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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5/11/15 15:41:58
Name   *alchemist*
Subject   진지한 취미 사진가를 위한 다섯 가지 팁(스크롤 압박!)
[0. 들어가기에 앞서]

안녕하세요. 최근 이곳 저곳 게시판에 글과 사진을 조금씩 올리며 좋은 분들과 많은 이야기 나누며 즐겁게 지내고 있는 *alchemist* 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못난 글과 사진에 좋은 리플 많이 달아주시면서 격려 해 주시는 홍차넷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앞으로 적고자 하는 내용은 제가 사진에 관해 공부하면서 어디선가 보았던 글과 제 나름의 생각, 그리고 그 생각을 실천 했던 방법에 대해 소개하는 글입니다. 사진이 너무 즐거워서 진지하게 취미로 하시는 분이든, 가볍게 일상을 기록하시는 걸 사랑하는 분이든, 모든 사진을 찍는 분들에게 이 망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
(스크롤 압박 심하니 백스페이스 누르셔도 미워하진 않을껍니다.. ^^;)


[1. 빛을 알자]

챕터를 시작하기 전에 일단 용어 정리부터 하고 가겠습니다. 제일 중요한 단어인 ‘사진’의 뜻에 대해 나무위키를 뒤져 찾아보면 ‘사진’이란 단어의 원어는 ‘Photography’라고 합니다. 이는 ‘빛’이라는 뜻을 지닌 그리스어 ‘phos’와 ‘쓰다,새기다’라는 뜻을 지닌 그리스어 ‘graphein’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하네요.(https://namu.wiki/w/%EC%82%AC%EC%A7%84#fn-2)

그래서 이 Photography의 말 뜻을 그대로 해석하자면 ‘빛을 새기다’ 라는 뜻이 됩니다. 사진 서적들을 읽어 보면  ‘사진은 빛으로 그리는 그림이다.’ 라는 말이 많이 나옵니다. 좀 괜찮게 정리해보자면 ‘빛은 사진의 알파요 오메가’라고 할 수 있겠네요. 빛이 없으면 애초에 사진은 존재가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빛을 ‘느끼고’ 빛을 ‘다루는 능력’은 사진을 진지하게 취미로서 해나가는 데 있어 꽤나 중요한 일입니다. 빛만 제대로 알아도 사실 사진은 반은 먹고 들어갑니다.

이런 중요한 빛에 대해 알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관찰력입니다. 주위 사물을 주의 깊게 관찰해보시면 됩니다. 다만 그냥 관찰하시면 안되고 아래 네 가지 포인트를 참고로 해서 관찰해 보시길 권유 드립니다. 아래 포인트들은 카메라 없이 맨몸으로 충분히 할 수 있으며 돈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

[빛을 알기 위해 유심히 살펴 봐야 할 포인트 ]
1)빛의 세기
2)빛이 들어오는 각도
3)빛 자체가 가지고 있는 색깔
4)빛에 의해 생기는 암부 및 명부

대략 이렇게 4가지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하나씩 짚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첫번째], 빛의 세기는 사진의 ‘노출(Exposure)’과 연관이 있는 포인트입니다. 빛이 셀수록 일정한 노출을 유지하기 위해 조리개는 조여져야 하고 셔터속도는 빨라져야 합니다. 빛이 약할수록 조리개는 넓어져야 하고 셔터 속도는 느려져야 합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시는 분들은 조리개, 셔터속도에 관해 잘 설명해주신 사게 대장님 ‘난커피가더좋아’님의 ‘귀차니스트 사진강좌를 시작하며’ 글을 잠깐 보시고 오시면 되겠습니다(https://kongcha.net/?b=3&n=670)(잠시 다른 길로 세서 말씀드리자면 조리개, 셔터속도는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사진의 테크닉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꼭 이해하셔야 합니다)

빛의 세기는 계절에 따라서도 변하기 때문에 계절 변화에 따라 어떻게 조리개, 셔터속도를 조절할지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게 해주고, 그에 따라 어떤 테크닉을 구사하고자 할 때(예. 장노출, 아웃포커스 등) 어떤 제약 사항이 있는지 스스로 파악할 수 있게 해줍니다.

[두번째], 빛이 들어오는 각도는 피사체의 입체감, 질감에 큰 영향을 미치는 포인트입니다. 먼 옛날이지만 기억을 살려보시면 미술 시간에 많이 그리셨던 아그리파 상이 그런 빛이 들어오는 각도에 따라 음영이 어떻게 변하고 어떻게 임체감, 질감에 영향을 주는 가를 잘 보여주는 좋은 예제입니다. 이건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그림으로 보시는게 한 눈에 이해가 딱 됩니다


(구글 이미지 펌)

정면광, 역광, 측광, 사광, 순광 에 따라 피사체에 미치는 효과들이 다 다르고 그에 따라 사람들이 느끼는 감상 포인트도 달라집니다. 그 효과들에 대해서는 알아서들 다른 책들로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 중요한 것은 저런 빛이 들어오는 각도가 피사체에 생동감을 주느냐, 아니면 밋밋함 혹은 무서움을 주느냐이고 그에 따라 사진 또한 많이 달라지게 됩니다.


(본인 촬영)

좋은 예는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 빛이 들어오는 각도를 보면 된다고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세번째], 빛 자체가 가지고 있는 색깔 또한 주의 깊게 보셔야 할 포인트입니다. ‘빛에 무슨 색깔이 있어?’하시는 분들은 우리 일상 생활과 연관을 지어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백열등, 형광등, 그리고 태양광이 다 다른 빛의 색깔을 지니고 있습니다. 심지어 태양광 또한 계절에 따라 색이 변하게 됩니다. 겨울에는 태양광도 노란색, 붉은색이 많이 끼게 되며 여름에는 하얀 백열의 색이 많이 끼게 됩니다. 그리고 잘 아시다시피 시간에 따라서도 색은 변하게 됩니다. 한낮의 태양광과 노을 질 무렵의 태양광은 당연히 다르겠지요? 이 빛 자체가 가지고 있는 색깔을 색온도라고 하며 이 색온도와 관련해서 응용할 수 있는 테크닉들이 다소 있습니다.(노을 색깔 더 붉게 하기, 새벽에 푸른 빛을 살려 여명의 느낌 살리기 등등) 그리고 빛이 가지고 있는 색깔에 따라 피사체에 주는 느낌 또한 달라지기 때문에 빛 자체의 색깔 또한 주의 깊게 보시면 참 재미 있습니다.

필름 색이 뒤틀려서 사실 좋은 예는 아닙니다만 이렇게 해질녁에 붉은 색을 강조하고자 하신다면 빛 자체가 가지고 있는 색감에 대해 아셔야 합니다. 강조하기 위해서는 색온도를 높게 설정하고 찍으시면 더 강조가 되기도 하구요.


(본인 촬영)


[네번째], 빛에 의해 생기는 암부 및 명부 또한 잘 보셔야 할 포인트입니다. 암부와 명부의 밝기차에 의해 노출을 어떻게 조정해야 할지가 정해집니다(암부, 명부 중 어디에 포인트를 주느냐에 따라 노출이 조정되니다)노출 조정에 따라 사진도 당연히 변화하게 되구요.
또한 피사체에 드리운 암부, 명부가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피사체의 이미지가 확 달라지게 되거든요. 흔히들 장난 칠 때 많이 쓰는 아래에서 손전등을 위로 쏘아 올린 사진이 이상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평소와 다르게 암부, 명부가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구글 이미지 펌)

암부, 명부 관련해서 좋은 예제는 사게에도 있습니다. 사게의 예술가 F.Nietzsche 님의 흑백 사진인데요. 그 사진들을 보면서 제일 하얀 색인 명부와 제일 검은 색인 암부,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많은 회색들이 기가 막히게 배치되고 대비를 이루는 모습을 보면, 아우, 참 좋습니다. 아무튼 암부 및 명부에 대해 잘 알아야 피사체의 얼굴을 가리는 그림자라든가 이상한 빛의 방향으로 인해 확 달라지는 인상등에 대해 대처를 하실 수 있게 됩니다.

짧게 쓴다고 썼는데 좀 길어졌네요. 하지만 그만큼 빛이 중요하다는 반증이 되겠지요? 흐흐 앞으로는 어디 다니실 때 그냥 다니지 마시고 ‘이 빛이 이렇게 오니 피사체에 이런 효과가 나네? 만약 다른 방향에서 비치면 어떻게 될까? 만약 겨울에 찍는다면, 아니 여름에 찍으면 또 다르겠지? 어두운 부분이 여기 생기니 이렇게 찍으면 요렇게 될까? ’ 이런 생각들을 하시면서 다니시기 바랍니다. 큰 도움이 될꺼에요 :)

다음으로 넘어갑니다!


[2. 카메라 없이 프레이밍 연습하기]

카메라 없이 프레이밍 연습에 관해 이야기 하기 전에 ‘사진을 찍는다’ 라는 행위에 대해 먼저 짚고 넘어 가려고 합니다. 사진을 찍는다는 행위는 여러분들의 주위에 펼쳐져 있는 연속적인 배경 및 피사체들 중 일부분을 ‘떼어낸’ 다음 그것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때문에 그 ‘일부분’을 어떻게 찾아내느냐가 중요한 사항이 될 것이고, 그 찾아낸 일부분을 떼어내서 담기 위해 하는 훈련을 저는 ‘카메라 없이 프레이밍 연습하기’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 ‘카메라 없이 프레이밍 연습하기’또한 제가 한창 사진 찍고 다닐 때 매일 하던 연습입니다. 이 팁 또한 좋은 점이 돈이 전혀 들지 않는 다는 점인데요. 첫번째 ‘빛을 알자’에서 제안해드린 아무때나 빛을 관찰하시고 다닐 때 같이 프레이밍 연습도 하시면 됩니다. 그냥 산책하면서, 출근하면서, 길거리 다니면서, 데이트 하면서 아무때나 하면 되는 연습입니다. 그림 보면 이해가 쉬우실 껍니다 :)



같은 풍경을 어떻게 잘랐는지 보여주…는 그림은 사실 아니지만 제가 말하고자 하는 목적에 정확히 부합하므로 이 그림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제일 오른쪽에 있는 세 사진만 보도록 하겠습니다. 외곽에 있는 흰 선이 각각 위에서부터 동일한 배경에 대해 35, 50, 90mm의 화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같은 배경이라 해도 어떤 화각의 렌즈로 어떻게 잘라내느냐에 따라 사진은 완전 달라지는 걸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이 연습도 지난번 연습처럼 알기 편하게 포인트를 짚어드리겠습니다.

[카메라 없이 프레이밍 연습 시 유념할 포인트]
1)배경, 그리고 피사체들의 화면 내 배치
2)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잘라내면 되는지

[첫번째], 배경, 그리고 피사체들의 화면 내 배치는 삼분할 배치, 삼각형 구도, 사각형 구도, 원형 구도 등 구도와 관련된 연습입니다. 어떻게 배치할지, 어떤 구도가 있는지는 사진책들 찾아보시면 잘 나와 있으니 그 구도를 기억하신 다음 그대로 연습하시면 되겠습니다. 책 보고 공부하세요. 흐흐. 제가 어설프게 알려드리느니 그게 낫습니다 :)

[두번째],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잘라내면 되는지는 그 연속적인 배경, 피사체 중에 어떤 부분을 취사, 선택할 지를 말하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2번 포인트는 단렌즈로 감을 잡아서 연습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처음 카메라에 단렌즈를 물려서 좌,우,상,하 어디까지 잡히는지 확인을 하신 다음 그 감각을 가지고 다른 배경을 잘라내 보았을 때 아까 맞춰둔 좌,우,상,하에 맞게 제대로 딱 맞게 다겼는지 확인을 하시면 됩니다. 저는 단렌즈로 하는게 편해서 이렇게 했지만 줌렌즈로 하셔도 전혀 무방합니다. 단렌즈를 써서 연습을 하게 되면 거리 스냅, 혹은 빨리 찍고 빠져야 하는 경우 훈련한대로 딱 취사선택한 화면만 잡아내서 재빨리 다른 사진으로 넘어갈 수 있게 됩니다. 저는 훈련할 때 제가 잡아낸 화면과 렌즈 화각이 딱 맞아떨어질 때 그렇게 기분 좋을 수가 없더라구요. 뭔가 좀 해낸듯한 성취감도 들구요 :) 요새는 물론 감각 다 썩어서 안됩니다.. 어흑; 예전만큼 면밀하게는 안되고 대략 80% 정도 화면이 맞더라구요. 그러면 앞뒤로 움직여서 구도 정리한 다음 찍으면 됩니다.

이번에 알려드린 연습과 ‘빛을 알자’에서 짚어드린 연습을 하시다 보면 거리를 걷는 게 즐거워지기 시작합니다. 매일 걷는 지겨운 출근길, 등하굣길이라도 빛에 따라, 그리고 자기가 어떻게 풍경을 잘라내느냐에 따라 사진은 천차만별 달라지게 되거든요. 내가 주변을 관찰 하는데 관찰한 그 모습들이 변화하는 게 눈에 보이기 시작하고 ‘어떻게 담으면 될까, 이렇게 담으면 될까’ 고민을 해보고 아까운 장면을 카메라 없이 그냥 지켜 보기도 하고 하다 보면 즐거우면서 안타까워지기 시작합니다. 눈에만 딱 보이는 그 순간이 아쉬워지거든요. 그렇게 이 연습이 즐거워지고 눈에 익게 되면 ‘왜 내 손에 카메라가 없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되고 그러면 카메라 들고 다니시면서 사진을 찍으시면 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1,2번 연습을 ‘인생을 즐겁게 해주는’ 연습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 좀 흥미가 생기시려나요? 흐흐;

다음번 넘어갈께요


[3. 이론적 배경]

두둥. 드디어 나왔습니다. 이론!!

사실 이 시간은 최대한 피하고 싶었습니다만 어쩔 수 없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진지한 취미 사진가니까요 :) 진지한 취미 사진가는 이론’도’ 공부해야 합니다. 흐흐

사실 개인적으로 이론을 배우지 않고도(특히 구도 관련) 재기발랄한 사진을 찍으시는 분들 많이 보았습니다. 그런 분들이 괜히 구도 배우고 하면서 점점 틀에 갇혀 가는 모습들이 가끔은 안타까울 때가 있었는데요. 구도는 사실 스스로 깨어 나가고 하시는 재미가 있습니다. 기존 구도는 익혀두시되 가끔은 파격을 구사할줄도 알면 최고겠죠 :) 구도 외의 다른 부분은 필요하신 부분들 그 때 그 때 섭렵해 나가시면 됩니다.

일단, 이론관련해서 책은 ‘사진학 강의’는 무조건 있어야 합니다. 구판, 신판 상관 없습니다. 사진학 강의는 사진 관련 이론 책의 바이블입니다. 어설프게라도 정보는 다 적혀 있으니 이 책으로 일단 간단히 공부하시고 필요한 정보는 하나씩 찾아서 보시면 됩니다. 구판도 상관없는게 디카나 필카나 원리는 동일합니다. 신판에 디카 관련 내용 조금 있기는 한데 크게 상관 없습니다. 나중에 공부 좀 하다가 다시 찾아보시면 정말 내용의 방대함에 입을 딱 벌리시게 될 겁니다.

[대략적으로 보셔야 할 이론]을 간단히 말씀드려보겠습니다.

0) 촬영자세 (촬영자세는 쨍한 사진을 위해 제일 기본적으로 익혀야 할 사항입니다)
1) 렌즈 특성(초점거리, 최대 조리개 등)에 따른 사진 표현의 차이
2) 셔터속도, 조리개 및 노출에 대한 이해
3) 플래쉬, 조명 등 빛에 대한 이해
4) 구도에 대한 이해
5) 각종 필터를 사용한 선보정
6) 후보정

요새 또 시대가 시대인 만큼 포토샵, 라이트룸을 이용한 후보정에 관심이 있으실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개인적으로 포토샵 책은 김주원씨가 쓴 책을 추천드립니다. 하나씩 따라갈 수 있게 해놓으면서도 색을 다루는 법이나 이론적인 부분에 대한 설명도 같이 있어서 단순히 이렇게 하면 요렇게 됩니다 식의 책보다는 도움이 되는 게 많습니다.
관련 이론 공부는 이것만 하면 정말 재미없으니 한두개 하시고 실습하시고 하시는 방법으로 하면 재미있을겁니다.. 그..럴..꺼에요 ^^;

다음으로 넘어갑니다.


[4. 사상적 배경]

(들어가기에 앞서.. 이번 챕터는 이론적 배경에 이어 사상적 배경을 다루고자 합니다. ‘뭔 사진 하나 찍는데 사상적 배경이냐’하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해당 내용은 넘기셔도 됩니다. 언제까지나 이 팁은 진지해지고 싶은 취미 사진가를 위한 것이니까요. 가볍게 하시고 싶으신 분들은 넘기셔도 절대 무방합니다.)

사진을 찍을 때 중요한 것은 ‘어떤 것을’ 찍느냐 일 것입니다. 음식 사진이 좋아서 찍는 분, 모델 사진이 좋아서 찍는 분, 풍경이 좋아서 찍는 분 등 사람 수마다 좋아하는 사진은 다르고 그만큼 찍고 싶은 사진의 개수 또한 다양합니다. 사실 여러개 다 해 보고 그 중 즐거운 것을 골라서 하시면 되는 게 최고입니다. 취미로 하는 건데 즐겁게 해야지 어렵게 할 필요 없습니다. 사실 어떤 면에서는 이런 사상적 배경은 골치가 아픈게 맞기도 하구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상적 배경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그 ‘어떤 것을 찍느냐’하는 그 문제를 사상적 배경에서 찾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자면 가끔 노숙자 분들을 찍고 ‘삶의 무게’이런 식으로 포스팅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이 사진가 분이 정말 삶의 무게를 저 노숙자 분에게서 찾은 걸까요? 아니면 단순히 소재 만능주의에 빠져서 이렇게 찍으면 사람들이 좋아해주겠지란 계산 하에 사진을 찍은 것일까요? 그리고 과연 그런 사진을 찍는 것이 ‘옳은’ 일인 것일까요? 한때 어려운 사람들을 찍어 ‘Human’ 사진집 시리즈를 발표하신 최민식 씨도 그런 비판을 많이 받으셨습니다. 가난한 사람 팔아서 돈 번다고. 하지만 최민식 선생님은 사진이 가지고 있는 힘을 믿고, 사진은 오직 그런 리얼한 현실을 담아야 한다,사진을 통해 사회상을 담아야 하며 우리는 그것을 똑바로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이었습니다. 그랬기에 저런 비판에도 꿋꿋하게 자신의 프로젝트를 밀어붙일 수 있었고 우리에게 좋은 사진을 남겨주게 되었습니다. 만약 사상적 배경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없었다면 진짜 최민식 씨조차 가난한 사람 팔아서 돈 버는 그런 파렴치었을 수 있을 겁니다.

이렇듯 사상적 배경은 사진을 찍는 다는 ‘폭력적 행위’를 어떻게 컨트롤 하느냐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게 됩니다.(왜 폭력이냐 하면 사진을 찍을 때 shoot 이라는 단어를 쓰는데, Shoot은 총알 등을 남에게 쏘는 뜻을 가지는 것입니다. 사진은 본질적으로 사진가가 찍히는 것이 아니라 남인 피사체가 찍히는 것으로 그 자체적으로 폭력을 내포하고 있으며, 심한 경우는 피사체의 동의도 없이 담기기 때문에 매우 폭력적이 될 수 있지요. 몰카가 왜 문제가 되는지 생각해보시면 되겠습니다.) 진지한게 사진을 좋아하고 취미로 가지고 싶은 사진가라면 그런 상황에 대해 이해를 하고 어떤 사진을 찍어야 하는지에 대해 계속해서 생각하고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사상적인 배경을 갖추기 위해 또 좋은 책들이 많이 있습니다. 제가 인상 깊게 읽었던 기억에 남는 그런 책들을 몇가지 추천하고자 합니다.
일단 육명심 님의 ‘사진으로부터의 자유’가 있습니다. 여기에 사진은 우리 사진가에겐 똥이니 마찬가지이니 쌀 수 있을때까지 잘 먹고 쌀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시는데, 생각해 볼만한 좋은 이야기입니다.
가볍게 볼 수 있게 추천하는건 윤광준 님의 ‘잘 찍은 사진 한 장’이 있습니다. 다만 이야기는 가볍게 풀어냈지만 그 안의 내용은 절대 가볍지 않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의 생각이나 최초 사진 찍을때부터 변해가는 생각 등이 잘 구현되어 있어요.
그리고 패션 사진에 관심이 있으시면 KT김 님의 ‘올 댓 패션’도 한 번 보세요. 우리나라보다 해외에서 유명한 패션 포토그래퍼입니다. 사진도 같이 실려있으니 즐겁게 감상 가능하구요
제주도 좋아하시는 분들은 故 김영갑 님의 ‘그 섬에 내가 있었네’도 한 번 보세요. 이어도로 가버린 한 자유롭지만 애달픈 사진가의 인생을 보실 수 있습니다.(그리고 제주도 김영갑 갤러리 꼭 가세요. 두 번 가세요. 저는 다음번 제주도 가면 또 가려구요)
필름 카메라, 클래식 카메라 뽐뿌를 위해서는 ‘낡은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 시리즈가 있습니다만.. 카메라 뽐뿌만 오는게 아니라 사진 뽐뿌도 같이 옵니다. 저자분들이 다큐 사진쪽으로 한 가닥 하시는 분들이라 다큐 사진에 관한 이야기들 들으실 수 있습니다.
조선희 씨의 ‘힐링 포토’나 김중만씨의 책도 있습니다. 둘 다 티비에도 나오시는 유명한 분들이니 궁금하시면 찾아보시면 될 듯 합니다.
[빼먹은 내용 있어서 추가합니다.] 필립 퍼키스의 '사진 강의 노트'도 읽어보세요. 책은 얇지만 내용은 참 좋습니다. 사진에 관한 팁이나 촬영에 대한 자세 좋은 사진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줍니다. 진짜 좋아요. 사진만 찍는 여행을 가게 된다면 이 책하나만 들고 가도 됩니다 :)
겁나 진지한 책으론 수잔 손택의 '사진에 관하여' 추천합니다. 포토 리얼리즘과 다큐 사진 등에 대해서도 다루는데.. 내용이 어렵습니다 -_-; 저도 한 번 딱 읽어봤는데 어려워요.. 이건 따로 공부 좀 더 해봐야 할 책입니다. 저도.. 하악; 수잔 손택 다른 책 읽으신 분들은 쉽게 이해하실지도? 모릅니다? ^^;

제일 적기 힘든 이야기였네요.. 아무튼 이런 고민 없이 좋은 사진이 나오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냥 좋은 사진은 재능에 의해 찍혀지지만 “꾸준히” 좋은 사진은 이런 생각들이 바탕에 있어야 하는 듯합니다. 참고로 저는 추상쪽, 그리고 미적인 사진들에 집착하고 있습니다. 모델도 해보고 싶은데 아직 조명을 안배워서 ㅡ.ㅡ; 도무지 시작을 못하고 있네요. 아마 모델 사진 해봐야 남들 보기에 요상한 사진들을 주로 찍겠지만요..

다음으로 넘어갑니다 ^-^


[5. 남의 사진 많이 보기]

모든 분야에 있어서 실력을 늘리고 싶은 사람에게 제일 권해주는 것은 일단 연습, 이단으로는 ‘남을 보고 배워라’라는 사실일 것입니다. 사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컷 수와 함께 실력도 나날이 늘어갈 수 있습니다만, 결국 화면을 구성하고 잡아내는 것은 본인인지라 자신의 밑천이 무궁무진하지 않은 이상 언젠가는 바닥이 나게 됩니다. 그러면 다른 분들 사진, 다른 스타일의 사진을 보면서 자신의 것으로 소화시켜서 자신만의 스타일로 구사하거나 아니면 다른 식의 영감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제안 드리고 싶습니다. 남의 사진도 진짜 많이 보시라구요.

그리고 그 사진을 단순히 보기만 하는 것이아니라 사진을 모작해보는 것도 실력을 늘리는 좋은 방법입니다. 저의 경우는 친한 분 사진을 같은 장소 가서 대놓고 따라 찍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하니 왜 그렇게 화면을 구성하고 잡아냈는지 확실하게 감이 오더라구요. 대신 저는 그게 표절이다 라는 걸 제목부터 드러내서 ^^; 제 표절 대상이 된 분에게 확실하게 말씀을 드렸습니다. 따라했어요. 라구요. 그 덕에 그 분의 시선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일단 남의 사진 많이 보기로 제일 좋은 방법은 사진집입니다. 아무리 디지털 세상이 와서 화면을 모니터로 보고 하더라도 사진은 인화된 종이로 보는 것이 최고입니다. 모니터 따위는 인화된 사진을 따라갈 수 없어요. 색감 하며 포스 자체가 달라집니다. 사진집 구매해서 보시는 게 최고입니다. 작은 사진집 시리즈로 ‘열화당 사진문고’시리즈가 있습니다. 유명 사진 작가들의 사진을 포켓북 사이즈로 줄여서 보여주는 책인데요. 간단하게 여러 작가의 사진을 보는데 좋습니다. 보고 맘에 들면 이후 큰 사이즈의 사진집을 구매하셔도 되구요.

당연히 예술의 전당이나 각종 갤러리에서 행해지는 전시회는 보시면 보실수록 좋습니다. 전시회를 안하고 시간이 도무지 안 되서 못가지 않는 이상은 한번씩 가보시면 압도적인 사진의 퀄리티에 감탄하시고 즐거워 하시면서 나올 수 있습니다. 강추에요.

월간으로 나오는 사진 잡지 또한 좋은 교재입니다. 사진가 인터뷰를 통해 그 사진가의 생각에 대해 알 수도 있고 좋은 사진에 대한 소개, 좋은 전시회에 대한 소개도 많습니다. 물론 사진가들의 관심, 장비에 대한 뽐뿌도 많이 나오구요.. ^^;

만약 나는 모델, 패션 사진에 관심이 많은데 저런 사진집, 잡지, 전시회가 따분하신 분, 분명 계실겁니다. 그러면 일반 패션 잡지 사서 보시면 됩니다. 패션 잡지에 실리는 사진들 절대 만만한 사진들이 아닙니다. 조명, 컨셉 등 철저하게 계산된 상황에서 찍는 것이고 마음에 들지 않는 컷들은 모조리 날아가기 때문에 쉽지 않은 작업이구요. 예전에 모델 사진 공부하시는 분들은 저런 잡지 사진들 붙들고 확대기로 확대해 봐가며 눈에 비친 조명 모양, 갯수, 각도 같은 거 확인해서 재현해보고 하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잡지, 책 다 귀찮고 난 어디 나가기 귀찮아 하시는 분들은 인터넷 사진 커뮤니티들 좋은 곳 많습니다. 일단 사게에도 좋은 사진들 많이 올라오구요. 장비 사이트라 비웃음 받지만 SLRCLUB에 그래도 쓸만한 사진 많이 올라옵니다. 요새는 많이 죽었지만 레이소다도 괜찮구요. 개인적으로 인터넷 커뮤니티 중 사진 진짜 괜찮은 곳은 포클입니다(http://www.voigtclub.com) 제가 지향하는 사진들은 다 이쪽에 있더라구요. 궁금하신 분은 링크 따라서 한 번 가보시길 바랍니다

정말 많이 보시면서 자신만의 평가를 내리는 것 또한 잊으시면 안됩니다. 왜 저 사진이 좋은지 왜 난 별로인지 그런것들 잘 생각하시면서 보시면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이제 마무리합니다!


[6. 마무리]

구상할 때는 거창하게 시작했는데 정작 적고 보니 글만 많은 재미 하나도 없는 글이네요.. 으으..
거기다 요새 F.Nietzsche 님께서 동영상으로 좋은 강좌 열어주고 계셔서 글만 많은 글이 얼마나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될지 모르겠네요.. ^^;
F.Nietzsche님 강의를 제가 비록 보지는 못했지만(인터넷 겁나 느려요 여기 ㅠㅠ) 평소 보여주시는 사진들로 보아선 많은 분들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될 것 같으니 꼭 보세요. [두 번 보세요.] 제가 오늘 주절주절 이야기 드린 건 그냥 진짜 진지하게 해보고 싶으신 분들만 ‘참고로’ 하시면 될 거 같아요.

‘아 이 인간은 저런 방법으로 진지하게 사진을 취미로 하게 되었구라.’ 라구요.

그럼 허접한 글 이만 마치겠습니다. 행여나 궁금하신 게 있으시면 리플이나 쪽지로 달아주세요 :)

감사합니다.


* 수박이두통에게보린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5-12-01 13:01)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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