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 21/02/15 18:31:33 |
Name | [익명] |
Subject | 삶의 원동력이 사라진 느낌입니다. |
안녕하세요, 나름 모범적으로 평범하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사람입니다. 설 연휴 나름 잘 보내고 일을 하는데 길게 쉬어서 그런건지 뭔지 모르겠는데 요즘 뭔가 삶의 원동력이 사라진 느낌입니다. 전에는 재미있었던 것들이 하나둘 흥미를 잃어가구요. 맛있어 하던 음식을 먹어도 그냥 그렇습니다. 반가운 사람을 만나도 한 두 시간 이야기 하다보면 달아 올랐던 기분도 짜게 식어버리고. 몸뚱아리만 멀쩡하면 먹고사는건 뭐 문제 없겠지 생각했는데, 앞으로 30년 넘게 일하며 가족을 부양할 생각하니 또 뭔가 가슴이 턱 막히네요. 이런게 뭐 코로나 블룬가 뭔가 하는걸까요? 작년 말까지는 별 생각없이 안돌아다니니 잘됐지 생각하면서 지냇던것 같은데, 요새는 뭔가 갑갑하기도 하구요. 비대면으로 뭐 한다 하면서 화상으로 하는것도 이제는 지겹기도 하구요. 잠이 모자라서 그럴까, 아니면 잘 못먹어서 그럴까 고민하면 그건 아닙니다. 하루에 8시간씩 푹 자고 점심시간에도 만족할 만큼 쉽니다. 주변과 소통이 없느냐 물어보면 그건 맞네요. 친구들과 카톡으로만 연락한지도 오래고, 뭐 나이 들었으니 시시한 인간관계들은 어차피 쳐내려 가기도 하구요. 문득문득 옛날의 제 인생의 단편들을 생각하면 울컥 하기도 하고, 이별 (연인과의 이별이 아닌 그냥 자연스레 잊혀진 사람들) 을 생각하노라면 뭔가 그때가 즐거웠다는 생각이 들어 처량한 마음에 슬퍼집니다. 하나 하나 뭐가 문제인가 짚어보면 딱히 문제도 없는데 뭔가 삶에 중요한 것을 놓치거나 두고온 느낌이 듭니다. 언제 어디다 무엇을 두고 왔는지 모르겠어요. 그것만 찾으면 다시 삶의 순환이 요동치면서 무한한 에너지로 살아갈것 같은데 말이죠. 제 삶의 원동력은 어디에 있을까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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