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탈퇴하신... 제가 mysticfall 님의 글이 수긍이 간 이유는 진영논리만 배제하면 누구든 논의할 수 있는 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사실 조심스럽지만 그리 문제가 될 글이 아니었어요. 인간의 진보성, 보수성을 나눌 때 어떤 주제에 얼마만큼의 disgust를 느끼느냐도 얘기되는데 여튼 이렇게 인간의 disgust는 생물학적으로 존재하는 거고 동성애에 대한 이성애자들, 특히 남성이성애자들의 disgust도 본능적으로 존재하는 부분이에요. 레즈비언보다 게이에 대한 disgust가 더 크다는 사실을 누구든 알고들 있으니까요. 이걸 동성애자분들이 기분 상할 것을 우려해 토론에서 언급하지 못하는 건 광의적인 의미에서 압제라고 봐요. 인간의 삶에서 이미 많은 종류의 disgust가 존재하거든요.

특히나 최근 며칠 사이에 일어난 조그만 댓글타래 덕에 저는 더 이해가 갔어요.
http://redtea.kr/pb/pb.php?id=fun&no=19835&page=2
미성년자와 성인(특히 나이차가 많이 나는 성인) 사이의 성관계가 서로의 동의 하에 일어난 일이라 할지라도 문제를 삼아야 하는 가에 대한 의견이 조금 오간 글타래예요. 제 입장은 나이가 많은 성인일수록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가지는 것을 법적으로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입장이에요. 저 혼자서 막 열불 나 있는 것 같지만 전 사실 다른 댓글러분들의 반응이 흥미로웠고 그분들의 지적을 반추해 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몇몇 분들이 저에게서 나이 많은 성인이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가지는 문제에 반대하는 모습에서 그런 시나리오들에 대한 저의 disgust를 발견하셨어요. 저로서는 이러한 disgust가 타당한데 이건 제가 스스로 생각하기에 생물학적인 반응이에요. 그래서 전, '난 왜 그런 일에 disgust를 느끼나'를 생각해 봤어요. 그러니까 '나는 disgust를 느끼는데 왜 저분들은 그렇지 않나'란 걸 생각해 봤어요. 이런 고찰은 나를 더 잘 들여다보게 만들고 건강한 토론에도 도움이 돼요. 같은 맥락에서 misticfall 님의 글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홍차넷을 하는 많은 분들이 마냥 즐거워 보이지만 저마다 커뮤니티가 흔들릴지도 모른다는 약간의 두려움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걸 좀 이해해주셨음 좋았을 텐데. 좋을 글 많이 써주시고 가 버리시니 섭하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하고 복잡한 심경이에요.

다시 들어오심 좋지영 -.-a.... 그렇지 않더라도 소통의 공간을 어딘가에서든 발견하시길 빌어요. 안녕히 가세요 mysticfall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