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가 질문을 받을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AMA는 Ask me anything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뜻입니다.
Date | 18/03/12 02:21:27 |
Name | [익명] |
Subject | 야구(투구) 이론 전문가입니다 |
예전에 야구를 했었고, 지금은 어깨 수술로 야구를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물론 스포츠업계 종사자도 아닙니다. 아마야구 투구 코칭을 하다보면, 어느정도 공과 친하신 분들은 자세를 교정하는 것만으로 대부분이 120km에 가까운 공을 던질 수 있게 되는 걸 많이 봅니다 ㅎ 야구공을 던지는 것과 관련된 거라면 어떤 질문이든 좋습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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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선수 중에서는 저는 팀 린스컴을 뽑겠습니다. 사실 '이상적인' 투구폼은 아닙니다. 본인이 감당하지 못할 만큼의 힘을 가져다 써서 부상을 입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고로 뽑은 건, 정말 만화에나 나올 법한, 어떻게 보면 투구폼의 '유토피아' 같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론은 있는데 어디에도 존재할 수 없는? 그런 폼이지만 그렇게 던졌고 그만큼 빠르게 가라앉았죠...
은퇴 선수 중에서는 음 ... 좀 대비되는 의미로 놀란 라이언을 뽑겠습니다. 제가 본 투수 중에서는 가장 부드러운 것 같습니다. 힘의 전달에 전혀 막힘이 없더라구요. 예전에 놀란 라이언 시구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무슨 그 연세에 아직도 그런 공을 던지시는지 소름이 돋았습니다.
은퇴 선수 중에서는 음 ... 좀 대비되는 의미로 놀란 라이언을 뽑겠습니다. 제가 본 투수 중에서는 가장 부드러운 것 같습니다. 힘의 전달에 전혀 막힘이 없더라구요. 예전에 놀란 라이언 시구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무슨 그 연세에 아직도 그런 공을 던지시는지 소름이 돋았습니다.
특정 구종의 특정 부상 유도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대표적으로 슬라이더가 팔꿈치 보내버린다는 생각이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다가 최근에 와서 슬라이더가 유독 문제인게 아니라 스피드와 무브먼트의 요구치가 올라가면서 어떤 구종이든 부상 위험이 다 오른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데 운동역학에서 보면 슬라이더는 팔꿈치에 특별히 부하를 더 주는 것 같거든요. 던져봐도 그렇고 슬로우로 봐도 그렇고 유독 토크가 많이 걸리는 걸 볼 수 있어서...
저 질문에서 파생된 것인데, 유소년의 변화구 습득을 막는게 맞을지 아닐지에 대해선 어떤 견해를 가지고 계신지...
저 질문에서 파생된 것인데, 유소년의 변화구 습득을 막는게 맞을지 아닐지에 대해선 어떤 견해를 가지고 계신지...
민감한 문제입니다. 사람마다 평이 많이 갈리지요. 저는 복합적으로 봅니다. 우선, 직접 던졌던 입장에서 슬라이더는 타구종에 비해 팔꿈치에 무리를 준다고 봅니다. 사실 '무리'라는 단어에는 어폐가 있긴합니다. 좀 더 정확히 하면 슬라이더를 던지기 위해서는 팔꿈치의 활용이 많이 필요하다가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복적인 투구 과정에서 무리로서 인식되는 거겠죠. 일주일에 한 번 투구를 하는 사람이 슬라이더를 좀 던진다고 해서 팔꿈치에 큰 이상이 생길 거라고는 생각치 않습니다. (물론 케바케지만) 그러나 그것이 누적되고, 현... 더 보기
민감한 문제입니다. 사람마다 평이 많이 갈리지요. 저는 복합적으로 봅니다. 우선, 직접 던졌던 입장에서 슬라이더는 타구종에 비해 팔꿈치에 무리를 준다고 봅니다. 사실 '무리'라는 단어에는 어폐가 있긴합니다. 좀 더 정확히 하면 슬라이더를 던지기 위해서는 팔꿈치의 활용이 많이 필요하다가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복적인 투구 과정에서 무리로서 인식되는 거겠죠. 일주일에 한 번 투구를 하는 사람이 슬라이더를 좀 던진다고 해서 팔꿈치에 큰 이상이 생길 거라고는 생각치 않습니다. (물론 케바케지만) 그러나 그것이 누적되고, 현대야구처럼 변화구의 질적, 양적 수준이 높아진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겠죠.
유소년의 변화구 습득도 ... 투구수 제한과 같은 선상에서 필요하다고 봅니다. 전체를 위해서 말이죠. 누구는 변화구를 백날 던져도 전혀 이상이 없을 수도 있지만, 성장기의 가능성을 위해서 제한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봅니다. 솔직히 저는 유소년 때의 얄팍한 변화구보다, 투구폼 자체의 기술적인 완성이나 지식적인 부분을 보완하는 게 훨씬 의미있다고 보지만, 우리나라의 지도자 풀이 그렇게 따라주지를 못합니다. 소위 '옛날야구'하시던 분들이 태반이라 ...
덧붙여 저도 어릴 때 멋모르고 야구를 하다 후유증이 남은 케이스입니다. 수술을 받긴 했지만, 아직도 후유증이 많이 남아있죠.
유소년의 변화구 습득도 ... 투구수 제한과 같은 선상에서 필요하다고 봅니다. 전체를 위해서 말이죠. 누구는 변화구를 백날 던져도 전혀 이상이 없을 수도 있지만, 성장기의 가능성을 위해서 제한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봅니다. 솔직히 저는 유소년 때의 얄팍한 변화구보다, 투구폼 자체의 기술적인 완성이나 지식적인 부분을 보완하는 게 훨씬 의미있다고 보지만, 우리나라의 지도자 풀이 그렇게 따라주지를 못합니다. 소위 '옛날야구'하시던 분들이 태반이라 ...
덧붙여 저도 어릴 때 멋모르고 야구를 하다 후유증이 남은 케이스입니다. 수술을 받긴 했지만, 아직도 후유증이 많이 남아있죠.
불균형은 분명히 옵니다. 실제로 프로야구선수의 양팔의 길이가 다르다는 기사는 심심치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게 일상의 문제... 로 이어질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인간은 밸런스에 적응을 하기 때문에, 특정 부위의 부상이 아니라면 일상에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 본 적도 없고, 애초애 모든 사람은 무너진 밸런스에 적응하면서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2. 인간의 몸이 변화하지 않는 이상 투구 이론의 본질적인 부분이 바뀔 거라고 생각치는 않습니다. 다만 작은 변화들은 다양한 변화구들이 새로이 정립되고, 타... 더 보기
2. 인간의 몸이 변화하지 않는 이상 투구 이론의 본질적인 부분이 바뀔 거라고 생각치는 않습니다. 다만 작은 변화들은 다양한 변화구들이 새로이 정립되고, 타... 더 보기
불균형은 분명히 옵니다. 실제로 프로야구선수의 양팔의 길이가 다르다는 기사는 심심치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게 일상의 문제... 로 이어질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인간은 밸런스에 적응을 하기 때문에, 특정 부위의 부상이 아니라면 일상에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 본 적도 없고, 애초애 모든 사람은 무너진 밸런스에 적응하면서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2. 인간의 몸이 변화하지 않는 이상 투구 이론의 본질적인 부분이 바뀔 거라고 생각치는 않습니다. 다만 작은 변화들은 다양한 변화구들이 새로이 정립되고, 타자를 상대함에 있어 트렌드가 바뀌는 수준 정도라고 봅니다.
인버티드 w에 대해서는 ... 우선 꼭 팔꿈치의 높이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스트라이드 과정에서 우리는 견갑을 당기며 힘을 모아줍니다.(레이백이라고도 합니다.) 이때의 투구하는 팔의 상태에 따라 이름이 나뉘는데, 이게 서로 반대라고 하기보다, 그냥 힘을 세게 당기면 인버티드가 됩니다. 세게 안당기면 그냥 소위말하는 W가 됩니다. 힘을 모으는 방식의 차이입니다. 세게 던지니까 부상 위험이 높다 그러는데, 저는 그런 사람들에게 그럼 그냥 공을 안던지면 부상당할 이유가 없다라고 합니다 ...
2. 인간의 몸이 변화하지 않는 이상 투구 이론의 본질적인 부분이 바뀔 거라고 생각치는 않습니다. 다만 작은 변화들은 다양한 변화구들이 새로이 정립되고, 타자를 상대함에 있어 트렌드가 바뀌는 수준 정도라고 봅니다.
인버티드 w에 대해서는 ... 우선 꼭 팔꿈치의 높이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스트라이드 과정에서 우리는 견갑을 당기며 힘을 모아줍니다.(레이백이라고도 합니다.) 이때의 투구하는 팔의 상태에 따라 이름이 나뉘는데, 이게 서로 반대라고 하기보다, 그냥 힘을 세게 당기면 인버티드가 됩니다. 세게 안당기면 그냥 소위말하는 W가 됩니다. 힘을 모으는 방식의 차이입니다. 세게 던지니까 부상 위험이 높다 그러는데, 저는 그런 사람들에게 그럼 그냥 공을 안던지면 부상당할 이유가 없다라고 합니다 ...
이민호 선수가 맞는 장면을 챙겨보진 못해서 모르겠지만, 투구폼을 잠깐 살펴보니, 스윙에서 종적인(아래로) 감이 굉장히 강하네요. 물론 이는 힘을 빡 줘서 던진다는 느낌은 있겠으나, 어디까지나 팔스윙은 횡적인 변화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팔의 각도가 올라간다는 건 단지 팔을 올리는 게 아니라, 허리를 꺾어주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언더핸드 투수들도 팔을 그냥 내리는 게 아니라, 허리를 꺾어 전반적인 각도를 내린 상태에서 횡적인 스윙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옆구리 부상이 잦은 것이구요. 저런 각도로 눌러주게 되면 공이 쉽게 뜰 '수... 더 보기
이민호 선수가 맞는 장면을 챙겨보진 못해서 모르겠지만, 투구폼을 잠깐 살펴보니, 스윙에서 종적인(아래로) 감이 굉장히 강하네요. 물론 이는 힘을 빡 줘서 던진다는 느낌은 있겠으나, 어디까지나 팔스윙은 횡적인 변화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팔의 각도가 올라간다는 건 단지 팔을 올리는 게 아니라, 허리를 꺾어주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언더핸드 투수들도 팔을 그냥 내리는 게 아니라, 허리를 꺾어 전반적인 각도를 내린 상태에서 횡적인 스윙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옆구리 부상이 잦은 것이구요. 저런 각도로 눌러주게 되면 공이 쉽게 뜰 '수 있고', 힘의 전달이 제대로 안 될 '수도' 있습니다. 힘에 비해 다소 엎어지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그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성적과 구위가 정비례하는 것도 아니고, 워낙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하기 때문에 부진의 이유를 하나로 찝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ㅠㅠ
그러나 성적과 구위가 정비례하는 것도 아니고, 워낙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하기 때문에 부진의 이유를 하나로 찝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ㅠㅠ
말씀해주신 코킹(cocking), 다른 말로는 백스윙이라고도 합니다만 아주 중요합니다. 아마추어 야구에서 투수를 딱 한 가지 기준으로 나눈다면, 이게 되는 사람과 안되는 사람 둘로 나눕니다 저는. 제가 투구 영상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절대로 어떤 확언을 드릴 수는 없습니다만은, 심각한 통증이 수반되지 않고 그냥 앞으로 나오지 못하는 것은, 인대가 받쳐주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고 혹은 그냥 자세 자체가 안만들어진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인대의 문제가 아니라 그 전 과정에서 제대로 된 팔 스윙을 할 수 있는 자세가 성립되지 않은 것이지요... 더 보기
말씀해주신 코킹(cocking), 다른 말로는 백스윙이라고도 합니다만 아주 중요합니다. 아마추어 야구에서 투수를 딱 한 가지 기준으로 나눈다면, 이게 되는 사람과 안되는 사람 둘로 나눕니다 저는. 제가 투구 영상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절대로 어떤 확언을 드릴 수는 없습니다만은, 심각한 통증이 수반되지 않고 그냥 앞으로 나오지 못하는 것은, 인대가 받쳐주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고 혹은 그냥 자세 자체가 안만들어진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인대의 문제가 아니라 그 전 과정에서 제대로 된 팔 스윙을 할 수 있는 자세가 성립되지 않은 것이지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구종은 커터입니다. 흔히들 직구와 슬라이더의 중간쯤이라고 하는데 (사실 현대야구에서는 워낙 세밀한 움직임의 종류가 많아 구종의 구분이 점점 무의미해지긴 합니다.) 투구폼이 제대로 되었다는 전제 하에, 커터는 아마추어 야구에서 굉장히 치기 어렵습니다. 타자들의 배팅 스킬의 수준이 높지 않기 때문에, 슬라이더에 비해 꺾이는 포인트가 늦은 커터는 그 움직임을 못보는 타자도 있습니다. (물론 이 정도 구사하면 다른 걸 던져도 잘 던지는 투수긴 합니다만) 손승락 선수의 커터나, 윤석민 선수의 고속 슬라이더도 그립과 스윙을 보면 커터성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구종은 커터입니다. 흔히들 직구와 슬라이더의 중간쯤이라고 하는데 (사실 현대야구에서는 워낙 세밀한 움직임의 종류가 많아 구종의 구분이 점점 무의미해지긴 합니다.) 투구폼이 제대로 되었다는 전제 하에, 커터는 아마추어 야구에서 굉장히 치기 어렵습니다. 타자들의 배팅 스킬의 수준이 높지 않기 때문에, 슬라이더에 비해 꺾이는 포인트가 늦은 커터는 그 움직임을 못보는 타자도 있습니다. (물론 이 정도 구사하면 다른 걸 던져도 잘 던지는 투수긴 합니다만) 손승락 선수의 커터나, 윤석민 선수의 고속 슬라이더도 그립과 스윙을 보면 커터성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그냥 ... 건장한 성인 남성 기준으로 120km의 공을 던지는 데 어떤 특별한 피지컬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물론 피지컬이 좋을 수록 쉬운 것은 당엽합니다만 ... 그냥 힘 쓰는법을 알면 됩니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자세가 올바르면 되는 것이지요. ㅎㅎ 너무 진부한 이야기 같지만 ... 그게 다 입니다. 마치 노래의 '고음'처럼 사람들은 공을 잘 던지는 걸 어렵게 생각하지만, 저는 그거나 이거나 그냥 아느냐 모르느냐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래서 그 공을 어떻게 올바르게 던지냐... 물으신다면 이런 댓글 하나만으로 설명드리기에는 너무나 어렵다고 답변드릴 수밖에 없겠네요 ㅠㅠ
다만, 그래서 그 공을 어떻게 올바르게 던지냐... 물으신다면 이런 댓글 하나만으로 설명드리기에는 너무나 어렵다고 답변드릴 수밖에 없겠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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