 아내에겐 동경하던 기술이었다. 바이올린을 치든 못 치든, 기타를 퉁기든 말든, 양손으로 검은 건반 흰 건반 다 누를 줄 알면 아내는 일단 신기해했다. 나중에 이런 사실을 알았을 때 난 ‘우린 역시 운명이었어’라고 말 하며 난생 처음 악기를 가르쳐준 엄마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다. 탕자처럼 불량하게 사느라 돈도 한 푼 모으지 못해 결혼을 목전에 두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아들에게 수입도 한 푼 없던 엄마가 오로지 불 안 키고 보일라 안 떼고 TV 소리 죽여가시며 아무도 모르게 모은 돈 5천만원을 주셨을 때 두 번째로 감사했다. 세 번째는, 아내가 대신했다.

아이들도 혼자 놀 정도로 크고, 엄마의 오랜 병원생활도 끝나고 아내는 조금씩 여유가 돌아오는 걸 느꼈는지, 어느 날 갑자기 중고 키보드를 하나 사들고 - 정확히 말하면 부둥켜안고 - 들어왔다. 2만 원짜리였다. 소리도 깽깽거리고 건반이 두 번씩 눌려서 초보자들 손 망가지기에 딱 좋은 그런 물건이었다. 좋은 거 사줄 때까지 많이 치지 말라고 했지만 아내는 아는 동생에게서 간단히 코드 잡는 법을 배우더니 아이들과 남편 재우고 날마다 새벽 서너시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혼자서 찬양을 불렀다. 그렇게 재밌니, 물었더니 그렇게 재밌단다. 아직 뚱땅거리는 수준인데도 신이 나서 장모님께 전화를 걸어 건반을 쳐드렸다. “엄마, 이거 내가 그렇게 가르쳐달라던 피아노야! 어때? 감동스럽지? 울어! 울라고!” 장모님과 나도 아내를 따라 덩달아 신이 났다.

어제는 낮에 사무실에 있는데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다. 또 새 곡을 익혔나보다. 난 전화기를 들고 나가 아내의 반주를 감상하려 했다. 새 곡은 새 곡이었는데, 많이 들어본 것이었다. 되게 촌스러운 행진곡 스타일의 찬송가였다. 하긴, 옛날 곡일수록 코드 진행이 간편하긴 하다. 그런데 반주를 다 마친 아내가 “이거, 어머님이 알려주신 곡이야.”란다. “엄마? 장모님?” “어머님.” “잉?”

처가가 아이들 학원 보내는 건 생각도 못했던 옛날, 아내가 우연히 친구 따라 동네 교회 가서 배운 노래 가사가 ‘인내하며 부르짖으라, 반드시 내가 너를 축복하리라’여서 어린 마음에도 힘을 받았단다. 그런데 너무 어렸을 때라 ‘그런 노래에 위로받은 적이 있었지’라는 어렴풋한 그리움만 있었지, 곡조고 정확한 가사고 기억이 나질 않았단다. 한번쯤 찾아보고 싶었는데 그게 이제 무의식 저쪽에 한 자락 걸치고 있는 그런 기억이라 도저히 알아낼 방법이 없었단다. 그런데 아이들이 여느 때처럼 책꽂이에서 책을 막 헤집기 시작하는데 엄마 성경책이 딱 떨어지고 곡조처럼 종이 한 장이 팔랑팔랑 아내 건반 위로 떨어지더란다. 동시에 그 기억이 무의식을 탈출했단다. 참, 엄마가 아들의 반주를 잃고, 남편을 다른 곳에 잃고, 건강도 잃고, 생명을 잃을 때까지 내 주변 어디선가 외롭게 흥얼거리던 그 촌스런 찬양이 바로 그 ‘반드시 내가 너를 축복하리라 / 인내하며 부르짖으라’였다는 걸 앞에서 말했던가.

“신기하지? 감사하드라, 이 악보를 여기 넣어두신 게.”
두 사람의 거짓말 같은 드라마에 제 3자인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었을까. 난 아내에게 다시 쳐달라고, 다시 쳐달라고 신청곡을 넣기만 했다. 들으며 손을 꼽아보니 점심값 아끼면 연말까지 괜찮은 키보드 하나 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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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커피가더좋아
    맘에 잔잔한 울림이 오네요. 어린시절에 부모님이 다 돌아가셔서 부모님과의 추억이 사실상 거의 없는 저에게는 맘이 짠해지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럽고, 뭔가 함께 그립고 그렇습니다. 감사합니다.
    매일이수수께끼상자
    아고.. 그러셨군요..
    저는 불효한 것만 생각나서 되게 괴로운데... 그것도 어떻게보면 사치일수 있겠네요 ㅜㅜ
    죄송하고, 또 감사합니다.
    세인트
    가~끔 사진게 볼 때 낯익은 아이디긴 한데, 드디어 자게에도 진출하신건가! 잘 읽었습니다.
    (추천 코멘트는 제가 단 게 아닙니다 비슷한 생각이시군요 크크)
    매일이수수께끼상자
    크크 그러게요;;
    다시 사게로 가야죠 잠시 외도를 했네요 흐흐
    솔구름
    잘 읽었습니다. 필력 좋네요 진짜...
    매일이수수께끼상자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러사우호
    먹먹하게 가슴을 치네요.
    몇 달전에 간신히 인간구실을 하게 되었을 때, 와잎느님이 저에게 이런말을 하더군요. 아무리 일상이 남루하고 지긋지긋해도, 좋았던 시간들 추억하면서 사는거 아니겠냐고.
    근데 저랑은 좋은 추억 같은거 하나도 없어, 더욱 끔찍스럽다고. 삶을 돌아보면서, 아버지와 추억, 어머니와 추억, 와잎과의 추억, 딸애와의 추억을 생각해보니.
    와이프와 애기와 추억은 제 딴에는 많은데, 와잎은 하나도 없다니. 빡치더라구요.
    그런데, 유독 말없이 항상 가만히 지켜만 보시던 어머니와 추억이 도무지 떠오르질 않았어요.... 더 보기
    먹먹하게 가슴을 치네요.
    몇 달전에 간신히 인간구실을 하게 되었을 때, 와잎느님이 저에게 이런말을 하더군요. 아무리 일상이 남루하고 지긋지긋해도, 좋았던 시간들 추억하면서 사는거 아니겠냐고.
    근데 저랑은 좋은 추억 같은거 하나도 없어, 더욱 끔찍스럽다고. 삶을 돌아보면서, 아버지와 추억, 어머니와 추억, 와잎과의 추억, 딸애와의 추억을 생각해보니.
    와이프와 애기와 추억은 제 딴에는 많은데, 와잎은 하나도 없다니. 빡치더라구요.
    그런데, 유독 말없이 항상 가만히 지켜만 보시던 어머니와 추억이 도무지 떠오르질 않았어요.
    며칠동안 추억꺼리 하나 기억해보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네요.
    문득 저랑 어머니랑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제서야 와이프가 무슨 얘기하는지 이해가 되더군요.
    매일이수수께끼상자
    저도.. 어머니와의 추억이 그리 없네요. 그냥 말씀하신 대로 한 구석에 앉아 계시던 것만 기억나요.

    근데 어머니께 죄송한 마음에 매몰되어 있다보니 아버지한테 똑같이 후회할 짓만 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훌훌 털어버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물론 잘 될 진 모르겠지만..
    얼그레이
    우리는 가끔가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것참 드라마 같다, 영화 같다, 소설 같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사실은 그 정 반대죠. 우리가 사는 삶이 드라마고 영화고 소설이 된 것인데 말이에요. 매일이수수께끼상자(이하 매일님)님의 글을 읽으며 제가 느낀 점은 그렇습니다. 매일님의 글이 소설로 영화로 시로, 노래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예술로 읽혔습니다. 영화라면 박해일의 내레이션으로. 소설이라면 최인호의 목소리로. 시라면 매일님의 목소리로 말이에요.

    제가 추구 하고 싶은 소설은 \'시심(詩心)으로 쓰는 소설(언젠가 한 ... 더 보기
    우리는 가끔가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것참 드라마 같다, 영화 같다, 소설 같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사실은 그 정 반대죠. 우리가 사는 삶이 드라마고 영화고 소설이 된 것인데 말이에요. 매일이수수께끼상자(이하 매일님)님의 글을 읽으며 제가 느낀 점은 그렇습니다. 매일님의 글이 소설로 영화로 시로, 노래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예술로 읽혔습니다. 영화라면 박해일의 내레이션으로. 소설이라면 최인호의 목소리로. 시라면 매일님의 목소리로 말이에요.

    제가 추구 하고 싶은 소설은 \'시심(詩心)으로 쓰는 소설(언젠가 한 번쯤 따로 언급할 일이 있을 것 같네요)\'인데요. 글을 읽으며 제가 가고 싶은 경지 그 이상의 필력이신 것 같아 심지어 경건함까지 느꼈습니다. 실제 소설가가 아니신지 의심이 됩니다.

    정말로 제가 감히 손댈 수 없는 수준의 필력입니다. 단어 하나, 조사 하나에도 낭비가 없습니다. 너무나도 능숙하고 과감하게, 능청스럽게 단어들을 뽑아내셔서 문장을 쓰십니다. 이건 절대적인 프로입니다. 문장에서 문단, 글 전반에 이르기까지 모든 짜임새와 구성, 문장력, 그리고 그 완급이며 호흡까지 그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본 좋은 글을 넘은 \'훌륭한 글\'이었습니다. (첫 글부터 보스라니 우^우)

    제가 최인호 작가를 무척 좋아하는데요. 그 급 아니면 그 이상이 아닌가…. 감히 비견해 봅니다. (다만 \'잉?\'에서는 아재 냄새가 났습니다. 크크)

    적어도 제게 있어 종교는 참 뭐라 말하기 어렵고 복잡한 것입니다. 저는 종교를 가지고 있지만 성실한 종교인은 아니거든요. 믿고 있다고 얘기하고 다니지만, 신이라는 존재에 대한 회의감도 있고, 그 주변부 환경에 대한 환멸까지 느끼곤 합니다. 때론 누군가의 독실함이 제게 큰 감명을 주긴 하지만 그때뿐입니다. 고모 중 한 분은 수녀님이시고, 제게 전화를 거실 때마다 매번 기도하라 말씀하십니다. 네, 하고 대답하지만 하느님, 하고 기도를 시작하지는 않아요. 그냥 생각합니다. 이러이러한 상황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가끔은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과 있었던 일을 떠올리기도 해요. 안부도 궁금해하고 때론 그리워도 했다가 미워도 했다가 미안도 했다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축원 등에 대한 그 모든 것을 말이에요. 저는 그걸 생각한다고도 하지만 기도한다고도 합니다.

    이러한 제 생각을 매일님께서 어떻게 생각하실진 모르겠지만, 그래서 이 글을 거듭하여 읽을수록 저는 이 글이 \'기도\'로 읽힙니다. 어머님을 떠올리며 지난 일을 기억하고, 또 그 일을 바탕으로 오늘을 사는 것을요.


    어제저녁에 이 글을 읽다 잠이 들었습니다. 원래 토요일에는 늦잠을 자는데 어쩐 일인지 새벽 5시부터 눈이 떠졌습니다. 휴일이라 더 자야지 더 자야지. 뒤척이다가 계속 잠이 안 오기에 매일님 글을 한 번 더 보다가, 또 자려고 눈을 감았다가 뒤척이다가 컴퓨터 앞에 앉아 댓글을 남기고 있습니다. 생각이 너무 길어져서 쓰다가 중간에 아침도 먹고 왔습니다.

    요즘은 매일 아침 일찍 집을 나서는지라 오랜만에 밥상 앞에 앉았습니다. 엄마는 일이 있어 일찍 나가시고, MT 갔다가 아침 일찍 돌아온 동생은 잠을 자러 들어갔고, 저희 아빠도 아직 주무시고 계세요. 할아버지와 오랜만에 단둘이 아침을 먹게 되어, 할아버지랑 밥 먹는 거 오랜만이네요. 하고 인사를 건네고 할아버지도 씨익 웃으시며 그렇구나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밥은 부족하진 않으신지 국은 더 드릴 것인지를 여쭤봤습니다. 할아버지는 괜찮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밥을 먹었습니다. 그러면서 문득 같이 산다는 게 이렇구나, 했습니다.

    오늘 일어나 처음으로 먹은 것이 갓나물이었어요. 외할아버지께서 농사지은 것인데 어제 막 따다가 가져왔습니다. 한 아름 씻어져 있기에 한 입 먹으니 너무 향이 좋고 고소해 엄마한테 여쭤보니 갓나물이래요. 간장 양념장에 조물조물 무쳐서 아침상엔 올라왔는데 그냥 날것이 더 맛있었어요. 반찬으로는 따끈한 두부 조림과 아욱 된장국이 있었고, 또 깻잎 조림도 있었습니다. 추석 때 했던 서대 조림이 아직도 남아 있어 그것도 조금 먹었습니다. 얼마 안 남은 것이었는데 또 남아버렸어요. 며칠 전에 엄마가 만드신 고사리나물이 있어서 그것도 먹었습니다. 아주 향이 좋고 고소해 먹다 보면 자꾸 손이 갑니다.

    할아버지께 드릴 아욱국을 뜨며 문득 생각했습니다. 훗날 같이 살게 될 남편이 있다면 산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요. 사는 게 때로는 기쁘고 슬픈 날이 있고, 피폐한 날도 벅찬 날도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고단하지만 같이 살고 먹는 즐거움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아욱 된장국을 나눠 뜨며 밥은 더 줄까 덜 줄까 물어봤을 때, 씨익 웃으며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 가끔 살다가 불안해져 제게 괜찮은지를 물어볼 수 있는 사람. 괜찮은 거야, 말해주면 정말로 괜찮을 수 있는 사람을요.

    정말 좋은 글을 만나면 하나의 전환점이 되곤 합니다. 그 여운이 오래 남아 며칠은 상쾌하고 또 엄숙도 경건도 합니다. 아침을 먹으며 그것에 감사했습니다. 그 감정으로 아침을 꼭꼭 씹어 삼켰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차를 끓여서 앉아 다시 글을 이어 씁니다. 홍차넷이라는 이름이 문득 다가오네요.

    뜬금없이 아침 얘기를 한 이유가 그렇습니다. 그냥 제가 기억하고 싶어서 썼어요. 어느 날 문득 아침 밥상에 앉았을 때 가끔 떠올리고 싶어서요. 갓나물이 고소할 때마다 문득, 아욱국을 뜨다가 문득 떠올리고 싶어서요. 매일님의 글과 어머님과 아내분과 아이들을 떠올리며 산다는 것에 깊은 기도를 드리게 될 것 같습니다. 살다 보면 더러 잊기도 하겠지만 언젠가 이런 일도 있었지 하며 기억하고 싶어서요.

    올해 홍차넷을 가입하고 알게 된 것을 잘한 일로 뽑았는데, 이 글 모임을 시작한 것을 더 잘한 일로 꼽아야 할 것 같습니다. 글 써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간혹 생각나시면 또 글을 올려주셨으면 좋겠어요. 비단 저뿐만 아니라 매일님 글을 읽으신 분들이라면 모두 같은 생각이실 거에요.

    매번 두서없는 글을 올리지만, 이번 글은 정말로 두서가 없네요. 가끔 누가 합평을 왜 하느냐고 물으면 앞으로는 좋아서 한다고 할 것 같아요. 무엇이 좋은지 물으면 잠깐 고민하다가 그냥 좋다고 하겠지요. 또 그냥 좋은 이유를 물으면 이 글을 보여주면 될 것 같아요. 글이 너무 좋았다는 한마디를 설명하려고 이렇게 글이 길어졌어요. 아직도 멀었나 봅니다.

    혹여나 제 감상에 다음 글을 쓰시는 것이 부담스러우실까 저어됩니다. 부담스러우시면 아쉽지만, 그래도 또 언젠가는 써주셨으면 좋겠어요. 실은 아주 자주 쓰셔서 작가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작까지 하셨으면 좋겠어요.

    좋았던 구절들과 몇 가지 맞춤법, 그 외의 잡다한 평들을 아래에 첨부합니다. 제가 감히 손을 댈 수 있는 수준의 글이 아닌데 손을 대 죄송합니다. 다른 분들의 글을 보고 싶어서요. 매일님 글을 보며 다른 분들의 글을 읽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겨버렸거든요. 합평은 어떻게 받는 것인지 궁금하실 분들을 위해, 받아보고 싶다는 분들을 독려하기 위해서 손을 댔습니다. 저는 글을 한글에서 수정해서, 가독성은 한글 파일이 가장 좋습니다. 쪽지로 메일 주소 알려주시면 한글 파일을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좋은 글에 감사드립니다. 다음 글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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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으시는 방법

    파란색 글씨
    ① 맞춤법 오류를 표시합니다.
    ② 개인적인 감상을 표시합니다.
    ③ 이렇게 쓰셨는데 이런 식으로 쓰시면 어달까요? 하는 제안입니다.

    *
    코멘트를 의미합니다.


    고쳐 쓴 부분입니다.

    밑줄
    하단의 코멘트에 자세히 부연설명 단 부분을 표시해 두었습니다.

    형광펜
    ① 고친 맞춤법이 눈에 띄지 않을까 봐 표시해 두었습니다.
    ② 개인적으로 좋았던 문장이나 문장 자체가 뛰어나서 감탄했던 문장에 표시했습니다. (가끔 너무 좋으면 굵기도 키웁니다. 형광펜과 굵기 표시가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감탄의 표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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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유품 정리를 다 동생에게 시켰기 때문에 엄마를 추억할 수 있는 물건 하나 요구하기가 미안했다. 다만 동생이 엄마 얼굴 크게 나온 독사진 한 장 말고는 딱히 다른 물건에 미련이 없어 보여서 몇 가지 두고 보자며 이것저것 주워왔다.

    그중에[띄어쓰기] 성경이 한 권 있었다.

    * \'범위가 정해진 여럿 가운데\'의 뜻으로 쓰는 \'그중\'은 합성어로 보아 붙여 씁니다. 그러나 \'그 스님\'의 뜻이라면 \'그 중\'으로 띄어 씁니다.

    엄마 아플 땐 별로 찾아가 보지도[띄어쓰기] 못했고, 그것 때문에 밤마다 몰래 자는 아이들과 아내를 두고 나와 용변기 위에서 끽끽 청승맞게 굴던 때라 엄마 손때 가득할 성경을 그때는 열어볼 수 없었다.

    * 보조용언과 본용언은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지만 붙여 쓰는 것도 허용합니다. 그러나 보조용언이 2개 이상 붙어 있을 때는 마지막 보조용언을 띄어 쓰고, \'합성동사 + 보조용언\'일 때는 보조용언을 띄어 써야 합니다.

    ** 서로 다른 문장은 나눠 쓰는 것이 더 좋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대로가 더 좋긴 한데 호흡이 조금 벅차 나누어 보았습니다.

    ☞ 엄마 아플 땐 별로 찾아가 보지도 못했다. 그것 때문에 밤마다 몰래 자는 아이들과 아내를 두고 나와 용변기 위에서 끽끽 청승맞게 굴던 때라 엄마 손때 가득한 성경을 그때는 열어볼 수 없었다.

    *** 할머니 돌아 가셨을 때 저희 아빠가 생각났어요. 아빠는 저희 앞에서 운 적이 없으시거든요. 최근에서야 아빠랑 술 한 잔 하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할머니 돌아가시고 몇 년간 아빠가 힘드실 때마다 할머니 산소에 갔다 오셨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아빠 엄마 돌아가시면 그냥 저 편하고 좋아하는 곳에 뿌리라고도 말씀해주셨어요. 엄마는 근교에다 하래요. 네 아빠처럼 그럴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고요. 저희 아빠도 그러셨을까 생각이 났습니다. 저도 언젠가 그러겠지요? 이 대목을 곱씹을 때마다 아빠한테 홍차넷을 알려드리고 싶단 생각을 했습니다. 요즘 시간이 많아지셨거든요.

    그래서 당분간은 책꽂이에 꽂아두기로 하고 열지 않았다.



    한 1년쯤 지났을 때였나, 이제 책꽂이 3층까지 손이 닿을 정도로 자란 딸 아이가 잊고 있었던 엄마의 성경을 장난치다가 무심코 뽑아 재꼈다[띄어쓰기].

    파르륵, 영혼이 날갯짓이라도 하듯 뭔가가 그 책으로부터 우수수 떨어졌다.
    *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본 것 같은 묘사입니다. 이 대목에서 영화 관련 종사자는 아니신지 의심했습니다.

    가서 보니 스크랩 조각들. 신문에 가끔 나는 좋은 시, 좋은 글귀들, 조각조각 난[띄어쓰기] 건강 팁들이 전부였는데 옛날 찬송가 악보 하나가 거기 섞여 있었다. 엄마가 가끔 흥얼거리시던 것이었다.

    * 부사는 뒤의 말과 띄어 씁니다.

    ☞ 가서 보니 스크랩 조각들. 신문에 가끔 나는 좋은 시, 좋은 글귀들, 조각조각 난 건강 팁들이 전부였다. 엄마가 가끔 흥얼거리시던 옛날 찬송가 악보 하나가 거기 섞여있었다.

    (전 사실 원래 문장이 더 좋습니다. 하지만 역시 문장이 섞여 있어 같은 내용끼리 묶어보았습니다.)

    전설 속 왕처럼 책 뽑기에 성공한 딸은 책꽂이를 잡고 이미 영토를 확장하듯 저쪽으로 가고 있었고, 나는 전설이 떠난 빈자리에 주저앉아 엄마의 옛 노래를 난데없이 듣고 있었다.

    * 고민과 감탄을 거듭하는 문장이었습니다. 고쳐보려고 수십 분을 고민하다 그만 두었습니다. 진짜 손 댈 곳이 없는 글입니다.
    - 가독성 높은 ‘전설 속의’와 ‘전설 속’ 중에 고민하다 ‘전설 속’ 그대로 두었습니다. 매일님의 선택이 더 함축적입니다.
    - ‘영토를 확장하듯’은 표현은 좋으나 이 문장에서는 빼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보다보니 두는 게 더 좋습니다. 책꽂이를 칼처럼 빼들고 의기양양하게 사라지는 딸이 너무 귀엽습니다.
    - ‘전설이 떠난 빈자리에’는 고민과 감탄을 거듭하는 문장이었습니다. 마치 시처럼 함축적입니다.
    - 주어를 앞으로 빼는 것을 권하는 편이나 이 문장은 그대로 두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만약 앞으로 빼 가독성만 높인다면 [☞ 딸은 책 뽑기에 성공한 전설 속의 왕처럼 책꽂이를 잡고 영토를 확장하듯 이미 저쪽으로 가고 있었고, 나는 전설이 떠난 빈자리에 주저앉아 엄마의 옛 노래를 난데없이 듣고 있었다.]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근데 그냥 두는 게 더 좋아요. 문장 미친 것 같아요. 너무 좋아요. 진짜.

    식구들 다 떠나간 빈집[띄어쓰기]을 엄마는 이 노래로 채우고 계셨구나.

    * ‘빈’은 원래 형용사 ‘비다’의 관형사형으로 띄어 쓰지만, 일부 단어는 복합어로 취급하여 붙여 씁니다.


    아들 보기에 외롭지 않은 엄마가 어디 있을까. 내가 보기에 우리 엄마도 그랬다. 이미 십여 년 전부터 집에 들어오지 않는 아빠가 그 외로움의 주범이었다고 생각했는데, 매일 처량히 앉아 있는 엄마 보기 불편해 새벽처럼 나갔다가 새벽에 들어오는 나도 엄마를 무척 외롭게 했음이 분명하다.

    왜 그리 내 방문은 주말에도 단단히 입을 닫고 있었을까.

    ☞ 내 방문은 왜 그리 주말에도 단단히 입을 닫고 있었을까.

    * ‘왜 그리’로 시작하는 여운이 강렬하고 사실 저 역시 기존의 문장이 좋습니다. 하지만 주어가 앞으로 나오는 것이 더 자연스러워 앞으로 두어봤습니다.
    문장에서 아련함과 절절함이 묻어납니다. 그러나 그마저도 함축적입니다. 오랜 기간에 걸쳐 소화한 밥처럼 부담감이 없습니다. 모든 문장에 감탄합니다. 필사를 한다면 이런 문장들을 필사해야 합니다.

    어쩌다 마루에서 TV라도 같이 볼 때면 화면이 아니라 날 보고 웃으시던 엄마의 시선을 왜 모른 척했을까[띄어쓰기].

    * \'자기를 과장하여 나타내 보이는 태도를 취하다\'는 \'척하다\'로 붙여 써야 합니다.

    남편과 아들이 끝까지 채우지 못했던 외로움을 달래던 엄마의 노래를 더 들을 수가 없었다. 머리가 울리고 마음이 깨져나가는 거 같았다. 난 그 갱지 조각들을 모아 떨어진 성경에 우겨놓고 다시 책꽂이로 돌려놓았다.

    ☞ 남편과 아들이 끝까지 채워주지 못했던 외로움을 엄마는 노래로 달래곤 했었다. 엄마의 노래를 더 들을 수가 없다. 머리가 울리고 마음이 깨져나가는 것 같았다. 난 그 갱지 조각들을 모아 떨어진 성경에 우겨놓고 다시 책꽂이로 돌려놓았다.

    * 사실 시제 상으로는 과거를 회상하는 문장이라 ‘엄마의 노래를 더 들을 수가 없었다’가 적절합니다. 하지만 노래를 부르셨던 것은 과거의 시점이고, 노래를 들을 수 없는 것은 ‘돌아가신 시점에서부터 현재와 미래에도 들을 수 없는 사실이므로 ‘없다’로 두는 건 어떠실지 제안해봅니다. 그 ‘사실’로부터 오는 일종의 충격과 여운이 있으니까요….


    어떤 이유에선지 엄마의 신앙은 아들에게도 딸에게도 그리 짙게 전수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며느리의 그것이 엄마를 똑[어휘 오류] 닮았다.

    *
    똑 : 아주 비슷하게
    꼭 : 틀림없이
    ** 1주차 주제인 가족관계. 소름 돋습니다.

    그렇다고 아내가 엄마와 사이가 좋았냐[어미 사용 잘못됨] 하면 그렇지도 않았다. 딱히 나쁠 것도 없었지만 ‘고부’라는 관계가 원래 그런 것인지 어느 정도 서로를 불편해함은[띄어쓰기] 분명히 거기 있었다.

    * 형용사 뒤에서 \'-어하다\'의 구성으로 쓰이는 보조 형용사는 붙여 씁니다.
    ** 개인적으로 최인호 선생님의 필력이 떠올랐던 부분입니다.

    엄마는 며느리가 차려준 밥 한번[띄어쓰기] 먹어보고 싶었고, 신혼 초에 조산으로 첫 아이를 잃은 아내는 음식에 창의력을 발휘할 몸과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 수관형사와 단위 명사는 띄어 씀이 원칙입니다. 따라서 \'한 번\'이 차례나 횟수를 나타내는 말일 때는 띄어 씁니다. 단 \'한 번\', \'두 번\', \'세 번\'과 같은 쓰임이 아니라 시험 삼아 해 보다는 의미를 지니면서 \'두 번\' 등으로 바꿔 쓸 수 없을 때는 \'한번\'을 붙여 씁니다.

    먹을 게 뭐라고, 서로가 솔직히 말을 꺼내 표현하기에 너무나 알량한 서운함들이 해소되기까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흘러갔다. 딸아이의 백일 날, 낮에 빌린 식당에서 외식하고도[절약] 굳이 집까지 찾아와 아내가 끓인 미역국 한 그릇 얻어 드시고 ‘아, 역시 우리 며느리가 해준 밥이 맛있다’고 하시고, 아내가 죄송하다고 서로 손 맞잡고 화해한 것이 영원히 퇴원 못 하실 병원으로 들어가시기 몇 주 전이었다는 게 다행이었다면 다행이랄까.

    * 굳이 조사 \'-을/를/이/가\'를 쓰지 않아도 된다면 쓰지 않습니다.
    ** 이 문단은 필력과 내공에 기절하고 갑니다. 문장이 길어야 한다면 이렇게 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 사람의 갈등을 처리하는 문장의 능숙함이나, 갈등이 해소되는 그 모든 과정을 한 문단으로 압축이 됩니다. 낭비가 없습니다. 유일한 낭비를 꼽자면 조사 하나일 뿐. 그마저도 결벽으로 찾아낸 사실 상 제 흠입니다.

    생각해보면 엄마는 찬양 부르는 걸 참 좋아했다.

    * ‘찬양 부르는 걸’ 이라는 생각은 어떻게 하면 나올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고급진 표현이란 건 이런 걸 뜻하나 봅니다. 세상에나 마상에나.

    남자인 내가 당시에는 여자애들만 배운다던 피아노를 배울 수 있었던 것도 엄마가 아들 반주에 맞춰 찬양을 불러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바이올린도, 기타도, 다 그런 목적으로 배웠다. 손바닥 맞아가며 배웠던 그 지긋지긋한 악기들이 [물주의 목적]을 제대로 달성한 건 중학교 입학 전까지였다.

    * 이 부분은 다 좋으나 ‘물주의 목적’이 특히 좋았습니다. 전체적으로 굵기 표시가 있고 ‘물주의 목적’엔 더 굵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머리가 굵어지고, 아빠의 가정생활이 삐거덕거리기 시작하면서 난 내 입으로든 엄마의 입으로든 [찬양을 돕기가 싫어졌거나 악기가 지겨워졌다.]

    그즈음부터 엄마는 몇 년씩이나 독창을 흥얼거렸다.

    * ‘그즈음’은 합성어이므로 붙여 씁니다. (표준국어대사전 [국립국어원] 기준)

    부엌에서 들어오지도 않는 아들의 생일 미역국을 끓이며, 아빠가 완전히 집을 나가고 이혼을 하자며 전화로 종용하던[조사 절약] 날 화장실에서 수돗물을 틀어놓고 울음을 삼키시며.

    ☞ 들어오지도 않는 아들의 생일 미역국을 끓이던 부엌에서, 아빠가 완전히 집을 나가고 이혼을 하자며 전화로 종용하던 날 수돗물을 틀어놓고 울음을 삼키던 화장실에서.

    * 원래는 마지막 ‘삼키시며’에서 ‘-시-’의 존칭 표현만 건들 생각이었습니다. ‘-시-’가 들어가면 울음기가 가득한 문장이 되고, ‘삼키며’가 되면 감정이 절제가 됩니다. 애이불비(哀而不悲)의 묘미를 높이고 싶으시다면 제가 제안하는 문장은 어떠신지요? 장소를 뒤로 빼어 여운과 공간을 강조하고자 했습니다. 부엌은 어머니의 분신이고, 화장실은 그 넓은 집에서 유일하게 울 수 있었으나 그마저도 삼켜야했던 공간이니까요. 개인적으로는 화자의 울음기 가득한 문장이 좋습니다. 사실 건들 문장이 없어서 뭐라도 해봐야겠단 생각에 잔재주로 문장을 더렵혔습니다. 죄송합니다.

    악기 배워놓은 게 빛을 발한 건 20년이나 지나서면서였다. 여전히, 그러나 그저 머쓱하다는 이유로, 엄마와 찬양을 같이 하지는 않았지만 대신 난 엄마의 신앙을 똑[어휘 오류] 닮은, 찬양하기 좋아하는 지금의 아내에게 흔히 볼 수 없는 악기 세 개 다룰 줄 아는 남자임을 과시하며 떠듬떠듬 반주를 해주고 있었고, 그것이 바탕이 되었는지 아닌지 아직도 확인할 길은 없지만[,:절과 절 사이에 반점을 써야합니다.] 결혼에 안착했기 때문이었다.

    ☞ 악기 배워놓은 게 빛을 발한 건 20년이나 지나서면서였다. (나는) 여전히, 그러나 그저 머쓱하다는 이유로, 엄마와 찬양을 같이 하지는 않았다. 대신에 엄마의 신앙을 똑 닮은, 찬양하기 좋아하는 아내에게 악기 세 개 다룰 줄 아는 남자임을 과시하면서 떠듬떠듬 반주를 해주곤 했다. 그 점이 결혼에 바탕이 되었는지는 아직도 확인할 길은 없지만 말이다.

    * 드디어 고칠만한 문장이 나왔습니다! (근데 사실 이마저도 가독성은 썩 나쁘진 않아서 분합니다(?)) 이 문장 그대로도 매력이 있으나 가독성 측면을 높이는 측면에서 제안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화자의 아내가 두 명이 아니라면 ‘지금의’는 빼는 것이 좋습니다.
    - 본격적인 과거 회상을 들어가며 이야기가 전환되는 시점입니다. 다만 저만 그랬을지 모르겠지만, 과거 회상 부분인지 명확하게 인지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러우면서도 과거 회상에 대한 주체가 뚜렷해지도록 ‘여전히, 그러나’ 앞에 주어인 ‘나는’을 넣는 것을 제안합니다.
    - 과감하게 고치자면 문장을 새로 쓸 수 있으나, 매일님의 글을 거의 건들지 않는 선에서 고쳐보았습니다. 감히 제가 새로 쓸 수 있는 수준까진 못 되네요 8^8
    - ‘~반주를 해주고 있었고’ 다음에는 문장을 나눠 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그것’보다는 ‘그 점’으로 바꾸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것 같아 바꾸고, 문장을 줄여보았습니다.

    ** 잠깐 울고 올게요.

    그나마 바이올린은 운지법을 다 잊어버려 ‘할 줄 안다’고 말만 하고 실제로 보여준 적이 없는데도, 아내는 내가 두들기는 건반 소리에 눈을 반짝였다.

    사실 그도 그럴 것이 아내는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무척 배우고 싶어 했으나, 집이 너무 가난해서 그럴 수가 없었단다.

    * 문장의 구성이 찰집니다.

    건반을 치는 게 아내에겐 동경하던 기술이었다.

    바이올린을 [켜든 못 켜든], 기타를 퉁기든 말든, 양손으로 검은 건반 흰 건반 다 누를 줄 알면 아내는 일단 신기해했다.

    * 바이올린은 켜는 겁니다. 흐흐흐

    나중에 이런 사실을 알았을 때 난 ‘우린 역시 운명이었어’라고 말하며[띄어쓰기] // 난생처음[합성어로 보고 붙여씁니다.] 악기를 가르쳐준 엄마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다. [탕아]처럼 불량하게 사느라 돈도 한 푼 모으지 못해 결혼을 목전에 두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아들에게 수입도 한 푼 없던 엄마가 오로지 불 안 키고 보일라 안 떼고 TV 소리 죽여가시며 아무도 모르게 모은 돈 5천만 원[띄어쓰기]을 주셨을 때 두 번째로 감사했다. 세 번째는, 아내가 대신했다.

    * 단위를 나타내는 명사는 띄어 씁니다. 특히 수관형사와 함께 사용하는 경우를 흔히 보는데 이때 뒤에 오는 의존명사(단위명사)와 띄어 씁니다.

    ** 이 문단은 아내가 자연스럽게 나오면서 엄마에게 감사해 하는 부분입니다. 앞에 무엇에 대한 감사인지 구체적인 언급을 주고 시작하면 구성이 더 탄탄해질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여러 번 읽어도 감이 잘 안 잡혔습니다. 그래서 두루뭉술하게 덧붙이는 점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화자가 어머님께 감사함을 느낀 이유가
    1) 어머님에게 크게 감사했던 일을 말하는 것인지
    2) 악기를 배워서 어머니에게 감사했던 일인지
    불분명합니다. 전자와 후자가 섞여 있는 것 같습니다.

    맥락상 이 문단에서는 두 번째 오천만 원 관련된 일화는 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쓰고 싶으시다면 ‘//’ 부분에서 반으로 나누고, 오천만원 일화를 쓰고, 자연스럽게 세 번째 이유로 넘어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지만 관통하는 주제를 고려해서는 아주 빼는 것을 권장합니다.

    ☞ ~신기해했다. (아내와 악기를 통해 가까워 지면서) ‘우린 역시 운명이었어’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아내에게 이 얘기를 듣고 나서는 악기를 가르쳐준 엄마에게 감사했다.

    2)의 경우라면 위의 문장처럼 두고 ‘두 번째는, 아내가 대신했다.’로 문단을 끝내도 좋고,
    아니면 ‘나는 악기 배우는 것을 좋아하진 않았지만 아내를 만나게 된 계기가 되면서 엄마에게 감사했다’라는 맥락의 문장을 문단 앞에 추가해주시면 더 자연스럽게 읽힐 것 같습니다.

    아이들도 혼자 놀 정도로 크고, 엄마의 오랜 병원생활도 끝나고 아내는 조금씩 여유가 돌아오는 걸 느꼈는지, 어느 날 갑자기 중고 키보드를 하나 사 들고[띄어쓰기] - 정확히 말하면 부둥켜안고 - 들어왔다.

    * 엄마의 병에 대한 언급이 사전에 없어 병원생활에 대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또한 과거 회상에서 현재 시점으로 돌아오는 시점인데 다소 불분명합니다. 그래서 뒤에 장모님에게 전화 걸었다는 부분에서 자칫 화자의 어머니께 전화를 건건가? 하고 헷갈릴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을 고쳐주시면 조금 더 매끄럽게 바뀔 것 같습니다.
    ** 어머니 병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이 없는 것은 장점이 될 수도 있고(신파로 가지 않으므로)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이 부분에서는 다소 단점으로 보입니다.
    *** ‘아내는’은 첫 문장보다 뒷 문장으로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가 이 색으로 형광펜 친 부분은 고치라는 의미가 아니라 좋아서 친 문장입니다.)

    ☞ 아이들도 혼자 놀 정도로 크고, [설명 필요] 조금씩 여유가 돌아오는 걸 느꼈는지, [아내는] 어느 날 갑자기 중고 키보드를 하나 사 들고 - 정확히 말하면 부둥켜안고 - 들어왔다.

    2만 원짜리였다. 소리도 깽깽거리고 건반이 두 번씩 눌려서 초보자들 손 망가지기에 딱 좋은 그런 물건이었다. 좋은 거 사줄 때까지 많이 치지 말라고 했지만,[절과 절 사이에 반점] 아내는 아는 동생에게서 간단히 코드 잡는 법을 배우더니 아이들과 남편 재우고 날마다 새벽 서너 시까지[띄어쓰기 : 단어를 나타내는 명사는 띄어씁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혼자서 찬양을 불렀다. 그렇게 재밌니, 물었더니 그렇게 재밌단다. 아직 뚱땅거리는 수준인데도 신이 나서 장모님께 전화를 걸어 건반을 쳐 드렸다[띄어쓰기:높임말 드리다는 보조용언으로 이므로 본용언과 띄어씁니다.]. “엄마, 이거 내가 그렇게 가르쳐달라던 피아노야! 어때? 감동스럽지? 울어! 울라고!” 장모님과 나도 아내를 따라 덩달아 신이 났다.

    어제는 낮에 사무실에 있는데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다. 또 새 곡을 익혔나 보다[띄어쓰기].

    * 조사나 어미 다음에 오는 말은 띄어 써야 합니다.

    난 전화기를 들고 나가 아내의 반주를 감상하려 했다. 새 곡은 새 곡이었는데, 많이 들어본 것이었다. 되게[‘무척’을 권합니다] 촌스러운 행진곡 스타일의 찬송가였다. 하긴, 옛날 곡일수록 코드 진행이 간편하긴 하다. 그런데 반주를 다 마친 아내가 “이거, 어머님이 알려주신 곡이야.”란다. “엄마? 장모님?” “어머님.” “잉?”

    처가가 아이들 학원 보내는 건 생각도 못 했던[띄어쓰기] 옛날, 아내가 우연히 친구 따라 동네 교회 가서 배운 노래 가사가 ‘인내하며 부르짖으라, 반드시 내가 너를 축복하리라’여서 어린 마음에도 힘을 받았단다.

    * [못 하다, 못하다]
    \'못\'은 띄어쓰기 오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못하다\'와 \'못 하다\'를 구별하여 바로 사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못\'을 붙여 쓴 예에는 열등하다는 뜻(능력이 없다, 비교 대상에 미치지 않다.)을 가졌거나 부정의 어미 \'-지\' 다음에 올 때입니다. 이 이외의 예에는 \'못\'이 부사이므로 띄어 써야 합니다.

    ** ‘처가가’ 부분은 무엇을 말하고 싶으신지 다소 불분명합니다. ‘처(妻)가’를 말씀하시고 싶은신지, ‘처가(妻家)’에서 아이들 학원 보내는 건~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전자라면 아내로 바꾸는 것이 통일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 아내가 교회에서 간 시점에 나이가 구체적으로 언제쯤인지 적어주시면 뒷 문장의 ‘어린 마음’이 자연스러워질 것 같습니다.

    그런데 너무 어렸을 때라 ‘그런 노래에 위로받은 적이 있었지’라는 어렴풋한 그리움만 있었지, 곡조고 정확한 가사고 기억이 나질 않았단다. 한 번쯤[띄어쓰기] 찾아보고 싶었는데 그게 이제 무의식 저쪽에 한 자락 걸치고 있는 그런 기억이라 도저히 알아낼 방법이 없었단다.

    * 이 두 문장은 내용이 비슷해 한 문장으로 줄여 쓰는 것을 추천합니다.
    한 문장으로 줄인다 하더라도 짧은 두 문장으로 나뉘어지긴 할겁니다. 거의 건들지 않고 고치자면 두 번째 문장을 ‘한 번쯤 찾아보고 싶었는데 그게 이제 무의식 저쪽에 한 자락 걸치고 있을 뿐이었다고 한다.’는 식으로 끝내는 것이 조금 더 간결해질 듯 보입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여느 때처럼 책꽂이에서 책을 막 헤집기 시작하는데 엄마 성경책이 딱 떨어지고 곡조처럼 종이 한 장이 팔랑팔랑 아내 건반 위로 떨어지더란다.

    * ‘곡조처럼’이 다소 불분명합니다. 설명을 해주시거나 빼는 것을 추천합니다.

    동시에 그 기억이 무의식을 탈출했단다. 참, 엄마가 아들의 반주를 잃고, 남편을 다른 곳에 잃고, 건강도 잃고, 생명을 잃을 때까지 내 주변 어디선가 외롭게 흥얼거리던 그 촌스런 찬양이 바로 그 ‘반드시 내가 너를 축복하리라 / 인내하며 부르짖으라’였다는 걸 앞에서 말했던가.

    “신기하지? 감사하더라[맞춤법], 이 악보를 여기 넣어두신 게.”

    * 어미 \'-드라\'는 \'-더라\'로 써야 합니다. [맞춤법 표준안 56조]

    두 사람의 거짓말 같은 드라마에 제삼자[맞춤법]인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었을까. 난 아내에게 다시 쳐달라고, 다시 쳐달라고 신청곡을 넣기만 했다. 들으며 손을 꼽아보니 점심값 아끼면 연말까지 괜찮은 키보드 하나 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 관용어나 고유명사에 있는 숫자는 한글로 씁니다. 단, 시각적 효과를 위해 \'6·25동란\', \'3·1정신\' 따위는 아라비아 숫자로 씁니다.

    ** 결말에 감탄 또 감탄하고 갑니다.

    좋은 글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끌어나갈 이 프로젝트에 있어서나, 제가 쓰는 글에 있어서나 이 글에 많은 부분을 빚질 것 같습니다. 다음 글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매일이수수께끼상자
    와........................
    감히 여기에 무슨 댓글을 어떻게 달아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이 됩니다.

    일단 이렇게까지 자세하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근무시간에 눈치보면서 쓴 거라 여기저기 고칠 게 많았던 게 맞고... 나중엔 회의 시간 다 돼서 급히 마무리 하는 바람에 조금 서둘러 쓴 감이 있지만 나름 눈에 안 띄게 가려놨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수정하시는 중에 보였던 거 같아서 굉장히 부끄럽네요. 몰랐던 맞춤법도 많고, 창피합니다.
    제가 탈고 한두 번 더했으면 분명 수정하셨던 부분처럼 바꿨을 부분도 있고, ... 더 보기
    와........................
    감히 여기에 무슨 댓글을 어떻게 달아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이 됩니다.

    일단 이렇게까지 자세하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근무시간에 눈치보면서 쓴 거라 여기저기 고칠 게 많았던 게 맞고... 나중엔 회의 시간 다 돼서 급히 마무리 하는 바람에 조금 서둘러 쓴 감이 있지만 나름 눈에 안 띄게 가려놨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수정하시는 중에 보였던 거 같아서 굉장히 부끄럽네요. 몰랐던 맞춤법도 많고, 창피합니다.
    제가 탈고 한두 번 더했으면 분명 수정하셨던 부분처럼 바꿨을 부분도 있고, 탈고 100번했어도 못 잡았을 것도 있어서 놀랍습니다.
    출판계통에 몸담고 있었을 때도 이런 수준의 편집은 본적이 없는데.... 혹시 현직 편집자 아니신지요? 맞으시면 못해도 팀장급은 넉넉히 되실 거 같은데 말이죠.

    정말 많이 배워갑니다. 조금 더 읽는 사람의 눈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기초적인 맞춤법/어휘도 알아갑니다. 빚은 제가 진 기분입니다.
    특히 \'잉\'은 다음에 고쳐보도록 하겠습니다.
    얼그레이
    헉..아닙니다..ㅜㅜ과찬의 말씀이세요..
    저는 그냥 글쓰는게 취미인 백수일뿐이에요..
    저야말로 이런 수준 높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시야가 바뀐 기분이에요.
    출판계에 계셨다니 어쩐지 수준이 다르시더라니..
    한글파일로 보시는게 가독성이 좋아서 쪽지로 메일 알려주시면 보내드릴게요:)
    좋은 글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매일이수수께끼상자
    아 맞다. 한글파일 부탁드린다는 걸 깜빡했습니다.
    메일 주소 쪽지로 보내드리오니, 잘 부탁드립니다.
    매매 읽겠습니다. 감사합니다.
    *alchemist*
    실론즈 노는데 이렇게 챌린저가 오시면 학살이지 말입니다......;;
    저는 뭐 지식도 없고 그래서 이런데 뭐라 말씀드리면 제가 욕먹을꺼 같아요.. ^^;
    나중에 특강 좀.. 굽신굽신
    매일이수수께끼상자
    같은 실론즈일뿐입니다. 크크
    그나저나 알케미시트님 롤 유저세요? 반갑네요 ㅜㅜ
    저는 정말 실제 롤 브론저입니다. 되게 열심히 하는데도 브론저에요 크크크;;
    멀고 먼 롤의 세계...
    *alchemist*
    반갑습니다 흐흐. 롤 나름 열심히 했지만 아직 언랭전사입니다 크크;
    전 욕하는 애들 싫어해서 원래 안했는데 친구들이랑 놀려고 시작했습니다 :)
    시즌2부터 했는데 실력 안늡니다 크크크크킄;;
    동생의권리
    매일수수께끼상자님, 당신의 정체를 폭로하기 전에 리플을 달아주세요
    원래 알고계신 사이인지 모르겠는데...
    외부에서의 관계를 온라인에서 지속하시는 것으로 보이는 댓글을 작성하시는 것은 피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사전정보가 없는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워서 위화감이 생기기도 하고, 거부감을 갖는 회원분들도 많아서요.
    동생의권리
    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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