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가 질문을 받을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AMA는 Ask me anything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뜻입니다.
Date | 20/10/11 01:21:26 |
Name | Merrlen |
Subject | 수박 겉핥기만 많이 해 온 대학생입니다! |
과제 하기 싫어서 딴짓하다 글을 씁니다. 제 자신이 무엇을 하며 살아왔는지 되돌아보기 위해, 또 어쩌면 비슷한 취미를 가진 동료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AMA 게시글을 올려보게 되었습니다. 저의 수박 겉핥기라고 하면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 음악 듣고 악보로 옮긴 다음에 멋대로 고쳐보기 - 혼자서 새로운 악기 연습해보기 - 언어에서의 발음에 관한 독자적 탐구 - 창착 소설 세계관만(...) 써보기 그냥 평소에 하는 좋아하는 것들은 - 친구랑 정처없이 산책하면서 뜬구름 잡는 소리하기 - 혼자서 음악 들으며서 산책하다 길냥이 먹이주기 - 하루종일 빈둥거리며 애니나 만화책 보기 - 맘에 드는 게임 구매해서 몇 주 동안 본전 뽑기(Portal 시리즈, Ori 시리즈, 그 외 몇몇 퍼즐형 게임) 예전에는 분명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들을 즐기며 살았는데, 언제부턴가는 그저 바로 앞의 발밑만 보고 살고 있는듯한 기분이 드네요. 이번 기회에 무언가에 열중하는 스스로를 다시 찾고 싶어요 :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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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무슨 무서운 말씀을ㄷㄷㄷㄷㄷ
확실히 제대로 된 연구를 하고 싶다면 남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가볍게 생각해봤던 대다수의 내용이, 자세히 조사해보면 학자분들에 의해 상당한 수준으로(제 예상을 아득히 넘어서는 수준으로) 연구가 진행되어 이미 문서화 되어있는 경우들이 많았으니까요.
남들이 이미 정리해둔 자료를 읽는 것이 편하기는 한데, 또 오류를 남발하더라도 나름대로 생각해보는게 참 재밌어서 이미 진행된 연구를 애써 무시하고 일단 마이웨로 걸어본 적도 종종 있었습니다. 결과보다는 과정 자체가 재밌어서 한 일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스스로가 학자 타입이라고 생각되기도 하지만, 해당 분야에만 몸담고 싶은 것은 또 아닌지라... 대학원은 좀 멀게만 느껴지네요.
확실히 제대로 된 연구를 하고 싶다면 남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가볍게 생각해봤던 대다수의 내용이, 자세히 조사해보면 학자분들에 의해 상당한 수준으로(제 예상을 아득히 넘어서는 수준으로) 연구가 진행되어 이미 문서화 되어있는 경우들이 많았으니까요.
남들이 이미 정리해둔 자료를 읽는 것이 편하기는 한데, 또 오류를 남발하더라도 나름대로 생각해보는게 참 재밌어서 이미 진행된 연구를 애써 무시하고 일단 마이웨로 걸어본 적도 종종 있었습니다. 결과보다는 과정 자체가 재밌어서 한 일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스스로가 학자 타입이라고 생각되기도 하지만, 해당 분야에만 몸담고 싶은 것은 또 아닌지라... 대학원은 좀 멀게만 느껴지네요.
어느 하나 어디에 내놓고 자랑하기는 힘들지만, 나열해보자면 과거에는 리코더와 하모니카를 했고, 근래에는 바이올린이랑 피아노에 손을 조금씩 대보고 있습니다.
리코더라 하면 대개 수준 낮은 악기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한때는 저도 그랬고요…), 여타 다른 악기들처럼 깊이 파자면 끝이 없더라구요. 초등학교 음악시간에 다같이 리코더를 연습한 적이 몇 번 있었는데, 간단한 동요를 연주하는 선에서 끝난다는 점이 아쉬워서 좀 더 다양한 곡을 연주해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좀 더 붙잡고 있었습니다. 한 2년이 지나고서는 삑사리 거... 더 보기
리코더라 하면 대개 수준 낮은 악기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한때는 저도 그랬고요…), 여타 다른 악기들처럼 깊이 파자면 끝이 없더라구요. 초등학교 음악시간에 다같이 리코더를 연습한 적이 몇 번 있었는데, 간단한 동요를 연주하는 선에서 끝난다는 점이 아쉬워서 좀 더 다양한 곡을 연주해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좀 더 붙잡고 있었습니다. 한 2년이 지나고서는 삑사리 거... 더 보기
어느 하나 어디에 내놓고 자랑하기는 힘들지만, 나열해보자면 과거에는 리코더와 하모니카를 했고, 근래에는 바이올린이랑 피아노에 손을 조금씩 대보고 있습니다.
리코더라 하면 대개 수준 낮은 악기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한때는 저도 그랬고요…), 여타 다른 악기들처럼 깊이 파자면 끝이 없더라구요. 초등학교 음악시간에 다같이 리코더를 연습한 적이 몇 번 있었는데, 간단한 동요를 연주하는 선에서 끝난다는 점이 아쉬워서 좀 더 다양한 곡을 연주해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좀 더 붙잡고 있었습니다. 한 2년이 지나고서는 삑사리 거의 없이 연주 가능한 모든 고음역대를 커버해서, 때로는(곡이 충분히 느리다면) 악기를 바꿔서 음역대를 뛰어넘으면서 좋아하는 곡을 연주하곤 했었는데... 혀의 힘이 도무지 풀리지가 않아서 빠른 곡들은 시도조차 못해 봤다는 슬픈 이야기ㅠㅠ
하모니카도 리코더랑 비슷한 이유로 시작했는데, 잘하시는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서 그나마 제대로 된 교육하에 배웠습니다. 반음을 섞어서 연주하는 법이랑 혼자서 반주음을 넣는 법도 배우고, 후반에는 큰맘 먹고 연주자용 악기도 장만했는데... 아이러니 하게도 그걸 구매하고 중학교에 올라가고 나서부터 공부에 바쁘다는 핑계로 점차 연습량이 줄어서 지금은 가끔 꺼내보는 정도네요. 손을 댄 적이 있는 악기 중에서는 그나마 "나 이 악기 할 수 있어!"하고 말할 수 있는 악기네요.
바이올린은 대학교 들어오고 나서(4년 전부터) 틈틈이 연습하고 있던 악기입니다. 바이올린은 연차로 따지면 가장 오래됐고 연습시간은 하모니카랑 비슷하지 않을까 싶은데, 음 하나하나를 듣기 좋게 내는 것부터가 너무나도 어려워서 곡 연습보다는 그냥 테크닉을 기르기 위한 연습이 주가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올해부터 학교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바이올린은 방구석에 박혀있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고... 어느 날 학과 건물의 한적한 곳에 있는 피아노를 발견하게 되면서 또 막무가내로 연습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한 2주일 전에는 그래도 어디 들려줄만한 느린 연습곡 하나를 노미스로 완주해서 최근에는 마음에 담아뒀던 새로운 곡으로 옮겼는데, 역시 매일 연습하는게 아니다 보니 진도가 너무 느리네요.
언젠가는 제가 다룰 수 있는 악기들을 총동원해서 곡을 하나 만들어보는 것이 이 활동의 최종목표인데, 지금 진행상황을 봐서는 대체 언제 가능할지 의문이 드네요ㅋㅋㅋ
리코더라 하면 대개 수준 낮은 악기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한때는 저도 그랬고요…), 여타 다른 악기들처럼 깊이 파자면 끝이 없더라구요. 초등학교 음악시간에 다같이 리코더를 연습한 적이 몇 번 있었는데, 간단한 동요를 연주하는 선에서 끝난다는 점이 아쉬워서 좀 더 다양한 곡을 연주해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좀 더 붙잡고 있었습니다. 한 2년이 지나고서는 삑사리 거의 없이 연주 가능한 모든 고음역대를 커버해서, 때로는(곡이 충분히 느리다면) 악기를 바꿔서 음역대를 뛰어넘으면서 좋아하는 곡을 연주하곤 했었는데... 혀의 힘이 도무지 풀리지가 않아서 빠른 곡들은 시도조차 못해 봤다는 슬픈 이야기ㅠㅠ
하모니카도 리코더랑 비슷한 이유로 시작했는데, 잘하시는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서 그나마 제대로 된 교육하에 배웠습니다. 반음을 섞어서 연주하는 법이랑 혼자서 반주음을 넣는 법도 배우고, 후반에는 큰맘 먹고 연주자용 악기도 장만했는데... 아이러니 하게도 그걸 구매하고 중학교에 올라가고 나서부터 공부에 바쁘다는 핑계로 점차 연습량이 줄어서 지금은 가끔 꺼내보는 정도네요. 손을 댄 적이 있는 악기 중에서는 그나마 "나 이 악기 할 수 있어!"하고 말할 수 있는 악기네요.
바이올린은 대학교 들어오고 나서(4년 전부터) 틈틈이 연습하고 있던 악기입니다. 바이올린은 연차로 따지면 가장 오래됐고 연습시간은 하모니카랑 비슷하지 않을까 싶은데, 음 하나하나를 듣기 좋게 내는 것부터가 너무나도 어려워서 곡 연습보다는 그냥 테크닉을 기르기 위한 연습이 주가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올해부터 학교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바이올린은 방구석에 박혀있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고... 어느 날 학과 건물의 한적한 곳에 있는 피아노를 발견하게 되면서 또 막무가내로 연습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한 2주일 전에는 그래도 어디 들려줄만한 느린 연습곡 하나를 노미스로 완주해서 최근에는 마음에 담아뒀던 새로운 곡으로 옮겼는데, 역시 매일 연습하는게 아니다 보니 진도가 너무 느리네요.
언젠가는 제가 다룰 수 있는 악기들을 총동원해서 곡을 하나 만들어보는 것이 이 활동의 최종목표인데, 지금 진행상황을 봐서는 대체 언제 가능할지 의문이 드네요ㅋㅋㅋ
평소 지면에 키워드를 끄적이며 구상하는지라... 좀 있다 집에 들어가서 하드디스크 어딘가에 성문화된 세계관이 있는지 찾아보고, 그걸 읽은 제 손발이 오그라들지 않는다면 올려드리겠습니다ㅎㅎ
ㅡㅡㅡㅡㅡ
저희가 살고 있는 현실에 무언가의 변화를 주어서 새로운 세계관을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주로 일상속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편입니다. 가령...
"아니 오늘은 왜 이리 할 일이 많은거야 하루가 적어도 36시간은 돼야 할 것 같은데" > 날씨가 하루하루 달라지는 것처럼, 계절이 변하는 것처럼 하루의 시간이 들쭉날쭉 바뀐다...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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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살고 있는 현실에 무언가의 변화를 주어서 새로운 세계관을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주로 일상속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편입니다. 가령...
"아니 오늘은 왜 이리 할 일이 많은거야 하루가 적어도 36시간은 돼야 할 것 같은데" > 날씨가 하루하루 달라지는 것처럼, 계절이 변하는 것처럼 하루의 시간이 들쭉날쭉 바뀐다... 더 보기
평소 지면에 키워드를 끄적이며 구상하는지라... 좀 있다 집에 들어가서 하드디스크 어딘가에 성문화된 세계관이 있는지 찾아보고, 그걸 읽은 제 손발이 오그라들지 않는다면 올려드리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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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살고 있는 현실에 무언가의 변화를 주어서 새로운 세계관을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주로 일상속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편입니다. 가령...
"아니 오늘은 왜 이리 할 일이 많은거야 하루가 적어도 36시간은 돼야 할 것 같은데" > 날씨가 하루하루 달라지는 것처럼, 계절이 변하는 것처럼 하루의 시간이 들쭉날쭉 바뀐다면? 일기예보처럼 자전예보가 필요하겠는데? > 그에 대응하기 위해 바뀌어야할 사회적인 규칙이나 제도가 뭐가 있을까? 지구 자전 속도가 바뀌면 단순히 시간 뿐 아니라, 분명 고려할 또 다른 요소가 있을텐데. 일단 해수면 높이가 지금보다 더 크게 변화할거고... 중력 크기는? 유의미하게 바뀔 수 있을까? > 그런데 애초에, 지구 자전 속도를 그렇게 쉽게 바꿀 수 있는 요소가 있나? 자전 속도가 아니라 자전축을 어떻게 해보는게 더 맞을지도 모르겠어.
뭐 이런 식으로 상상을 해가며 점차 세계관을 구체화하는 편입니다. 때로는 그냥 일상적인 에피소드를 다루는 애니나 만화를 보다가 "이 시각에 다른 곳의 인물들은 뭘하고 있을까?"라던지 "먼 옛날에는 그럼 어땠을까?"를 생각하면서 장르를 일상물에서 다른 걸로 바꿔버리는 상상도 종종 합니다.
ㅡㅡㅡㅡㅡ
웹툰은 잘 안 보고, 만화책만 가끔 읽어서 그 중에서 골라보자면 『소녀종말여행』, 『약속의 네버랜드』라는 작품들이 우선 떠오르네요.
이왕에 작품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영화 혹성탈출의 마지막에 나오는 "여태껏 여기는 내가 살아왔던 그 세계와 같은 곳이다"라는 식의 모티프를 참 좋아합니다. (그걸 반전 요소로 활용하는지와는 무관하게 말이죠.) 대다수가 아는 작품 예시를 찾다보니 일단은 혹성탈출이 생각났지만... 제 세계관 창작에서 태초의 씨앗 역할을 해준 작품을 콕 집어서 말하자면, 바로 배미주 작가님의 『싱커』라는 소설입니다. 이 작품도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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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살고 있는 현실에 무언가의 변화를 주어서 새로운 세계관을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주로 일상속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편입니다. 가령...
"아니 오늘은 왜 이리 할 일이 많은거야 하루가 적어도 36시간은 돼야 할 것 같은데" > 날씨가 하루하루 달라지는 것처럼, 계절이 변하는 것처럼 하루의 시간이 들쭉날쭉 바뀐다면? 일기예보처럼 자전예보가 필요하겠는데? > 그에 대응하기 위해 바뀌어야할 사회적인 규칙이나 제도가 뭐가 있을까? 지구 자전 속도가 바뀌면 단순히 시간 뿐 아니라, 분명 고려할 또 다른 요소가 있을텐데. 일단 해수면 높이가 지금보다 더 크게 변화할거고... 중력 크기는? 유의미하게 바뀔 수 있을까? > 그런데 애초에, 지구 자전 속도를 그렇게 쉽게 바꿀 수 있는 요소가 있나? 자전 속도가 아니라 자전축을 어떻게 해보는게 더 맞을지도 모르겠어.
뭐 이런 식으로 상상을 해가며 점차 세계관을 구체화하는 편입니다. 때로는 그냥 일상적인 에피소드를 다루는 애니나 만화를 보다가 "이 시각에 다른 곳의 인물들은 뭘하고 있을까?"라던지 "먼 옛날에는 그럼 어땠을까?"를 생각하면서 장르를 일상물에서 다른 걸로 바꿔버리는 상상도 종종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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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은 잘 안 보고, 만화책만 가끔 읽어서 그 중에서 골라보자면 『소녀종말여행』, 『약속의 네버랜드』라는 작품들이 우선 떠오르네요.
이왕에 작품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영화 혹성탈출의 마지막에 나오는 "여태껏 여기는 내가 살아왔던 그 세계와 같은 곳이다"라는 식의 모티프를 참 좋아합니다. (그걸 반전 요소로 활용하는지와는 무관하게 말이죠.) 대다수가 아는 작품 예시를 찾다보니 일단은 혹성탈출이 생각났지만... 제 세계관 창작에서 태초의 씨앗 역할을 해준 작품을 콕 집어서 말하자면, 바로 배미주 작가님의 『싱커』라는 소설입니다. 이 작품도 강력 추천합니다!
저와 유사한 비유를 사용하셨으리라 믿고 답변 드립니다. 맛이요? 짜릿해요! 늘 새롭고! 언제나 수박이 달라지거든요.
물론 겉핥기만 하다보면 깊은 맛이 안 느껴지긴 하지만, 그만큼 이런저런 분야를 접할 수 있다보니 질릴 겨를이 없습니다. 겉핥기라고 하기도 과분할 정도로 여겨져서 위에서 언급하지 않은 것도 몇 있는데... 그런 경험들 조차도 어딘가에서는 예상치 못하게 도움이 돼서 뜻밖의 보람을 느끼는 경우도 가끔 있습니다. 특정 분야를 전문적으로 파는 사람이랑 붙여두면 그야말로 문외한이나 다름 없지만, "한편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이렇게 해석해볼 수도 있어요~"라는 식으로 대화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일을 곧 잘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겉핥기만 하다보면 깊은 맛이 안 느껴지긴 하지만, 그만큼 이런저런 분야를 접할 수 있다보니 질릴 겨를이 없습니다. 겉핥기라고 하기도 과분할 정도로 여겨져서 위에서 언급하지 않은 것도 몇 있는데... 그런 경험들 조차도 어딘가에서는 예상치 못하게 도움이 돼서 뜻밖의 보람을 느끼는 경우도 가끔 있습니다. 특정 분야를 전문적으로 파는 사람이랑 붙여두면 그야말로 문외한이나 다름 없지만, "한편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이렇게 해석해볼 수도 있어요~"라는 식으로 대화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일을 곧 잘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세한 설정이나 인물에 관한 정보는 글로 정리해둔게 안 보이는데, 다행히도 어딘가에 있던 시놉시스 느낌의 글 하나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작성 날짜를 보니 수능 준비하다가 공부하기 싫어서 써둔 글 같은데... 다시 보니 다소 비약적인 느낌이 들긴 하지만, 간만에 읽어보니 또 새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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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초에 일어난 러다이트 운동은 실패로 끝났다. 수공업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진보를 지향하는 인류는 엄청난 속도의 발전을 이어나갔다. 결국 21세기에 들어서서는 정보사회라는 초문명이 세계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부 인류의...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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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초에 일어난 러다이트 운동은 실패로 끝났다. 수공업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진보를 지향하는 인류는 엄청난 속도의 발전을 이어나갔다. 결국 21세기에 들어서서는 정보사회라는 초문명이 세계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부 인류의... 더 보기
자세한 설정이나 인물에 관한 정보는 글로 정리해둔게 안 보이는데, 다행히도 어딘가에 있던 시놉시스 느낌의 글 하나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작성 날짜를 보니 수능 준비하다가 공부하기 싫어서 써둔 글 같은데... 다시 보니 다소 비약적인 느낌이 들긴 하지만, 간만에 읽어보니 또 새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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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초에 일어난 러다이트 운동은 실패로 끝났다. 수공업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진보를 지향하는 인류는 엄청난 속도의 발전을 이어나갔다. 결국 21세기에 들어서서는 정보사회라는 초문명이 세계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부 인류의 창조성, 호기심, 탐구력이 이루어낸 결실이었다.
인류에 내딛을 수 있는 발음은 딱 거기까지였다. 21세기의 신세대는 자신들을 위해 재정비된 세상에만 익숙해진 나머지, 지금의 초문명을 이룩한 인류의 원동력을 잃기 시작했다. 학문은 지위를 가리기 위한 수단과 권위를 세우기 위한 토대로 전락했다. 기술은 진보성을 잃고서 자본주의의 주위만을 맴돌았다. 경쟁사회는 자신의 발전보다는 타인의 추락을 유도하는 형태로 변질되었다. 소수의 학자들만이 연구를 거듭하여, 4차산업혁명이라 불리게 될 또 하나의 진보를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를 받아들일 수 없는 자들이 있었다. 기술의 발전 아래 지위를 잃고서 무능력이 드러나게 될 권위자들과, 타인의 발전을 가만히 시켜볼 수 없는 전쟁광들이 바로 그들이었다. 결국 22세기 초, 수많은 정치적 갈등과 외교전쟁 끝에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극단적 형태의 반발이 일어난다. 제 1 러다이트 운동의 도구는 주먹과 몽둥이였겠지만, 제 2의 러다이트 운동에는 핵무기와 EMP가 사용되었다. 인류를 초기 문명 상태로 역진보시키기에는 하루면 충분했다.
불행 중 다행이라 해야 할까, 자멸의 길을 걸은 인류를 구할 수 있는 자들이 나타났다. 엑소르디움(exórdĭum)이라 불리는 단체는 4차산업혁명과는 무관하게, 또 다른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 단체는 제 1차 러다이트 운동을 계기로 설립되었으며, 이곳의 학자들은 ‘초기 인류의 상태로부터 현상태의 초문명을 최단시간에 이룩하기 위한 기술’을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다가, 여태까지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던 형태의 에너지인 마나(mana)를 발견한다. 마나를 운용하는 기술인 마법을 개발하기 시작한 엑소르디움은, 200년에 가까운 연구 끝에 제 1 러다이트 운동 시기즈음의 과학기술을 마법으로 모방할 수 있을 정도의 성과를 이루어낸다.
그러던 중 발생한 제 2차 러다이트 운동. 아니, 운동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도 없는, 그저 처참한 자멸. 제 1차 러다이트 운동이 엑소르디움을 태어나게한 계기가 되었다면, 이번 사태는 엑소르디움이 빛을 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엑소르디움은 처참히 무너진 과학문명 위에 마법을 이용하여 살아남은 사람들과 함께 소규모의 문명을 세우게 되고, 민중들의 지지를 받으며 통치자의 자리에 서게 된다.
수십 년뒤, 권력에 취한 몇몇 엑소르디움에 의해 지배층 내부에서 갈등이 발생한다. 그들은 “사용할 수 없는 이론은 연구할 가치가 없다.”라 주장했고, 상황은 마법문명판 분서갱유라 불릴 수 있는 사태에까지 이르고야 만다. 결국 당장 도움이 되는 기술을 운용하는데 필요한 실용적 경험담이나 정보를 제외한 대부분의 마법지식의 권위가 추락하고, 이와 더불어 한때 존재했던 초문명 정보사회에 관한 역사적 기술 또한 사라지고 만다. 남은 엑소르디움은 지배계층의 이름, 문명의 연호, 사회 체계를 개편했다. 이 과정에서 종교는 민간신앙, 의술은 민간요법, 신기술은 미신 수준으로 가치가 추락하게 된다. 마법의 잠재력은 그렇게 잠든 채 그저 문명의 생존만을 보장하는 톱니바퀴가 되고, 신문명은 수천 년간 제자리를 맴돌며 그 규모만을 확장해 나간다. 그 톱니바퀴 사이사이에 끼어있던 세계의 부조리는 깊숙한 곳에 여전히 박혀있었고, 차차 톱니바퀴를 녹슬게 만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연구단에 의해 혁신적인 마법기술이 개발된다. 그들은 ‘마법객체의 주체화’를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던 도중 성공에 가까워지는 길을 찾게 된다. 통치자 집단은 이들을 지원하며 연구의 성과를 이용하려 했으나, 그들의 불순한 속셈을 알게된 연구단이 이를 거부하자 권력자들은 오히려 그들을 협박하기에 이르고, 이 과정에서 몇몇 학자가 목숨을 잃는 일까지 발생하게 된다. 결국 학자들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연구단을 해체하고 뿔뿔이 흩어졌고, 신기술은 잊혀져 가는 듯 했다.
그로부터 몇 년 뒤, 연구단에 속해있었던 학자들이 하나하나 암살 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거기에 세계를 유지하던 톱니바퀴였던 마법기술이 하나 둘 마찰음을 내며 이상증세를 보이기 시작한다. 이것은 세상의 멸망을 알리는 소리인걸까? 다른 길을 걸었던 역사도 결국은 비슷한 결과를 맞이하는 수 밖엔 없는 걸까? 다시 인류를 구해낼 자들이 있다면, 과연 그들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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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초에 일어난 러다이트 운동은 실패로 끝났다. 수공업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진보를 지향하는 인류는 엄청난 속도의 발전을 이어나갔다. 결국 21세기에 들어서서는 정보사회라는 초문명이 세계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부 인류의 창조성, 호기심, 탐구력이 이루어낸 결실이었다.
인류에 내딛을 수 있는 발음은 딱 거기까지였다. 21세기의 신세대는 자신들을 위해 재정비된 세상에만 익숙해진 나머지, 지금의 초문명을 이룩한 인류의 원동력을 잃기 시작했다. 학문은 지위를 가리기 위한 수단과 권위를 세우기 위한 토대로 전락했다. 기술은 진보성을 잃고서 자본주의의 주위만을 맴돌았다. 경쟁사회는 자신의 발전보다는 타인의 추락을 유도하는 형태로 변질되었다. 소수의 학자들만이 연구를 거듭하여, 4차산업혁명이라 불리게 될 또 하나의 진보를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를 받아들일 수 없는 자들이 있었다. 기술의 발전 아래 지위를 잃고서 무능력이 드러나게 될 권위자들과, 타인의 발전을 가만히 시켜볼 수 없는 전쟁광들이 바로 그들이었다. 결국 22세기 초, 수많은 정치적 갈등과 외교전쟁 끝에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극단적 형태의 반발이 일어난다. 제 1 러다이트 운동의 도구는 주먹과 몽둥이였겠지만, 제 2의 러다이트 운동에는 핵무기와 EMP가 사용되었다. 인류를 초기 문명 상태로 역진보시키기에는 하루면 충분했다.
불행 중 다행이라 해야 할까, 자멸의 길을 걸은 인류를 구할 수 있는 자들이 나타났다. 엑소르디움(exórdĭum)이라 불리는 단체는 4차산업혁명과는 무관하게, 또 다른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 단체는 제 1차 러다이트 운동을 계기로 설립되었으며, 이곳의 학자들은 ‘초기 인류의 상태로부터 현상태의 초문명을 최단시간에 이룩하기 위한 기술’을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다가, 여태까지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던 형태의 에너지인 마나(mana)를 발견한다. 마나를 운용하는 기술인 마법을 개발하기 시작한 엑소르디움은, 200년에 가까운 연구 끝에 제 1 러다이트 운동 시기즈음의 과학기술을 마법으로 모방할 수 있을 정도의 성과를 이루어낸다.
그러던 중 발생한 제 2차 러다이트 운동. 아니, 운동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도 없는, 그저 처참한 자멸. 제 1차 러다이트 운동이 엑소르디움을 태어나게한 계기가 되었다면, 이번 사태는 엑소르디움이 빛을 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엑소르디움은 처참히 무너진 과학문명 위에 마법을 이용하여 살아남은 사람들과 함께 소규모의 문명을 세우게 되고, 민중들의 지지를 받으며 통치자의 자리에 서게 된다.
수십 년뒤, 권력에 취한 몇몇 엑소르디움에 의해 지배층 내부에서 갈등이 발생한다. 그들은 “사용할 수 없는 이론은 연구할 가치가 없다.”라 주장했고, 상황은 마법문명판 분서갱유라 불릴 수 있는 사태에까지 이르고야 만다. 결국 당장 도움이 되는 기술을 운용하는데 필요한 실용적 경험담이나 정보를 제외한 대부분의 마법지식의 권위가 추락하고, 이와 더불어 한때 존재했던 초문명 정보사회에 관한 역사적 기술 또한 사라지고 만다. 남은 엑소르디움은 지배계층의 이름, 문명의 연호, 사회 체계를 개편했다. 이 과정에서 종교는 민간신앙, 의술은 민간요법, 신기술은 미신 수준으로 가치가 추락하게 된다. 마법의 잠재력은 그렇게 잠든 채 그저 문명의 생존만을 보장하는 톱니바퀴가 되고, 신문명은 수천 년간 제자리를 맴돌며 그 규모만을 확장해 나간다. 그 톱니바퀴 사이사이에 끼어있던 세계의 부조리는 깊숙한 곳에 여전히 박혀있었고, 차차 톱니바퀴를 녹슬게 만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연구단에 의해 혁신적인 마법기술이 개발된다. 그들은 ‘마법객체의 주체화’를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던 도중 성공에 가까워지는 길을 찾게 된다. 통치자 집단은 이들을 지원하며 연구의 성과를 이용하려 했으나, 그들의 불순한 속셈을 알게된 연구단이 이를 거부하자 권력자들은 오히려 그들을 협박하기에 이르고, 이 과정에서 몇몇 학자가 목숨을 잃는 일까지 발생하게 된다. 결국 학자들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연구단을 해체하고 뿔뿔이 흩어졌고, 신기술은 잊혀져 가는 듯 했다.
그로부터 몇 년 뒤, 연구단에 속해있었던 학자들이 하나하나 암살 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거기에 세계를 유지하던 톱니바퀴였던 마법기술이 하나 둘 마찰음을 내며 이상증세를 보이기 시작한다. 이것은 세상의 멸망을 알리는 소리인걸까? 다른 길을 걸었던 역사도 결국은 비슷한 결과를 맞이하는 수 밖엔 없는 걸까? 다시 인류를 구해낼 자들이 있다면, 과연 그들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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