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가 높은 술을 마시는 게 사내다움으로 여겨졌던 건, 아마도 ‘강한 술을 견디는 내가 강한 사람’이라는 이미지 때문인 것 같아요. 예전에는 체력이나 인내력, 또는 고통을 참는 능력 같은 걸 ‘남성성’과 연결짓는 문화가 강했거든요. 그러다 보니 센 술을 마시고도 멀쩡한 척하는 게 일종의 자랑처럼 여겨졌던 거죠.
반면 도수가 낮은 술은 좀 더 가볍고 부드럽게 즐기는 이미지가 있어서, 당시 기준으로는 ‘덜 남자답다’는 편견이 있었을 수도 있고요. 지금 보면 좀 웃긴 기준이긴 한데, 문화라는 게 늘 시대 따라 바뀌잖아요. 요즘은 취향 존중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니까 다행인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