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들이 추천해주신 좋은 글들을 따로 모아놓는 공간입니다.
- 추천글은 매주 자문단의 투표로 선정됩니다.
Date 23/07/09 13:59:42
Name   매뉴물있뉴
Subject   (아마도) 후쿠시마 오염수가 안전한 이유
곰곰히 고민을 해봤는데

방사능 물질이 체내에 축적되는가 / 방사능 물질이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가 - 핵의학자들
방사능 물질이 바다에 들어가면 멀리 퍼지는가 - 해양학자들
방사능 물질이 물고기 체내에 축적되는가 - 해양생물학자들
방사능 물질이 얼마나 방류되는가 / 방사능 물질이 얼마나 잘 제거되었는가 - 원자력공학자들

아모튼 저런식으로 막 전문분야가 다 뒤섞여있더라고요.

그래서 대충 풀어보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이 사태를 혼자 다 파악하는 초천재는 없을것이라는 무모한 발상에서.

저도 원전 전문가가 아니고 사실은 아무것의 전문가도 아닙니다.
적당히 이해만하고 걸러들으십쇼.



그래서 일단은 정상적인 원전 그림을 가져왔습니다.



위 그림은 한전에서 주워온 그림입니다.
(https://www.knfc.co.kr/board?menuId=MENU00519&siteId=null)


맨 왼쪽에 원전 격납건물이 보이시고 그 안에 빨간액체들이 보이실텐데
그게 말하자면 1차냉각수입니다.
그 오른쪽에 보시면 이제 터빈 / 발전기 / 주급수펌프 이런게 보이실겁니다.
이쪽이 이제 2차 냉각수입니다.
그보다 좀더 오른쪽 아래에 보시면 해수 취수기 / 배수기 / 복수기 이런게 보이실텐데
그쪽은 이제 3차 냉각수가 됩니다.

1차 냉각수들은 원자로 안에 직접 들어가고 연료봉들과 직접 맞닿는 녀석들입니다.
당연히 항상 방사능을 띄고 있는 위험한 냉각수들입니다.

그 1차냉각수들은 압력과 온도와 방사능 수치가 너무 높아서
1차 냉각수를 그대로 사용해서 터빈을 돌리기에는 여러가지 애로사항이 많습니다.
그래서 그 어마어마하게 뜨거운 1차 냉각수에 2차 냉각수를 접촉시켜서 열을 빼앗아오고
2차 냉각수는 1차 냉각수에서 빼앗은 열로 발전을 합니다.

2차냉각수는 1차 냉각수들과 직접적으로 접촉하여 섞이지는 않습니다.
파이프를 통해 격리된 상태에서 열을 주고받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일부 방사능은 1차 냉각수로부터 전달이 됩니다.
2차 냉각수의 방사능 수치는 엄청 높진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분별하게 외부로 방출해도 괜찮을 수준까지는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2차 냉각수는 외부로 방출되지 않고
그대로 식혀서 다시 1차 냉각수로부터 열을 흡수하는데 투입됩니다.

3차 냉각수는 바로 이 2차 냉각수를 냉각하는데 사용됩니다.
3차 냉각수로 사용되는 해수는
그냥 바깥에있는 해수를 펌프로 뽑아다가 2차 냉각수를 식히는데 사용되고 그냥 그대로 바다로 내보냅니다.
역시 이 3차냉각수도 2차냉각수와 직접 접촉하여 섞이지 않고
파이프로 격리된 상태에서 열만 주고 받습니다.

이를 그림으로 표현하면 아래처럼 됩니다.















후쿠시마의 상황을 제가 대충 그러보면 이런상황입니다.




후쿠시마의 연료봉은 냉각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이미 용암이 되어 아래로 떨어졌습니다.[①]
그리고 이 연료들은 냉각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계속 아래로 뚫고 내려갑니다.
아직은 저 격납건물바깥으로 삐져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연료들이 이미 원자로 밖으로 빠져나왔고, 냉각재펌프가 제대로 동작할수 없는 환경이므로
1차 냉각수 시스템이 이미 붕괴했기 때문에
2차 냉각수 시스템을 활용해서 원자로를 냉각하는 것은 이미 불가능합니다.
그렇다고 저 격납 건물 안으로 진입해서 1차 냉각수 시스템을 복원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이미 저 격납 건물 안은 너무 방사능 수치가 높아져서
누군가 죽음을 각오하고 문을 열고 저 안으로 사람이 들어갈수도 없는 것이
애초에 저 문을 열기만 해도 바깥으로 어마어마한 방사능 누출이 염려되는 상황이라서...

현재 상황은 저 건물 외벽에다가 물을 막 뿌려서[②]
안에있는 핵연료가 콘크리트가 녹을 정도의 고온까지는 되지 않기를 바라는 상황입니다.

처음에는 물을 막 뿌리기만 했고
뿌린 물을 도저히 회수할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처음 2년간은 뿌린물이 그대로 바다로 흘러갔습니다.
지금은 그 물 뿌린뒤에 그 물들을 다시 회수하고 있습니다.[③]
지금 이 회수한 물이, 우리가 지금 말하는 '후쿠시마 오염수'입니다.

때문에 현재 저 후쿠시마 오염수는
정상작동하는 원전의 '2차냉각수'의 상태와 유사합니다.
이 오염수는, 핵연료와 1차적으로 접촉한 오염수는 아니고
따라서 고농도로 오염된 오염수가 아닙니다.
그러니까, 몇리터 정도는 마셔도 안전합니다.

그리고 사고 첫 2년정도는
저 오염수가 하나도 회수되지 않고 그대로 바다로 흘러들어갔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미, 저 오염수가 그대로 바다로 흘러들어갈경우
우리 바다나 다른 나라의 바다들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은 93년에 러시아가 우리나라 동해에 핵폐기물을 무단 방류했다는 것이 알려진 이후
우리나라는 서해동해남해에서 어획되는 수산물들에 대해 매년 방사능 잔류 검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미 2년간 무단으로 통제되지 않고 무단 방류된 '정화되지 않은 오염수'가
우리에게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마도, 이번에 방류되는 오염수도
우리에게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겁니다.

=======================================================================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원전 오염수 방류가 잘한 결정이라는건 아니고
일본과 도쿄 전력이 잘하고 있다는건 더더욱 아니고
우리 정부와 여당에게 ㅈ같음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도 아닙니다.

정상 가동중인 원전은, 우리에게 어느 이익을 가져다 줍니다.
원전주변은 이런저런 제약을 많이 받을뿐 아니라
인근 주민들은 원전 사고시에 생활터전이 위협받을수 있다는 위험속에서 살아가게 됩니다.
그 인근 주민들이 그 위험을 감수하는 이유는 무엇이겠습니까?
원전에서 주변 지역에 이런저런 기여금을 지불하기 때문이고
결국은 그원전에서 생산된 전기로 사회가 혜택을 보기 때문입니다.
지역사회가 그 전기로 인해 혜택을 보는 구조가 있기 때문에
이익이 손해를 훨씬 상회하므로, 그것을 감수하는 것이죠.

제가 생각하는 가장 혐오스러운 부분은 여깁니다.
이번 방류의 이익은 누가 가져갑니까?
도쿄전력이 가져갑니다.
그럼 그 손해는 누가 부담하나요?
가장 일차적으로는 일본 어민들이 부담합니다.
아무리 안전하다고 홍보를 할지언정
아니 애초에 안전하다고 홍보하는것 자체가 수상한거고요!!
그 다음으로는, 우리나라의 수산업자들도 그 손해를 떠안게 되죠.

왜 ㅅㅂ 저색히들이 저지른 환경 부담을 우리나라 수산업자들이 떠안냐는 겁니다.
이건 그냥 이익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에요.



환경적으로 본다면 핵폐기물은 기본적으로 농도가 어찌되었든
[저농도니까 버려도 괜춘]이 적용되지 않아온 분야에요.
93년도 러시아 핵폐기물 무단 투기가 비판받은 부분이 정확하게 그부분이라는 거죠.
저놈들이 우리나라 동해에 핵폐기물을 버려왔었는데
(솔직히 냉정하게 생각해보자고요.) 우리나라 동해가 얼마나 넓고 큽니까,
그러니까 다 희석이 되고 하면서 실질적으로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 엄청 크진 않았어요.
그래서 우리가 언제 러시아에게
'어익후 죄송합니다. 알아보니 영향이 거의 없었네요.
앞으로는 걱정하지 마시고 계속 동해에 핵폐기물 싣고 오셔서 마음놓고 방류하고 가세요'
라고 하냔 말이죠. 도대체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립니까?
애초에 (솔직히 냉정하게 생각해보자고요)가 개소리인거에요.
애초에 이 분야는 [저농도니까 버려도 괜춘]이 적용되어온 분야가 아니에요.
그런데 지금 왜 갑자기 일본은 [저농도니까 버려도 괜춘]이 적용되고 있냐는 거에요.
뭐 다 필요없고 일본이 돈이 너무 많이 들어서 안되겠다
뭐 그딴 소리를 할꺼면 일본이 아끼는 그 돈이라도 좀 내놓고 합의를 해야할꺼 아니냐 이거죠.

건강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 뭐 알겠다 이거에요. 근데 그게 도대체 왜 충분하냐는 거에요.
아니 뭐 그런식으로 따지기 시작하면
제가 어디 광화문에서 노상방뇨한다고 누구 감기라도 걸립니까?
누가 뭐 피해보나요? 누가 뭐 갑자기 아프고 폐렴이나 피부병이라도 걸려서 입원이라도 하냐고요.
그러니까 제가 앞으로 노상방뇨할때 아무도 저한테 참견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요딴소리가 아니 대단히 어이없는 짓이잖아요.
지금 일본과 도쿄전력이 하려고 하는일이 그런거란 말입니다.
[인체에 해가 없으니까 괜춘]?? 아니 왜 그걸 니들이...

아니 근데 그얘기를 또 왜 IAEA가...
근데 최소한 IAEA는 서문에 괴상한 말을 적어놓긴 했죠.
'방류는 일본의 결정이고, 자신들은 해당 정책을 권장하거나 지지하지 않는다'
IAEA도 원래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문제를 다 고려해서 보고서를 써야한다'는걸 알고있습니다.
지들 규정에도 떡하니 다 저런게 고려해야할 사항이라고 적혀있어요.
이번 보고서에는요? 마치 당연하다는듯 신체에 미치는 영향만 적어놨음.
쟤들 지금 이거 고의로 직무유기하는 겁니다.
그 직무유기의 책임을 피하려고 '방류는 일본의 결정이고 어쩌고'를 적어놓고
그게 면피용으로 충분한 척 허세부리는 중...





하여튼 역겹습니다.
인체에 해가 없으니까 괜찮다는 일본이나 도쿄전력도 역겁습니다만
그 소리를 똑같이 하면서 '내가 과학적이다'라고 하는 정치인들은 더 역겹고요.
아니 진짜 도쿄전력은 돈을 아끼는 이득이라도 보니까 그렇다 치겠는데
정부랑 여당은 왜 저럽니까 진짜?
아주 그냥 돌아이 난리도 이런 난리가... 하아...

할말이 진짜 너무 많습니다만
하고싶은 말 다 적다보면 안그래도 글이 중구난방인데 산으로 갈것 같아서 이만 줄이겠습니다.

* Cascade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23-07-25 07:58)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13
  • 좋은 관점입니다!
  • 명쾌한 설명 감사합니다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316 일상/생각우리 엄마 분투기 8 dolmusa 23/08/01 2755 47
1315 정치/사회한국 가사노동 분담 문제의 특수성? - 독박가사/육아 레토릭을 넘어서 24 카르스 23/08/01 3413 15
1314 창작어쩌다 보니 그림을 그리게 된 건에 대하여 61 퐁퐁파타퐁 23/07/25 3827 15
1313 일상/생각벗어나다, 또는 벗어남에 대하여 11 골든햄스 23/07/24 2570 27
1312 정치/사회학생들 고소고발이 두려워서, 영국 교사들은 노조에 가입했다 3 카르스 23/07/21 3223 20
1311 일상/생각(기이함 주의) 아동학대 피해아동의 부모와의 분리를 적극 주장하는 이유 45 골든햄스 23/07/12 3342 44
1310 과학(아마도) 후쿠시마 오염수가 안전한 이유 25 매뉴물있뉴 23/07/09 2977 13
1309 일상/생각사진에도 기다림이 필요하다. 6 메존일각 23/07/06 2211 13
1308 일상/생각비둘기야 미안하다 14 nothing 23/06/29 2717 10
1307 과학유고시 대처능력은 어떻게 평가가 될까? - 위험 대응성 지표들 18 서포트벡터 23/06/26 3084 31
1306 문화/예술애니메이션을 상징하는 반복 대사들 22 서포트벡터 23/06/14 4115 8
1305 창작서울에 아직도 이런데가 있네? 7 아파 23/06/01 4347 24
1304 문화/예술'이철수를 석방하라' 1 열한시육분 23/05/29 2862 13
1303 일상/생각난임로그 part1 49 요미 23/05/21 4143 69
1302 일상/생각빨간 생선과의 재회 13 심해냉장고 23/05/21 3124 22
1301 일상/생각팬은 없어도 굴러가는 공놀이: 릅신이 주도하는 질서는 거역할 수 없읍니다. 8 구밀복검 23/05/20 3038 23
1300 정치/사회편향된 여론조사를 알아보는 방법 10 매뉴물있뉴 23/05/18 3061 25
1299 일상/생각널 위해 무적의 방패가 되어줄게! 9 골든햄스 23/05/07 2959 49
1298 일상/생각재미로 읽는 촬영 스튜디오 이야기. 8 메존일각 23/04/30 3187 10
1297 문학82년생 이미상 5 알료사 23/04/29 3961 22
1296 일상/생각힐러와의 만남 6 골든햄스 23/04/24 3070 18
1295 문학과격한 영리함, 「그랜드 피날레」 - 아베 가즈시게 6 심해냉장고 23/04/24 2651 16
1294 일상/생각정독도서관 사진 촬영 사전 답사의 기억 공유 19 메존일각 23/04/12 3625 14
1293 일상/생각인간 대 사법 3 아이솔 23/04/11 2562 17
1292 정치/사회미국의 판사가 낙태약을 금지시키다 - 위험사회의 징후들 4 코리몬테아스 23/04/11 3299 27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