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머가 아닌 펌글, 영상 등 가볍게 볼 수 있는 글들도 게시가 가능합니다.
- 여러 회원들이 함께 사용하기 위해 각 회원당 하루 5개로 횟수제한이 있습니다.
- 특정인 비방성 자료는 삼가주십시오.
Date 16/12/13 17:28:25
Name   Darwin4078
Subject   역시 나라는 인간이 타는 썸이 잘될리가 없다.txt
20여년 전...이네요. 시간이 이렇게 흘렀나 싶은 생각에 잠깐 눈물 좀 닦고 시작할께요.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그때는 저도 썸타던 여학생이 있었습니다.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밤늦게 집에 가는데 무섭다고 제가 바래다 주고 그러다 밥도 같이 먹고 그러면서 가까워졌습니다.

기말고사도 끝나고 곧 여름방학이 시작되려던 장마철이었습니다.

나 : 기말고사도 다 끝났는데 뭐할거야?

썸녀 : 글쎄~ 재밌게 놀아야지~ 오늘은 영화 하나 보자~ 참, 그저께 같이 사는 윤지 알지? 걔 시골집 내려갔어~

나 : 그래? 혼자 있으면 심심하겠네?

썸녀 : 그치? 첨엔 혼자 있으니 좋을거 같았는데 하루도 안되서 심심하더라구~

나 : 다른 친구 부르면 되지~

썸녀 : 그래도 되는데... 하여튼 윤지 시골집 가서 좀 그래~

그러면서 길을 걸어가고 있었는데, 차가 지나가면서 물이 확 튀는 거였습니다.
저는 썸녀를 보호해준다고 몸으로 물을 막다가 바지부터 해서 다 젖어버렸습니다.
서로 잠시 난감해하고 있는 차에...

썸녀 : 이거 안되겠다. 여기 근처에 나 사는 자취방 있잖아~ 거기서 좀 어떻게 하고 가자.

나 : 괜찮은데... 그냥 가도 돼.

썸녀 : 아유~ 내가 미안해서 그래~ 그래도 남자라고 막아주네~

하면서 눈을 살짝 흘깁니다.

반강제로 썸녀가 사는 자취방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갈아입을 옷도 없고 좀 난감합니다.
썸녀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썸녀 : 흙탕물도 묻고 했는데... 좀 씻을래?

나 : 여기서? 에이... 괜찮아. 물기만 좀 말리면 되지. 드라이기 같은 걸로 말리면 돼.

썸녀 : 더러울텐데... 그냥 씻는게 좋지 않을까?

나 : 괜찮아~ 괜찮아~ 대충 말려서 가두 돼~ 쫌만 가면 내 자취방 있잖아.

썸녀 : 그래...? 그럼 그렇게 해. 저기 드라이기 있으니까 저거 쓰고, 난 후덥지근해서 샤워 좀 해야겠다~

썸녀는 샤워한다고 화장실로 들어가고 저는 베란다로 가서 바지 입은 채로 드라이기로 바지를 말리고 있었습니다.

썸녀 : 어우야~ 너 베란다에서 뭐해~

나 : 어? 어... 너 샤워한다고 해서 바지 말리고 있지.

썸녀 : 다 했어. 들어와~

나 : 괜찮은데...

집주인이 들어오라고 해서 전 어쩔 수 없이 들어왔습니다.
저는 엉거주춤하게 서서 바지를 계속 말리고 있었고, 썸녀는 이것저것 먹을거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썸녀 : 커피 마실래? 괜찮은 원두 구해왔는데...

나 : 나 커피 별로 안좋아하잖아. 믹스커피가 좋아~

썸녀 : 그래... 여기 믹스커피는 없는데...

나 : 그럼 담에 먹지 뭐~

썸녀는 과일을 깎아서 가져왔습니다. 허리를 숙여서 과일을 놓으니까, 헐렁한 츄리닝 옷이라 그런지 가슴이 보이려고 합니다.

나 : 저기...

썸녀 : 응?

나 : 옷. 좀 올려야..할거 같아. 가슴...

썸녀 : 어...? 어... 어... 그..그래...

옷도 대충 말라서 저도 앉아서 과일을 먹었습니다.

나 : 역시 여자가 사는 방이라 그런지 깨끗하네~

썸녀 : 뭘~ 다 이정도는 하지. 요새는 남자들이 더 깨끗하게 하고 산다던데~ 네 방은 어때?

나 : 흠~ 나도 한깔끔 하쥐~ ㅋㅋㅋ

썸녀 : 내 방도 봤으니 언제 니 집도 한번 보러 가야겠다~

나 : 어, 나 다음주에 시골집 내려가는데...

썸녀 : 그..그래?

나 : ...

썸녀 : ...

그리고 어색한 침묵.

나 : 어..컴퓨터 있네. 한번 켜봐도 돼?

썸녀 : 그거... 고장..났는데.

나 : 그...그래..?

썸녀 : 어...

나 : 그렇구나...

또다시 어색한 침묵.

나 : 아~ 바지도 대충 말랐으니 가야겠다~

썸녀 : 어... 가려고?

나 : 어. 가야지!

썸녀 : 그..그래... 가야지...

그리고, 저는 개인 하늘을 보면서 잘 마른 바지의 상쾌함을 느끼면서 썸녀의 집을 나섰습니다.
상쾌하게... 상쾌하게...



...에라이!! ㅠㅠ




도데체 놓친 포인트가 몇개인지 감도 안잡히네요. 지금 보니 이검뭐... 모든 대화가 포인트의 연속.

아무튼, 훈훈하게... 훈훈하게 끝났습니다.

----------------------------------------
라고, 소설 한편 써봤습니다.



4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유머 게시판 이용 규정 9 Toby 15/06/01 54664 9
67418 오늘자 계엄령 짤.. 1 + 플립이 24/12/04 108 0
67417 1400만 605개의 미래 중 아빠를 살릴 단 하나의 미래 1 + swear 24/12/04 179 0
67416 48시간 뒤 계엄령이 또 터진다는 디씨인 2 + swear 24/12/04 628 0
67415 건담 신작 발표 7 + swear 24/12/04 309 0
67414 빨랐던 부산시의원 15 + 다군 24/12/04 844 0
67413 계엄기념 노래 1 닭장군 24/12/04 491 0
67412 해리 할로의 전설적인 원숭이 실험 1 골든햄스 24/12/03 458 3
67411 241124 니콜라 요키치 34득점 13리바운드 8어시스트.swf 김치찌개 24/12/03 77 0
67410 눈물샘 주의.jpg 3 김치찌개 24/12/03 406 0
67409 외제차 6개월 몰고나서 느낀 점.jpg 1 김치찌개 24/12/03 524 0
67407 고인물들의 내공대결이 되어버린 프라모델.jpg 1 김치찌개 24/12/03 231 0
67406 가수 션이 말하는 부부싸움 안하는 비결 아내랑 있을 때...jpg 2 + 김치찌개 24/12/03 281 0
67405 디즈니 현지화.avi 1 삼성그룹 24/12/03 244 0
67404 주접도이정도면재능이다.jpg 1 매뉴물있뉴 24/12/03 363 0
67403 보증금 100만 원, 월세 45만 원, 보일러 5개 원룸 4 swear 24/12/03 519 0
67402 꼬꼬마들은 잘모르는 서울아파트 9 swear 24/12/03 550 0
67401 아빠 4+1은 뭐야? 2 swear 24/12/03 545 1
67400 화장실 공사한놈 나와... 10 플립이 24/12/03 759 0
67399 잘못된 착용방법 2 Omnic 24/12/03 560 0
67398 이번 폭설때 편의점 식사자리 만들어줬더니 은혜 갚은 포크레인 기사 4 다람쥐 24/12/02 493 1
67397 아버지 잘 가셨소 6 swear 24/12/02 651 4
67396 손님 사이다 맥임 2 swear 24/12/02 697 0
67395 100년 뒤 유튜브 1 swear 24/12/02 540 0
67394 수능 끝난 고3 근황 오구 24/12/01 645 1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