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들이 추천해주신 좋은 글들을 따로 모아놓는 공간입니다.
- 추천글은 매주 자문단의 투표로 선정됩니다.
Date 22/07/05 12:50:43
Name   쉬군
Subject   아이스크림 마이따 아이스크림 (50개월, 말문이 터지다)
50개월 가까지 말 한마디, 아니 단어 하나 말하지 못하던 아이가 한달전쯤 갑자기 단어를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까까, 빠빠 같은 2음절 단어를 이야기 하더니 하루하루 말하는 단어가 늘어나고 음절수가 늘어나더군요.

이라노 (티라노)
피크포 (핑크퐁)
삐아이 (병아리)
고바이 (고양이)

같은 단어를 이야기 하더니 그전에 글자공부는 열심히해서 머리속에 외워두었는지 책이나 티비에 보이는 단어도 읽기 시작하고,

또 한주정도 지나고 떼를 쓰길래 이놈! 했더니 아니야! 시러!!를 외치며 엉엉 울기도 합니다.

아, 이제 그래도 단어나 짧은 말이라도 시작하는구나... 늦었지만 그래도 이제 시작하는구나..라고 생각하며 조금은 안도하고 있는데 어제 저녁먹고 아이스크림을 먹더니 갑자기 이렇게 입을 뗍니다.

https://youtube.com/shorts/SqUG6u0c-1E?feature=share

처음에 중얼거리길래 생각없이 있다가 퍼뜩 정신을 차리고 카메라로 찍으니 다시 한 번 말해줍니다.

"아이스크림 마이따 아이스크림"

아직 발음은 부정확하지만 또박또박 문장(이라고 해봐야 두단어지만)을 말하는 모습을 보는데 한때 아이 걱정에 잠도 이루지 못하고 하루하루 피말리던 나날들이 머리속을 스치면서 가슴 한 켠에 있었던 불안함이 쓸려 내려갔습니다.

물론 갈길은 멀죠.

아직도 발음이 안되는 자음도 많고 자기 할말만 하는데다 엄마아빠가 하는말은 듣지도 않고 대화로 상호작용도 되지 않아요 ㅎㅎ

하지만 끝이 안보일거 같던 터널 저 멀리 희미하게 빛이 보이는 기분입니다.

지금처럼 같이 노력하면 조금씩 더 나아지고 언젠가는 엄마아빠 귀에 피가 날정도로 수다쟁이가 되어 주겠죠.


이 기쁨을 저에게 건네준 상XX장 아이스크림 개발자 여러분께 감사 드리고

"아이스크림 마이따 아이스크림" 이 말은 아마 제 평생 가슴에 지니고 있을 감사한 문장이 될거 같습니다.

* Cascade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22-07-17 17:34)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90
  • 저도 눈물이 나는데 부모님은 얼마나 기쁘실까요 ; )
  • 축하드립니다!
  • 정말 축하드립니다!
  • 아이스크림 마이따!
  • ????
  • 축하드립니다. 대기만성입니다.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218 정치/사회너말고 니오빠 - 누구랑 바람피는 것이 더 화나는가? 23 소요 22/06/28 5488 23
1219 기타24fps/30fps, 60fps. 영상 프레임 레이트에 대한 잡설. 11 메존일각 22/06/29 7270 6
1220 기타2022 걸그룹 2/4 12 헬리제의우울 22/07/04 3824 29
1221 일상/생각아이스크림 마이따 아이스크림 (50개월, 말문이 터지다) 72 쉬군 22/07/05 4862 90
1222 정치/사회장애학 시리즈 (1) - 자폐를 지닌 사람은 자폐를 어떻게 이해하나? 16 소요 22/07/14 4433 26
1223 일상/생각딸아이는 자스입니다. 13 세상의빛 22/07/15 7483 152
1224 경제코인·투자 손실금까지 변제해주는 게 맞냐? 25 Wolf 22/07/20 4855 23
1225 일상/생각 6 하마소 22/07/21 3623 20
1226 정치/사회<20대 남성 53% "키스는 성관계 동의한 것">이라는 기사는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 보고서 원문 자료를 바탕으로 46 소요 22/07/25 5176 39
1227 일상/생각(영양無) 나는 어쩌다 체조를 끝내고 레전드로 남았는가 14 Picard 22/07/27 4408 11
1228 의료/건강아산병원사건 서울대 교수 실명글과 개인적인 견해 20 cummings 22/08/04 4711 23
1229 정치/사회장애학 시리즈 (2) - 시각장애인 여성은 타인의 시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돌려주는가? 5 소요 22/08/07 3490 15
1230 IT/컴퓨터가끔 홍차넷을 버벅이게 하는 DoS(서비스 거부 공격) 이야기 36 T.Robin 22/08/08 4119 25
1231 일상/생각자폐 스펙트럼과 일반인의 경계에서 살아온 사람의 이야기 14 카르스 22/08/21 5293 78
1232 역사홍콩의 기묘한 도로명의 유래 11 아침커피 22/08/27 4623 37
1233 정치/사회한국 인구구조의 아이러니 21 카르스 22/09/01 6206 57
1234 일상/생각우리는 조금씩 성장한다. 4 whenyouinRome... 22/09/05 3828 35
1235 과학마름모는 왜 마름모일까? 30 몸맘 22/09/05 5838 28
1236 기타2022 걸그룹 4/6 31 헬리제의우울 22/09/06 4405 30
1237 일상/생각만년필 덕후가 인정하는 찰스 3세의 착한 빡침 95 SCV 22/09/13 32533 49
1238 기타난임일기 26 하마소 22/09/19 4001 58
1239 정치/사회한국 수도권-지방격차의 의외의 면모들 45 카르스 22/09/20 6073 22
1240 체육/스포츠북한산 의상능선 간략소개 9 주식못하는옴닉 22/09/25 4127 16
1241 기타대군사 사마의 감상. 나관중에 대한 도전. 10 joel 22/09/30 3795 24
1242 IT/컴퓨터망사용료 이슈에 대한 드라이한 이야기 20 Leeka 22/09/30 4129 9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