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9/07/05 06:51:22
Name   원영사랑
Subject   오지랖
회사 어른들이 제 기준으로 오지랖이 좀 심합니다.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충고로 들을 수도 있고 잔소리로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저는 태생이 그런지 후자쪽으로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뭐 어디 푸념할곳도 딱히 없고 해서 여기에 몇 가지 경험을
써봅니다.

1. 저축

현재 저는 세전 월급의 50%를 적금합니다. 솔직히 제가 용돈을 아주 적게 쓰는건 아닌데 그래도 이 정도는 쓰고
살고 싶거든요. '우리는 시간을 투자해서 돈을 버는만큼 돈을 써서 여가 시간을 즐겁게 보내자'는 마인드이기도 하고
그렇다고 월급의 반을 다 용돈으로 쓰는것도 아니고 어쩔 수 없이 나가는 생활비(공과금, 교통비, 밥값, 통신비 등)
제외하고 여행 적금 따로 들어둔것 제외하면 한달에 순수 용돈은 50정도 쓰는것 같아요.
적금을 얼마나 하는지 아주 상세히 물어서 알려드렸더니 총각때 그렇게 돈 펑펑 써버릇하면 안된다고 아주 혼쭐이 났습니다.
너 나이대에 다른 사람들은 1억 모은 사람도 있는데, 아껴써서 따라잡을 생각을 하라는 둥, 나중에 결혼하고 육아시작하면
돈이 많이 필요하다는 둥 그 날 한참 시달렸네요.

2. 알바

휴무날 뭐하냐고 묻더라구요. "집에서 쉴때도 있고 친구들 만나서 놀때도 있어요." 쉬면 뭐하냐고 알바 같은거 뛰라네요.
알바 뛰어서 몇 십만원이라도 벌면 그걸로 생활비 하고 저축을 늘릴 수 있다구요. 그리고 본인 젊을때는 그랬대요.
"아 저는 그렇게까지 치열하게 살기 싫은데요?" 라고 저도 모르게 대답을 하자 요즘 젊은애들은 미래를 위해 현재를
투자하는거 싫어한다는 이야기부터해서 라떼는 이야기 한참 들었습니다.

3. 결혼

결혼 언제할꺼냐고 그러시더라구요. (여자친구도 없는데...) 그래서 저는 결혼을 목표로 여자 만나고 싶지는 않고
연애하다가 이 사람이 정말 너무 좋아서 평생 함께 하고 싶으면 결혼하는거고 그런 사람 못 만나면 굳이 결혼 안해도
상관없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하자 어차피 결혼 하게 될껀데 빨리 결혼해서 빨리 애 낳아야 나중에 후회 안 한다고,
본인은 결혼은 일찍 했지만 아이를 늦게 가져서 나중이 걱정된다고 충고 해주시더라구요. 그리고 너 나중에 후회한다고......
부모님이 저 볼때마다 결혼 결혼 결혼, 결혼 언제할꺼냐고 듣는것도 피곤한데 회사에서도 똑같은 소리를 들어야 하다니요.

4. 보험

보험은 뭐 가입했는지 보험비 누가 내냐고 묻더라구요. 부모님이 내주신다고 말했습니다.(저 결혼하기전까지는 내주신데요.)
갑자기 흥분해서 노발대발하더니 직장인인데 그렇게 손 벌리는거 아니라고 막 뭐라고 합니다. 여기서 굽혀서 "네" 하고
대화를 차단했어야 했는데 괜히 말 길게 했다고 너 그러는거 아니다. 너가 부모님 노후 책임 질거냐, 이런 작은것들이 화속성 효자
로 가는길이다 이런 저런 얘기를 듣는데, 왜 남의 집 가정사에 지나치게 간섭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5. 결혼 후 돈 관리

갑자기 결혼 후에 돈관리는 어떻게 할거냐고 묻더라구요. (요즘 애들 생각이 궁금하대요.) 둘 중에 관리 더 잘하는 사람이
알아서 하고 용돈은 동일하게 쓸거라고 했습니다. (배우자랑 협의해야겠지만 배우자가 저보다 더 잘 벌고 그래서 더 많이 쓰겠다하면
그 부분까지 OK할 의향은 있습니다.) 제 배우자가 30쓰면 저도 30쓰고 이건 절대 노터치라구요. 그러니까 저한테 갑자기
배려심이 없대요. 갑자기 왜 내가 배려심이 없는 놈이 됐는지 이해를 못하자 여자는 남자보다 돈이 들어갈 곳이 많은데
그런거 배려해주지 않으면 어떡하냐고 제가 이기적인거래요. 막 그러면서 남자가 여자를 배려해줘야 하는 이유 한참 설교 듣다가
짜증나서 저도 모르게 그 배려 왜 저만 하냐고, 배우자가 할 수도 있는거 아니냐니까 또 지만 생각한다고 욕먹었네요;


사실 차장님이 별의 별 얘기를 다하십니다. 그런데 대부분 뉴스를 통해서 접한 정보라서 좀 느리고 수정해야 할 부분도 많아요.
하루는 제가 조용히 듣다가 너무 엉터리 정보라서 못 참고 저도 모르게 이런 저런 부분을 정정했는데 "원영사랑씨 자기 주장이
강하네, 어른이 얘기하면 들을줄 도 알아야지" 라고 혼쭐이 났습니다.


사실 저도 알아요. 어른들이 충고할때 그냥 제 의견 같은거 최대한 죽이고 YES맨 빙의해서 "네"하고 충고 받아들이는 척
하는게 가장 빠르고 합리적인 길이라는걸, 하지만 제 모난 성격 때문에 한번씩 받아치게 되네요. 짬이 안되고 직급이 낮고
나이도 어리면 성격 좀 죽여야하는데 말입니다. 언제쯤 저는 득도해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기 스킬을 마스터 할 수
있을까요?



2
  • 춫천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0634 6
14623 방송/연예요즘 우리나라 조용한 날이 없네요 1 + 니코니꺼니 24/04/26 176 0
14622 IT/컴퓨터5년후 2029년의 애플과 구글 아침커피 24/04/25 176 0
14621 기타[불판] 민희진 기자회견 57 + 치킨마요 24/04/25 1405 0
14620 음악[팝송] 테일러 스위프트 새 앨범 "THE TORTURED POETS DEPARTMENT" 김치찌개 24/04/24 118 1
14619 일상/생각나는 다마고치를 가지고 욕조로 들어갔다. 8 자몽에이슬 24/04/24 561 17
14618 일상/생각저는 외로워서 퇴사를 했고, 이젠 아닙니다 18 kaestro 24/04/24 1100 17
14617 정치이화영의 '술판 회유' 법정 진술, 언론은 왜 침묵했나 10 과학상자 24/04/23 798 8
14616 꿀팁/강좌[해석] 인스타 릴스 '사진찍는 꿀팁' 해석 20 *alchemist* 24/04/23 667 13
14615 경제어도어는 하이브꺼지만 22 절름발이이리 24/04/23 1379 8
14614 IT/컴퓨터re: 제로부터 시작하는 기술 블로그(1) 2 kaestro 24/04/22 342 1
14613 음악[팝송] 밴슨 분 새 앨범 "Fireworks & Rollerblades" 김치찌개 24/04/22 112 0
14612 게임전투로 극복한 rpg의 한계 - 유니콘 오버로드 리뷰(2) 4 kaestro 24/04/21 329 0
14611 사회잡담)중국집 앞의 오토바이들은 왜 사라졌을까? 21 joel 24/04/20 1217 30
14610 기타6070 기성세대들이 집 사기 쉬웠던 이유 33 홍당무 24/04/20 1551 0
14609 문화/예술반항이 소멸하는 세상에서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소녀들 5 kaestro 24/04/20 684 6
14608 음악[팝송] 조니 올랜도 새 앨범 "The Ride" 김치찌개 24/04/20 128 1
14607 요리/음식드디어 쓰는 쌀국수 투어 모음집 2편 15 kogang2001 24/04/19 388 8
14606 요리/음식드디어 쓰는 쌀국수 투어 모음집 1편 4 kogang2001 24/04/19 362 10
14605 게임오픈월드를 통한 srpg의 한계 극복 14 kaestro 24/04/19 546 2
14604 일상/생각개인위키 제작기 6 와짱 24/04/17 820 12
14603 정치정치는 다들 비슷해서 재미있지만, 그게 내이야기가 되면... 9 닭장군 24/04/16 1259 6
14602 오프모임5월 1일 난지도벙 재공지 8 치킨마요 24/04/14 785 2
14601 꿀팁/강좌전국 아파트 관리비 조회 및 비교 사이트 11 무미니 24/04/13 898 6
14600 도서/문학떡볶이는 좋지만 더덕구이는 싫은 사람들을 위하여 13 kaestro 24/04/13 1111 5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