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머가 아닌 펌글, 영상 등 가볍게 볼 수 있는 글들도 게시가 가능합니다.
- 여러 회원들이 함께 사용하기 위해 각 회원당 하루 5개로 횟수제한이 있습니다.
- 특정인 비방성 자료는 삼가주십시오.
Date 21/07/04 18:14:36
Name   구밀복검
Link #1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nba&no=1506136
Subject   [늡갤문학] 핵듀르, 듀란트가 르브론의 수급을 베다
먼 옛날, 휴스턴의 제임스 하든이 포인트가드로 전향하기도 전의 이야기이다.

NBA의 이름난 세 포인트가드였던 스테판 커리, 러셀 웨스트브룩, 크리스 폴이 성공적인 시즌을 끝마치고 축하 파티를 하고 있었다. 고급스러운 와인을 즐기며 담소를 나누던 중 한 그루의 사과 나무 밑에서 크리스 폴이 무언가 글씨가 적힌 황금 사과 하나를 발견하였다.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포인트가드에게'

글귀를 보고 눈이 뒤집힌 세 가드는 서로 자신이 이 황금 사과를 가져야 한다며 다투기 시작했다. 커리는 백투백 mvp와 우승반지를, 웨스트브룩은 두 개의 올스타 mvp 트로피를, 폴은 걸출한 탁구와 볼링 실력을 앞세워 스스로가 최고의 포인트가드임을 주장하며 목소리를 높이니 파티는 결국 파국으로 치달았다. 마침 저 멀리 드넓은 자유계약 들판에 자신과 각별한 사이의 양치기 케빈 듀란트가 지나가는 것을 본 웨스트브룩이 간교한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심판을 부탁하자 제안하였다. 고민에 빠진 케빈 듀란트에게 세 포가가 각각 입을 열었다.

"이곳 오클라호마시티에서 너는 최고의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을 수 있다!"
"나와 함께 LA의 주인을 레이커스가 아닌 클리퍼스로 만들어 보자! 우리는 로스엔젤레스에서 명예와 부를 모두 손에 뒬 것이다!"

웨스트브룩과 폴이 앞다투어 그들이 줄 수 있는 최선의 것을 약속하자, 옆에서 잠자코 기다리던 커리가 웃으며 말했다.

"나는 너에게 승리를 줄 수 있다. 나와 함께하면 너는 모든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다."

그 말을 들은 케빈 듀란트가 눈물을 줄기줄기 흩뿌리며 황금 사과를 스테판 커리에게 바치고 함께 골든스테이트로 향하니, NBA의 수많은 이들이 이내 그를 비난하게 되었다.

한편, 동쪽의 클리블랜드에서는 불세출의 장수가 무명을 드높이고 있었으니 그 이름도 유명한 준족의 릅퀼레우스, 르브론 제임스였다. 그 어머니 글로리아는 르브론이 작은 아기였을 시절부터 흐르는 오하이오 강물에 그 몸을 담가 불사신의 육체를 갖도록 만들었으니, 어떤 전쟁에서 몇 발짝의 걸음을 걷더라도 단 한 발의 휘슬이 그 몸을 스치는 법이 없었다. 샌안토니오를 비롯한 서부의 도시국가들을 때려잡기 위해 클리블랜드가 병사를 모으고 있다는 소문을 듣게 된 글로리아는 아들을 전쟁에 보내지 않기 위해 저 멀리 남쪽 마이애미 해변의 슈퍼팀에 그를 숨기고 작은 강아지(underdog)으로 둔갑시켜 놓았다.

그러나 '릅퀼레우스가 없으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신탁을 받은 클리블랜드의 댄 길버트가 방물장수로 변장하여 찾아와 강아지들이 좋아할 만한 뼈다귀, 개껌 등의 물건에 무기를 슬며시 섞어 내놓았으니, 번쩍번쩍 빛나는 명검 '빅쓰리'를 봅아들다 정체가 들통난 르브론은 그대로 클리블랜드로 다시 끌려가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나선 전투에서 수많은 동부 약소국들의 성을 점령하고 도시를 불태우니 모두가 르브론을 대마왕(weed king)이라 부르며 그와 휘하의 릅탄 숭배자들을 두려워 하였다. 뒤이어 기세를 몰아 서부의 신흥 도시국가 골든스테이트와 여러번의 승패를 주고 받았으나, 골든스테이트에 케빈 듀란트가 합류한 뒤로는 그 절륜한 무용에 속절없이 밀리게 되니, 벼랑 끝에 몰린 그 모습을 본 아담 실버가 구름 위에서 말하였다.

" 이 상자를 퀴큰론즈 아레나의 원정 라커룸에 갖다 놓아라!"

하니 그 부하 마이크 캘러한이 나는듯이 달려가 그 지시를 따랐다. 그리고 곧이어 라커룸에 들어선 워리어스 장수들이 아무런 생각없이 상자를 열고야 마니..

"슈아아악!" "으앗?!"

아아, 그 안에 담겨 있던 것은 다름아닌 이 세상의 수많은 부정적인 릅판들이 아닌가! 릅판도라의 상자를 빠져나온 릅판들이 코트를 한가득 메우자 커리와 탐슨, 그린이 모두 머리를 감싸쥐고 벤치에 주저앉아 고통을 호소하였다. 듀란트가 황급히 4경기 연속 30+ 득점을 휘두르며 상자를 닫았으나 이미 모든 릅판들이 상자를 빠져나가고 오직 한 가지, 낭심가격만이 그 안에 남아 있으니 르브론이 이궈달라에게 고자킥을 날리고 파출리아가 셤퍼트의 소중한 곳을 때려도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골든스테이트의 병사들이 모두 혼란에 빠진 틈을 노려 르브론과 어빙이 습격을 시작했다.

"서고동저가 웬 말이더냐! 나 르브론이 Wild Wild East가 뭔지 보여주마!"

그러고는 창을 들어 몸소 돌격을 감행하니 뒤따르는 JR 스미스, 이만 셤퍼트 등이 과연 wwe의 기술을 앞세워 상대의 관절을 꺾고 배빵을 날려도 휘슬 하나 옷깃에 스치지 않는 위용을 보여주더라. 결국 수많은 점수를 내주고 오라클 아레나로 후퇴한 워리어스 군이 굳세게 골밑을 잠구고 농성하는데, 나무로 깎은 목마 하나가 스르륵 성 안으로 따라 들어왔다.

'탐슨'

목마에 걸려 있는 이름표를 본 수문장 파출리아가 아무 의심없이 이를 클레이 탐슨으로 착각하고 안으로 들이는데, 느닷없이 목마가 불길을 내뿜으며 달려들더니 레이업을 휘두른다.

"으에에에!"
"젠장! 클로에의 종마다!"

클로에 카다시안의 종마 트리스탄 탐슨의 돌격을 시작으로 다시 한 번 부장 카이리 어빙이 짓쳐들고, 명궁 JR 스미스가 화살을 매겨 지원하니 이번에도 전황이 워리어스에 불리한 듯 하였다. 그러나 재빠르게 정신을 가다듬은 스테판 커리가 그린의 도움을 받아 한 차례 반격에 성공하니, 한데 뒤엉켜 우열을 가릴 수 없던 전장에 케빈 듀란트의 함성이 우렁차게 울려퍼졌다.

"르브론! 나와 장수 대 장수로 결착을 가리자!"
"하하하! 2012년 파이널을 벌써 잊었는가!"

태양을 등지고 한달음에 달려와 길쭉한 슬램덩크를 꽂아 넣는 듀란트의 공격을 르브론이 가볍게 피하며 손쉬운 득점을 허용했다. 그리고 무소처럼 달려들어 수많은 돌파 득점을 양산하니 수비를 도외시한 그 공격에 어지간한 장수라면 당황할 법도 하건만, 새가슴이라 매도되었던 듀란트가 주제를 모르고 감히 침착하게 이에 맞선다. 그리고 그때..

"삐빅!" "크아아아악!"

장수 이궈달라가 불시에 날린 한 발의 휘슬이 불사신 르브론의 단 한 군데 약점에 명중하는 것이 아닌가! 글로리아가 오하이오 강물에 그를 적실 때 손으로 움켜쥐고 있던 발목, 바로 그 부분을 휘슬이 날아와 맞춘 것이다. 한껏 표정을 일그러뜨리고 주저 앉은 르브론이 다급히 다시 언더독으로 둔갑하여 자리를 피하려는 찰나, 거칠게 허공을 가른 듀란트의 3점화극이 그 수급을 마침내 베어낸다. 그리고 우레와 같은 함성을 토해낸 듀란트가 창끝을 들어 하늘을 가르키니, 오라클 아레나의 모든 군사와 백성이 하나가 되어 전쟁의 승리를 기뻐하고 환호성을 지른다. '듀란트가 르브론을 베다' 후세에 길이 회자될 이 이야기에 관련된 음유시인 호메릅스의 평을 마지막으로 글을 마친다.

NBA에 다섯 명의 패자가 있으니, 모두 서부 출신이며 이것이 곧 느바오패이다.
첫 번째는 초장왕 토니 파커, 르브론을 4-0으로 초장부터 발라버렸고,
두 번째 징목공(punish mockery) 덕 노비츠키는 조롱을 4쿼터 맹활약으로 앙갚음했으며
세 번째 왈왕(dog master) 카와이 레너드가 그의 목에 개목걸이를 채웠고,
네 번째 제한공 안드레 이궈달라 또한 한 번 더 그 목걸이로 그를 묶었다.

그리고 마지막, 도망공 케빈 듀란트.
슈퍼팀에 패배해 초라하게 도주하였던 지난날의 치욕을 잊지 않았으며,
마침내 더 강한 슈퍼팀으로 이를 되갚았으니 이것이 곧 이빅제빅 (빅4로 빅3를 제압하다) 이라.

그들은 하나같이 뛰어난 실력을 뽐냈으나 사실 역대에 선명히 이름을 새길 장수는 셋이요, 그나마 하나는 아직 명성을 얻기 전이었다.

또한 과거에 그들보다 강한 나라도 분명 있었으련만 갑자기 모두 역사에 다시 없을 강국으로 평가하니, 이는 오직 르브론 제임스를 꺾었기 때문이구나.

2016-17 시즌 끝.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3517 [꿈부장] 패키지 1 알겠슘돠 18/09/10 2345 0
39332 [꿈부장] 해외스타들이 한국에서 제일 먼저 경험하는 것 알겠슘돠 19/07/11 4098 0
50041 [꿈부장] 홍콩 가는 음식 1 알겠슘돠 21/01/25 2243 0
28423 [꿈부장/15] 여친이 시스루 입으면 3 알겠슘돠 18/01/20 2952 0
31457 [나의 아저씨 계층] 저 이지안이에요. 1 Darwin4078 18/06/07 2613 0
31149 [나저씨계층] 지안이의 홍시 2 알료사 18/05/25 2577 1
13690 [남성패션] 2016년 상반기 베스트 스니커즈 10선.jpg 1 김치찌개 16/07/31 1871 0
52672 [낭심주의] 1타 2피 4 Groot 21/07/05 1672 0
3308 [냄새 주의] 누군가 떵뢰를 밟았다. 1 위솝 15/10/11 1475 0
14546 [냥짤] 바로 그 한사람을 3 님니리님님 16/09/09 1854 0
14544 [냥짤] 자 기도합시다. 1 님니리님님 16/09/09 1439 0
14239 [너목보] 어제자 무대들 1 Ben사랑 16/08/26 1928 0
5734 [넌센스] 힘센 말 고양이를 파는 곳 3 西木野真姫 15/12/02 2334 0
2648 [넘의 사진] 다이도 모리야마의 개 사진 7 눈부심 15/09/21 4897 0
47966 [네고왕] 엘리베이터에서 사진찍힌 광희와 그 결과물 3 다람쥐 20/10/11 4668 0
427 [네타포함] 파판7 리메이크에 대한 기대사항 4 西木野真姫 15/06/16 3311 1
11166 [노스포] 블랙 팬서 공개 영상 2 눈시 16/04/30 1671 0
11261 [노스포] 시빌워 일어난 이유 2 Darwin4078 16/05/03 1846 0
38250 [노스포] 어벤져스가 보고 싶었던 군인 6 Cascade 19/05/01 3126 0
9203 [놀람] 미친 악어 3 4월이야기 16/02/23 2291 0
26103 [놀람주의]흔한 플스부심 11 Han Solo 17/10/04 3106 0
5458 [농구] 연속 역전패 1 西木野真姫 15/11/28 1396 0
919 [뇌내자동재생주의] 무한도전 레전드 장면들. 5 darwin4078 15/07/06 3351 0
52653 [늡갤문학] 스러지는 야망, 그 서글픈 찬란함이여 3 구밀복검 21/07/03 2384 2
52656 [늡갤문학] 핵듀르, 듀란트가 르브론의 수급을 베다 3 구밀복검 21/07/04 2395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