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여기서 교훈을 제대로 얻어야 하는데 문제가 커보입니다.
1. 당장의 적자 해결 때문에 한전이 보유중인 알짜 해외석탄사업 전체 매각 시도중
2. 탈석탄 한다고 20년부터 해외 신규 석탄화력 사업 수주 안 하고 투자도 줄임(중국, 일본이 수혜)
3. COP26에서 2039년까지 석탄화력발전 모두 폐지한다고 서명함(미, 중, 일은 서명 안 함)
4. 기후악당, 좌초자산 같은 이상한 단어를 만들어서 한국에서 사업기회를 찾는 유럽 기업들에게 휘둘리는 에너지정책
한국은 석탄퇴출에 합의하고도 산업부 공식입장으로 해당 서명이 목표한 바에 맞춰 석탄을 완전 퇴출하지는 못할 꺼라고 했습니다. 이 때문에 지적받기도 했고요. 그만큼 구속력 없는 서명이었어요. 실제로 COP26에서 폐지에 서명하지 않았던 미국은 연방정부 단위에서 주정부 단위로 이루어지는 석탄화력 발전소를 폐지하는 건 위헌적이기에 직접적으로 동참선언 하는 데 꺼려졌던 것이지 미국은 각종 환경규제로 석탄발전을 퇴출하는 중에 있습니다. 2013년 이후로 신규 석탄발전은 없으며, 규제조치와 보조금으로 재생에너지와의 경쟁에 밀려 시장에서 퇴출되는 발전형식의 절대 다수는 석탄입니다. 우리나라는 서명하는 도중에도 신규 석탄발전소가 건설되는 중이었고요.
석탄화력은 여전히 중요한 발전원입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같은 동남아 국가에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이곳에서의 사업기회를 스스로 접어버리면 남 좋은 일만 하는 셈입니다.
2022년 EIA 보고서(Energy outlook)를 보면 미국 전력에너지 믹스에서 석탄은 현재 23%이고, 2050년에도 10% 정도 비중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력소비 증가 고려하면 2050년까지 약 40% 감축 수준입니다. 2039년까지 모두 폐지할 수 없다고 보니 당연히 서명을 안 하죠.
베트남은 COP26에서 석탄 퇴출에 동의한 이후 올해에 발표한 전력계획에서 향후 석탄발전 비중을 줄이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2030년 이후 신규 석탄 발전소도 없을 것이라 했고요. 그리고 베트남 붕앙 2호기에서 홍콩의 중화전력이 지분을 빼는 도중에도 한전은 사업을 포기하지 않았죠. 이것 만으로도 기후위기 대응에 민감한 금융기관들로부터 많은 견제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석탄발전 사업기회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남 좋은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생존하는 일입니다. 내가 아니면 남이 할 테니 참여한다는 마인드로는 환경규제와 탈탄소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어요. 기술력있는 시장참여자들과 금융지원들이 사라져야 시장가격도 부담스럽게 형성되고 산업 전반을 정체시킬 수 있죠.
유럽이 COP26을 어겼고, 독일도 위 기사처럼 폐지했던 화력발전소 다시 되돌리고 석탄에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ESG 주창하던 블랙록도 말과 행동이 달랐죠. 당위와 현실은 구분해야 합니다. 말씀하시는 내용은 에너지 위기 이전에는 통했어도 지금은 아닙니다. 유럽이 하는대로 우리도 태세전환이 필요한 시점이죠.
독일은 이번 조치가 일시적이라고 했습니다. 당장 전쟁앞에서 환경주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건 어떻게 보면 너무 당연한 것인데요. 안보적 위기 앞에서는 환경은 물론이고 자유와 인권도 후퇴하는 게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로마규정이나 제네바 협약에서 탈퇴하자는 식으로 나오나요? 그런 것이야 말로 당위와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거죠. 기후변화를 위한 노력이 천연가스 공급망 위기에서 후퇴했다고 아예 모든 걸 무너뜨리자는 식으로 행동한다면 그냥 자기파멸적인 행동일 뿐입니다.
독일이 겨울 천연가스 비축량을 늘리기 위해 석탄발전 비중을 늘린 것은 맞지만 그건 우-러 전쟁으로 인한 유럽의 안보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방책이었지 환경의제를 포기하겠다는 의사표시가 아닙니다. 그리고 독일이 발전량에서 석탄을 늘리는 방식으로 후퇴한 것에 우리가 해외 석탄발전소 신규투자를 하는 식으로 후퇴하자는 건가요? 여전히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발전소에는 자금을 대는 와중에도요? 이것이야 말로 과해보입니다. 독일은 타협을 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보다 더 한 타협들을 해왔는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