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들이 추천해주신 좋은 글들을 따로 모아놓는 공간입니다.
- 추천글은 매주 자문단의 투표로 선정됩니다.
Date 16/07/26 16:30:24
Name   Darwin4078
Subject   이럴땐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르겠어.
타임라인에 잠깐 썼는데요...

30대 젊은 여성이 업장 문을 발로 찰 기세로 문을 열고 씩씩대며 들어와서 접수 안내를 해드려도 화만 내고 저를 보자고만 한다고 데스크에서 연락이 옵니다.
나가보니, 사정이 이렇습니다.

저희 업장에 오려고 지하 주차장에 주차를 하는 도중에 본인 차를 긁었는데,
지하 주차장이 좁은데 주차 관리인도 없고, 안내해주는 사람도 없었기 때문에 차를 긁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음... 제가 뭘 어떻게 해드리면 될까요?"

"어떡하긴 뭘 어떡해요? 그쪽에서 차 긁은거 변상해야죠."

"...네?"



너무 참신한 발상이라 순간 말문이 막혔네요. 제 사정은 안중에도 없이 여자분은 계속 얘기합니다.

"제가 여기 오려고 차를 가져와서 주차를 하다가 생긴 손실이니까, 그 손실은 당연히 이 업장의 주인이 해줘야 하는거 맞죠? 제가 여기 안왔으면 제 차는 아무런 손상이 없이 멀쩡했으니까요. 차의 손상 원인이 이 업장에 있는 거죠. 그러니까 이건 원장님이 해주셔야 하는게 맞아요. 제 말에 동의하시죠?"

이게 뭔 소리여...



"저기... 진정좀 하시고... 상식적으로 주차장에서 사고가 났는데, 가게 주인한테 이걸 물어달라고 하는게 말이 안되지 않습니까?"

"아니, 왜 그게 상식적인 거에요?! 내가 여기 올 일이 없었으면 사고도 안일어났을 건데, 여기 왔기 때문에 사고가 난거고, 거기다가 딴데서 난 사고도 아니고 여.기.주.차.장.에서 사고가 난거에요. 당연히 그쪽에서 사고처리를 해주는게 상식이지, 무슨 소리를 하는 거에요? 짜증나게."



이쯤 되면 싸우자는 건데...
저도 일이 있고 해서 일단 계시든지 말든지 알아서 하시라고 하고 제 일을 하고 왔습니다.
한 30여분쯤 지났는데도, 굳건하게 대기실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가 제가 나오니까 바로 일어납니다.

그리고 한다는 소리가...

잠깐만요... 저도 일 좀 하구요.
-------------------------------------------------------절취선----------------------------------------------------
일하고 왔습니다.

한다는 소리가,

"이봐요. 지금 상황이 어떤지 잘 모르시는거 같은데, 원장님, 페이스북이라고 아세요?"

어... 알지요. SNS. 선동과 날조로 쇼부한다는 세렝게티 초원을 방불하는 그곳...

"제가 거기다 지금 상황 글 올리면 어떻게 되는지, 상상이 안가시죠~?"

풉...



이쯤 되면, 저도 참을만큼 참았다고 생각됩니다.

"지금 협박하시는 겁니까? 여기 CCTV 있는거 다 아시죠? 여기 녹음도 되는거 아시려나 모르겠네요."

네... 당연히 녹음 안됩니다. 걍 블러핑 한번 한건데, 이런게 또 효과가 있죠. 순간 움찔하면서 당당한 기세가 절반은 꺾여보입니다.

"아니, 그게... 대기실에 그런거 하는거 불법 아니에요?!"

"합법입니다."

안절부절하는 모습이 계속 이어지더니, 갑자기...

"저기요. 제가 진짜 원장님 사정 생각해서 하는 얘긴데, 수리비 절반만 내세요. 그럼 페이스북에 안올릴께요."

??? 지금 네고하는 상황인가요??? 이게?? 여러분은 지금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창조경제의 한 모습을 보고 계십니다.

이후의 대화는 그냥 개싸움이므로 게시판의 품위유지를 위해 적지 않겠습니다.

결국, 112 신고해서 경찰 불러서 업무방해, 공갈죄로 넘겼습니다.
일 끝나고 지구대 들러서 진술하고 서류 몇개 써야겠네요.

아오!!! 빡쳐!!!

* 수박이두통에게보린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6-08-08 11:37)
* 관리사유 : 추천 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6
  • 정29현!


하아.. 이런거보면 자영업하시는 분들 대단하다능...
우와 진짜 상상이상으로 미친분이시네요. 안태어났음 안죽었을텐데 왜낳아뒀냐고 부모님께 따지시려나.
바코드
결국 의사에게 오게 만든 환자의 질병세포에게 죗값을 물으면 되겠네요.
요즘 암세포도 생명이라는데 뭔들 안되겠습니까.
DoubleYellowDot
카운터에 원하시면 쓰시라고 고소장이라도 비치해두셔야...
Beer Inside
자동차 보험회사에 연락해서 보험처리 하라고 하셨어야........

이 경우 보험회사에서 자차로 수리를 하고 주차장 주인에게 잘 못이 있을 경우

구상권을 청구하겠지요... 휴....
수박이두통에게보린
저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질 않는데요.
한국에 사니까 대통령/시장 한테 따져야지(...)
캡틴아메리카
-_-; 세상엔 넓고 이상한 사람은 많습니다.
세상의빛
거참... 피곤하시겠네요.
하도 이상한 일이 많다보니 그렇구나 생각이 듭니다. 고생이 많으시네요;;
damianhwang
가장 무서운 사실은 저런 병신이 지가 병신이 아니라 현명한 소비자라 생각한다는 겁니다;
혹시 성공하면 팁이라고 또 공유할지도 모를 일이고;;;;
샴페인 터트릴만한 후기 부탁드립니다. 인생은 실전이죠.
아 그런데 긁힌건 사실인가요?
Darwin4078
이 분, 소시적에 투닥투닥 좀 해보신 분.

안그래도 개싸움하는 과정에서 이 얘기도 나왔습니다. '당신이 딴데서 긁혀놓고 여기서 이 쇼를 하고 있는지 어찌 알겠냐'고 따지니, 은근슬쩍 넘어갔습니다.
이거는 주차장 CCTV 돌려보면 나올 사안이라서 오늘 지구대 갔다와서 확인해볼 예정입니다.
정29현! 정29현!
켈로그김
이런 좋은건 공유해야 제맛이죠..
아.. 한놈 안걸리나..
매일이수수께끼상자
이 와중에 어여쁜 김연아 선수..
햐....
damianhwang
개싸움이 궁금한건 저뿐인가요? ;-)
이런류의 글들 볼때마다 생각나는건데;;;
개인휴대용 웨어러블 블랙박스가 대히트를 치지 않을까 싶;;;
켈로그김
근데 녹화 + 녹음되는걸 업장 안에서 사용하는게 불법이다 합법이다 말이 많아서요.. 조금 애매하긴 해요.

물론.. 그런 사소한거 안따져도 될 정도의 인물이 방문해주신다면 스위치on ... 대기중입니다.. 이끼 끼겠어요..
몰카범으로 걸려서 잡혀가요
damianhwang
ㄷㄷㄷㄷ 블랙박스 설치한 차 앞에서 모든걸 해야겟군요... 둘사이의 대화는 동의없이 녹음해도 되니...
미친여자가 차몰고 돌아다니네요
이럴 땐 웃으면 된다고 생... 아 이게 아닌가요 여튼 황당하네요
NULLPointer
후.... 저도 이런걸 못참아서 자영업은 죽어도 못할거 같네요.
저런 정신상태를 가지고 있으면 정신병원을 가야지..왜 한의원을 간답니까;
고생하셧네요. 이제 남은 건 합의금 정산인가요..+_+
YORDLE ONE
와 미쳤다 미쳤어 제정신으로 어쩜 저런말을.. 더운데 욕보십니다
바코드
뒷이야기를 보니 치킨냄새가 여기까지 납니다?
막상 치킨까지는 못갈거 같네요...
Vinnydaddy
유독 이 업계에 진상이 많은 건지 아님 다들 이리 힘들게 사시는지;;;; 후기 꼭 부탁드립니다
'제가 여기 안왔으면 사고도 안 일어났을 거 아닌가요? 빼애애액!'
응? 본인책임이라고 본인이 말하시네요?
참… 어쩌다가 그런 사고방식을 갖게 됐는지가 궁금해집니다.
삼성갤육
저런 인간들은 꼭 공갈죄로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군요...
파란아게하
헐 연아양 이쁘다
파워후
그럴땐 똑같이 헛소리로 나가는것도 좋지않을까 싶습니다
'흑흑 맛있었다 오늘 밥은' 이라거나
아니면 무시하고 경찰부터 부르시는게 ㅎㅎ
개인적으로 지구대 신고하신 것에 일따봉 드립니다.
저런 거 받아주면 혹은 그냥 쳐내시면 어디가서 또 저래요.
한 번 잘못한 거 알아봐야 다시는 안 그러죠.

고생하셨습니다.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13 일상/생각개인정보 보호는 개나 줘버렷. 43 Darwin4078 16/06/01 6687 10
214 과학Re : Re : 국내의 에너지 산업 혹은 태양광산업 동향은 어떤가요? 29 고양이카페 16/06/06 8219 10
215 경제베어링스 은행 파산사건과 금융에 관한 이야기. 11 줄리 16/06/10 9901 23
216 일상/생각회한 22 nickyo 16/06/10 7087 11
218 일상/생각겨자와 아빠 7 매일이수수께끼상자 16/06/14 6501 14
219 문화/예술돌멩이를 모으는 남자 28 Toby 16/06/15 8741 21
220 게임트위치를 다음팟으로 보기 (이미지, 2MB, 재업) 10 메리메리 16/06/19 9648 4
221 일상/생각홍씨 남성과 자유연애 62 Moira 16/06/22 9787 14
222 일상/생각브렉시트 단상 27 기아트윈스 16/06/25 7058 9
223 일상/생각3600마리의 닭, 360개의 엔진, 30명의 사람. 6 켈로그김 16/06/25 6528 14
224 일상/생각서로 다른 생각이지만 훈훈하게 29 Toby 16/06/28 6128 6
225 요리/음식아빠요리 만들기 - 스테이크를 맛있게 굽기 위해 필요한 도구 24 졸려졸려 16/06/29 7958 5
226 역사"동북아 역사지도 프로젝트 폐기"에 부쳐 140 기아트윈스 16/07/01 7825 6
227 일상/생각. 12 리틀미 16/07/03 5647 8
228 역사왜 사계절이 뚜렷하면 좋은 나라일까. 43 기아트윈스 16/07/05 8167 5
229 역사[펌] 글쓰기란 병법이다 14 기아트윈스 16/07/07 6915 3
230 기타종이모형을 아시나요? (데이터 주의!!!) 35 볕뉘 16/07/08 9210 13
231 기타올바른 '판단-해석'을 위하여 11 전기공학도 16/07/10 6005 6
232 정치/사회경향 김서영 기자 유감 44 당근매니아 16/07/13 9972 17
233 정치/사회애프터 : 최저임금위원회와 메갈리아 시리즈 24 당근매니아 16/07/14 7400 1
234 일상/생각백윤식을 용납하기 위해서 40 선비 16/07/23 7902 19
236 IT/컴퓨터어느 게임 회사 이야기 (1) 26 NULLPointer 16/07/19 22511 29
237 일상/생각아빠이야기 36 기아트윈스 16/07/24 6556 20
238 일상/생각이럴땐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르겠어. 34 Darwin4078 16/07/26 7426 6
239 정치/사회혐오를 정당화하는 자들에 대한 혐오감 56 데스꽁치 16/07/27 9004 18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