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가 질문을 받을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AMA는 Ask me anything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뜻입니다.
Date | 18/04/29 18:04:29 |
Name | [익명] |
Subject | 위암 환자입니다 |
작년 11월에 수술을 받고 현재 6회차 항암 중인 위암 III c기 환자입니다. 아마 알아보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지만(...) 굳이 익명을 쓴 것은 그래도 프라이버시를 지키려는 노력을 조금은 해야 할 것 같아서입니다. 원래 ama를 할 생각은 없었는데, 탐라에서 어떤 분이 가족분이 위암 진단을 받았다는 글을 쓰셨다 지우셔서, 제가 쓰던 댓글이 날아가는 바람에... 가장 큰 이유는 그분께 부디 힘내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고, 어떤 분이건 병에 관해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 말을 걸어 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제가 아는 게 뭐 있겠습니까만, 작고 소소한 정보의 일상적 연대가 병자와 간병인들을 슬픔과 고립 속에 방치하지 않도록 해준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네이버나 다음 환우카페 같은 공간도 있지만 우리가 주로 다니는 친숙한 공간에서도 거리낌없이 병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어요. 게다가 여기엔 오류를 바로잡아주실 수 있는 전문지식을 가진 분들도 많이 계시니까요. 내가, 내 가족이 이런 병이에요 하고 사람들 앞에서 털어놓고 말하는 것 자체가 본인에게 위로가 되는 경우도 꽤 있고요. 나의 병을 내 삶을 망가뜨리는 저주가 아니라 나의 필연적인 일부분으로 받아들이면서 살아가고 싶습니다. 거기다 유쾌하게, 까지 가면 좋겠지만 그러기엔 내공이 딸려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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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항암중이고 사회활동을 쉬고 있는 상태라서 지치면 무조건 만족할 때까지 잠을 잘 수 있습니다. 건강할 땐 그렇게 자고 나면 시간을 아깝게 흘려보냈다는 자책감과 조바심 때문에 괴로웠는데요, 지금은 잠을 잠으로써 고통을 잠과 함께 흘려보낸 나 자신을 기특하게 여길 수 있다는 장점이... (너무 뻔뻔스러운가... )
그것 말고 특별한 요령은 없는 거 같아요. 항암은 기간과 회차가 정해져 있어서 거기까지 열심히 하고 나면 한고비 넘긴다는 위안이 있는 것이 큽니다. 일단 기약없이 아픈 상황은 아니라는 거지요. 물론 그 뒤에도 재발의 가능성은 있지만 (저는 병기가 안 좋다 보니 그럴 확률이 대단히 높은데)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기로 하고 현재의 항암이 끝났을 때 진행할 소소한 계획을 세우며 지내고 있어요.
그것 말고 특별한 요령은 없는 거 같아요. 항암은 기간과 회차가 정해져 있어서 거기까지 열심히 하고 나면 한고비 넘긴다는 위안이 있는 것이 큽니다. 일단 기약없이 아픈 상황은 아니라는 거지요. 물론 그 뒤에도 재발의 가능성은 있지만 (저는 병기가 안 좋다 보니 그럴 확률이 대단히 높은데)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기로 하고 현재의 항암이 끝났을 때 진행할 소소한 계획을 세우며 지내고 있어요.
갑자기 윗배에서 심한 통증을 느꼈습니다. 위가 활활 타는 느낌 같아서 처음엔 위염인가 싶었고요. 통증이 24시간 계속된 건 아니었고 아프다 말다 했기에, 시간도 없고 이러다 말겠지 생각했는데 점점 심해져서 밤에 잠을 못 잘 정도가 됐습니다. 통증이 시작되고 한 1개월쯤 뒤에 동네 내과에 가서 의사 선생님에게 제 상태를 이야기하고 혹시 암은 아닐까요 물었더니 그럴 것 같진 않다, 하지만 걱정되면 검사를 해보자 하셔서 위내시경 검사를 받았습니다. 1주일 후 병원에서 전화가 와 위암 진단이 나왔으니 바로 큰 병원에 예약을 잡으라 하시더... 더 보기
갑자기 윗배에서 심한 통증을 느꼈습니다. 위가 활활 타는 느낌 같아서 처음엔 위염인가 싶었고요. 통증이 24시간 계속된 건 아니었고 아프다 말다 했기에, 시간도 없고 이러다 말겠지 생각했는데 점점 심해져서 밤에 잠을 못 잘 정도가 됐습니다. 통증이 시작되고 한 1개월쯤 뒤에 동네 내과에 가서 의사 선생님에게 제 상태를 이야기하고 혹시 암은 아닐까요 물었더니 그럴 것 같진 않다, 하지만 걱정되면 검사를 해보자 하셔서 위내시경 검사를 받았습니다. 1주일 후 병원에서 전화가 와 위암 진단이 나왔으니 바로 큰 병원에 예약을 잡으라 하시더군요.
위암이 대개 자각증세가 없다더라고요. 저처럼 통증을 느낀 경우는 이미 많이 진행된 상황이었던 거고, 미리 건강검진을 받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입원했던 6인실의 다른 위암 환자분들은 대략 40대 50대 한 분씩, 나이 드신 분 둘, 그리고 아주 젊어 보이는 분도 계셨습니다.
위암이 대개 자각증세가 없다더라고요. 저처럼 통증을 느낀 경우는 이미 많이 진행된 상황이었던 거고, 미리 건강검진을 받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입원했던 6인실의 다른 위암 환자분들은 대략 40대 50대 한 분씩, 나이 드신 분 둘, 그리고 아주 젊어 보이는 분도 계셨습니다.
저는 제가 생각하기에도 꽤 수월하게 병을 받아들였는데요, 아마 암으로 심리적 타격을 받으신 분들과 제가 결정적으로 다른 건 제가 책임져야 할 가족이 없어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만약 제가 책임져야 할 어린아이가 있었으면 정말 견디기 힘들었을 거에요. 다른 가족은 남편 하나뿐이고, 남편은 혼자 충분히 먹고살 거고, 무엇보다 남편이 의연하게 버텨준 것이 엄청 큰 힘이 됐어요. 농담으로 친구들한테 내가 죽으면 남편을 새장가 보낼 여자분을 꼭 찾아주라고 했어요 ㅋㅋ 여자에게 이렇게 잘해주는 남자는 그냥 두기 아까우니까..
집안 어르...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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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제가 생각하기에도 꽤 수월하게 병을 받아들였는데요, 아마 암으로 심리적 타격을 받으신 분들과 제가 결정적으로 다른 건 제가 책임져야 할 가족이 없어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만약 제가 책임져야 할 어린아이가 있었으면 정말 견디기 힘들었을 거에요. 다른 가족은 남편 하나뿐이고, 남편은 혼자 충분히 먹고살 거고, 무엇보다 남편이 의연하게 버텨준 것이 엄청 큰 힘이 됐어요. 농담으로 친구들한테 내가 죽으면 남편을 새장가 보낼 여자분을 꼭 찾아주라고 했어요 ㅋㅋ 여자에게 이렇게 잘해주는 남자는 그냥 두기 아까우니까..
집안 어르신이 몇 년 전에 70대 중반의 연세로 폐암에 걸려 돌아가셨는데, 그 모습이 사실 좋지는 않았어요. 주위 사람들을 많이 힘들게 하셨고, 생에 대한 의지와 신체의 연약함 사이의 갭을 극복하지 못하신 채 건강한 가족들을 원망하곤 하셨지요. 저는 그러면 안 되겠다.. 그렇게 생각했고, 그렇게 하려고 노력해요. 나이가 상대적으로 젊다 보니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에요. 20대에 죽음에 대해 많이 고민했던 일도 도움이 됐어요. 한때는 그 시절 개똥철학 같은 걸로 시간을 낭비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시간을 잘 허비했던 거 같아요.
집안 어르신이 몇 년 전에 70대 중반의 연세로 폐암에 걸려 돌아가셨는데, 그 모습이 사실 좋지는 않았어요. 주위 사람들을 많이 힘들게 하셨고, 생에 대한 의지와 신체의 연약함 사이의 갭을 극복하지 못하신 채 건강한 가족들을 원망하곤 하셨지요. 저는 그러면 안 되겠다.. 그렇게 생각했고, 그렇게 하려고 노력해요. 나이가 상대적으로 젊다 보니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에요. 20대에 죽음에 대해 많이 고민했던 일도 도움이 됐어요. 한때는 그 시절 개똥철학 같은 걸로 시간을 낭비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시간을 잘 허비했던 거 같아요.
저는 위 전체를 다 들어냈고요 (전절제라고 불러요), 암세포가 번져 있으리라 의심되는 림프절들을 60개인가 잘라냈어요. 현재 뱃속에 위를 갖고 있지 않고 소장의 일부가 위 역할을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섭취 소화가 아직 힘들죠. 인간의 밥통이 하는 일이 말하자면 디아3의 인벤토리인데, 그런 게임 해보면 인벤의 역할이 넘나 중요하잖아요 ;; 밥을 한꺼번에 많이 못 먹고, 많이 먹거나 안 먹던 걸 먹거나 아님 그런 게 아니라도 평소에 복통이 쉽게 오곤 해요.
항암제로 옥살리플라틴이라는 주사를 맞고 젤로다라는 알약을 복용해요. 주사... 더 보기
항암제로 옥살리플라틴이라는 주사를 맞고 젤로다라는 알약을 복용해요. 주사... 더 보기
저는 위 전체를 다 들어냈고요 (전절제라고 불러요), 암세포가 번져 있으리라 의심되는 림프절들을 60개인가 잘라냈어요. 현재 뱃속에 위를 갖고 있지 않고 소장의 일부가 위 역할을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섭취 소화가 아직 힘들죠. 인간의 밥통이 하는 일이 말하자면 디아3의 인벤토리인데, 그런 게임 해보면 인벤의 역할이 넘나 중요하잖아요 ;; 밥을 한꺼번에 많이 못 먹고, 많이 먹거나 안 먹던 걸 먹거나 아님 그런 게 아니라도 평소에 복통이 쉽게 오곤 해요.
항암제로 옥살리플라틴이라는 주사를 맞고 젤로다라는 알약을 복용해요. 주사는 3주에 1회, 알약은 주사 맞은 날부터 2주간 식후복용. 주사가 좀 많이 아픈데 이게 플라티늄, 그러니까 백금을 몸 속에 넣는 거 같아요. 병원에서 의자에 누워 주사를 맞고 나면 주사 맞은 팔이 떨어져 나가는 것처럼 아파요. 그래서 보통은 택시를 타고 귀가하죠.ㅎㅎ 그렇게 한 1주 정도 맹렬하게 아프고, 2주째엔 좀 나아지고, 3주째엔 살살 외출이 가능해지고 그래요.
주사 부작용이 여러 가진데 가장 힘든 건 구역질. 밥을 먹을 때마다 구토증 때문에 힘들어서 체중이 잘 안 늘죠. 그 다음으론 손발이 민감해져서 찬 물체에 닿으면 찌릿찌릿 경련이 와요. 그래서 요즘도 집안에서 장갑을 끼고 털양말을 신고 있네요. 나머지 부작용은 소소하고.. 식사량이 부족해서 기력이 없고 영양상태가 안습인 게 좀 문제죠.
두려움은 늘 있는데, 아직까진 그 두려움이 나의 인간성을 지배하고 있진 않은 듯해요. 수술 이전에 하던 일을 다시 할 수 있을까 과연... 그런 생각을 하면 우울해지기도 하지만 뭐 내가 스티븐 제이 굴드나 수잔 손탁처럼 암을 극복하고 위대한 저서를 쓸 것도 아니고 ㅋㅋ 원래 가진 게 많지 않아서 편한 점도 있다는..
항암제로 옥살리플라틴이라는 주사를 맞고 젤로다라는 알약을 복용해요. 주사는 3주에 1회, 알약은 주사 맞은 날부터 2주간 식후복용. 주사가 좀 많이 아픈데 이게 플라티늄, 그러니까 백금을 몸 속에 넣는 거 같아요. 병원에서 의자에 누워 주사를 맞고 나면 주사 맞은 팔이 떨어져 나가는 것처럼 아파요. 그래서 보통은 택시를 타고 귀가하죠.ㅎㅎ 그렇게 한 1주 정도 맹렬하게 아프고, 2주째엔 좀 나아지고, 3주째엔 살살 외출이 가능해지고 그래요.
주사 부작용이 여러 가진데 가장 힘든 건 구역질. 밥을 먹을 때마다 구토증 때문에 힘들어서 체중이 잘 안 늘죠. 그 다음으론 손발이 민감해져서 찬 물체에 닿으면 찌릿찌릿 경련이 와요. 그래서 요즘도 집안에서 장갑을 끼고 털양말을 신고 있네요. 나머지 부작용은 소소하고.. 식사량이 부족해서 기력이 없고 영양상태가 안습인 게 좀 문제죠.
두려움은 늘 있는데, 아직까진 그 두려움이 나의 인간성을 지배하고 있진 않은 듯해요. 수술 이전에 하던 일을 다시 할 수 있을까 과연... 그런 생각을 하면 우울해지기도 하지만 뭐 내가 스티븐 제이 굴드나 수잔 손탁처럼 암을 극복하고 위대한 저서를 쓸 것도 아니고 ㅋㅋ 원래 가진 게 많지 않아서 편한 점도 있다는..
암에 대해 가족력이 있습니다...위에 '시간도 없고 이러다 말겠지' 라고 생각하셨다는 말이 남네요. 잘 먹지 못하고 일이 너무 많아서 요즘 어디가 아프면 병원가는게 무서워요. 뭐가 나온다 해도 내 그럴 줄 알았다고 씁쓸하게 웃을 것 같아요. 과거 일에 무리를 많이 하셨던 건가요? 혹시 그렇다면 바쁘게 지내셨던 것을 후회하시나요?
ㅎㅎ 생의 의미 같은 건 잘 몰라욥. 크게 고민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보통 그런 고민을 한다는 건 ‘아 내가, 이렇게 목표와 의미로 충만한 삶을 살아온 내가 왜 여기서 끝나야 하는가’ 하는 분노와 의문을 갖고 있다는 거잖아요. 그저 제게는 생의 의미가 죽음의 의미랑 크게 다르지 않은 거 같아요.
저는 죽음에 관한 두 가지 이미지를 늘 생각하는데, 하나는 그래비티 같은 영화에 나오는 검은 우주 속에 홀로 던져진 비행사예요. 우주는 어렸을 적 별빛속에 같은 만화를 봤을 때부터 굳어진 죽음의 이미지예요. 아무도 없고 아무 물질... 더 보기
저는 죽음에 관한 두 가지 이미지를 늘 생각하는데, 하나는 그래비티 같은 영화에 나오는 검은 우주 속에 홀로 던져진 비행사예요. 우주는 어렸을 적 별빛속에 같은 만화를 봤을 때부터 굳어진 죽음의 이미지예요. 아무도 없고 아무 물질... 더 보기
ㅎㅎ 생의 의미 같은 건 잘 몰라욥. 크게 고민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보통 그런 고민을 한다는 건 ‘아 내가, 이렇게 목표와 의미로 충만한 삶을 살아온 내가 왜 여기서 끝나야 하는가’ 하는 분노와 의문을 갖고 있다는 거잖아요. 그저 제게는 생의 의미가 죽음의 의미랑 크게 다르지 않은 거 같아요.
저는 죽음에 관한 두 가지 이미지를 늘 생각하는데, 하나는 그래비티 같은 영화에 나오는 검은 우주 속에 홀로 던져진 비행사예요. 우주는 어렸을 적 별빛속에 같은 만화를 봤을 때부터 굳어진 죽음의 이미지예요. 아무도 없고 아무 물질도 없는 진공 속에서 처음도 끝도 없이 혼자 영원히 유영하는... 좀 낭만주의적이고 센치해지는.
또 하나는 나이가 좀더 들어서 읽은 동화 <사자왕 형제의 모험> 속의 죽음의 이미지에요. 주인공 꼬마는 작품 도입부에서 금방 죽고, 그가 사후세계에서 벌이는 모험 이야기가 죽 이어지고, 마지막에 꼬마는 또 죽어서 사후세계의 사후세계로 가게 돼요. 그러니까 마트료시카처럼 죽음 속에 또 죽음이 있는 겹구조가 되죠. 이게 묘한 게, 치명상을 입은 꼬마가 사후세계의 사후세계로 가기 위해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걸로 동화가 끝나거든요. 그러니까 이 2차 사후세계가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아무도 몰라요. 꼬마는 속아서 뛰어내린 걸 수도 있어요.. 게다가 1차 사후세계는 천국도 아니고 지옥도 아니고 암울한 현실세계와 다를 바 없는, 인간의 선함과 악함이 보답받지 않고 끝까지 갈등이 해결되지 않는 장소예요. 죽음은 불확실한 삶의 영원한 연장이고, 죽기 위해서는 (기다리면 절로 죽는 게 아니라)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결단이 필요해요.
두번째 이미지가 저는 정말 좋았어요. 나는 죽음으로써 끝나는 게 아니고, 그렇다고 윤회하지도 벌받지도 상을 받지도 부활하지도 않을 것이고, 내 현재의 삶을 매끈하게 충만한 의미로 채우고 윤곽을 가다듬을 필요가 없다는 안도감을 가질 수 있으니까요. 대답이 되었을까...
저는 죽음에 관한 두 가지 이미지를 늘 생각하는데, 하나는 그래비티 같은 영화에 나오는 검은 우주 속에 홀로 던져진 비행사예요. 우주는 어렸을 적 별빛속에 같은 만화를 봤을 때부터 굳어진 죽음의 이미지예요. 아무도 없고 아무 물질도 없는 진공 속에서 처음도 끝도 없이 혼자 영원히 유영하는... 좀 낭만주의적이고 센치해지는.
또 하나는 나이가 좀더 들어서 읽은 동화 <사자왕 형제의 모험> 속의 죽음의 이미지에요. 주인공 꼬마는 작품 도입부에서 금방 죽고, 그가 사후세계에서 벌이는 모험 이야기가 죽 이어지고, 마지막에 꼬마는 또 죽어서 사후세계의 사후세계로 가게 돼요. 그러니까 마트료시카처럼 죽음 속에 또 죽음이 있는 겹구조가 되죠. 이게 묘한 게, 치명상을 입은 꼬마가 사후세계의 사후세계로 가기 위해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걸로 동화가 끝나거든요. 그러니까 이 2차 사후세계가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아무도 몰라요. 꼬마는 속아서 뛰어내린 걸 수도 있어요.. 게다가 1차 사후세계는 천국도 아니고 지옥도 아니고 암울한 현실세계와 다를 바 없는, 인간의 선함과 악함이 보답받지 않고 끝까지 갈등이 해결되지 않는 장소예요. 죽음은 불확실한 삶의 영원한 연장이고, 죽기 위해서는 (기다리면 절로 죽는 게 아니라)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결단이 필요해요.
두번째 이미지가 저는 정말 좋았어요. 나는 죽음으로써 끝나는 게 아니고, 그렇다고 윤회하지도 벌받지도 상을 받지도 부활하지도 않을 것이고, 내 현재의 삶을 매끈하게 충만한 의미로 채우고 윤곽을 가다듬을 필요가 없다는 안도감을 가질 수 있으니까요. 대답이 되었을까...
30대 초반에 좀 심하게 무리한 적이 있었어요. 아마 암이 시작된 게 그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해요. 그때 증세가 위암의 초기 증세랑 좀 비슷했는데, 살이 많이 빠지고 식욕이 없었어요. 사실 그땐 ‘살빠지면 좋지뭐’ 하는 안이한 생각이었다는 ㅎㅎ 암에 대해선 전혀 상상조차 안해봤으니까요. 가족력도 없었고...
통증이 시작되고 바로 병원에 갔어도 큰 차이는 없었을 거예요. 위암은 진행 속도가 느린 편이라서, 아주 장기간 동안 뱃속에 있었을 거거든요. 조금이라도 빨랐다면 병기를 한 칸 낮출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뭐... 더 보기
통증이 시작되고 바로 병원에 갔어도 큰 차이는 없었을 거예요. 위암은 진행 속도가 느린 편이라서, 아주 장기간 동안 뱃속에 있었을 거거든요. 조금이라도 빨랐다면 병기를 한 칸 낮출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뭐... 더 보기
30대 초반에 좀 심하게 무리한 적이 있었어요. 아마 암이 시작된 게 그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해요. 그때 증세가 위암의 초기 증세랑 좀 비슷했는데, 살이 많이 빠지고 식욕이 없었어요. 사실 그땐 ‘살빠지면 좋지뭐’ 하는 안이한 생각이었다는 ㅎㅎ 암에 대해선 전혀 상상조차 안해봤으니까요. 가족력도 없었고...
통증이 시작되고 바로 병원에 갔어도 큰 차이는 없었을 거예요. 위암은 진행 속도가 느린 편이라서, 아주 장기간 동안 뱃속에 있었을 거거든요. 조금이라도 빨랐다면 병기를 한 칸 낮출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뭐 크게 후회하진 않아요. ㅎㅎ 후회하면 마음만 안좋죠.
하얀님은 가족력이 있으시니까 반드시 검사를 받아보세요. 큰일이야 있겠어요만.. 식욕이 없는 건 좋은 징조는 아니니까요. 너무 걱정 마시고, 내 몸은 평소에 내가 챙긴다는 생각으로, 생일선물 같은 걸 스스로한테 주듯이 건강검진 받아보시는 것도 괜찮을 거예요.
——
아 식욕이 없는 게 아니고 식사 시간이 부족하다는 뜻인 거죠? 부디 꼬박꼬박 잘 챙겨드시고... 규칙적인 식사 습관이 가장 중요해요.
통증이 시작되고 바로 병원에 갔어도 큰 차이는 없었을 거예요. 위암은 진행 속도가 느린 편이라서, 아주 장기간 동안 뱃속에 있었을 거거든요. 조금이라도 빨랐다면 병기를 한 칸 낮출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뭐 크게 후회하진 않아요. ㅎㅎ 후회하면 마음만 안좋죠.
하얀님은 가족력이 있으시니까 반드시 검사를 받아보세요. 큰일이야 있겠어요만.. 식욕이 없는 건 좋은 징조는 아니니까요. 너무 걱정 마시고, 내 몸은 평소에 내가 챙긴다는 생각으로, 생일선물 같은 걸 스스로한테 주듯이 건강검진 받아보시는 것도 괜찮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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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식욕이 없는 게 아니고 식사 시간이 부족하다는 뜻인 거죠? 부디 꼬박꼬박 잘 챙겨드시고... 규칙적인 식사 습관이 가장 중요해요.
한 때 강경옥 작가 작품들을 몹시 좋아했었어요. 주인공이 몸을 웅크리고 앉아서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는 장면들이 많지요. 조용하고 내성적인 실존주의자 같달까. 별빛속에의 마지막 권은 지금 생각해보니 일종의 핵폭탄 이야기기도 하네요.
황미나 작가의 생사관은 강경옥의 그것보단 훨씬 전통적이었어요. 영웅들이 나와서 영웅적으로 싸우다 장렬히 쓰러져가지요. 마치 추격해오는 몽골군에게 포위당한 송조의 마지막 충신이 소년 황제를 껴앉고 바다에 뛰어들어 자결하는 장렬함 같은 게 있었어요.
위의 둘도 좋았지만 역시 제가 제일 좋아했던 건 ... 더 보기
황미나 작가의 생사관은 강경옥의 그것보단 훨씬 전통적이었어요. 영웅들이 나와서 영웅적으로 싸우다 장렬히 쓰러져가지요. 마치 추격해오는 몽골군에게 포위당한 송조의 마지막 충신이 소년 황제를 껴앉고 바다에 뛰어들어 자결하는 장렬함 같은 게 있었어요.
위의 둘도 좋았지만 역시 제가 제일 좋아했던 건 ... 더 보기
한 때 강경옥 작가 작품들을 몹시 좋아했었어요. 주인공이 몸을 웅크리고 앉아서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는 장면들이 많지요. 조용하고 내성적인 실존주의자 같달까. 별빛속에의 마지막 권은 지금 생각해보니 일종의 핵폭탄 이야기기도 하네요.
황미나 작가의 생사관은 강경옥의 그것보단 훨씬 전통적이었어요. 영웅들이 나와서 영웅적으로 싸우다 장렬히 쓰러져가지요. 마치 추격해오는 몽골군에게 포위당한 송조의 마지막 충신이 소년 황제를 껴앉고 바다에 뛰어들어 자결하는 장렬함 같은 게 있었어요.
위의 둘도 좋았지만 역시 제가 제일 좋아했던 건 신일숙 작가의 초기작품들이었어요. 강경옥처럼 허무하지도 황미나처럼 비장하지도 않게.... 인생이란 소용돌이 속에서 삶과 죽음이 섞이지만, 그럼에도 어떻게든 삶은 계속되는 세계.
사자왕 형제의 모험은 나중에 찾아서 한 번 봐야겠네요.
황미나 작가의 생사관은 강경옥의 그것보단 훨씬 전통적이었어요. 영웅들이 나와서 영웅적으로 싸우다 장렬히 쓰러져가지요. 마치 추격해오는 몽골군에게 포위당한 송조의 마지막 충신이 소년 황제를 껴앉고 바다에 뛰어들어 자결하는 장렬함 같은 게 있었어요.
위의 둘도 좋았지만 역시 제가 제일 좋아했던 건 신일숙 작가의 초기작품들이었어요. 강경옥처럼 허무하지도 황미나처럼 비장하지도 않게.... 인생이란 소용돌이 속에서 삶과 죽음이 섞이지만, 그럼에도 어떻게든 삶은 계속되는 세계.
사자왕 형제의 모험은 나중에 찾아서 한 번 봐야겠네요.
홍차넷에 올리시는 사진들을 그때그때 우연히 하나씩 보는 게 가장 즐거워요 ㅎㅎ 마음 써주셔서 감사하고 늘 고마워요. 홍차넷의 온도를 너무 차지도 너무 뜨겁지도 않게 늘 따스한 미온수 상태로 맞춰주시는...
일상에서 스트레스는 별로 없어요. 만나는 사람들이 아주 극소수로 한정되어 있고, 부담이 될 만한 일들은 딱 잘라서 치워놓고 잊어버렸고요. 친정 식구들 걱정 땜에 약간 우울해질 때가 있는데 그것도 오래 걱정하진 않아요. 저는 혼자서 아주 잘 노는 타입이라서 ㅋㅋ 외롭거나 하지도 않고.. 참 여기서 수다 떠는 것도 중요한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네요. 누워서 손가락만 움직이면 되니.
풀잎님도 화이팅 해요. 씩씩한 가족분들이랑 함께..
일상에서 스트레스는 별로 없어요. 만나는 사람들이 아주 극소수로 한정되어 있고, 부담이 될 만한 일들은 딱 잘라서 치워놓고 잊어버렸고요. 친정 식구들 걱정 땜에 약간 우울해질 때가 있는데 그것도 오래 걱정하진 않아요. 저는 혼자서 아주 잘 노는 타입이라서 ㅋㅋ 외롭거나 하지도 않고.. 참 여기서 수다 떠는 것도 중요한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네요. 누워서 손가락만 움직이면 되니.
풀잎님도 화이팅 해요. 씩씩한 가족분들이랑 함께..
아 고맙습니다. 재발하면 수술 항암 이 모든 통과의례를 또 다시 해야 하나 걱정이 되는 것이 사실인데, 남편이 늘 ‘하면 되지! 괜찮아’ 해줘서 위안이 많이 돼요. 어떤 사연일지 무척 듣고 싶은데 언젠가는 기회가 되겠지요?
바라는 점?은 특별히 없고요. 제가 좀 변한 거 같아요. 예전엔 댓글에 좋아요를 누르는 것에 결벽증이 있어서 일부러 댓글엔 좋아요를 누르지 않았는데, 이젠 누르고 다니기 시작했어요. 예전엔 그때그때의 감정을 절제하는 것과 표현하는 것 사이에서 전자가 현명하고 커뮤를 위해서도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 지조(?)를 버리니까 마음이 가뿐해진 면이 있네요 ㅎㅎ
그리고 나 자신의 말에 대해 좀 덜 엄격해진 면이 있어요. 예전엔 글을 쓸 때 대개 pc 앞에 앉아서 자료 찾아 가면서 썼는데 이젠 드러누워서 태블릿에 독수리 타법으로 쓰기 땜에 ㅋㅋ 아무말대잔치 ㅋㅋ 의식의 이상한 흐름
grey님도 일상의 무게에 지치지 마시고 좋은 식사 좋은 음료 드시고 늘 건강 조심하세요 :D
그리고 나 자신의 말에 대해 좀 덜 엄격해진 면이 있어요. 예전엔 글을 쓸 때 대개 pc 앞에 앉아서 자료 찾아 가면서 썼는데 이젠 드러누워서 태블릿에 독수리 타법으로 쓰기 땜에 ㅋㅋ 아무말대잔치 ㅋㅋ 의식의 이상한 흐름
grey님도 일상의 무게에 지치지 마시고 좋은 식사 좋은 음료 드시고 늘 건강 조심하세요 :D
진지한 독서는 사실 거의 못 하고 있어요. 누워서 무거운 책을 손에 잡고 넘겨가며 본다는 게 물리적으로 꽤 어려운 일이더라고요 ㅋㅋ 주로 가벼운 아이패드로 볼 수 있는 전자책을 보고 있는데 아직 전자책에 완전히 익숙해지지 않은 채로 그나마 읽은 걸 활용하는 스킬을 모색 중이에요.
새로 관심 가는 주제는 먹는거! 먹는 일이 이렇게 무거운 일인 줄 예전엔 정말 몰랐어요. 저는 미각치에 가까워서 잔짜 사료 먹듯이 암거나 먹고 살았는데 ㅋㅋ 하루에 정갈한 여섯 끼를 새 모이처럼 찔끔찔끔 먹어야 하는 상황에 부딪히니까 약간 어질어질하... 더 보기
새로 관심 가는 주제는 먹는거! 먹는 일이 이렇게 무거운 일인 줄 예전엔 정말 몰랐어요. 저는 미각치에 가까워서 잔짜 사료 먹듯이 암거나 먹고 살았는데 ㅋㅋ 하루에 정갈한 여섯 끼를 새 모이처럼 찔끔찔끔 먹어야 하는 상황에 부딪히니까 약간 어질어질하... 더 보기
진지한 독서는 사실 거의 못 하고 있어요. 누워서 무거운 책을 손에 잡고 넘겨가며 본다는 게 물리적으로 꽤 어려운 일이더라고요 ㅋㅋ 주로 가벼운 아이패드로 볼 수 있는 전자책을 보고 있는데 아직 전자책에 완전히 익숙해지지 않은 채로 그나마 읽은 걸 활용하는 스킬을 모색 중이에요.
새로 관심 가는 주제는 먹는거! 먹는 일이 이렇게 무거운 일인 줄 예전엔 정말 몰랐어요. 저는 미각치에 가까워서 잔짜 사료 먹듯이 암거나 먹고 살았는데 ㅋㅋ 하루에 정갈한 여섯 끼를 새 모이처럼 찔끔찔끔 먹어야 하는 상황에 부딪히니까 약간 어질어질하더라고요. 그나마 저는 수술 전에도 평소 식사량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다행인데 위암 수술 후에 많은 분들은 ‘먹고 싶은데 인벤토리가 부족해서’ 끔찍하게 고통스러워하시더란... 먹는 일과 관련된 유튜브 영상도 많이 찾아보고, 책도 그쪽 방면으로 빌려다 보고, <위암환자를 위한 요리닥터> 같은 요리책도 읽었어요. 제가 지금 혼자 요리할 몸 상태는 아니라서 반찬은 배달업체를 이용하고 있는데 나름 만족하고 있고요.
간병 중에서 제일 힘든 일이 환자식 준비 같아요. 이번에 간병, 돌봄노동에도 관심이 생겼고 특히 병원에서 만난 간병인분들이 다들 조선족이었기 땜에 그분들에 관해서도 좀더 알고 싶어졌어요. 저는 따로 고용하지 않고 남편이 다 수발했지만 6개 병상 중에서 4인이 조선족 간병인이더군요. 그분들 간의 네트워크도 흥미로워 보였고...
제로스님도 늘 건강하시고, 늘 조금씩 튀어나와 있는 송곳처럼 까끌까끌한 관점을 유지해 주세욯ㅎㅎ
새로 관심 가는 주제는 먹는거! 먹는 일이 이렇게 무거운 일인 줄 예전엔 정말 몰랐어요. 저는 미각치에 가까워서 잔짜 사료 먹듯이 암거나 먹고 살았는데 ㅋㅋ 하루에 정갈한 여섯 끼를 새 모이처럼 찔끔찔끔 먹어야 하는 상황에 부딪히니까 약간 어질어질하더라고요. 그나마 저는 수술 전에도 평소 식사량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다행인데 위암 수술 후에 많은 분들은 ‘먹고 싶은데 인벤토리가 부족해서’ 끔찍하게 고통스러워하시더란... 먹는 일과 관련된 유튜브 영상도 많이 찾아보고, 책도 그쪽 방면으로 빌려다 보고, <위암환자를 위한 요리닥터> 같은 요리책도 읽었어요. 제가 지금 혼자 요리할 몸 상태는 아니라서 반찬은 배달업체를 이용하고 있는데 나름 만족하고 있고요.
간병 중에서 제일 힘든 일이 환자식 준비 같아요. 이번에 간병, 돌봄노동에도 관심이 생겼고 특히 병원에서 만난 간병인분들이 다들 조선족이었기 땜에 그분들에 관해서도 좀더 알고 싶어졌어요. 저는 따로 고용하지 않고 남편이 다 수발했지만 6개 병상 중에서 4인이 조선족 간병인이더군요. 그분들 간의 네트워크도 흥미로워 보였고...
제로스님도 늘 건강하시고, 늘 조금씩 튀어나와 있는 송곳처럼 까끌까끌한 관점을 유지해 주세욯ㅎㅎ
예 드디어 간만에 뭔가 ama에 걸맞는 질문이! ㅎㅎ
- 수술전 ct mri pet 검사비용과 주치의 외 의사선생님들의 선택진료비 등 약 30-40만 원(정확하진 않아요)
- 수술+열흘간 입원 비용 총 250만 원 정도
- 항암제 비용은 제가 임상실험 대상이라 무료인데요, 별도로 항암제 부작용을 줄여주는 약을 따로 쓰는데 이게 의료보험이 안 돼서 좀 비싸요. 구토억제용 패치 1개(1주일용) 5만원.
- 기타 몇천 원 정도 하는 진료비, 병원을 왔다갔다 하는 교통비, 평소엔 안 먹던 신선식품 조달비 등등...
병이 길어지면 경제적으로도 좀 힘들어지겠지만 아직까진 괜찮아요. 걱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수술전 ct mri pet 검사비용과 주치의 외 의사선생님들의 선택진료비 등 약 30-40만 원(정확하진 않아요)
- 수술+열흘간 입원 비용 총 250만 원 정도
- 항암제 비용은 제가 임상실험 대상이라 무료인데요, 별도로 항암제 부작용을 줄여주는 약을 따로 쓰는데 이게 의료보험이 안 돼서 좀 비싸요. 구토억제용 패치 1개(1주일용) 5만원.
- 기타 몇천 원 정도 하는 진료비, 병원을 왔다갔다 하는 교통비, 평소엔 안 먹던 신선식품 조달비 등등...
병이 길어지면 경제적으로도 좀 힘들어지겠지만 아직까진 괜찮아요. 걱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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