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입장에서 임시공휴일이나 대체공휴일이 늘어나면 사실 '사무직'들은 큰 영향이 없습니다. 며칠 더 논다고 해야 하는 일이 미뤄지거나 안하지는 않으니까요. 사실 영향 받는건 시급을 받는 현장 근로자의 급여입니다. 제조업의 현장은 빨간날이라고 쉬고, 임시공휴일/대체공휴일이라고 쉬진 않고, 그만큼 시급을 더 받습니다.
현장 노조가 있는 저희 회사의 경우 빨간날 주간은 1.5배, 야간은 2배 받는데요. 지금까지 어린이날도 빨간날이니까 똑같이 적용되었는데, 어린이날이 일요일이라 대체공휴일이 하루 더 생기면 1.5배 받는 날이 하루 더 늘어나는거죠.
사무실에서 일하는 시간 만큼만 돈을 줄것이냐, 시간 보다는 성과를 가지고 돈을 줄것이냐에서 후자로 가는게 현재 트렌드입니다.
현장이 시급제가 유지 될 수 있는 것도, 일하는 시간 = 생산량 이라는 지표가 일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무직은 그게 어렵죠
똑같은 업무량을 줬는데 A는 주 40시간으로 끝내고 쉬는데, B는 매일 야근에 주말 특근까지 해서 업무를 끝낸다면 어느쪽이 더 높은 평가를 받고 급여를 받아야 할까요? 하지만 이게 칼같이 끊어서 평가하기 어려우니 다들 주 52시간 채우고 주말 특근하는 방향으로 가기 쉽죠
소정근무일수와 무관하게 고정급여를 받는 것이(성과 상여 제외) 연봉제와 월급제의 정의인걸요.
사용자 측에서 법정휴일이 너무 늘어나 이런 고정급여를 주는 게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면 노사합의하에 시급제로 바꾸거나 이듬해 연금협상 때 해당 요소를 반영하는 게 먼저죠. 공휴일이 늘어난다고 고정임금제도를 없애는 식의 취지로 국가가 개입하자는 건.. 좀 너무 끔찍함 ㅠㅠ...
시급제는 회사도 안 좋아할만한 제도고, 근로자들도 극혐할 수 밖에 없습니다....
Picard님 말씀 처럼 똑같은 업무를 40시간만에 끝내는 사람과 52시간만에 끝내는 사람이 있다면 회사의 성과는 둘 다 동일하지만 회사입장에서는 후자에게 월급을 더 줘야하거든요.... 그 외에도 공공분야의 경우 지금도 주40시간이 사실 재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데(일단, 저희 회사의 경우 주 40시간 이상 근무하면 그 이상의 근로는 '자발적 근로'라 무조건 간주해버립니다) 시급제로 하면 이런 경우 투입되는 인건비(곧 세금)가 더 늘어날테고..... 궁극적으로 기재부가 쥐어틀어막고있는 공공기관 총액인건비제에 역행하는 형태가 되어버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