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 16/09/02 13:58:38 |
Name | 님니리님님 |
Subject | 말싸움들 어떻게 하시나요? |
오늘 유우머란에서 말싸움 못하는 사람의 특징이란걸 봤어요. 전에 어디선가 봤던 짤이었는데, 그때도 다들 '이거 내 얘긴데?' 이게 주된 반응이었던거 같아요. 사실, 인생살다보면 말싸움 한 두번은 하게 될 일이 생기깁니다. 하지만 정작 싸우더라도 어떻게 할 줄 모르는게 당연한거 같기도 해요. 배운적이 없으니까요. 끽해야 욕설, 고성이나 지르다가 쳐봐 쳐봐... 제가 본 바로는 논쟁은 니 턴 내 턴 돌아가면서 논리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고, 생각지도 못한 논거를 꺼내고, 상대방을 유인해서 자가당착에 빠지게 하는등 전략싸움이지만 말싸움은 상대방이 대응하기전에 선수필승, 목소리 크게, 욕설을 섞어 전의를 상실하게 만드는 등 격투기 같은 느낌입니다. 일종의 스킬 같은게 있는거죠. 그 스킬은 결국 욕이지만요. 전에 '세이노'라는 사장님의 글을 홍차클러 한 분이 소개해 주셔서 읽어봤었는데, 그 분도 욕 걸쭉하게 잘해야한다고 하더라구요. 맞는 말인가 싶지만 결국 동의는 안되더군요. 말싸움은 동물적인 감각+언어적 감각이 동시에 있어야 되는거 같아요. 호랑이의 으르렁은 낮은 저주파대역이라 다른 동물을 겁에 질리게 만든다고 하는데, 이런건 흉내낼수 없듯이 말싸움 잘하는 분들은 그런게 있습니다. 또 언어적 감각은 정말 어찌보면 유쾌할 정도로 기발한 문장을 나열해서 상대방을 압도하죠. 군대에서 한 두명씩 꼭 있는 군기담당의 갈굼은 보는 입장에겐 재미를, 당하는 입장에겐 고통과 공포를 줍니다. 이런 것도 재능이란 생각이 듭니다. 결국 말싸움 잘하는건 재능이란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전 주로 싸움을 회피하는 쪽을 택합니다. 내가 싸울 준비도, 기분도 아니니 말이죠. 전에 일할 때, 거래처 갈 일이 생겨서 차를 몰고 나가다 접촉사고가 났었습니다. 제가 차선변경을 했는데, 뒷차가 후방등을 들이 받았었죠. '괜찮으십니까? 많이 놀라셨죠?'하고 말을 걸었는데 바로 썅욕을...뒷좌석에 따님도 타고 계시던데ㅠ 그래서 귀찮아질까봐 바로 전화기 꺼내서 접촉면이랑 바퀴상태, 주변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옆에서 욕을 하거나 말거나 말이죠. 따라오며 욕설 좀 하시다가 제 풀에 지쳐버리시더군요. 이렇게 말싸움이 일어났을때, 어떤식으로 대응들 하시는지 알고싶습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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