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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8/12/29 20:17:54
Name   영원한초보
Subject   제일 병원 경영 실패
어제 어머니께서 암 수술 후 관리 때문에 제일 병원에 가셨습니다.
병원에 대기열이 너무 많아서 몇 시간이 걸려서 진료를 마치고 힘들게 돌아오셨습니다.
노조가 파업 중이고 간호사들도 많이 떠났다고 합니다.
병원은 폐업위기에 처해서 매각 진행 상태에 있습니다.

제일병원은 고 이동희 박사가 1963년 설립하고 1996년 삼성의료원에서 관리하다가 2005년 삼성에서 다시 분리되고 아들이 이사장으로 취임을 합니다.
제가 태어난 곳도 제일병원이고 이동희 박사가 저를 직접 받아 주셔서 의미가 있는 곳입니다.

오늘 어머니께서 동네 외가를 갔다 오셨는데
의사분이 노조 때문에 병원이 망한 거라고 하셨답니다.
노조 때문에 망하는 회사는 흔치 않기 때문에 의문이 생겼습니다.
기사를 찾아보니 가장 먼저 보이는 기사는
출산율 저하를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출산율 저하는 오래된 이슈이고 대형병원에서 이정도 상황은 오래전부터 대책을 준비하고 있었을 거로 생각합니다.
실제로 제일 병원은 유방암 수술로도 유명하고 다른 진료들도 환자들이 꽤 많습니다.
그래서 좀 더 찾아보니 속사정을 알 수 있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079503

어머니가 암 수술 받은 5년 전에 병원 주변에서 많은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고
새 건물도 계속 짓고 병원이 잘 나가고 있다 생각했는데 이런 속사정이 있더군요.

제일병원 재무상황입니다.
제일병원재무상황

급격한 순이익감소가 출산율에 딱 맞는 다고 보기 힘듭니다.
또 노조 파업 시기도 안 맞고 노조와 의료진들은 자발적 협력도 많이 했습니다.
이동희 박사가 돌아가실 때 경영을 아들에 물려주지 않고 삼성에 부탁했던 이유가 뭐였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드라마 라이프를 봤다면 좀 더 여러 상상을 해봤을 텐데 병원 경영에는 지식이 없으니 어떤 해결 방법이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어머니는 암 수술 예후 관찰을 이제 어느 병원에서 해야 할지 고민 중이십니다.
제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고
환자들 만족도가 상당히 좋은 병원이었는데
이런 상태에 놓인 것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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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주만땅
    여러가지 문제가 있지요.

    삼성병원 산하에서 나온 것이 가장 큰 문제였던것 같고,
    이유는 아마도 수익률 저하가 아니였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위치도 구 도심이라서 환자의 수나 질이 떨어질수 밖에 없고,
    거기에 출산률 저하까지 오니 수익이 더 떨어질 수 밖에 없죠.

    뭐 노조는 부수적인 문제라고 보아야겠죠.
    경영실패라고 알고 있는데 병원자체 수익이 나오기도 힘든 구조였습니다. 병원이 노동집약적이다 보니 인건비 구성이 중요한대 일단 제가 듣기론 매출대비 인건비 % 도 높았고, 다른 병원들이 가지고 있는 로봇 수술 등의 캐시카우도 없고.. (심지어 MRI도 2005년인가 넘어 들어왔다는.. 말이 안되는 소리였죠), 이사장이 그걸 탈피할려고 좀 사업다각화(?) 같은걸 하다 망했다는게 중론인 것 같습니다. 단순 공사만 가지고는.. 저도 애 둘다 제일병원에서 출산해서 이렇게 없어지는게 안타깝긴 한데.. 병원업이란것도 이제 이렇게 훅가는게 다반사... 더 보기
    경영실패라고 알고 있는데 병원자체 수익이 나오기도 힘든 구조였습니다. 병원이 노동집약적이다 보니 인건비 구성이 중요한대 일단 제가 듣기론 매출대비 인건비 % 도 높았고, 다른 병원들이 가지고 있는 로봇 수술 등의 캐시카우도 없고.. (심지어 MRI도 2005년인가 넘어 들어왔다는.. 말이 안되는 소리였죠), 이사장이 그걸 탈피할려고 좀 사업다각화(?) 같은걸 하다 망했다는게 중론인 것 같습니다. 단순 공사만 가지고는.. 저도 애 둘다 제일병원에서 출산해서 이렇게 없어지는게 안타깝긴 한데.. 병원업이란것도 이제 이렇게 훅가는게 다반사여서 말이지요. 제일병원이 전문병원이긴 하지만 2차급 종합병원이라.. 삼성의 우산아래 있을때는 수익이 그렇게 중요하진 않았는데 그 이후엔 쉽지 않죠. 제일병원이 거의 한국에서 유일하게 2차초음파를 영상의학과에서 봤는데 그 퀄러티가 대한민국 어디에도 못맞추는거였죠. 근데 이것도 보험되고 수가 절반 이상 작살나고 해서 예전처럼 30분씩 볼 수 있는 환경도 안되고.. 산과초음파 교과서 제일병원 영상의학과-산부인과 선생님들 절반 이상 썼었는데 이제 한국에선 끝난 메타가 되어버렸죠.

    그리고 주차장 문제는 저 병원이 부지가 좁고 산에 있고 그렇다 보니 기계식으로 밖에 높이 병원에 붙일 수 밖에 없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건강검진센터쪽에 있는 제2주차장은 좀 더 올릴 수 있었을 런지는 모르겠는데 그래도 부족할거라 생각되어요.
    영원한초보
    좀 더 정보를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PET를 안하는게 이런 이유 때문이였군요.
    영상의학쪽은 앞으로 AI가 비용을 좀 낮춰 줬으면 좋겠네요.
    그러면 재무상황에서 수익악화 되는 시점이 보험산정 바뀌는 시점하고 겹친걸로 보면 될까요
    자세한건 저도 잘 모르겠는데 산과 보험이 채산성에 악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왜 다른 병원은 잘 되는데 저 병원만 그러냐 그러면 저 병원은 방사선사나 산과의사가 보는 level 1초음파는 보험 가격에 채산성이 맞는데 영상의학과 의사가 보는 level 2 초음파는 도저히 보험가격에 안되었거든요. 그러고 level 2 초음파 퀄러티가 한국에서 유일하게 제대로 된 '정밀' 초음파였습니다. (심하게 이야기 하면 다른 병원 level 2 는 다 가라.. 이건 빅4도 마찬가집니다. 제가 해봐서 암.) 그래서 레벨 2를 없애느니 그... 더 보기
    자세한건 저도 잘 모르겠는데 산과 보험이 채산성에 악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왜 다른 병원은 잘 되는데 저 병원만 그러냐 그러면 저 병원은 방사선사나 산과의사가 보는 level 1초음파는 보험 가격에 채산성이 맞는데 영상의학과 의사가 보는 level 2 초음파는 도저히 보험가격에 안되었거든요. 그러고 level 2 초음파 퀄러티가 한국에서 유일하게 제대로 된 '정밀' 초음파였습니다. (심하게 이야기 하면 다른 병원 level 2 는 다 가라.. 이건 빅4도 마찬가집니다. 제가 해봐서 암.) 그래서 레벨 2를 없애느니 그러다가 어중간하게 있었던 걸로 압니다. 대략 수가가 절반 이상 떨어지는데.. 30분씩 의사가 봐선 채산성이 없었죠. (보통 의사는 자기 월급 10배는 벌어줘야 병원이 돌아갑니다). AI와는 무관하게 문케어를 통한 보험확대로 자꾸 늘리니 가격은 싸지겠죠. 질적으로는 후퇴하지만 아무도 신경 안쓰니. 제일병원이 없어지는 건 우리나라 산과학의 시계가 꺼꾸로 돌아가는 거라 생각합니다.
    Vinnydaddy
    저희 비니도 제일병원에서 태어났는데... 참 남일같지 않네요.
    알료사
    안타까운 현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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