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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7/02/20 13:10:53 |
Name | [익명] |
Subject | 대학생활 내내 수학 과외 했어요 |
학원알바는 한 번 밖에 안해봤어요. 과외 학생은 총 10명 조금 넘는 것 같고 1년 이상 오래 한 친구는 4명이네요. 중학생 영어 딱 한번 해봤고 나머지는 전부 고등학생 수학이었어요. 질문해주세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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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하고 싶은 것이 정말 많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저도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은 시기가 오고, 어떻게 저 사람들은 계속해서 달릴 수 있지 싶은 시기가 오더라구요. 그 때 제가 택한 것은 그냥 남 신경 쓰지 말고 아무것도 하지 말자 였습니다. 계속 아무것도 하지 않다 보니 남들이 달리는 모습을 봐도 그냥 그렇구나 하게 되었고 제 마음에 자극을 받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제서야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어요. 저는 학생들도 좀 쉬어야 뭐가 보이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항상 학생에게 숙제 양을 조금 내줬어요. ... 더 보기
저는 하고 싶은 것이 정말 많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저도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은 시기가 오고, 어떻게 저 사람들은 계속해서 달릴 수 있지 싶은 시기가 오더라구요. 그 때 제가 택한 것은 그냥 남 신경 쓰지 말고 아무것도 하지 말자 였습니다. 계속 아무것도 하지 않다 보니 남들이 달리는 모습을 봐도 그냥 그렇구나 하게 되었고 제 마음에 자극을 받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제서야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어요. 저는 학생들도 좀 쉬어야 뭐가 보이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항상 학생에게 숙제 양을 조금 내줬어요. 저는 하고싶은대로 하며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하기 싫으면 하지 말고 하고 싶으면 하라고 하고 싶었어요. 근데 그래도 진도 내용을 이해하려면 최소한의 복습은 필요하니까 조금씩 냈습니다.
그래도 사실 숙제를 조금 주면 빈 시간이 생기니 숨통이 트여서 자기가 선택해서 뭔가를 할 줄 알았어요. 하지만 제가 본 애들 중에 대부분은 그 빈 시간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몇 명은 성적을 잘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공부를 했고, 한 명은 하나님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교회를 갔고, 한 명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은 정말 아무 것도 없다고 하며 숙제도 안해왔어요...ㅋㅋ 빈 시간에 아무것도 안 하는 친구들을 보며 저도 제가 맞는건지 혼란을 많이 느꼈고, 부모님들도 숙제를 더 내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래도 조금 냈습니다. 물론 너희가 지금 숙제가 적은 것이고, 공부를 덜 한 만큼 시간이 있는 것이라고는 계속 주지를 시켜주기는 했습니다.
성적이 떨어지진 않았고 다들 조금씩은 오르긴 했는데... 밀어 붙였으면 성적이 더 나왔지 않냐라고 하시면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제가 온 이후로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경험이 늘어났다고 자평합니다. 그리고 애들도 행복해했어요! 이것도 나름 중요한 것 아닌가요 ㅋㅋ
딴소리를 길게길게 적었는데... 여튼 저는 의지부족한 학생은 자신의 숨겨진 의지가 드러날 수 있을 때 까지 기다렸다 입니다...ㅋㅋㅋ
제가 학원도 안다녀보고 인강도 안들어보고 과외도 안해봤는데 대학 합격 발표가 나자마자 과외를 하게 되어서 처음에는 참 어려웠습니다... 딱히 답이 없어서 제가 좋아했던 고등학교 수학선생님을 따라하려고 애를 썼어요. 초창기 학생들한테는 정말 미안합니다..... 한 2년 하고 나니 정리가 되더라구요. 학생한테 지금 나의 어떤 것이 필요한지 보이고, 내가 어떻게 말해야 재미있게 내용을 받아들일지 보이고, 내가 뭘 해야 학생한테 도움이 되는지 보였습니다. 그래서 그 때 부터는 자신감을 갖고 했어요.
철학은 학생들한테 생각의 자유가 주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하기...ㅋㅋ 전 수학 재밌어서 했는데 학생들은 재미없이 하는게 너무 안타까워서... 제가 재미있어하는 포인트들을 최대한 전달하려고 노력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철학은 학생들한테 생각의 자유가 주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하기...ㅋㅋ 전 수학 재밌어서 했는데 학생들은 재미없이 하는게 너무 안타까워서... 제가 재미있어하는 포인트들을 최대한 전달하려고 노력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딱히 이력서를 쓰진 않았어요. 대신 전단지가 있었으니까요?ㅋㅋ 소개로 간 곳들은 진짜 그냥 시작했고 전단지로 간 곳들은 1. 학생이랑 잘 맞는지 한 번 이야기 해보라고 하시는 경우와 2. 앞으로 어떤 식로 수업 진행할 것인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수업에 임할 것인지 부모님과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학생이랑 이야기할때는 그냥 나는 ~~한 목표를 가지고 수업을 할 것이다 무슨 교재를 쓸 것이다 얘기를 하기도 하지만 레벨테스트도 살짝 해보고, 긴장 풀고 친해질 수 있도록 제 역사?경험?도 살짝 풀었습니다. 부모님들과는 보통 부모님께서 원하시는 사항을 말씀하시면 제가 그러면 어떻게 하겠습니다 라고 말하는게 주가 되었었어요.
아무것도 하기 싫어하는 중학생 애가 제일 성적이 낮았던 것 같은데 걔는 너무 힘들었어요. (고등학교 내내 공부 안 하다가 졸업하고 갑자기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던 재수생 친구도 있었는데 걘 중학생 때 부터 공부를 안 해 왔어서 그렇지 의욕은 있어서 괜찮았어요.) 저는 일단 의욕을 만든 후에 가르치는데 도저히 의욕을 못찾더라구요... 같이 방청소 책상청소 집안일도 해보고 (학생네 집) 방학 계획표, 하루 시간표 짜보고, 같이 영화보고 감상을 나눠보려고도 하고, 같이 책도 읽어보도, 진로검사도 해 보고, 진로에 대해서 설명도 해 주고 별의... 더 보기
아무것도 하기 싫어하는 중학생 애가 제일 성적이 낮았던 것 같은데 걔는 너무 힘들었어요. (고등학교 내내 공부 안 하다가 졸업하고 갑자기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던 재수생 친구도 있었는데 걘 중학생 때 부터 공부를 안 해 왔어서 그렇지 의욕은 있어서 괜찮았어요.) 저는 일단 의욕을 만든 후에 가르치는데 도저히 의욕을 못찾더라구요... 같이 방청소 책상청소 집안일도 해보고 (학생네 집) 방학 계획표, 하루 시간표 짜보고, 같이 영화보고 감상을 나눠보려고도 하고, 같이 책도 읽어보도, 진로검사도 해 보고, 진로에 대해서 설명도 해 주고 별의 별 것을 다 했는데...그 활동들을 하면서도 집중을 못 하고, 당연하게도 수업에는 전혀 집중을 못하고, 하기 싫다고만 하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나름... 제 친구들 중에는 그런 사람이 없었거든요... 그 와중에 그 애가 둘째인데 오빠와 동생이 공부를 잘하고 싹싹해서 부모님이 그 애들만 편애를 하고 계셨어요. 안타깝기도 하고 제가 힘을 줘야겠다는 책임감도 생겨서 노력을 했는데... 부모님께서 자꾸 성적 못 내면 저를 짜르겠다고 맨날 그러시니까 제가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냥 그만뒀습니다.... 하하하 제 첫 영어 과외였는데 그냥 다시 수학만 합니다... 봤던거 계속 까먹는건 다들 그랬어요 ㅋㅋ 저는 근데 저도 기억력이 안좋다보니 다들 인정하게 되더라구요. '그럴 수도 있지!' 하고... 근데 수능 직전에 와도 몇십번은 푼 문제를 끝까지 이해 못 하는 친구들은 좀 답답하긴 했습니다. 근데 다들 머리가 안 좋아서가 아니라 그만큼 시간 투자를 안 해서 그랬던거라 뭐... 좀만 더 하면 한 문제 맞는건데 하는 생각 정도만 들었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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