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들이 추천해주신 좋은 글들을 따로 모아놓는 공간입니다.
- 추천글은 매주 자문단의 투표로 선정됩니다.
Date 16/08/23 02:34:17
Name   성의준
Subject   온수가 나오는구만, 수고했네
날이 너무 덥다보니 가끔 찬물을 틀었는데 온수가 나오곤 합니다.
그러다 문득 옜 생각이 나서 재미있는 에피소드 하나 소개하려 합니다.

08년 5월쯤, 어느 한 부대의 군견막사에 24인용 텐트 5동, 샤워장, 화장실등등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1개 중대가 3달동안 생활할 공간이였는데, 아무것도 없는 군견막사 공터에서 생활 하려니 이만저만 힘든게 아니였습니다.
그 중에 가장 힘든건 샤워시설이였는데 군견막사라 따로 물이 나오는것도 아니라 마땅한 샤워시설도 찾을 수 없었고, 그렇다고 매번 다른 부대의 샤워시설을 이용할 수 없는 노릇이였습니다. 거기에 또 이번에 진행하는 일에 MBC 방송국, 지역방송국, 신문기자, 국방부장관, 사단장, 국회의원까지 방문하는 일이라 아주 꼼꼼히 만들어야만 했죠.

한참 무더운 날, 샤워장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대략 어떤 식이였냐면

기본적으로 외관은 24인용 텐트였고, 쇠파이프에 수돗꼭지를 용접하고 그 쇠파이프를 언덕에 있는 수조와 연결하는 방식이였습니다.
어느 날 사단장이 왔습니다.. 개토식이라고 해서 유해발굴 작업 시작하는 행사를 하면 국방부장관, 국회의원 수 많은 별들이 오기때문에 미리 점검차 내려온것이겠죠. 그리고 쭉 막사를 둘러보더니 샤워장으로 가봅니다. 그리고 수돗꼭지를 틀더니 콸콸콸 물이 쏟아지며 사단장의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온수가 나오는구만, 수고했네. 부대원들이 아주 고생이 많았겠어. 전원 하나도 빠짐 없이 휴가 다녀오도록 하게." 
하면서 휴가증을 뿌리고 가셨습니다.

사실 저 수조에 온수장치 같은건 없습니다. 외국에 수영장 없는 집에서 마당에다 놓고 쓰는 큰 수영풀이 있을겁니다. 그거랑 똑같습니다. 거기에 강원도의 뜨거운 여름 땡볕이 물을 사정없이 데우기 시작하는거죠. 그렇게 물이 뜨거워진 상태에서 사단장님이 수돗꼭지를 틀었으니 당연히 온수가 나오는것 아니겠습니까? 하하하..

여담으로 고생하는 부대원들에게 쿨하게 휴가증을 뿌리시고 가신 사단장님, 너무 쿨하셨는지 간첩에게도 작계를 뿌리시고 가시는 바람에 이등병 신분으로 교도소에 들어가셨다는....


* 수박이두통에게보린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6-09-05 09:32)
* 관리사유 : 추천 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5
  • 너무 웃기는 상황이네요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33 기타육아일기 - 아이와 나눈 대화 8 까페레인 16/12/28 6165 5
327 역사러일전쟁 - 제독의 결단 6 눈시 16/12/21 5712 5
324 역사러일전쟁 - 펑톈 전투 4 눈시 16/12/16 6455 5
304 정치/사회신칸센, 세계최초의 고속철도 - 소고 신지와 엘리트 네트워크 4 커피최고 16/11/17 7112 5
288 일상/생각골목길을 걷다가 20 마르코폴로 16/10/21 6966 5
278 역사카레라이스의 탄생 19 눈시 16/10/07 5978 5
273 정치/사회미국의 배심원 선택 제도 24 까페레인 16/09/30 10957 5
267 기타[마르크스 사상사 시리즈] 1. 맑스?마르크스? 29 nickyo 16/09/21 7340 5
264 기타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은 왜 "추석 차례 지내지 말자"고 할까 9 님니리님님 16/09/13 5836 5
260 체육/스포츠국내 축구 이야기들 8 별비 16/09/02 6645 5
254 일상/생각온수가 나오는구만, 수고했네 6 성의준 16/08/23 5355 5
245 일상/생각아재의 대학생 시절 추억담들. 27 세인트 16/08/03 6660 5
228 역사왜 사계절이 뚜렷하면 좋은 나라일까. 43 기아트윈스 16/07/05 7740 5
225 요리/음식아빠요리 만들기 - 스테이크를 맛있게 굽기 위해 필요한 도구 24 졸려졸려 16/06/29 7523 5
203 일상/생각육아일기 - 2016년 5월 23 까페레인 16/05/10 5155 5
202 과학배틀크루저와 자연선택 12 모모스 16/05/07 6998 5
201 과학쌀, 보리, 밀 이야기 (자화수분-자웅동주식물) 3 모모스 16/05/06 7830 5
185 의료/건강음주에 대한 수학적이고 과학적인 접근 26 모모스 16/04/14 10032 5
173 IT/컴퓨터최근 국내 PC 웹브라우저 점유율의 변화 43 Toby 16/03/24 10081 5
168 창작[SF단편] 펭귄 밀크 11 중년의 럴커 16/03/11 7088 5
212 정치/사회새누리 측 노동법 개정안 간단 요약 정리. 11 당근매니아 16/05/31 6457 5
165 일상/생각알랭드보통의 잘못된 사람과 결혼하는 것에 대하여 54 S 16/03/03 8442 5
144 경제행복과 행복에 관한 생각들 21 Moira 16/01/21 10202 5
137 문화/예술오이디푸스와 페르스발 14 Moira 16/01/06 8856 5
130 철학/종교과학의 역사로 읽어보는 형이상학의 구성과 해체 30 뤼야 15/12/13 8453 5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