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들이 추천해주신 좋은 글들을 따로 모아놓는 공간입니다.
- 추천글은 매주 자문단의 투표로 선정됩니다.
Date 23/06/14 11:18:15
Name   서포트벡터
Subject   애니메이션을 상징하는 반복 대사들
애니메이션에는 작품에 따라 "매 회 반복되는" 대사가 나오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중 몇개는 그 애니메이션을 상징하는 대사로 알려지기도 하지요.

특히 상대편과 처음 대면했을 때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요, 일본 애니메이션의 경우 이런 장면들이 가부키의 전통인 나노리(통성명)에서 차용됐다고 보는 모양입니다.

이 나노리는 중세 시절에 통성명을 하던 전통에서 발생했다고 보더군요. 꼭 일본 뿐만 아니라도, 모든 문화권에는 어떤 교류가 있을 때 통성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들어 삼국지에 자주 나오는 표현인 "내가 바로 XXX다, 나와서 나와 자웅을 겨루어 보자!"라든지, 워크래프트 시리즈에 등장하는 "브록시가르의 형제 사울팽이오." 라든지 문화권을 가리지 않지요. 물론 이 통성명을 하는 동안 일본식으로 기다려 주는건 좀 어색하지만, 이름을 밝히는 것 자체는 흔하기 때문에 아주 이상하게 느껴지진 않는 듯 합니다.

또한 마법소녀물엔 변신 전후의 반복적인 대사들이 있고, 배틀물에는 기술 이름을 외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필살기 이름 외치기까지 다 따지다 보면 너무 많을 것 같고, 이번 글에서는 그 애니메이션을 생각할 때 딱 떠오를 만한 대사들 위주로 써봤습니다. 가급적이면 첫회부터 마지막까지 쭉 이어진 것들로요.

1. 소년탐정 김전일

"할아버지의 명예(이름)를 걸고!"

김전일을 상징하는 대사 중 하나입니다. 성우가 같은 히오스의 아르타니스 대사로 차용될 정도로 잘 알려졌죠. 김전일이 수사에 착수할 때 보통 하는 말입니다.

여기서 할아버지는 일본의 유명 추리물의 주인공인 "긴다이치 코스케(정발 만화에서는 코우스케로 표기)" 입니다. 애니메이션에서는 "김경서"라는 이름으로 로컬라이징됐습니다.

약간 뒷얘기가 있는데, 김전일이 코스케의 외손자라는 내용은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의 원작자(요코미조 세이시)의 공인을 받은 설정이 아닙니다. 이미 김전일이 출판될 당시에 원작자는 작고했기 때문에, 저작권 상속자 중 한명인 원작자의 아내에게 허락을 받은 내용이었습니다. 근데 아내 뿐만 아니라 다른 상속자가 있다는 점을 간과했었죠. 그래서 문제가 됐었는데요, 나중에 상속자 전원에게 금액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설정을 확립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제는 긴다이치 코스케의 외손자라는 설정은 공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왜 외손자인데 성이 같냐? 라고 하면 김전일의 아버지가 데릴사위로 들어온 거라고 합니다. 넌 부여사람이었군

재밌게도 긴다이치 코스케 소설 시리즈가 한국에 판매될 때 "김전일의 할아버지"라는 점을 셀링 포인트로 잡았던 적이 있습니다.



비슷한 위상을 가진 대사로 추리가 끝났을 때 "수수께끼는 모두 풀렸어!", "범인은 이 안에 있어!"가 있습니다.

2. 명탐정 코난



"제 이름은 코난, 탐정이죠."
"진실은 언제나 하나!"

명탐정 코난이 연재된지 내년이면 30년인거 알고 계시나요? 이 30년동안 거의 유지된 대사들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린 애가 반말을 가끔 하는게 어색한지 쭉 존대어로 이 말을 합니다.

그리고 비슷한 위상을 가진 "범인은, 바로 당신이야!"가 있습니다.

3. 포켓몬스터

"○○○, 넌 내 거야!"
"○○○, 너로 정했다!"

이거는 지우의 상징적인 대사긴 한데, 포켓몬에는 워낙 유명한 반복대사가 있어서...



"~~라고 물으신다면"
"대답해 드리는 게 인지상정"
"이 세계의 파괴를 막기 위해"
"이 세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사랑과 진실, 어둠을 뿌리고 다니는"
"포켓몬의 감초, 귀염둥이 악당"
"나 로사"
"나 로이"
"우주를 뛰어다니는 우리 로켓단들에겐"
"아름다운 미래, 밝은 내일이 기다리고 있다."
"난 나옹이다옹!"
"마자~용!"

사실상 포켓몬 본편 만큼이나 유명한 대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ㅎㅎ

4. 세일러 문



"정의의 이름으로 널 용서하지 않겠다!"

포즈와 함께 엄청나게 유명한 대사죠. 변신 대사나 포즈는 시리즈별로 꽤나 달라지는데 이거는 1기부터 마지막 세일러 스타즈까지 계속 유지되는 대사입니다. 가끔씩 앞에 "사랑과"가 붙을 때가 있습니다.

일본어판은 "달의 이름으로 벌하겠어요!"인데 느낌이 많이 다르죠.

단순하지도 않은 포즈인데 1화때부터 어쩜 저리 자연스럽게 하는지 ㅋㅋㅋ

5. 웨딩 피치



"○○하다니 용서못해! 사랑의 천사 웨딩피치가 가만두지 않겠다!"(MBC)
"○○하다니 용서할 수 없어! 사랑의 천사 웨딩 피치의 이름으로 널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다!"(SBS)
"○○하다니 용서할 수 없어! 사랑의 천사 웨딩 피치로서, 그런 나쁜 기운을 없애주겠어!"(투니버스 재더빙)

변신 직후에 하는 대사입니다. 어떨 땐 사랑의 천사 폼(웨딩드레스) 변신 이후에, 어떨 땐 수호천사 폼(파이터) 변신 이후에 칩니다. 방송사 세 곳에서 각각 더빙을 한 전력이 있다 보니 대사가 다 다르네요.

일본판 대사는 "○○하다니 용서못해! 사랑의 천사 웨딩피치는 기분이 정말 나빠졌어!"

SBS의 번역은 다분히 담당 성우(세일러 문과 같은 최덕희 성우)를 의식한 번역이죠.

6. 카드캡터 체리



"봉인 해제!"

체리가 마법지팡이를 변형시킬때의 대사입니다.
일본판은 "레리즈(릴리즈)"죠. 초월번역 중에 하나라고 평가를 받는 대사입니다.
일본판에서도 한자로 봉인해제라고 쓰고 레리즈라고 후리가나가 달린 대사긴 합니다. 일본에선, XX라고 쓰고 YY라고 읽는다는 것들이 꽤 있으니까요. 우리나라에서는 릴리즈 대신 봉인해제만 남겼습니다. 일종의 초월번역 취급을 받는 대사입니다.

7. 천사소녀 네티



"주님, 오늘도 정의로운 도둑이 되는 걸 허락해주세요."
"루루피, 루루팡, 루루 얍!"
"저희들이 불쌍한 사람을 도울 수 있게 힘을 주세요."
"또 놓치다니 분하다!"

일본판의 대사는

"주님, 속임수도 장치도 없는 일을 허락해주세요."
"원, 투, 쓰리!"
"우리들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여기서 "속임수도 장치도 없는 일"은 마술을 의미합니다. 마술에서 호객행위 할때 쓰는 대사를 차용했다고 합니다. 이 대사 비슷한 대사가 KBS판 6화에 네티가 마술을 시전할 때 "속임수는 쓰지 않아요!"라고 하는 대사가 있지요.

몇 번 변주가 있습니다. 기도를 세인트가 혼자 한다든가, 입는 옷이 계속 바뀐다든가 하는 식으로요.

원작 코믹스에서는 그냥 "원, 투, 쓰리!" 하고 변신합니다.

8. 꼬마마법사 레미



"난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아이야"

보통 가장 좋아하는 음식인 스테이크를 먹기 직전에 못 먹게 되고 하는 대사입니다. 주인공인 레미를 상징하는 대사라고 볼 수 있죠.

일본판에서는 "난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미소녀야!"인데 아무래도 초등학생이 본인을 미소녀로 자칭하는건 우리나라에선 좀 이상하죠 ㅋㅋ

9. 소년기사 라무



"난 지금 무지무지하게 ○○했다!"

보통 화가 났다, 흥분했다 이런 대사입니다. 일본어판은 "난 지금 맹렬하게 ○○하고있다!"인데, 이 대사 역시 만화 "거인의 별" 패러디라고 합니다.

작중에 더 사이더가 이 대사를 스틸해서 친 적이 있습니다.

10. 몬타나 존스



제로 경: "니트로 박사, 사정을 설명해 보실까?"
니트로 박사: "지금이라도 시간과 예산을 조금만 더 주신다면..."
제로 경: "변명이 죄악이라는 걸 모르나! 이 녀석들, 이것이 끝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공대생의 슬픔...발주처에 항상 하고픈 말을 대변해주시는 그분, 시간과 예산이 더 필요합니다.

몬타나 존스를 보지 않은 세대라도 알고있는 그 대사, "시간과 예산을 조금만 더 주신다면..."

공학박사로서 정말 감동적인 대사입니다 ㅠㅠ 윗분들이 이걸 알아주셔야 하는데...

워낙 상징성 있는 대사라서 몬타나 일행까지 작중에서 패러디한 적이 있습니다. 이 대사의 파워는 실로 막강해서, 나무위키에는 주인공인 몬타나 일행의 개별문서가 하나도 없지만 니트로 박사와 제로 경의 개별문서는 있습니다. 사실상 몬타나 존스의 최고 인기 캐릭터인 두 사람이죠.

11. 이누야샤



"앉아!"

작중에 등장하는 가장 강력한 CC기죠. 대상이 아군이라 안타깝지만. 실질적으로 훨씬 강한 이누야샤를 가영이가 컨트롤할 수 있게 해주는 최후의 장치인데, 뭐 그냥 화났을때 연타하기도 합니다. 여기 걸린 언령은 극장판에서 요도 총운아의 정신조종을 박살낼 정도로 강력합니다.

이누야샤는 작중에 앉아에 148번 당했다고 합니다. 연타도 많네요 ㅋㅋ


* Cascade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23-06-25 21:16)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8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67 역사경찰사와 영국성 4 코리몬테아스 20/06/08 4544 8
    906 게임요즘 아이들과 하는 보드게임들 19 로냐프 20/01/04 7246 8
    903 일상/생각[펌글] 좋은게 좋은거라는 분위기가 세상을 망쳐왔다 21 Groot 19/12/27 5687 8
    856 문화/예술여러 나라의 추석 4 호타루 19/09/05 6191 8
    818 체육/스포츠심판 콜의 정확도와 스트라이크존 기계판정 4 손금불산입 19/06/15 6515 8
    774 문학번역본에는 문체라는 개념을 쓰면 안되는가 19 알료사 19/03/01 6578 8
    758 문화/예술지정문화재와 등록문화재의 간단 정리 13 메존일각 19/01/16 6581 8
    747 역사1592년 4월 부산 - 충렬공(忠烈公) 1 눈시 18/12/19 4909 8
    724 정치/사회양심적 병역 거부 무죄는 어떤 결과를 낳을까 25 Danial Plainview 18/11/04 6288 8
    709 체육/스포츠축구입문글: 나만 관심있는 리그 - 리그 결산 및 감상 7 다시갑시다 18/10/04 6322 8
    707 꿀팁/강좌[엑셀월드] #3. 함수만으로 데이터 추출하기 11 Iwanna 18/10/06 7653 8
    697 일상/생각글을 쓰는 습관 4 호타루 18/09/15 6007 8
    574 문학내 것이 아닌 것에 낄낄대며 울기. 메도루마 슌, 물방울 4 quip 18/01/08 6410 8
    536 문학김애란 10 알료사 17/10/29 7039 8
    498 문화/예술브로드웨이와 인종주의 - 흑인 배우가 앙졸라스를 할 때 16 코리몬테아스 17/08/22 8920 8
    497 영화그레이스 켈리를 찾아서 15 구밀복검 17/08/20 9140 8
    496 꿀팁/강좌[사진]하늘 사진을 찍어봅시다. 4 사슴도치 17/08/18 7852 8
    471 역사 영화 "덩케르크" 의 배경이 되는 1940년 독일-프랑스전투 2 모모스 17/07/14 8048 8
    469 역사삼국통일전쟁 - 6. 안시성에서 멈추다 7 눈시 17/07/09 5134 8
    467 역사삼국통일전쟁 - 5. 황제는 요하를 건너고 7 눈시 17/07/06 5370 8
    1306 문화/예술애니메이션을 상징하는 반복 대사들 22 서포트벡터 23/06/14 4116 8
    422 과학[사진]광학렌즈의 제조와 비구면렌즈(부제 : 렌즈는 왜 비싼가) 9 사슴도치 17/05/01 8174 8
    420 꿀팁/강좌[사진]인물 사진의 기초 - '앵글'을 알아봅시다. 14 사슴도치 17/04/26 8266 8
    328 역사러일전쟁 - 쓰시마 해전 6 눈시 16/12/23 6270 8
    319 IT/컴퓨터회귀신경망으로 만든 챗봇 11 Azurespace 16/12/07 10340 8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