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20/07/10 09:54:34
Name   [익명]
Subject   BTS는 악마의 표징, 블랙핑크는 악마숭배, 겨울왕국2는 동성애를 장려한다고 자꾸 그러네요

안녕하세요
요즘 자꾸 이상한 이야기를 들어서 힘듭니다.
저희 부부는 나름 신실한 개신교인 입니다.
가정예배도 꾸준히 드리고 저는 요즘 너무 바빠서 큐티는 못하지만 매일 성경책을 한장이라도 읽으려 노력하고, 읽은 성경 내용을 가지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궁금한점을 같이 찾아보거나 성경 강해도 가끔 찾아 듣습니다.

와이프는 엄청난 종교인입니다.
매일 아침 30~40분씩 QT를 하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가끔은 저녁시간에 성경을 읽다가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벌을 줄때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을까 생각하며 울기도 하고.
겁도 엄청나게 많아서 벌레만 봐도 소리지르면서 놀라고, 가끔 제 주변에 힘든 친구들 이야기를 하면 진심으로 울면서 기도도 할정도로 마음에 자애심이 가득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이상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시작은 BTS와 블랙핑크였습니다.
어느날 어떤 안경쓴 한국인 처럼 보이는 여자가 영어로 말하는 유튜브 채널을 한동안 보고있더군요.
영어 무식자인 저는 뭔지 몰라서 물엇더니 간증하는 영상이라고 하기에 아 또 은혜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보다 싶었습니다.
평소에 찬양도 틀고 그래서 딱히 걱정이 없었죠.

근데 어느날 산책하는데 BTS의 방시혁이 작곡할때 영감을 받을때 굉장히 악한것에서 영향을 받는답니다.
그리고 bts의 어떤 곡들은 무슨 악마를 숭배하는 표징이 들어가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그런 음악들이 우리 젊은 청소년이나 음악을 듣는 사람들에게 결국 악영향을 끼칠꺼라고 합니다.
그리고 블랙핑크 뮤직비디오를 봤냐면서, 거기는 진짜 악마를 숭배하는 상징이 너무 많이 들어가 있어서 악한 음악이라고 하더군요.
이런 것들이 음악을 듣는사람들에게 다 영향을 미칠거고 나쁜 음악이라는 이야기를 계속 해댑니다.
위에서 본 어떤 여자애가 말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자기가 미국에서 그런 음악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그리고 자기가 찾아낸 악마의 표징 같은것들을 이야기 하는 유튜브였더군요.......

나이 30넘어서 이게 뭔소린가 싶었습니다.
제가 어렸을때 라이온킹이 무슨 섹스를 상징하는 표징이 엄청나게 많고, 뉴에이지 음악을 들으면 결국 악마를 숭배하게 된다느니 뭐 이런 류의 이야기잖아요?? 근데 이친구가 워낙 순수하게 살아와서 이런 음모론을 처음 들어서 놀랬나보다 싶어서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리고 뭐 그런 코드들은 그냥 상업적으로 이용되는거고 우리 아이세대들이 그런걸 분별할수 있는 능력을 가르치면 될거라고 했습니다.
음악이나 영화, 문학 등등 어떤 작품을 만들때 작가의 의도가 어쨌든 받아들이는 사람이 해석하기 나름이니 그렇게 편향적이고 자극적인 해석만 하는 사람은 결국 어떤 이득을취하려고 음모론을 꾸리는건데 너무 그런거에 취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끝나는줄 알았는데 갑자기 어느날 베리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습니다.
아니 무슨 베리칩 이거는 찌라시 수준으로 ‘예수천당 불신지옥’ 외치는 사람들의 단골 소재인데다, 이미 한국 기독교계에선 베리칩을 가지고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면 이단이라고 규정지은 소재 아닙니까?
그래서 베리칩이 왜 악마의 표징인지 하나님이 직접 십계명에 돌판에 ‘베리칩은 악마의 표징이니 몸에 심지 마라’ 라고 써 주신것도 아닌데 왜 갑자기 베리칩을 걱정하냐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스웨덴에서 이미 몸에 심는 칩이 상용화 되어있고, 우리 아이들 세대가 걱정이며 나중에 베리칩같은 칩을 심지 않으면 물건도 못사고 경제활동을 못하게 되는 세상이 오면 어떻게 하느냐. 자기는 그런 상황이오면 절대 베리칩 안심을거고 그럼 사회적으로 고립될텐데 너무 걱정이라고 합니다.

아니 이게 너무 황당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우린 한국에서 교회를 다녔고 (같은 장로교입니다. 서로 교회도 같이 가봤고 양가 부모님도 오랫동안 다녔던 교회들입니다.) 서로 다녔던 교회도 고만고만한 교회입니다. 여튼 다녔던 교회들에서 이미 베리칩은 이단에서 이야기하는 거라고 정의했는데 왜이리 걱정하느냐고 했더니, 미국 교회에선 베리칩이 엄청나게 문제되는데 한국에서는 왜 이렇게 무시하는지 모르겠다며 한국이 오히려 이상하다고 합니다. 왜 이런소리에 빠졌는지 모르겠는데 와이프의 가장 친한 친구분이 자기 남자친구랑 베리칩이 문제 되는 세상이 오면 절대 심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도 절대 안심을테니 그런 걱정은 좀 안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 이후에 며칠 잠잠하다가 갑자기 겨울왕국2가 동성애를 장려하는 영화랍니다.
겨울왕국2를 안봐서 뭐라 못하겠지만, 우리 옛날에 라이온킹 가지고도 섹스코드 심어서 아이들 정서 해치는 영화라는 주장이 있었는데 그런거 좀 걸러들었으면 좋겠다고 장난식으로 잘 넘어갔습니다…..



근데 갑자기 차별 금지법으로 문제가 심해졌습니다.
저는 워낙 무식해서 차별금지법이 뭔지 모릅니다.
근데 갑자기 ‘오빠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설교에서 동성애는 죄라고 말하면 감옥가게 되고, 동성애와 트랜스젠더가 창궐하게 되고, 동성결혼이 합법화 될거고 어쩌구 저쩌구 세상 망하고…………’

이러는겁니다. 아니 상무식자인 제가 생각해도 이게 뭔 개소리지 싶어서 차별금지법에 ‘설교에서 동성애는 죄다’ 라고 말하면 처벌받는지 찾아봤습니다. 근데 금방 나오더군요. 보수계 기독교에서 확대해석 한거고 이미 가짜뉴스로 판명났다고. 그리고 법원에서도 그런일은 없을거라고 이야기도 했답니다.
근데 문제는 이겁니다. 차별금지법이 성소수자들과 트랜스젠더들이 더 세상으로 나오게 되고 더 만연해 지는 세상이 될거랍니다.
캘리포니아인가 태국인가 어디서는 동성애 비율이 몇십배 늘어났으며, 교회에서 죄악으로 규정짓는 것들이 더이상 죄가 아니게 되고, 그렇게되면 성경은 불법적인 서적이 되어서 문제가 된다는 이야기를 하는겁니다.

그래서 이 법의 요지는 성소수자만 기본인권을 지키게 해주겠다는게 아니라 사회적 약자 (장애인 등) 에 대해서 정해져 있는 테두리 (직장, 서비스를 받는곳, 공공장소 등) 안에서 차별 받게되는 행위를 금지하게 하는 건데, 그럼 교회에서 죄인이라고 규정짓는 사람들은 기본 인권이 침해받고 흑인이 노예시절에 있었든 사회 주류로 나오면 안되는거 냐고 했더니 그건 또 아니랍니다.
그럼 왜 이 법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사실을 짚어 줬는데도 이 법을 반대하냐 했더니 이 법이 동성애자와 트랜스젠더가 사회적으로 높아지고 나중에는 게이 대통령이 나와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세상의 첫 걸음이 될 수도 있는 법이라고 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너무 이상해서, 하나님이 이 세상을 바라볼 때 게이나 트랜스젠더들도 죄인이고, 그냥 십계명에 어긋난 행동을 하는 사람들도 죄인인데, 어떤 죄인들은 교회에서 품어주고 성소수자 죄인들은 교회에서 안품어주고 이게 말이 되냐고 했더니, 자기도 그건 고쳐져야 될 문제라고 생각한답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 세대가 이런 문란한 문화에 노출되는게 너무 싫답니다. 맹모삼천지교라고 했는데 우리가 조금이라도 그런 시대가 오는걸 늦춰야 하기 때문에 이런 성소수자들의 편의를 봐주는 법은 반대를 해서 그런 시대를 조금이라도 늦춰야 한답니다.
아니 이게 뭔 소린지 너무 답답했습니다.

교인으로써 그런 사람들은 품어줘야하지만 그게 법으로 기본권을 보장해주면 (차별 받지 않도록 법으로 재정하면) 소수자들이 주류가 되면서 세상을 망칠것이라는 생각이 모순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나아가서 지금 저희 부부는 위에서 이야기 한 것과 맞닿아있는 소재가 거의 없습니다.
직장에서도 아이돌 이야기는 전혀 안하고, 베리칩은 뭐 말도안되죠.
와이프는 동성연애를 하는 아는 동생이 한명 있는거 같은데 저는 주변에 그런 사람이 한명도 없습니다.
지금 저희가 사는 삶에서 피부에 와닿는 문제가 아닌 것들을 가지고 고민하고 걱정하는게 너무 답답하며 에너지 소모라 생각이 들었고, 차라리 그시간에 양가 부모님 걱정이나 가족 걱정을 좀 더 한다던지.
지금 우리 두사람이 차근차근 어떠한 계획을 세우고 무언가 생산적인 것에 집중하는 것이 저희 삶에 더 도움이 될것 같다 생각이 들고,
하나님도 이런 이상한 음모론이나 헛소리에 집중하는 것을 싫어할 것 같은데.


도저히 지금 상황에서 제 머리로는 어떻게 해야 이런 생각에 빠진 와이프의 생각을 바꿀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미래의 세대가 걱정된다곤 하는데 저는 현실 도피로 밖에 안보이고, 이상한 공포마케팅에 빠져서 벌벌 떠는걸로 밖에 안보입니다.
제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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