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21/03/07 11:19:40
Name   [익명]
Subject   제가 오래된 친구의 소중함을 모릅니다
요즘 하는 생각입니다.

저는 20대구요. 지금껏 살아오면서 환경과 경험이 변하면서 스스로가 달라지는 걸 많이 느낍니다. 가치관 면에서 특히 매년 급변하는 느낌이에요. 주변인과 비교했을 때 제가 유독 심한 것 같습니다. 매년마다 발전하고 싶은 나의 모습이 달라지고, 그 모습을 길러줄 수 있는 환경에 나를 집어넣어서 그 안에서 성장하는 게 연례사업입니다.

‘사람이 바뀌면 어울리는 사람도 달라진다’는 말도 참 동의하고 좋아하는 말입니다. 제 경우, 자신을 바꾸려고 어울리는 사람 풀을 바꾸고, 시간이 지나 어울리는 사람들이 이만큼 달라진 걸 보며 자기 변화를 실감합니다.


다만 이렇게 그때그때 새로 친구를 사귀고 그 친구들과 같이 발전적인 언행을 나누느라 상대적으로 오랜 친구를 등한시하게 되더라고요. 새로운 사람에 에너지를 쏟느라 여력이 없기도 하고, 솔직히 그 편이 제게 더 도움이 되기도 하고요.(친구관계도 험한 말로 하면 결국엔 서로에게 수단이니까요-정서적 행복을 주든, 안정감을 주든,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든, 필요할 때 도움을 주든, 각종 이익을 제공해주든...친구가 주는 효용 면에서 수단이란 말을 썼습니다)


다만 제가 아직 어려서 오랜 친구가 주는 소중함을 놓치고 있는 게 아닐까, 이러다가 나중에 후회하게 될 일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조금 들더라고요. [여기서의 오랜 친구는 ‘단순히’ 서로 안 기간이 길어 편안한 친구 말합니다. 초중고대학생때 만나 기간적으로 오래되어 허심탄회하게 서로 얘기나눌 수 있는 그런 오랜 친구들이요. 인생 친구까진 아니어도 편한...
저도 서로 정말 잘 통하고 이해하고 발전적인 불알친구는 둘 있고 그 우정은 정말 소중하게 여길 줄 압니다.]



사실 이렇게 이미 사귄 친구의 소중함을 잘 체감하지 못하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도 큰 것 같습니다. 제 강점중 하나가 타인과 잘 친해져서 내밀한 관계를 맺는 친교활동을 잘한다는 점이거든요. 그래서 오만하게도 ‘원한다면 언제, 누구든 친구로 사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도 그래왔구요. 그래서 그런지 언제든 새로 만들 수 있는 게 친군데(그리고 오랜 친구보다 더 친밀해질 수 있는데) 왜 굳이 오랜 친구들을 오래됐다고 좋아하고 챙겨야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솔직하게 적었는데 다시 읽기도 부끄러울 내용이네요. 진지하게 요즘 고민하는 주제라서 저보다 더 오래 사신 선생님들 의견을 여쭙고자 올렸습니다. [오래된 친구가 왜 소중한지] 그리고 [제 이런 생각들에 문제가 있다면 어떤 부분이 어째서 문제인지] 짚어주신다면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납득할 수만 있다면 고치도록 노력해보려고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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