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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04/06 20:46:34
Name   lag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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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김치즈 연대기: 내 반려냥이를 소개합니다



*
안녕하새오, 나는 창원 어느 작은 아파트 마당에 사는 김치즈라 해오. 반가워오.

처음이니 우리 가족들이 날 부르는 이름으로 소개해봤어오. 그들은 특별히 나에게 '김'이라는 닝겐 성을 붙여주겠다고 했어오. 닝겐들의 세계에선 자식들이 아버지의 가족 이름 따르는 경우가 많다며, '김'을 붙여 준 거에오. 나름 뼈대 있는 고양이가 되었어오. 나한텐 별명도 많아오. 치할매, 치돌이, 치치즈, 복치즈, 귀둥이 등등등. 나는 이름 수가 사랑받는 척도라 여기고 있어서, 뭐라고 부르든 냐냐 열심히 대답을 해오. 그러면 맛난 음식이랑 깨끗한 물 많이 먹을 수 있어오. 뭐, 그건 그렇고, 홍차클러들이 나를 매우 귀여워해준단 이야기를 셋째 집사에게 들었어오. 고마워오. 보은으로 나와 우리 가족 이야기를 더 들려주고 싶어졌어오. 들어보겠어오?


*
내가 우리 가족을 처음 만난 그 날은 2014 년의 늦여름 - 초가을 사이의 어느 날였어오. 내가 수풀 속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데, 어디서 낯익은 냄새와 목소리를 가진 닝겐들이 걸어오고 있었어오. 나는 얼른 뛰어나가 볼록배를 뒤집어서 새하얀 솜털을 보여주었어오. 그들은 새 집에 이사오니 고양이도 생겼다며 꺄르르 웃고서, 내일 보자 하였어오. 나는 사실 조금 풀이 죽었어오. 그 닝겐들은 딴 닝겐처럼 맛난 것 하나도 주지를 않은데다가, 내일 정말로 올지는, 냥이인 나로선 잘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에오. 적지 않은 닝겐들은 언제나 다음에 온다 해오.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아오. 나는 그런 걸 몇 번 겪어봐서 잘 알아오.

그런데 다음 날 저녁도, 그 다음 날 저녁에도, 익숙한 듯 낯선 닝겐들은 꼬박꼬박 내게 찾아와서 맛난 밥을 주었어오. 동그란 원통에 든 캔 밥은 납작 건조한 과자보다는 훨 맛있어오. 그걸 맨날 주었어오. 나는 기뻤어오. 잘 먹는 내가 참 이쁘다고 쓰다듬어주던 닝겐이 이쁜 이름 하나 생각날 때까지 날 치즈로 부르겠다 말했어오. 치즈. 치즈가 뭔지 잘은 몰라서 냐냐 뭐냐고 물었더니만, 그녀는 치즈가, 닝겐들이 먹는 맛있는 거라고, 좋은 거라 해줬어오. 난 기분이 좋아서 구르륵 거렸어오. 보드라운 손길 가진 닝겐은 내가 내는 구르륵 소리에 한참이나 웃었어오. 그 닝겐이 웃자, 다른 닝겐들은 흐뭇하게 우리를 바라보았어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무렵, 셋째 집사는 나처럼 많이 아팠다 해오. 흰냥들 처럼 창백해서 나오거나, 아니면 나처럼 노릿 뜬 얼굴로 나에게 항상 웃어줬어오. 그럼 나는 최대한 귀여운 목소리로 냐냐 대답하고 꼬리로 집사의 얼굴을 쓰다듬어주었어오. 종종 너무 아픈 날엔 첫째 둘째 아빠 엄마 집사 밖에 볼 수 없었는데, 집사들은 항상 셋째 집사 걱정을 하면서 치즈 네가 수고가 많다고, 기특하다, 고맙다고 해줬어오. 나는 이상타 생각했어오. 한 일이라곤 셋째 집사와 먹고 자고 놀고 산책 조금 한 것 밖에 없었어오. 그런데도 두 집사는 내게 눈물 글썽이며 고맙다며 이뻐해주었고, 맛난 밥도 주었어오. 나도 고맙고 미안했어오.

컨디션만 좋다면야 셋째 집사는 늦은 오후에 기어나와 나랑 밥도 같이 먹고, 일광욕도 함께 해오. 셋째 집사는, 내가 열심히 그루밍 해둔 가지런한 등털 위에 뽀뽀하길 제일 좋아했었어오. 난 궁디팡팡이 더 좋은데. 갓 만났던 때도 셋째 집사가 얼굴을 파묻고 치근덕 거리면 상당히 귀찮았지만, 한동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오. 내 등에 얼굴을 파묻은 채로, 셋째 집사가 종종 울었기 때문이에오. 아프단 닝겐이 울면 난 얼음이 되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어오. 아파서 우니까, 가만히 옹그려줬어오. 아, 지금은 앙탈 부리면서 밀쳐내오. 그러면 뭐가 그리 웃긴지 깔깔 웃어오. 뭐어, 울지 않고 나도 더는 괴롭히지 않으니까, 그것만으로도 좋아오.


*
집사들은 번갈아가며 내려와서 하루에 두 번 밥을 줘오. 나는 주식으로 오리젠 x 이즈칸 x 위스카스 사료 믹스 먹곤해오. 지위픽은 맛 없어오. 캔은 거의 가리지 않지만, 한 때 미유믹스 열심히 먹다가 퇴행성 관절염 진단을 받은 이후로는 7세 이상 노묘용 쉬바를 먹어오. 나는 노묘 아니에오. 그렇지만 지난 여름 만난 의사 냥반 말이, 뒷다리 관절이 좋지 않아 체중 관리 하되 영양분이 부족하면 안 된다고 해오. 간식으로는 삶은 멸치, 흰생선살, 닭가슴살, 미아모아, 챠오츄르, 동결건조 트릿을 먹고오, 영양제로는 서플메이트 뼈관절젤리 먹고있어오. 첫째 아빠 집사 말이, 나보다 더 잘 먹는 것 같다, '묘팔자 상팔자'라네오. 고양이인 내가 봐도 그런 것 같아오. 닝겐들이여, 다음 생엔 고양이로 태어나세오.

집사들이 없을 때는, 마당을 산책하고 저 멀리 날아가는 새들을 구경하다, 폭신한 수풀 속에 누워서 오수를 즐겨오. 자면서도 두 귀는 쫑긋쫑긋, 주변서 무슨 소리 나는지 듣곤 해오. 집사들이 날 부르면 얼른 뛰어가야 하기도 하고오, ... 나는 바람 소리에 특히나 예민해오. 왜인진 몰라도, 바람이 서로 긁히면서 휘, 신경질을 내면 나는 그게 그리 무서워요. 예외가 있다면 산들바람, 산들바람 살랑살랑 불어오면, 나는 칼컬은 [깨끗한] 시골 고양이, 바람결에 맞춰가며, 그루밍을 정성들여 해오. 미세먼지 많은 봄의 회색 찹쌀떡은 어쩔 수 없지만, 그 외엔 꼼꼼히 온몸의 솜털을 빗어오. 요즘 같은 털뿜 시즌에는 그루밍을 보다 더 열심히 해야해오. 집사가 해주는 빗질도 참 좋아해오.

아 참, 귀 이야기 하니까 말인데, 나는 중성화가 되었어오. 나를 고자로 만든 의사 냥반은 분명 쟌인한 닝겐임에 틀림 없긴 하지만서도, 귀는 대개의 경우 그렇듯 아무렇게나 삐죽 자르지 않고 모서리 둥글게 살짝 잘라주었어오. 그래서 잘린 내 왼쪽 귀는 나름 귀여워오. 귀여운 솜털에 가려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티도 크게 안 나오. 내 눈을 잘 봐오, 내 눈은 초봄의 새순 색이에오. 배와 터럭은 크림색이고, 그 위론 치즈 태비 코트를 입어줬어오. 특히 앞다리의 베이컨 칩 무늬가 이쁘고, 오른 뒷다리엔 치즈색 점 박혔어오. 입 주위도 치즈색이 하트에오. 그리고 세상의 많은 태비들이 그러하듯, 나도 미간에 호랑이 무늬를 가졌어오. 셋째 집사는 내 덕에 냥이 미간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했어오.

집사들이 미간을 긁긁긁 해주면 졸리워오. 긁긁하다 그만하면 더 해달라 나직하게 냐냐 해오. 나는 절대 크게 말하지 않아오. 길에 살 때 소리 크게 내면, 닝겐들이 싫어했거든오 ㅡ 물론 닝겐들은 본인들이 시끄러운 줄은 잘 몰라오. 특히 아이들이 무서워오. 캣초딩이 제 아무리 별나대도 닝겐 초딩들을 능가하진 못해오. 걔들은 내 몸을 함부로 만지고, 큰 소리를 지르면서 날 무섭게 해오. 아이들이 마당에서 노는 주말이면 나는 꼭 난간 위에서 일광욕을 해오. 닝겐들은 얇은 난간 위에 앉지 못하지만, 균형잡힌 몸의 고양들에게는 일도 아니에오. 난 위 앉아 망을 보다가 다른 야옹들이 오면 우오오오오옹 사이렌 소리를 내면서 쫓아오. 그러다가도 어른 닝겐들이 오면 다정하게 담소 나눠오. 나는 꽤나 어른스런 냥이에오.


*
셋째 집사 아팠을 때 이 치즈가 가족 곁에 언제나 있었던 것처럼, 가족들은 치즈 아팠을 때 돌봐주었어오. 지지난 겨울에, 새해 맞아 캔을 먹은 다음 날에, 나는 어떤 고양에게 솜방맹이 공격 당해 양 볼에 상처가 났어오. 나는 할큄 당한 자국이 너무나 아파서 그루밍 했어오. 그런데 그루밍 할수록 눈을 뜰 수 없었어오. 내 얼굴을 보고 깜짤 놀란 셋째 집사는 다음 날 새벽에 가방 하나 들고 나타났어오. 가방 좋아하는 내가 그 안으로 머리 들이밀자마자 셋째 집사는 가방 문을 잠그고 어디론가 떠났어오. 나는 무서워서 우옹우옹 울었지만, 셋째 집사는 가방에 손을 넣어 머리만 쓰다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오. 부릉부릉 소리가 멈추고 어딘가로 들어가는 기척이 났는데, 갑작스레 개 짖는 소리가 들렸어오.

병원이었어오. 나는 무서워서 아무 소리 내지 않고 가방 구석 숨었어오. 의사 냥반은 내가 사람을 잘 따른다고 하니 천천히 가방 문 열어서 나를 쓰다듬어 주었어오. 그제서야 나는 겨우 안도하고 미오미오 아기 소리 내었어오. 의사 냥반이 내 얼굴을 요리조리 뜯어보고선, 치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나 정확치 않으니 엑스레이 찍어보고 상처 치료 하겠다고, 집사를 바깥으로 내보냈어오. 떠나는 집사의 뒷모습을 보고 나는 다시 무서워선 우옹우옹 울었지만, 의사 냥반이 치즈, 괜찮다, 하자마자 곧 잠들었어오. 마취도 하고, 사진도 찍고, 소독도 하고, 연고 바르고, 영양 수액도 맞았어오. 일어나니 볼이 몹시 아팠어오. 온 몸에 힘 하나 없어서 우옹우옹 울 수 조차 없었어오. 마당으로 돌아가고 싶었어오.

양 볼에다 솜방맹이 펀치 맞아 이렇게 상처가 났을 때, 그루밍은 세균을 되려 증식시킨대오. 나는 그것도 모르고 계속 세수를 했고, 세균이 번져서 눈을 뜨지 못했던 거에오. 눈 주변의 솜털들이 다 뽑혀서 아프긴 했지만, 의사 냥반이 이젠 괜찮다고, 일주일간 항생제랑 밥 잘 먹음 나아질거라 해주었어오. 길고양이 치곤 건강 상태 매우 좋고, 앞으로도 잘 지내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집사들 모두가 한시름 놨어오. 그 날 밤엔 마취가 덜 풀려 처음으로 집에서 잤는데, 내가 올라가 쉴 소파랑 담요도 있고, 창밖도 보이고, 방바닥도 따뜻하고, 화장실도 있었어오. 집사들은 밤새 나를 쓰다듬으면서, 우린 이제 가족이라 속삭여줬어오. 난 졸리고 피곤한 척 눈을 감고 있었지만, 다 들었어오. 가족이라는 집사들의 말, 감동였어오.


*
그 즘부터 나는 집사들이 주는 고인 물도 믿고 마셨어오. 예전에는 내 눈 앞에 물이 흐르지 않으면 절대로 마시지 않았는데, 닝겐들은 가족이니, 나에게는 좋은 물만 줄거라고, 굳게 믿게 됐거든오. 그리 잘 지내고 있었는데, 날씨가 더워질 무렵에, 난 절뚝이기 시작했어오. 더워서 그런지 입맛도 떨어져, 나는 수풀 속에 숨어 나오지 않고서 가족들을 걱정시켰어오. 날 유심히 관찰하던 엄마 집사는 제일 먼저 절뚝이는 오른쪽 뒷다리 발견하고, 누나 집사에게 전화를 해 불렀어오. 누나가 급하게 뛰어온 날 밤에, 나는 다시 가방에 들어가 집에서 하룻밤 꼬박 새고, 다음 날 아침이 밝자마자 또 다시 개 짖는 소리가 들리는 병원으로 향했어오. 이동장 안에서 무서워 우옹우옹 울어대니, 택시 기사님이 '괜찮다' 했어오.

저번에 본 의사 냥반 다시 만나니까 더더욱 무서워졌어오. 이번에도 엑스레이 찍었는데, 내 다리가 아픈 이윤 '퇴행성 관절염'때문이라네오. 퇴행성 관절염에 대해서 라면, 식이 조절과 운동 이외엔 할만한 처방이 딱히 없단 말을 듣고, 아빠엄마 집사들은 돈 많이 들까 잠시라도 걱정했던 자신들이 밉다했고, 누나 집사는 눈물 뚝뚝 흘리면서 연신 내게 미안하다 사과했어오. ... 그렇게 자책할 필요는 없는데, 난 김닝겐들만 있으면 되는데. 사실 난, 어릴 적 교통사고 당한 적 있어오. 지금 가족들과 비슷한 냄새에 목소릴 가진 사람들이 나를 구해다가, 앞으론 잘 걸으라고 다리에 철심도 박아주고, 고자도 만들어주었거든오. 오른 뒷다리가 종종 욱신욱신 아프기는 했었지만, 이렇게나 나빠진 줄 몰랐어오.

김닝겐들에게 미안해졌어오. 이건 김닝겐들 잘못이 아닌데, 계속 미안하다 하니 한 번 더 미안해졌어오. 그래서 앞으론 더 잘 먹고 산책도 더 열심히 해 건강한 야옹이 되기로 했어오. 관절 영양제도 꼭꼭 씹어 다 먹고오, 몸이 조금 안 좋으면 황토가 있는 곳 파내서 그 위에서 뒹굴고오, 원래 많이 뜯던 풀도 보다 많이 뜯어먹고 헤어볼을 토해내오. 일광욕이랑 그루밍은 타고나서, 내가 몸단장 하고 있으면 새색시 같다는 칭찬을 꽤 많이 들어오. 그럴 땐 내가 좀 이뻐오. 이젠 오른 뒷다리가 회복세에 들어서서, 안 아플 때처럼 좋아하는 벚나무를 캣타워 삼아다 올라가진 못하지만, 이족 보행하며 스크래칭 할 수는 있어오. 밍크 솜털 보송 찌는 매 겨울엔 동네방네 치즈 임신설이 나돌 정도에오. ... 나는 남아에오!


*
마당에 살다가 다리가 더 아파져서 바깥에 더 이상 살 수 없게 되면, 셋째 누나 집사가 산다는, 바다란 새파란 멋진 게 있다는 동네로 이사를 가기로 했어오. 첫째 아빠 집사와 넷째 형아 집사는 기관지가 좋지 않아 약을 종종 먹곤 해오. 같은 집을 쓰게 되면 남집사들이 힘들어해오. 창원에서 태어나서 가음동을 떠나본 적 없는 나는, 바다가 뭔지 잘 모르지만, 셋째 집사 말이 햇볕에 반짝이 빛나는 이쁜 파랑이라 해오. 바다를 집에서 매일처럼 볼 수 있다 하니까 설레오. 셋째 집사는 별 알러지가 없고 가족들 중에선 고양을 나름 잘 알고 이해해주는 편이라, 셋째 집사 네에 살면 지금처럼 자유롭진 않다해도 따뜻한 방에서 보호 받으면서 살 수 있다 해오. 빗질도 더 자주 해주고, 맛난 간식이랑 폭신한 방석도 많이 사줄거라 찹쌀떡 걸고 약속했어오.

흐음, 지금의 생활도 만족스러워오. 가족들이 항상 나를 돌봐줘오. 첫째 아빠 집사는 냥이인 내가 고양이들과 못 지낼 뿐더러 남아들에게 영역 확보가 매애애애우 중요하단 걸 알게 된 이후로, 사나운 야옹이 사운드 엇비슷한 것만 들려와도 한밤중에 막대기 들고서 뛰어내려와오. 가끔씩 딴 고양들이 침입하면 사료를 좀 주고 마당 밖으로 내보내는데, 그럴 때마다 아빠 집사 뒤 숨어서 하는 제 2 고양이 노릇은 냥꿀잼이에오. 그러는 날 더러 바보라 타박을 하지만, 눈치가 빠른 난 사실 나를 가장 좋아하는 집사는 첫째 집사란 걸 잘 알고 있어오. 둘째 엄마 집사는 동물을 무서워 했지만, 이제는 궁디팡팡도 직접 해주고 간식도 손으로 많이 먹여줘오. 특히 점심은 엄마 집사가 주로 주어서, 요즘 꼬리로 매일 같이 안아줘오.

셋째 집사는 지난 초봄에 부산이라는 동네로 이사를 갔어오. 이사는 갔지만 내가 사는 창원이랑 가까워서 일주일에 한 번 꼴로 보는데, 올 때는 사냥에 크게 성공해서 빈손으로 오는 법이 없어오. 한동안 힘 없는 모습만 봤는데, 이사를 가더니 사냥도 잘하고 털 아니라 살도 많이 쪄왔어오. 집 수리 하거나 병원에 가거나 하는 큰 일들 대개는 셋째 집사 몫이에오. 넷째 형아 집사는 딴 집사들만큼 보지는 못해오. 서울이라는 곳에 살아서, 내가 병원 갈 때 타는 차라는 걸 타고 와야만 하는데, 시간 많이 걸린대오. 그렇지만 오는 5 월에는 교생 실습이란 것 때문에 한 달 정돈 나랑 같이 지낼 수 있다고 했어오. 나한테 관심이 없는 척 하지만, 셋째 집사가 그러는데 올 때 맛난 신상 많이 사오기로 했다네오. 냥심장이 두근두근, 기다려져오.


*
며칠 전, 가족의 또 다른 가족이 놀러와서 나를 보러 왔었어오. 셋째 집사가 내 소개를 하며 이리저리 별 이야기 다 해주자 따라온 키 큰 친구 하나가 물어봤어오: "누나, 누나는 치즈를 어떻게 그렇게 속속들이 다 알아요? 진짜 열심히 관찰했나봐요." 그러자 셋째 집사가 이렇게 대답했어오: "사랑하니까. 사랑하면 정말로 사소한 하나하나, 모두 다 보여. 더군다나 반려동물들은 말을 못하니까 아픔조차 표현을 못해서, 늘 유심히 지켜봐야 하더라고. 확실히 신경이 많이 쓰여. 근데, 내가 신경 쓰는 그 이상의 충만한 행복을 안겨줘. 무엇보다, 동물들은 사람처럼 배신하지 않는단다."  

셋째 집사는 습관처럼 닝겐들이 추악하고 간사하다 말하지만, 우리 가족 만난 이후 나는 닝겐들에 대해,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살아오, 세상엔 안 그런 착한 닝겐들도 있지 않을까, 하고오. 그런 희망을 식빵에 품고 살지 않으면, 김닝겐들도 언젠가 내 곁을 떠날 것 같아서, 닝겐의 존재를 최대한 긍정하며 살려해오. 김닝겐들은, 내가 어릴 적 함께하지 못했지만, 죽을 때까진 지켜줄 거라 약속했어오. 앞으로도 김닝겐들과 행복하게 살고 싶어오. 나의 행운 빌어줘오. 오랜 시간, 재미 없는 냥 이야기 들어줘서 고마워오. 우리 홍차클러들도 행복해오. 만나면 궁디팡팡 해줘오, 또 올게오!

* 수박이두통에게보린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7-04-17 08:21)
* 관리사유 : 추천 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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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이 느껴지는 감성글 추천!
  • 주인님은 추천
  • 춫천
  • 귀엽다, 정말 귀엽다. 타임라인에서 보던 치즈가 이런 매력덩어리였네요. 오늘부터 치즈팬합니다!
  • 고양이 집사님은 춫천이야
  • 매번 생각하지만 라곰님의 글을 보면 라곰님이 쓴 소설을 읽고 싶달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 대학 후배가 생각나기도 하고요 ㅎ_ㅎ
  • 행복해지는 글
  •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정말 사랑이 담뿍담뿍 담긴 글이에요 엉엉엉엉!!!!!!!!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렴 치즈야 ㅠㅠㅠㅠ
  • 치즈태비는 추천
  • 추천해요
  • 강아지파지만 이 글은 추천을 아니 할 수 없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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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아아 치즈야아아!
우쮸쮸
강아지들처럼 앙증맞진 않지만 고마워오,
우쮸쮸 자주 해줘오 ㅇㅅㅇ /
파란아게하
이거군용!!!!!!!!!!!!
안녕~~~~~~~~~~~~~~~~~~~~
안녕하세오, 파반장님 ♥
소라게
아 너무 귀여워. 문장 하나하나 정말 귀여워서 읽고 또 읽었네요.
치즈야, 이젠 좋은 거만 먹고 다리도 많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힝 치즈가 보고 싶어요. 햇살 가득한 곳에서 꾸벅꾸벅 조는 치즈를 보면 제 마음이 다 평화로워질 것 같아요.
소라게 님 애기 이름은 뭐에요? 궁금해요!
체구가 작다 보니, 조금만 신경써도
신경 쓴 티가 확 나더라고요, 동물들은.
사랑받은 티를 확 내어주니,
저도 치즈를 더 사랑하게 되나봐요 :D

언젠가 남쪽 나라 오실 일 있으시거든,
치즈 한 번 보러가요.
그리구 소라게 님 애기 사진도 많이 보여주세요,
너무 사랑스럽더라고요 ♥
사나운나비
애기아님.. 주인님임......
... 굳이 애기라고 불러
주인님임을 외면해보고 싶었건만 흑흑 ㅋㅋ
그래도 소라게 님 주인님 같이
이쁘고 사랑스러운 주인님이시면
평생 주인님 대접 해드릴 수 있어요 ㅇㅅㅇ ♡
치즈야, 아프지 말고 셋째 집사에겐 닝겐들을 좋아해도 괜찮을 거라고 전해 줭.
이제 다리가 많이 나아서
스크래칭도 서서할 수 있어오 ㅇㅅㅇ /
셋째 집사가 아무래도 팔랑귀라
열심히 설득해보겠어오,
아마 곧 설득 당할거에오.

에밀 님, 고마워오 !
잘봤어요! 치즈도 셋째 집사님도 더 이상 아픈 일 없이 좋은 일만 있기를 :D
고마워오, 나단 님께도 좋은 일만 빵빵 터지길 기도하고 있어오! ㅇㅅㅇ /
진짜 가족이네요 '-' 바라시는 대로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사실 수 있길~ 치즈도 집사님들도요~
또 하나의 가족, 치즈 ♥ 만나고 나선
인간의 한 시간이 치즈에겐 10 분 이라는 거,
인간이든 고양이든 언젠가는 죽는다는 거,
늘 가슴에 새기면서 살게 되어요.

생각 외로 우리에겐 시간 많이 없으니까,
그 동안 만이라도 열심히 치즈 사랑할거에요 > ㅅ <
글을 읽고 나니 여러가지 감정이 교차해서인지 몰라도 묘한 느낌이 드네요.


아프다는 것.. 몸이 아픈 건 치료와 시간이 병행되면 회복이 될 수 있지만, 마음이 아픈 건 약도 없으니까요.

치즈도.. 다시 돌아온다는 인간의 말을 믿었는데 돌아오지 않아 마음의 상처를 입고 또 입고.. 내일 보자 라는 말에 정말 올지 알 수 없었다는 건 그 만큼 돌아오지 않은 인간이 많았다는 것 이겠죠.


[동물들은 사람처럼 배신하지 않는다.]

이 문구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요.
... 더 보기
글을 읽고 나니 여러가지 감정이 교차해서인지 몰라도 묘한 느낌이 드네요.


아프다는 것.. 몸이 아픈 건 치료와 시간이 병행되면 회복이 될 수 있지만, 마음이 아픈 건 약도 없으니까요.

치즈도.. 다시 돌아온다는 인간의 말을 믿었는데 돌아오지 않아 마음의 상처를 입고 또 입고.. 내일 보자 라는 말에 정말 올지 알 수 없었다는 건 그 만큼 돌아오지 않은 인간이 많았다는 것 이겠죠.


[동물들은 사람처럼 배신하지 않는다.]

이 문구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요.


배신을 하는 사람이 있고, 당하는 사람이 있고.. 서로서로 좋게 지내면 좋을텐데요. 사람도 동물도..

그럴 수 없는 이 현실이 좀 야속하기도 하고 그렇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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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치즈는 누가 뭐래도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을 거예요. 누구보다도 치즈를 사랑해주는 집사님들이 계시니까, 글만 봐도 사랑이 넘쳐 흐르는게 절로 보일 정도니까요.


마음의 상처를 남기는 건 인간이지만, 마음의 상처를 치료해 줄 수 있는 것 또한 인간이라는 것, 이 내용을 치즈에게 말해주고 싶네요.

셋째 집사님에게 전달해달라고..


/////////////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감사드려요.
사실 여행 가기 전에 글을 다 써놓았는데,
아무래도 너무 팔불출 기운이 덕지덕지 한지라,
한참 고민하다가 겨우 글을 올렸어요.

반려동물 아니라도,
인간이 사랑을 쏟을 수 있는 존재들은
인간 포함 도처에 존재하니까,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 한다면,
제 진심이 치즈와 홍차클러분들에게도
전해지지 않으려나, 싶어 티타임에 질러보았습니다.

저도 치즈나 홍차넷, 주변의 좋은 분들을 만나가며,
조금씩 마음을 열어보아야죠, 쉽지는 않지만.
자꾸 쪼그라드는 마음을 다림질 해가면서 :)

선율 님의 ... 더 보기
사실 여행 가기 전에 글을 다 써놓았는데,
아무래도 너무 팔불출 기운이 덕지덕지 한지라,
한참 고민하다가 겨우 글을 올렸어요.

반려동물 아니라도,
인간이 사랑을 쏟을 수 있는 존재들은
인간 포함 도처에 존재하니까,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 한다면,
제 진심이 치즈와 홍차클러분들에게도
전해지지 않으려나, 싶어 티타임에 질러보았습니다.

저도 치즈나 홍차넷, 주변의 좋은 분들을 만나가며,
조금씩 마음을 열어보아야죠, 쉽지는 않지만.
자꾸 쪼그라드는 마음을 다림질 해가면서 :)

선율 님의 사려 깊은 덧글 감사드립니다.
매번 생각하지만 라곰님의 글을 보면 라곰님이 쓴 소설을 읽고 싶달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 대학 후배가 생각나기도 하고요 ㅎ_ㅎ
[이크 실수로 추천글에 남겨버렸네요 ~_~]
하앍, 소설이라니 과찬이십니다.
전 호흡도 짧고 집중력도 떨어져서 글 잘 못써요 ㅋㅋ
이런 똥고양이 뻘글 섬세하게 읽어주셔서 감사 드려요 ♥
셋째 집사님 아프지 말길
치즈 노는곳 또 가야징ㅋㅋㅋ
셋째 집사 요새 힘이 너무 세어지고
밥도 많이 먹어서 살짝 무서워오 ... ㅋㅋㅋ

그나저나 나는 요즘 털갈이 시즌을 지나고 있어서
털 쪘던 게 많이 빠지구 날씬해졌다옹 ㅋㅋ
날씬한 내 모습은 이 시즌에 특히
잘 볼 수 있는 거니 얼른 놀러와오 ㅇㅅㅇ /
나는 정말 뚱냥이 아니에오 ㅋㅋ
누가봐도 뚱냥이는 아니잖아요
비 오는 날 부산가서 세인트님 지갑을 털고 다음날에 치즈를 보러 가야겠군요ㅋㅋㅋㅋㅋ
본가 동네 이웃 선생님들은
기준이 엄격하신가봐요 ㅠ ㅅ ㅠ
사시사철 치즈더러 '즈기 너무 잘 묵어서
비만이라 큰일이다, 뒷목 봐라, 저저,
동맥경화 걸리겠네, 아, 아잉가, 임신인가?' ...
이런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는 ㅋㅋ

동네 주변에 치즈는 드물어서
혹시 치즈태비 보시면 치즈 맞을거에요 ㅋㅋ
딸기우유
어쩜 이리도 글을 맛깔나게 잘 쓰셨는지~~ 감동스러워요. 동물 가족-멍뭉이 김사랑- 에게 많은 걸 받은 또다른 한 사람으로서 눈물을 한움큼 흘리며 읽었네요. ㅠ.ㅠ 좋은 글 감사합니다. 언제까지나 치즈랑 가족분들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멍멍이 사랑이와 함께 하시니
제가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한 부분,
깊이 이해해주시고 좋게 봐주신 거라 생각해요.

엉뚱발랄한 치즈 덕분에
저희 가족은 늘 웃으며 산답니다.
사랑이와 딸기우유 님, 가족 분들께서도
오래도록 행복하시기를 :D
엉엉엉엉 엉엉엉엉!!!!!!!!
치즈도 라곰님도 서로 넘나 사랑하고 사랑받는게 그득그득 아주 꿀 흐르네여 엉엉엉!!!!!! ㅠㅠㅠㅠㅠㅠㅠ 마음이 찡해요 끄앙... ㅠㅠㅠ 예쁜 이야기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초봄의 새순 색 눈을가진 치즈야 아푸지마로라 슬푸지마로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한국엔 봄비가 많이 내려서,
새로 돋는 봄 풀 뜯다가 집에 들어왔어오 ㅋㅋ
집에 있으면 조금 답답한 대신에
아빠 집사용 전기장판 위에 누울 수 있어서,
관절도 덜 아프고 훈훈 나른 하다옹.
역시 몸 굽굽 하는 게 최고 ㅋㅋㅋ

참, 우리 이야기 이쁘게 봐줘서 고마워오!
추천 사유 보고 바로 엘라노어 님
강림하신 줄 알았지오 ㅋㅋ ㅇㅅㅇ v
엘라노어 님의 탁 트여 거침 없는 표현을
셋째 집사가 참으로 좋아해오.
성격 드러운 우리 셋째 집사 좀 잘 부탁드려오 ...
아주 망나니에오 ... 굽신굽신... 더 보기
한국엔 봄비가 많이 내려서,
새로 돋는 봄 풀 뜯다가 집에 들어왔어오 ㅋㅋ
집에 있으면 조금 답답한 대신에
아빠 집사용 전기장판 위에 누울 수 있어서,
관절도 덜 아프고 훈훈 나른 하다옹.
역시 몸 굽굽 하는 게 최고 ㅋㅋㅋ

참, 우리 이야기 이쁘게 봐줘서 고마워오!
추천 사유 보고 바로 엘라노어 님
강림하신 줄 알았지오 ㅋㅋ ㅇㅅㅇ v
엘라노어 님의 탁 트여 거침 없는 표현을
셋째 집사가 참으로 좋아해오.
성격 드러운 우리 셋째 집사 좀 잘 부탁드려오 ...
아주 망나니에오 ... 굽신굽신
파란아게하
아 읽을 시간이 없어 춫천만 달아놓고,
일어나 읽다가 아침부터 눈물 콧물 다 빼고 울다 웃다 했네요.
치즈 안녕★
좋은 글 감사합니다. 꾸벅 ( _ _ )
파반장님께서도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영광입니다!
별 내용도 아닌데 쓸데 없이 길어졌지요? :)
앞으로도 종종 탐라에 치즈와 함께 올테니
많이 이뻐해주세용 ㅇㅅㅇ ♡
사나운나비
꿀이 흐르는 어여쁜 이야기 너무너무 감사해요~
아이구 우리 이쁜 치즈는 집사가 많아서 좋기도 하겠다.
보는 내내 정말 행복했어요. 둘 다 아프지 않고 오래오래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가슴따뜻한 이런 글 자주자주 써주셨으면 좋겠어요.
사나운 나비 님께서 행복하셨다니,
팔불출 뻘글이지만 올린 보람 × 힘이 퐁퐁 솟아요!
응원해주신 만큼 오래오래 행복하겠습니다.
그리고 뭣보다, 치즈 바라보는 만큼
세상을 조금 더 고운 눈길로 바라볼게요.
사나운 나비 님 비롯 좋은 분들과도 나누고요 :)
신문안사요
이렇게 정성가득 사랑가득한 글이라니! 제 마음이 다 풍족해지는 글이군요
이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치즈가 저에게 베풀어 준 사랑을 생각함,
더 많이 나누고 사랑하며 살아야 겠다,
매일매일 다짐해요 :)
나방맨
안녕하새오 밤이애오 치즈랑 친하개지내오
이쁜 밤이랑 친하게 지내고 싶어오,
쿠키랑도 친하게 지내고 싶어오,
냥친구들이 생겨 행복해오 ㅇㅅㅇ ♡
사나운나비
안녕 밤>ㅅ</ 여기서 보네~
tunetherainbow
얘는 갇혀 사는데 자유롭게 사는 마당냥이 부러워요. 창문 열어놓으면 바깥 구경 삼매경이라 안타깝기도 하고요. (그런 주제에 현관에서 1미리만 나가도 무섭다고 벌벌벌)

성격 꼬인 상태로 다늙어서 평생 더러운 성격으로 살아야하나 했는데 고양님 모시니까 좀 바뀌는 것 같더라고요. 쬬큼이지만.
고양이들에게 바깥 구경, 풍경 구경이
인간의 티비 보기와 비슷하단 얘길
주워들은 적이 있어요.
티비는 좋지만 외출은 무서운
귀여운 고양님이시네요 :)
특히 입이 아주 앙증맞고 이뻐요!

치즈의 거처는 ... 저희도 고민을 많이 했는데,
한 1년 정도 두고 지켜본 결과
녀석이 여지껏 활동범위를 넓히며 살아온데다
그 영역 밖으론 나가는 일이 좀처럼 없고,
또 결정적으로 관절염에는 적당한 자극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려서 살던 곳에 두고 있어요.
그래봤자 아파트 마당이지만요 ㅇㅅㅇ ...
대신 곳곳에 숨숨집을 만들... 더 보기
고양이들에게 바깥 구경, 풍경 구경이
인간의 티비 보기와 비슷하단 얘길
주워들은 적이 있어요.
티비는 좋지만 외출은 무서운
귀여운 고양님이시네요 :)
특히 입이 아주 앙증맞고 이뻐요!

치즈의 거처는 ... 저희도 고민을 많이 했는데,
한 1년 정도 두고 지켜본 결과
녀석이 여지껏 활동범위를 넓히며 살아온데다
그 영역 밖으론 나가는 일이 좀처럼 없고,
또 결정적으로 관절염에는 적당한 자극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려서 살던 곳에 두고 있어요.
그래봤자 아파트 마당이지만요 ㅇㅅㅇ ...
대신 곳곳에 숨숨집을 만들어주고
악천후에는 집에 들어와 자는 걸로 하니,
녀석도 답답하지 않아 좋고
기관지 문제로 고생하시는 남집사들에게도
좋아서 나름 다행이라 여기고 있답니다.

저도 치즈 만나고 나서 많이 밝아졌어요.
역시 고양이의 힘이란 대단합니다 ㅋㅋ
strelka
삼색이... 원랜 올블랙이었던 제 냥-로망의 순위를 흔드는 너란 녀석...
세인트
치즈는 사랑을 많이 받고 있어서 저렇게 이쁜가바오.
원래 사랑을 많이 받고 있으면 아름다워진다오.
엘에이곰님도 치즈에게 사랑받고 있어서 아름다운가보오.





...와이프는 나를 미워하는것이 틀림없소
흐흐흐흐흑 막줄 너무 슬픈 거 아니에오?
세인트 님 만큼 모범적인 남편이
세상에 묘상에 또 어디 있단 말임묘 ... ㅠ ㅅ ㅠ
와이프 님두 우리 고양들과 같은 츤데레일거에오.

셋째 집사가 자꾸 이번 생은 틀렸다며
이쁜이 치즈만 사랑해주기로 했는데,
짠내나면서 기쁘고, 만감 교차해오.
불쌍한 우리 바보 집사,
내가 마이 사랑해줘야겠어오 ㅋㅋ
세인트
저어어언혀 안 모범적입니다 ㅋㅋㅋ
맨날 출장다니고 집에 없고 새벽에 들어오고 나가고 ㅠㅠ
와이프 아픈데 출장나가 있을때 제일 미안한 ㅠㅠ

그나저나 치즈 사진은 정말로 한 장도 버릴 사진이 없군요 아유 귀여워서 어쩔겨 ㅋㅋ
옹? 나 좀 귀엽냐옹? ㅇㅅㅇ


... 세인트 님, 냥이나 냥이형 타입의 닝겐
입장에서 모범적인 배우자의 제1조건은
상대방에게 개인 시간을 충분히 제공하는 거에오.
... 그렇지만 아플 땐 좀 서럽겠지오?
세인트 님 같은 남편이 있다 없음 더더욱 흑흑
와이프 님이 늘 건강하시기를 기도해오 :)
strelka
이곳이 홍차넷 집사 모임이라는 얘길 듣고 찾아왔습니다.
집사 모임에 온 걸 두 팔 벌려 환영해오 ㅋㅋ
랜선 집사 이모 집사 삼촌 집사 아재 집사
레알 집사 ㅡ 혹은 캔따개 ㅡ 모두모두 환영해오 ㅇㅅㅇ
영원한초보
- 목욕탕에서 해어질 때 -

저희는 아파트 1층에 구멍 뚫어 놓은 외출냥인데요.
요새 고양이로 태클 거는 사람이 있어서 골아프네요.
밖에서 키운다고 뭐라하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좋겠네요.
영원한 초보님 아기 눈 한 쪽에 진한 아이라인이!
얼굴도 작구 코트도 이쁘구, 아주 미묘여요 ♡

캬 ... 1층에 냥이 전용 출입구가 있는 건가요!
부럽네요, 저희 집은 9층이라 ㅡ
밥 주기 전에 발코니에서 아버지가 치즈,
부르면 치즈색 점이 마당에 갑자기 나타나요 ㅋㅋ

치즈 거처는 나름 신경 써서 정한 거구,
바깥에도 치즈 집이랑 숨숨집이 몇 개 있어서
치즈에게 그리 나쁘진 않은 환경인데 ...
저도 치즈 외출 / 마당 냥이란 건
분위기 보고 이야기하는 편이여요 :)... 더 보기
영원한 초보님 아기 눈 한 쪽에 진한 아이라인이!
얼굴도 작구 코트도 이쁘구, 아주 미묘여요 ♡

캬 ... 1층에 냥이 전용 출입구가 있는 건가요!
부럽네요, 저희 집은 9층이라 ㅡ
밥 주기 전에 발코니에서 아버지가 치즈,
부르면 치즈색 점이 마당에 갑자기 나타나요 ㅋㅋ

치즈 거처는 나름 신경 써서 정한 거구,
바깥에도 치즈 집이랑 숨숨집이 몇 개 있어서
치즈에게 그리 나쁘진 않은 환경인데 ...
저도 치즈 외출 / 마당 냥이란 건
분위기 보고 이야기하는 편이여요 :)
영원한초보
왼쪽눈이 삼안검 기형으로 태어나서 수술했습니다 ^^
그래서 더 정이 가네요.
겁은 많지만 완전 개냥이에요 ㅎㅎ
어머, 고양이도 상안검 기형이 있군요.
하지만 말씀해주시지 않았음,
한 쪽 아이라인 때문에 눈 크기가
차이나 보이는 거라 생각했을 거에요.
저희 어머니가 밥 주시던 아이 중에
아이라인이 제대로 짝짝이인 녀석이
한 마리 있었거든요.

웬일인지 아픈 녀석들에게 더 정이 가지요 :)
개냥한 주인님과 오래도록 행복하시기를!
고양이를 몹시 사랑하시는군요. 혹시 학교 다니실 때 캠퍼스내 고양이들이 다쳤는지 살펴보거나 새끼를 돌보거나 하시지 않았나요?
캠퍼스 말씀하시니 대학 기준이라 보고,
저는 05 학번인데요,
학교 한참 다닐 때는 [뭔가 연식 인증하는 기분 ㅠ ㅅ ㅠ]
길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지금 만큼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고양이들을 만나면, 너무 이쁘고 사랑스러워서,
종종 소세지랑 물을 주는 정도였지요.

그리고 학교에서 더 눈에 띄는 동물들은 토끼였는데요
ㅡ 텔레토비 동산도 아니고 ㅋㅋ ㅡ
걔들은 도서관 옆에 살았거든요.
재수강, 삼수강이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을 가진 그들 ...
종종 토끼들한테 샐러드랑 과자 사... 더 보기
캠퍼스 말씀하시니 대학 기준이라 보고,
저는 05 학번인데요,
학교 한참 다닐 때는 [뭔가 연식 인증하는 기분 ㅠ ㅅ ㅠ]
길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지금 만큼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고양이들을 만나면, 너무 이쁘고 사랑스러워서,
종종 소세지랑 물을 주는 정도였지요.

그리고 학교에서 더 눈에 띄는 동물들은 토끼였는데요
ㅡ 텔레토비 동산도 아니고 ㅋㅋ ㅡ
걔들은 도서관 옆에 살았거든요.
재수강, 삼수강이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을 가진 그들 ...
종종 토끼들한테 샐러드랑 과자 사다줬었어요 ㅇㅅㅇ

치즈 이전에는 어머니가 동물을, 싫은 게 문제가 아니라
원체 무서워 하셔서, 반려 동물을 길러본 적이 없었어요.
치즈는 제가 심하게 아플 때 만나서,
본인보다 딸을 사랑하는 어머니가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그래, 인간이 힘들다면 동물이라도 충분히 사랑해줘라,'
하고 내버려두셨던 거죠. 움, ...

그리하여 치즈와의 만남은 저에게 첫사랑이고,
첫사랑이기 때문에 차원이 다른 경험처럼 다가오는 거겠죠? :)
상처 나서 피 흘리고 아픈 아이를 울면서 병원 데려가 본 것도,
고양이랑 같이 일광욕 하면서 잠드는 것도,
고양이 엉덩이 쓰다듬어주면서 꼬리 포옹 받는 것도,
이 모두가 처음인 그런 첫사랑.

제 고양이가 이쁜 만큼 남의, 혹은 세상의 고양이들이 이쁘단 건,
치즈를 알게 되면서 절절히 느끼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길냥이인줄 알고 왜 같은 창원인데 우리동네 길냥이는 나만보면 전속력으로 도망갈까, 밥도 챙겨주는데...
했는데 아니었네요!
아가들 밥도 챙겨주시는 군요,
마음이 따뜻해지는 걸요?
게다가 한 지역 주민이시라니 반갑습니다.

녀석들이 사람을 본능적으로 피하긴 해도
Xeri 님 마음 다 알고 있을거여요.
저도 처음엔 피하는 애들이 섭섭했는데,
요즘 고양이들 상대로 혐오범죄가 적잖아서
그런 냥이들의 조심스러운 태도가
자신들을 보호해줄거라 여기고 있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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