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들이 추천해주신 좋은 글들을 따로 모아놓는 공간입니다.
- 추천글은 매주 자문단의 투표로 선정됩니다.
Date 16/05/28 17:01:28
Name   Beer Inside
Subject   어느 시골 병원 이야기
동아시아의 어느나라 시골병원에 배가 아픈 아기가 도착했습니다.

병원에서는 환자를 보고 장중첩증을 의심하여서 검사를 하고 싶은데,

주말이어서 영상의학과 의사가 병원에 없습니다.

거기에 병원 전산망이 멈춰있어서 일의 진행도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까운 병원에 가서  초음파 검사를 해 보자고 합니다.

문제는 가까운 병원이 시골병원보다 작은 병원이였던 것이지요.

그래서 부모는 병원의 말을 믿지 않고 다른 시골병원으로 갑니다.

다른 시골병원에 가려고 전화를 해 보니 소아외과의사가 없다고 진료를 볼 수 없다는 겁니다.

아기의 부모는 다른 병원에 가면 소아외과 의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또 다른 병원 또 다른 병원을 찾아 다닙니다.

그리고 결국 아기는 장이 썩어서 사망했습니다.

수술이 아니라 잘하면 간단한 시술로도 치료할 수 있는 병인데,

영상의학과가 없다 소아외과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아이는 병원을 돌아다니다가 사망한 것입니다.

시골은 대도시보다 저소득층이 많기 때문에 비율만 보았을 때는 선천성 기형아가 많이 태어납니다.

그래서 소아외과가 수술할 기회도 적지 않은 편이고 실력도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하지만 선천성기형인 아이들은 사망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수술을 하면 위험은 높은 반면,

돈벌이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느 나라나 선천성 기형인 아이들을 위해서 기부도 받고 기금을 모집하고 하지요.

하지만, 이 시골병원에서는 그런 것이 가능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수술이 실패했을 때 환자의 부모들은 소아외과 의사에게 소송을 걸었고,

소송에 패소하면 병원은 소아외과 의사에게 구상권을 청구해서 남들보다 많은 월급도 아닌데,

월급을 차압당하는 신세가 된 것이지요.

그래서 그 소아외과 의사는 소아외과를 하지 않겠다고 했고,

그 동네의 다른 소아외과 의사는 간단한 수술만 하고,

시간이 촉박하거나 위험한 수술은 대도시로 가서 수술받으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위와 같은 사건이 발생한 것이지요.

그 국가에서는 응급환자를 제대로 관리를 못한  시골병원을 처벌하고 싶었지만,

그 병원을 처벌하면 그 지역에서 그 시골병원이 하던 적자만 발생하는 응급센터의 역할을

대신하겠다고 하는  병원이 없었기 때문에 처벌할 수가 없었습니다.

대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받는 것으로 그쳤습니다.

그리고, 위 사건으로 처벌받은 사람도 없었습니다.

위험한 환자를 보지 않으면 처벌받을일도 없으니까요.

  

* 수박이두통에게보린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6-06-06 15:57)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12
  • 굉장히 슬픈 팩션이군요.
  • 많이들 읽으시라고 추천~!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29 역사[펌] 글쓰기란 병법이다 14 기아트윈스 16/07/07 6414 3
228 역사왜 사계절이 뚜렷하면 좋은 나라일까. 43 기아트윈스 16/07/05 7620 5
227 일상/생각. 12 리틀미 16/07/03 5124 8
226 역사"동북아 역사지도 프로젝트 폐기"에 부쳐 140 기아트윈스 16/07/01 7099 6
225 요리/음식아빠요리 만들기 - 스테이크를 맛있게 굽기 위해 필요한 도구 24 졸려졸려 16/06/29 7300 5
224 일상/생각서로 다른 생각이지만 훈훈하게 29 Toby 16/06/28 5663 6
223 일상/생각3600마리의 닭, 360개의 엔진, 30명의 사람. 6 켈로그김 16/06/25 6028 14
222 일상/생각브렉시트 단상 27 기아트윈스 16/06/25 6620 9
221 일상/생각홍씨 남성과 자유연애 62 Moira 16/06/22 9045 14
220 게임트위치를 다음팟으로 보기 (이미지, 2MB, 재업) 10 메리메리 16/06/19 9051 4
219 문화/예술돌멩이를 모으는 남자 28 Toby 16/06/15 8191 21
218 일상/생각겨자와 아빠 7 매일이수수께끼상자 16/06/14 6055 14
216 일상/생각회한 22 nickyo 16/06/10 6544 11
215 경제베어링스 은행 파산사건과 금융에 관한 이야기. 11 줄리 16/06/10 9363 23
214 과학Re : Re : 국내의 에너지 산업 혹은 태양광산업 동향은 어떤가요? 29 고양이카페 16/06/06 7623 10
213 일상/생각개인정보 보호는 개나 줘버렷. 43 Darwin4078 16/06/01 6123 10
212 정치/사회새누리 측 노동법 개정안 간단 요약 정리. 11 당근매니아 16/05/31 6353 5
211 일상/생각아버지는 꿈꾸던 시베리아의 새하얀 벌판을 보지 못할 것이다. 4 원더월 16/05/30 5026 7
210 기타아들이 말을 참 잘합니다. 37 Toby 16/05/30 6425 25
209 일상/생각어느 시골 병원 이야기 35 Beer Inside 16/05/28 7385 12
208 경제한국에서 구조조정은 왜 실패하나?-STX법정관리에 부쳐(상) 26 난커피가더좋아 16/05/25 8626 8
207 역사와이프 팝니다 38 기아트윈스 16/05/21 9479 12
206 정치/사회. 58 리틀미 16/05/20 8724 16
205 요리/음식덴뿌라와 튀김의 기원 29 마르코폴로 16/05/14 15084 11
204 꿀팁/강좌우리의 뇌에는 청소부가 있어요. 66 눈부심 16/05/12 8661 11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