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들이 추천해주신 좋은 글들을 따로 모아놓는 공간입니다.
- 추천글은 매주 자문단의 투표로 선정됩니다.
Date 17/04/12 17:05:50
Name   이슬먹고살죠
Subject   원룸 구할 때 고려해야 할 것 (#원룸 #부동산 #월세 #자취)
안녕하세요. 프로 월급도둑 이슬먹고살죠가 돌아왔습니다.
주제는 원룸 구할 때 고려해야 할 것 입니다.
QnA식으로 진행하겠습니다.

[Q. 방은 어떤 절차로 고르죠?]
A. 다양한 절차가 있지만 8년간 6개의 방을 거쳐온 프로 자취러인 저는 이렇게 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1) 다방 앱을 통해 원하는 지역의 원룸 밀집구역을 찾습니다. (다방에서는 어떠한 매물도 찾지 않고, 원룸 밀집구역과 전체적 시세정보만 파악합니다.)
2) 그 구역과 지하철까지의 동선에 있는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찾습니다. 아래 있는 기준으로 맘에 드는 중개사와 만날때까지 발품을 팝니다.
3) 맘에 드는 중개사와 만났다면, 그분에게 일임합니다.


[Q. 부동산 / 공인중개사 복비가 아까워요. 혼자 할 수 없나요?]
A. 혼자 할 수 있습니다. 기준가 5000짜리 방이면 복비가 20만원정도 나옵니다.
공인중개사를 끼고 작업을 진행하면 얻는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관련 서류를 떼지 않아도 됩니다. 부동산임대차계약서, 건물담보 대출금 금액, 자기자본비율 등에 대해서 자유로워집니다.
- 발품팔아가며 돌아다니고 연락할 필요가 없습니다. 차타고 편하게 이방저방 보고 맘에들면 계약하면 됩니다. 믿을만한 복덕방을 찾기 위해 발품을 이중으로 팔아야 한다면 상쇄가 되는 장점입니다.
- 마음에 안정감이 생깁니다. 시세보다 높게 뒤통수를 맞는 일이 없을 거란 믿음과, 보증금 떼일 일이 없을 거란 믿음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위 세 개의 장점과 20만원을 저울질해서 선택하시면 됩니다.


[Q. 어떤 공인중개사가 좋은 공인중개사인가요?]
A. 일단 무조건 차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발이 안 아픕니다. 그리고 소위 "집팔이"가 주로 쓰는 수법이 진짜 좋고 비싼 방을 연거푸 보여준 다음, 고객이 지칠 때 쯤 악성재고를 보여주고 팔아치웁니다.
공인중개사들 보는 기준가 확인 사이트가 있습니다. 이 사이트를 보여주지 않거나, 보지 않거나, 쉬쉬하면 경계하십시오. "기준가"에 대해 물어봤을 때, 말을 돌린다면 탈출하십시오.
당신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상이 무서우면 탈출하십시오. 그사람이랑 골목골목 다니며 방을 봐야 하니까요.


[Q. 기준가가 뭐에요?]
A. 기준가는 전세가, 매매가랑 비슷한 개념입니다. 어떤 방이 시장에 얼마에 나왔나를 말합니다.
(기준가 = 보증금 + k*월세)의 공식을 가졌으며, k는 고정된 계수가 아닙니다.
즉, 기준가 5천짜리 방은 (천+사십, k=100) or (이천+삼십오, k=86)입니다.
기준가는 어느정도 공개되기 때문에 쉽게 바가지를 씌우기 힘든, 이른바 "믿을 만한" 지표입니다.
계수 k의 조절은 공인중개사와 당신의 능력에 따라 소폭 변화합니다.


[Q. 전 보증금 많이, 월세 조금 받고 싶어요.]
A. 건물주가 왜 전세를 안 놓고 월세를 놓는지를 생각하면 쉽지 않은 요구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건물주는 3백이하, 2천이상의 보증금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그 이상으로 계약하려면 합이 맞아 떨어지거나, 계수 k에서 손해를 봐야 합니다.
어떤 건물주도 기준가 6천짜리 방을 4천/20에 주지 않습니다.


[Q. 방 보러 가면 뭐뭐 봐야하나요? - 외부환경 편]
A. 방과 대중교통의 거리, 올라갈 때(원룸은 거의 언덕에 있어요) 경사는 당연히 봐야 하구요, 놓칠 수 있는 항목을 알려드립니다.
- 집 근처 편의점 위치, 카페 위치 :: 원하는 만큼 가중치를 두세요. 그리고 처음 혼자 살아보는 거기 당신! 자취방에는 당연한 물건이 없을 때가 많습니다. 편의점은 생각보다 중요해요.
- 창문이 뚫린 길의 인구밀도와 유동인구 성격 :: 낮에 차량통행이 많다거나, 밤에 취객or무리지어 노래부르는 대학생이 있는 지 등등을 고려하십시오)
- 주인아저씨 동거 여부 :: 같은 건물에 살면 고장났을 때 빠른 피드백이 되며, 먹을 걸 종종 주십니다. 다른 건물에 살면 귀찮게 아는척/인사 안해도 됩니다. 취향이죠.
- 옆집 사람의 향기 :: 소음은 어차피 방고를땐 알 길이 없으며, 만약 시끄러워도 협상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집 청소를 안하거나 몸 청소를 안하는 옆집사람은 씻으라고 하기도 어려우며, 복도에 퍼진 냄새는 당신의 방을 잠식해갈 겁니다. 복도 딱 들어가는데 뭔가 향이 꼬리꼬리하면 탈출하세요.
- 성범죄자 알림e :: 이거 핸드폰 어플 깔면 바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성범죄자가 반경 1km에 아무도 없는 방은 없겠지만, 최소한 같은 건물에 사는 건 피할 수 있습니다.
- 캣맘 :: 당신이 고양이를 좋아하든 말든 상관 없습니다. 집 근처에 캣맘이 산다면 당신은 간헐적으로 고양이 발정기 울음소리에 시달리게 됩니다. 캣맘이랑 단판을 지을 수 있다면 상관이 없지만요. 집 근처에 고양이 사료 흔적을 유심히 살펴보십시오. 보통 물그릇 또는 참치캔의 형태로 발견됩니다.


[Q. 방 보러 가면 뭐뭐 봐야하나요? - 내부환경 편]
A. 방 크기와 창문 환기, 채광은 기본입니다.
먼저 주방에서는...
- 싱크대의 구조를 살핍니다. 특히 싱크대 수도꼭지? 부분이 샤워기처럼 뽑아 늘릴 수 있으면 굉장히 편합니다.
- 주방이 과하게 크거나 작은지 고려하십시오. 그리고 당신, 집에서도 안해먹는 밥, 혼자 산다고 해먹는 거 아닙니다.
- 싱크대 하수구 부식상태가 눈에 띌 정도면 탈출하십시오.
다음 화장실에서는...
- 화장실 창문은 "화장실 청소 주기"'에 영향을 미칩니다. 일주일에 한번씩 청소할 수 있다면 상관이 없습니다. 물때가 거슬리지 않는 분도 상관이 없습니다.
- 중개사나 집주인에게 "물은 잘나오죠?" 물어보지 말고 직접 틀어보십시오. 또한, 물은 잘나오는 것만큼 잘 빠지는 게 중요합니다. 반드시 테스트 해보세요. 세면대 물이 잘 안 내려가던가, 바닥 개수대가 고지대에 있으면 탈출하세요.
- 화장실이 과하게 크거나 작은지 고려하십시오. 큰 화장실은 커플이 같이 씻을 때 말고는 쓸모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방에서는...
- 벽을 반드시 두드려 보십시오. 창문쪽, 그러니까 건물 바깥쪽이 아닌 벽이 퉁퉁 소리가 난다면 탈출하십시오. 옆집 코고는 소리까지 듣고 싶지 않다면요.(건물 바깥쪽 벽은 퉁퉁 소리가 날 수도 있습니다. 바깥벽은 창문을 열어 두께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창문 채광은 선택이지만, 창문 통풍은 필수입니다. 곰팡이와 같이 살고싶은 건 아니죠?
- 인터넷 확인 하세요. KT, SKT, LG 모두 나사가 한군데씩 빠져있습니다. 전 모두 사용해 봤는데, KT는 일이주에 한번 꼴로 인터넷이 끊겼고, SKT는 인터넷 속도가 기본적으로 좀 느렸습니다. LG는 공유기 비밀번호를 못 바꾸겠습니다. 단, 이건 팩트가 아닙니다. 경험입니다.


[Q. 예쁜여자 많이 사는 데 살면 나도 생기겠죠?]
A. 당신이 사는 건물에 아무리 예쁜 여자가 많이 살아도, 오며가며 보는 그분들은 전부 (쌩얼+츄리닝+안경+머리안감음) 입니다. 그분들은 그 상태에서 만나는 남자는 남자 취급 안하십니다.


* 수박이두통에게보린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7-04-24 08:06)
* 관리사유 : 추천 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7
  • 막줄이 포인트네요
  • 막줄때문에 추천
  • 막줄만 기억되는 기적
  • 아 엄청공감하면서 읽다가 막줄....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88 문화/예술지금까지 써본 카메라 이야기(#03) – Leica X2 (이미지 다량 포함) 12 *alchemist* 20/07/23 5092 7
961 과학고등학교 수학만으로 수학 중수에서 수학 고수 되기 11 에텔레로사 20/05/22 6116 7
867 여행몽골 여행기 2부 : 숙박(게르) / 음식 / 사막 7 Noup 19/09/28 6154 7
840 문화/예술<동국이상국집>에 묘사된 고려청자 3 메존일각 19/08/01 5420 7
786 체육/스포츠안면밀폐형(방독면형) 미세먼지 마스크 착용기. 14 작고 둥근 좋은 날 19/03/27 7207 7
687 꿀팁/강좌의사소통 능력 (Communicative Competence) 2 DarkcircleX 18/08/21 8213 7
673 기타레전드가 되는 길: 이경규 vs 최양락 13 OSDRYD 18/07/30 8475 7
553 기타짧은 유치원 이야기 13 CONTAXS2 17/11/28 6993 7
541 음악Cool Jazz - 그대여, 그 쿨몽둥이는 내려놓아요. 4 Erzenico 17/11/07 6764 7
480 IT/컴퓨터재미로 써보는 웹 보안이야기 - 1 19 Patrick 17/07/25 6890 7
464 일상/생각내가 만난 스승들 #3 - 너 내 반장이 돼라 13 SCV 17/07/03 6090 7
461 역사삼국통일전쟁 - 3. 여수전쟁의 끝, 새로운 시작 11 눈시 17/06/28 4562 7
452 일상/생각숙제 무용론 국딩의 최후 11 Homo_Skeptic 17/06/14 6159 7
449 일상/생각아재의 신비한 디시갤러리 탐험기. 14 tannenbaum 17/06/10 7071 7
445 음악세상은 이런 색을 하고 있었던 걸까 5 틸트 17/06/05 7901 7
418 꿀팁/강좌[사진]인물 사진의 기초 - '프레이밍'을 알아봅시다. 2 사슴도치 17/04/25 7228 7
414 체육/스포츠Elo rating으로 보는 주요 클럽들의 피크 포인트 25 구밀복검 17/04/19 8035 7
405 게임목장이야기 : 세 마을의 소중한 친구들 리뷰 13 소라게 17/04/05 8464 7
410 꿀팁/강좌원룸 구할 때 고려해야 할 것 (#원룸 #부동산 #월세 #자취) 5 이슬먹고살죠 17/04/12 8973 7
344 음악등려군과 대북방송 이야기 17 기아트윈스 17/01/13 7055 7
334 영화영화, 소설, 그리고 영화 22 팟저 16/12/30 8444 7
330 역사러일전쟁 - 완. 포츠머스 조약 4 눈시 16/12/26 6377 7
281 꿀팁/강좌셀카기술학 개론 (1) 19 elanor 16/10/12 8877 7
277 역사러일전쟁 - 상제는 황제를 도우소서 14 눈시 16/10/06 5453 7
250 기타반사 21 기아트윈스 16/08/14 5619 7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