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저는 중립기어 박겠습니다.

저도 전에 투자 과정에서 (저정도 까지 깊게 들어간건 아니지만) 업체에서 이야기 했던 기술 우위성 독점성 이런 것들이 검토해보니 전혀 아니었던 경우가 있어서 투자 & 협업 중단 간적이 있었는데 소송 걸고 언플 하더라고요. 당연히 저희가 질리가 없었죠.

찾아보니 텍스처가 "원하는 문장으로 책을 추천받거나 타인과 소통하는 기능은 최초" 라고는 말은 하고 있지만
텍스처가 창업한지 1.3년 정도 된걸로 theVC 에 나오는데,

문장을 기반으로 책을 추천하는 서비스는 yes24 에서 이미 2020년에 특허를 출원한 바 있고 (KR 등록, 10-2534131 B1) 추천 문장 기반의 SNS 기술/서비스도 공개되어 있고 (KR 10-2014-0026795 A, 등록은 안됨) 이러한 문장 기반 추천에 대한 일반론은 미국 특허 등록번호 8301764 B2 에도 나와 있습니다.

이것들을 조합하면 텍스처의 "원하는 문장으로 책을 추천받거나 타인과 소통하는 기능" 을 갖는 기술/서비스가 못 나올 수준은 아닙니다. (UX, UI의 독창성이라던가 BM 모델의 독창성이라던가 이런 부분은 좀 다른 영역이긴 합니다만 어쨌든 저 '기능의 최초' 라는 말을 따져본 내용입니다.)

즉, 저는 그 독창성을 인정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러한 의견이 억울하면 텍스처도 특허 출원 해서 저 "원하는 문장으로 책을 추천받거나 타인과 소통하는 기능"만으로 특허를 받았으면 됩니다. (출원했는데 아직 공개가 안되었을 가능성이 있겠습니다만..)

텍스처가 베꼈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교보문고가 정의롭고 정직하다는 뜻도 아니에요. 다만 아이디어만으로 우리가 최초고 우리가 정당성이 있다, 라고 외치기에는 선행된 기술들이 존재하고, 교보문고가 비록 텍스처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선행 기술외의 다른 부분들 에서 복붙한 부분이 존재한다는 증거가 명백히 존재하지 않는 이상은 '텍스처의 아이디어를 도난해서 서비스를 개발했다' 라고 주장하기에는 어폐가 있습니다. '교보문고가 텍스처의 서비스에서 힌트를 얻어 공개된 선행기술의 범위 내에서 유사서비스를 개발했다' 에 가까운거 아닌가 싶네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도덕적으로 비난하지 말아야된다는 소리는 아니고, 가치판단은 각자 다르니 팩트는 이렇다.. 라고 적어본것에 불과합니다. (개인적인 의견을 첨언하면, 교보문고의 "2018년부터 해오던 문장아카이빙의 연속선 상에 있는 서비스" 라는 설명이 전혀 쌩뚱맞은 변명같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사족을 달아보자면, 많은 개인 발명자, 개인 사업자나 중소기업들이 자기가 최초라고 착각하는 부분들이 꽤 있습니다. 사실은 그렇지 않은게 상당히 많습니다. 대부분 개인사업자나 중소기업이 자신들의 거창하고 획기적이고 멋진 아이디어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누군가 해봤거나 하고 있거나 하려고 했지만 별로여서 안했거나 한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에게 힌트를 얻어서 사업화를 한다는 부분에 있어서 어디서 어디까지가 비난할 영역인가는 법에도 윤리교과서에도 적혀있지 않으니 개인이 가치판단할 부분이라 뭐라 할건 아닙니다만,

대부분 업계에 이미 특허가 출원되어 공개가 될 정도라면 동종 업계 사람들은 한 번 쯤 생각해봤거나 내부에서 의견서를 냈다가 접혔거나 준비중이거나 한 아이디어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봤을 때, 기능적인 것 외에 UI/UX 적이나 다른 부분으로 베낀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교보문고가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텍스처가 억울하게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별로 그렇게 공감이 가지 않습니다. 텍스처가 자신이 있다면 해야 할일은 언론에 알리는거 보다 NDA 내지 CDA를 맺었으면 그거 가지고 소송하는겁니다.

네. 예전에 저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는데

사업팀에서는 "오 여기 기술 신박한데 제휴할까? 님들 기술문서 줘보셈"
법무팀에서는 "아니 근데 그거 특허도 없고 특허 내도 등록 못받을 정도로 독창성도 없는데?"
개발팀에서는 "음? 우리가 그거보다 나은 버전 이미 개발하고 있었는데?

사업팀에서 "어 그래? 알고보니 니네 기술 별로래 안녕 빠이염"

비슷한데 조금 더 나은 제품 출시후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이 기술탈취함요 ㅠㅠ" 언론플레이..
하지만 기술문서 내용이 전부 다 공지의 영역(public domain) 이라서 영업비밀 인정 못받음

사업팀이 그 중소기업 기술에 영감을 얻어서 해당 기술을 활용한 사업을 기획했던건 맞지만
해당 중소기업 기술에는 전혀 독창성이나 특허성이 없었고
비슷한 내용을 이미 내부에서 개발하고 있었고 (증빙도 당연히 있었고)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교보가 저런 사례에 꼭 해당한다, 그래서 교보가 억울할거다 이런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런 사례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고....
그리고 교보는 이전부터 북로그 기능이 있었고, SNS 비슷한 유사 블로그 기능도 있었고 평점, 유사한 취향의 구매 패턴을 가진 타인의 구매목록 기반 추천 등 유사한 추천 기능들을 가지고 있었고, 교보 e-북 앱에도 자신의 문장을 하이라이트 해서 저장하고 북로그에서 이를 타인이 볼 수 있게 설정하는 기능이 있었기 때문에 교보가 아무 기술/서비스 베이스도 없이 기술을 탈취했다고 못박기에는 좀 어폐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까놓고 말해서 저 기능은 (텍스처 만나보지 않고) 교보가 독자 개발했다고 해도 크게 이상하진 않습니다. 물론 그걸 이쁘고 좋은 퀄리티로 개발했을거 같진 않지만 (교보 이북 앱 꼬라지를 보면...) 기능적인 측면에선 그렇단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