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자기들 원하는 결과가 나왔을때에만 법원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변하는데,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존중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존중이겠죠.
2심 무죄 판결에 이르기까지, 국힘이건 민주당이건 법원의 판단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하며 본인들에게 유리하게만 해석하던 모습들이 떠오르네요.
부디 향후에도 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법원의 판단은 그냥 존중되는 겁니다. 존중하지 않을 방법이 없거든요. 법원을 습격해서 판사를 끌어낸다고 해도, 법원의 판단은 결국 존중됩니다. 존중의 가장 기본은 판결의 주문을 따르는 것에서 출발하죠. 감옥 가라 하면 감옥 가고, 뭘 공개하라고 하면 공개하고, 배상하라고 하면 배상하는 게 존중의 기본입니다. 헌법재판소가 위헌이라고 하면 위헌 행위를 바로잡는 게 존중이고요. 제 기억에 그걸 안하는 쪽은 한쪽 밖에 없어요.
저는 법원을 존중한다는 건, 판결에 대한 비판을 아끼는 게 아니라, 판결의 흠결이 있으면 적절히 지적하고, 설명이 부족한 부분에 설명을 요구하고, 동의가 되지 않더라도 이미 확정된 주문을 수용하려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상의 존중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법원의 판단은 존중하되, 판결문에 대한 평석과 비판의 자유는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판결을 무조건적으로 수긍해야하고, 판결문은 절대적 성역에 있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보수쪽에서 오늘의 무죄판결을 비판하는것도 당연히 이해합니다. 검찰이 인정 못하고 상고하겠다는것도 당연히 이해해야겠지요. (그런 의미로 저는 김복형 헌재 재판관의 한덕수 탄핵기각 결정문도 비판했었고요)
다만 법원을 존중하는것은, 법원이 정하면 따라야한다는게 그 본질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법원이 구속을 결정했으면 경호원 동원해서 농성하는게 아니라 수긍하고 들어가야 하는거고, 법원을 때려부시는건 당연히 안 되겠지요. 헌재가 권한쟁의심판을 내렸으면 그에 맞게 행동해야 할테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