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 게시판입니다.
Date 15/08/15 16:48:11
Name   조홍
Subject   추억의 임진록 2 + 조선의 반격





임진록은 김철민캐스터가 임요환 vs 홍진호 매치를 가리키는 용어로 쓰셔서(역시 갓철민...) 현재는 그렇게 주로 기억되지만, 원래는 소설에서 따온 게임의 이름이죠.


-이 임진록 말고...RTS 임진록 얘깁니다-

임진록 1은 어렸을 때 한지라 사실 정확한 기억은 안 납니다. 깃발병 수송기 태워서 상대 건물 위로 가서 적이 터뜨리면 떨어진 깃발병으로 상대 건물 먹고 그런 짓을 좋아했죠.

그 후 오랜 세월이 지나 임진록 2가 나오고, 조선의 반격이라는 확장팩이 나왔는데 상당한 수작 게임입니다. 어느정도 인지도는 있는지라 대부분이 아실거라 생각됩니다. 높이 평가하는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상당한 수준의 영웅 시스템

영웅시스템의 수준이 매우 빼어납니다. 상점 시스템, 영웅의 레벨, 소비 아이템, 장착 아이템, 스킬 등을 구현하였죠. 물론 영웅이라는 강력한 특정개체가 나온 게임들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스타만 해도 미션을 하면 보통의 유닛보다 약간 능력치가 강해진 영웅들이 나옵니다. 또 삼국지 천명이라는 게임에선 레벨의 개념도 있고 영웅 유닛들은 고유의 공격방식과 생김새를 가지고 있지요.

그러나 미션 중에만 나오는 것이 아니고 종족의 구성에 잘 녹아들어 있으며 RPG적인 요소도 잘 합쳐낸 조선의 반격 정도의 게임은 없었습니다. 상기의 요소가 워크래프트 3이 불후의 명작으로 인정받는 몇몇 이유 중 하나임을 생각해 본다면 그보다 이전임에도 불구하고 격이 다른 수준의 영웅 시스템을 이뤄낸 점은 높이 평할만 하다 하겠습니다. 미국에서 나왔으면 상당한 고평가를 받아 유명해졌을 텐데 안타깝네요.

워3과의 차이점이라면 스킬에 마나는 들지만 쿨타임이 없다는 것이겠군요. 물론 스킬마다 모션동작 등이 있어서 연속으로 발동이 가능한가 하는 것은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만, 대부분 1~2초 정도의 차이에 불과하죠. 그래서 몇몇 영웅들은 무사히 육성시키고 좋은 아이템을 갖추었을 때 너무나도 셉니다. 이건 아쉬운 점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량전의 묘미



영웅을 키웠을 때 매우 강하다면 물량전은 불가능한 것이 아니냐... 라고 하실 수 있겠으나.
이 게임은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영웅 혼자서만 날뛰지 못하도록 병기창고를 짓기 전에는 아이템을 살 수 없으며, 가격도 좀 비싸며 뽑으려면 오래 걸립니다. 그리고 그냥 처음 뽑고 템도 없을 때의 영웅은 별로 강하지도 않죠.

그리고 전체적으로 게임이 스피디하며 공속/이속/생산속도가 빠른 편이다 보니 병력은 뽑을 수 밖에 없습니다. 또 치료건물 테크 이전까지는 영웅은 퇴각해도 다시 회복이 되지 않기도 하고요. 사실 어떤 운영을 택했느냐에 따라 다를 순 있지만, 이 게임의 재미는 물량전이 아닌가라고 볼 수도 있을 정도로 물량이 잘 나올 수 있는 게임이긴 합니다.

근데 그러면 병력 위주 물량전으로만 가면 되잖아? 라고 하실수도 있겠으나, 여기서 영리한 점이 절묘하게도 최대 인구수는 영웅을 뽑을 때마다 늘어납니다. 영웅이 없을 때는 1500이지만 한 명당 200씩 늘어서 5명이 되면 2500이 되죠. 그래서 후반 물량전을 할 때에도 영웅 최대 고용 가능수인 5인을 꼭 채울 수밖에 없고, 후반까지 가지 않는다 해도 대체로 영웅을 뽑습니다.
다만 많은 물량을 이동시킬 때 느린 유닛들이 특히 답답하게 움직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콕 찝어 얘기하긴 그렇지만 좀 드라군 같다고나 할까요.

여기서 일본 같은 경우는 영웅들의 생산속도가 같고 생산건물이 같다는 점을 이용한 동시 영웅 뽑기 꼼수로 6영웅에 2700 전비를 쓸 수 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만... 후에 막혔습니다. ㅠ


날씨, 자연

사실 이런 요소들은 부분부분은 이전의 게임들에도 있었던 것이지만 통합하여 괜찮은 퀄리티를 내주었다는 것에 높은 평을 하고 싶습니다.
날씨와 환경의 요소가 꽤 중요합니다.

-낮과 밤-
먼저 전장엔 낮과 밤이 있는데, 낮에는 전장의 안개를 한 번 걷은 곳은 HOMM3처럼 계속 보입니다. 그러나 밤이 되면 스타처럼 되죠. 유닛이 상주하고 있지 않으면 보이지 않습니다. 또 밤이 되면 시야가 좀 줄어듭니다.

-불-
특정 유닛의 공격, 특정 스킬, 맵에 있는 화산 등의 존재로 인하여 불이 붙습니다. 불 위에 있으면 데미지를 받고, 불 붙은 곳에 자원이 있을 경우 [자원이 타서 없어집니다]. 또 불은 밤이라 할지라도 근처의 지도를 항상 밝혀줍니다. 일꾼에게 소화명령을 내려 끌 수 있고, 상점에서 소화탄을 사거나 비를 내리게 해서 끌 수 있습니다. 특정 영웅들은 상점에서 기우제 부적을 사면 비를 내리게 할 수도 있죠. 가만 냅둬도 아주서서히 꺼지기는 합니다.

-기후-
풍향이 계속 바뀝니다. 풍향은 8방향으로, 수상유닛과 공중유닛의 이속에 영향을 줍니다. 그런데 조금 주는 정도가 아니라 정말 차이가 큽니다. 완전한 정방향을 타면 이속이 엄청 빨라지고, 완전한 역방향을 타면 리버 수준이 됩니다. 또 불을 붙였을 경우 풍향에 따라 불이 이동해갑니다. 이건 삼국지 6에서 화계 썼을 때를 생각해보시면 되겠습니다. 비가 내리기도 하는데 비가 내리면 불이 잘 꺼지고, 감자나 대나무 등의 자원이 자라서 다시 캘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의 자원은 식량/나무 두 가지 뿐인데, 감자와 대나무는 비에 자라고 쌀과 다른 나무는 한 번 캐면 재생이 안 됩니다.

-지형-
지형에 따라 비가오면 물에 잠기는 곳들이 있는데, 비가 오는데도 가만히 병력을 거기에 주둔시켜두면 물에 빠져 죽습니다. 또 언덕의 고저가 조금씩 있는데,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있을 때는 시계에 약간의 제한이 생기고 속도도 조금 느려집니다. 화산 같은 곳도 있는데 일정 주기로 화산재를 토해내는데 맞으면 엄청난 데미지를 받습니다. 또 맞은 곳엔 불이 붙습니다. 해군이 있는 게임이라 바다 타일도 존재합니다. 명의 등갑총병이란 유닛은 물을 그냥 건널 수 있습니다. 다만 물 위에서 전투는 불가능.


미션

미션이 재미있습니다. 임진록 2는 그냥 임진왜란 내용이고, 조선의 반격은 임진왜란 후 서군의 요청으로 일본 내 내전에 조선이 개입하는 내용입니다. 여기에 명도 개입하고 각기 세력이 암투를 벌입니다. 스토리 자체로는 꽤 재밌습니다.

엔딩까지 보시면 알겠지만 이런 류의 게임이 흔히 빠지게 되는 민족 딸딸이(...)도 없이 잘 마무리 됩니다. 사실 이점은 어릴 땐 몰랐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상당히 뛰어나다고 느끼는 점인데, 이렇게 조선이 전쟁에 개입하고 이득을 봐서 일본에게 일부 영토를 할양받았지만 금방 호란 때 털려서 청의 요구로 다시 일본에 반환했다... 이런식으로 개념있게 마무리 됩니다.

난이도는 그리 높지 않습니다. 평이한 수준이라 할 수 있고, 게이머가 많은 이곳 기준에선 아마 좀 쉬울 겁니다. 섬멸전/탈출전 등등이 있고 대부분 섬멸전이 주입니다. 미션의 특정 목표를 성공시킨 뒤 ㅡ> 적을 섬멸 이런식으로 가는 미션이 꽤 많습니다. 다만 좀 짜증나는 점은 섬멸전 미션들에서 적 망루들이 이상한 곳에 꼭 하나씩 쳐박혀 있고 이래서 찾으러 다니기가 빡칩니다.

기타 특이점

최종패치 기준입니다만, 원거리 일반공격엔 미스가 뜨기도 합니다. 지나친 레인지 유닛 일변도화를 막으려는 조치였던 듯 하나, 이로 인해 영웅의 비중이 좀 더 늘어났습니다. 후반 수십기의 귀갑차 등으로 몇초 조지면 백설산삼 등의 체력강화 아이템을 도배 수준으로 먹은 것이 아닌 한 영웅도 잘 죽지만 미스가 생겨버리는 바람에...

최종패치의 전 패치였나? 완전히 기억은 안 납니다만, 전투를 시키면 원거리 유닛의 경우 적이 근접했을 때 제로거리사격이 가능하더라도 조금씩 물러나며 싸웁니다. 진형 관리가 편해서 좋습니다. 물러날 곳이 없으면 그냥 싸웠던 듯 합니다. 이건 잘 기억이 안나네요.

이 회사 게임이 언제나 그렇듯 기계와 건물 유닛은 수리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수리를 할 때에는 전투행위나 유닛 생산은 불가능합니다.

단축키로 f1부터 f12까지 유닛생산을 등록해놓을 수 있고 남은 예약생산 현황도 볼 수 있어서 매크로 조작이 좀 편리합니다. 참고로 이 게임에서는 1기 생산 후 5기까지 예약 가능합니다.

체력에 손상이 가해질수록 전투력은 줄어듭니다.


단점

물론 단점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단점이라 생각되는 점을 써본다면 아래와 같습니다.

횡이동시 스피드와 종이동시 스피드가 다릅니다. 횡이동시 좀 더 빠르게 움직입니다.

영웅들 중 지나치게 강한 영웅이 존재합니다.

영웅이 특정조건들을 전부 만족할 경우 (스킬을 사용하는 영웅이고 레벨이 4 이상에 좋은 아이템들을 갖추고 마력 보조업그레이드를 했으며 널찍한 맵일 경우) 너무 강해져서 사실 막기가 힘듭니다. 물론 멀티하면서 이런경우는 거의 나타나진 않더군요.

느린 기계유닛들이 뭉쳐서 성벽 지형을 올라갈때나 언덕, 나무 등이 복잡한 지형을 통과시킬 때 인공지능 문제를 실감하게 됩니다. 정말 드라군 같아요.

뇌 빨리는 듯한 느낌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론 매우 재미있는 게임이었습니다. 애국 보정 없이도 그 당시에 나온 게임들 중 당당히 수작이라 인정할만한 게임이죠.

이상 시대와 환경을 잘못 만난 비운의 게임 조선의 반격에 대한 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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