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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0/15 13:58:12 |
Name | celestine |
Subject | 타이완바 세계사중국편 (5.4운동) |
탐라에 쓰려고 영상 스크린샷 캡쳐하다..10개 넘어가니 주렁주렁 보기 좋지 않네요. 유툽 자막 달기 기능도 지난달인가 없어졌구요. (사실은 싱크 맞추는거도 꽤나 귀찮았.. ㅠㅠ) 거창하게 철학/종교 카테고리를 고른 이유는......주의/주장 이야기라 그렇습니다 ㅋㅋㅋ 처음부터 7분 30초 무렵까지 스크립트를 발번역/발췌/요약해서 올립니다. 중국어/한자 읽기 되시는 분은 무시하시고 영상만 보셔요 ㅎㅎㅎㅎ 부모께 순종,효도. 형제간 우애. 웃어른께 예의 등등 가족과 가정윤리는 오랜세월 동아시아 유교 표준 도덕 규범이었죠 (공자 만세). 오늘날 타이완에서도 미덕으로 칭송받구요. 동성결혼은 몇년 전 합법화 되었음에도 보수적인 부모분들은 (전통가정윤리를 내걸고)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지고~~~~" 라며 반대하죠. 하지만 알고 계신가요? 백여년전 중국에서 수많은 지식인들이 <효도> 를 쓰레기, <가정>을 만악의 근원으로 취급했단 사실이요. 나중에 대만대 총장을 역임한 푸스녠傅斯年 은 "서구의 워싱턴, 다윈같은 인재가 왜 중국엔 없느냐? 사실 없는게 아니라 <중국 가정> 에 억눌려 재능을 꽃피우지 못함이라!" 며 중국 전통 가족/가정/가문 시스템을 강력하게 비판, 해체를 주장했어요. 이런 분이 요즘 시대에 대학 총장이라면 부모님들은 말문이 막히지 않을런지요 ㅎㅎ 도대체 백년전 중국에서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토록 급진적인 주장이 넘쳤을까요. 5.4운동은 넓은 의미로서의 대大5.4운동과 좁은 의미로서의 소小5.4운동으로 구분할 수 있어요. 좁은 의미에서의 5.4 운동은 1919년 일본의 산둥반도 점령을 항의하는 정치운동을 가르키구요. 넓은 의미에선 5.4 신문화운동을 의미하는데 그 연원은 1917년 백화문운동까지 거슬러 올라가요. 이 무렵 천두슈 陳獨秀는 인의예지로 대표되는 전통유교가치들을 민주, 과학으로 대체하자는 주장한 글을 신청년 잡지에 기고해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죠. 사람들은 수천년간의 전통 규범들에 의문을 던지고 새로운 사상, 주의, 생각을 앞다퉈 주장했어요. 1919년 쓰춘통斯存統 이란 학생이 본인 경험을 담은 에세이를 발표했는데요, 어렸을적부터 사서오경 공부에 매진하고 부모님께 효성스런 아들이었지만 아버지는 본인과 어머니에게 늘 매질하는 사람이었다네요. 오랜세월 고통받던 쓰춘통은 결국 아버지에게 불효,거역하기로 결심, <비효 非孝> 라는 글을 써서 당시 중국에서 엄청난 논란을 불러일으켰죠. 사실 이전에도 많은 지식인들이 <가정혁명>을 <사회혁명> 의 전제로 인식, 전통가정제도와 개념을 무너뜨려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집안 웃어른 말씀에 무조건 순종하는 관습으로 말미암아 개인의 자유없는 <가정> 들로 이루어진 사회가 어찌 진보하겠냐는 말이었죠. 한편 개인의 인격, 자유 침해문제 이외에도 전염병 문제도 지적되었는데요. 당시 근대 교육을 받은 공공위생전문가들은 결핵의 원인으로 대가족제도를 꼽았어요. 일가친척 수십명이 한집에서 (적당한 거리두지 않고) 복작복작 모여사니까 결핵이 쉽게 퍼진다고요. 이러한 전통 가족 제도를 뒷받침하는 유교 윤리, 즉 군신간, 부자간, 부부간 의무와 도리(+차별)를 천명한 삼강三綱 (삼강오륜의 그 삼강) 은 자연스레 비판의 도마위에 올랐어요. 사람들은 삼강혁명 三綱革命을 외치며 전통식 가정과 도덕윤리를 모조리 뜯어고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어요. 급진 아나키스트들은 無父無君無法無天 (아빠, 임금, 법규, 세상 다 갈아엎어야 함)이라고까지 주장했구요. 버뜨, 전통 대가족제도를 없엔다 치면 새로운 <가족> 은 어떤 모양새가 되어야 할까요? 당시 문화예술계의 스타였던 후스胡適 선생은 미국 유학때 보고 들은 서구식 가족제도를 소개한 글을 여러편 발표했어요. 서구에선 남녀가 자유롭게 연애결혼하고 핵가족을 이루며 남편과 아내, 자식들은 각자 서로 독립적인 인격체로 존중하고 존중받는다고 썼죠. 글을 읽은 젊은 이들 사이에서 자유연애, 남녀평등사상이 대유행, 모두가 자유연애만세! 를 외쳤답니다.....만요, 후스胡適 선생 본인은 어머니 말씀대로 전통식 중매결혼한 효자였다나요. 뭐, 말로는 뭐든 못하겠어요. 행동하는게 어려워서 그렇지 ㅋㅋㅋㅋ 그렇지만요, 얼마 안있어 개인의 자유 강조와 전통에 대한 반발 정신은 <혁명>의 물결에 휩쓸려버린답니다. 1925년 우사(五卅) 사건으로 제국주의 외세를 배격하자는 민족주의 열풍이 고조되고 <혁명>으로 국가와 민족 문제를 해결하자는 거대 담론이 부상해요. 1920년대 초기 공산당의 <계급혁명>, 북벌시기 국민당의 <국민혁명> 둘다 같은 맥락이었죠. <혁명>은 사회와 시대를 관통하는 키워드이자 테마였어요. 아니, 나라가 곧 망할지도 모르는데 남녀연애 따위가 뭣이 중하냐! 는 거죠. <혁명이 연애에 우선> 이란 사고방식은 이윽고 연애대상은 (정치적) 동지여야 한다는 <혁명적 연애관> 으로 발전해요. 그 와중에 어떤이들은 진정한 혁명가라면 연애, 결혼하지 말아야 한다고까지 주장했다네요. 결국 당시 중국 젊은이들은 전통식 가족의 속박에선 벗어나긴 했되 (+연애의 자유도 획득?), 주의 主義 (=이념/이즘 ism/이데올로기)로 인한 갈등과 고민에 푹 빠져버렸답니다. 국가와 개인의 모든 문제를 특정 주의로서 해결할 수 있고, 또 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이었죠. 삼민주의, 공산주의, 세계주의, 국가주의, 무정부주의 등등 온갖 주의들이 휩쓸고 사람들은 특정 <주의>를 나라와 민족을 구제할 말씀으로 신봉했어요. 5.4운동의 개인해방정신은 거대한 <주의> 에 밀려나게 되었구요. 한편, 5.4 운동의 시발점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면요, 일본의 산둥반도 점령에 반발한 애국주의 운동에서 비롯된 건 맞지만요, 몇십일 전에 일어난 한국 3.1 운동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답니다. 윌슨의 민족자결주의에 자극받은 한국인들은 (일본에 의한) 고종의 독살설이 퍼지자 분노, 거리로 나가 독립만세를 외쳤죠. 서울에서 시작된 열기는 전국으로 퍼져나갔지만 결국 일본 정부에 의해 잔혹하게 진압당했어요. 하지만 3.1운동은 당시 망국 위기와 불안에 떨던 중국 청년들의 이목을 끌었고 이를 본따 5.4 시위 (운동)이 일어났어요. 5.4 운동 기간에 발표된 수많은 성명서와 선언서가 3.1운동을 인용, 제시했답니다. 한편 3.1운동과 5.4운동의 열기는 타이완에도 전해졌는데요, 당시 도쿄에서 유학중이었던 타이완 학생들은 이후 타이완의회설립운동과 갖가지 사회문화운동의 주역이 되었죠. 1920년대의 신구문학쟁론도 중국의 백화문사용운동에 영향받아 일어났구요. 동아시아 전역을 휩쓴 혁명 물결에서 타이완도 예외가 될 순 없었죠. 오늘날에도 해외의 수많은 중국계 분들 (華人) 은 5.4운동 정신을 이어야 한다고 말하곤 해요. 하지만 전통을 배격하자고 소리높여 외친 5.4 청년 세대들은 이후 각종 <주의>로서 마음속 공허를 메워버렸고, 개인의 자유를 추구한 5.4운동의 원래 노선과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게 되죠. 1920년대 이후, 쑨원이 제창한 삼민주의와 공산당의 공산주의가 등장, 젊은 세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어요. 삼민주의는 첫머리에 <주의는 신앙이자, 사상이자, 역량이다> 라고 명시했죠. 마음의 공허를 달랠 길 없던 포스트 5.4운동세대들은 <주의> 야말로 삶의 모든 고민거리와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다 믿었어요. 하지만 오늘날 여러분들은 과연 <주의> 가 완벽한 해결사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나요? ------------------------------------------------------------------------------------------------------------------------------------------------------------------------------ 지난주에 올라온 에피소드 5편, 중일전쟁편도 다음에 올려보고 싶어요. https://youtu.be/AV_CAHWGsuw 옛날에 좋아했던 가수 (지금도 노래는 자주 듣습니다. 얼굴이 예전같지 않아 제 맘도 식어서 그렇지 ㅋㅋㅋㅋ) 주걸륜 (Jay Chou) 의 <상해, 1943> 이란 노래랑 곁들여 소개해보고 싶네요. * Cascade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20-10-25 12:48)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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