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2/12/10 23:50:33
Name   tannenbaum
Subject   날도 추운데 어릴적 귀신 본 썰.
날도 추운데 귀신(으로 추정되는 무언가) 본 썰.

여덟살 시골 할아버지댁 살적이었어요. 산밑 첫집이라 뒷마당 쪽문으로 나가면 바로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었어요. 오른쪽은 우리산, 왼쪽은 국유지였눈데 그 산 중턱 여기저기 묘가 있었는데 다 동네 사람들이 맘대로 세우곤 했죠.

어느날인가도 평소처럼 저녁을 먹고 강아지 메리를 데리고 뒷산으로 올라가 쏘다니며 놀고 있었어요. 한참을 노는데 갑자기 메리가 산중턱을 향해 막 짖기 시작했어요. 메리가 짖는쪽을 바라보니 저 앞에 숲속에 웬 푸르스름한 불들이 하늘에 둥둥 떠 있더라구요.

과학적으로야 매징한 시체에서 나오는 인 성분이 발화하는 현상이겠지만 제가 본건 그 불이 공기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게 아니라 비정상적으로 휙휙~ 움직이고 있었어요.

여튼간에 그 불이 너무 신기하고 재미 있어서 한참을 쳐다보다가 메리를 데리고 집으로 갔습니다. 저는 신이 나서 할아버지한테 방금 저기 뒷산에서 재미있는 거 봤다고 쫑알쫑알 댔어요. 그랬더니 할아버지가 제 얘기를 듣자마자 부리나케 닭장으로 가시더니 수닭을 잡아 피를 받아 장독대 뒷문 앞문 집안 여기저기 뿌리셨어요.

그리고 제 이마에도 닭피를 바르시더니 내일 해뜰때까지 문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하셨어요. 왜요 왜요? 물어도 버럭 화를 내시면서 암말도 말고 나가지 말고 요강에다  일보고 절대 나가지 말라고 하셨어요.

전 시키는대로 했고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나중에 듣기론 불에 홀리면 그날 밤에 데려간다고 하드라구요. 피를 뿌리는 건 너가 데려가려는 사람이 이미 죽었으니 돌아가라 속이는거라나 뭐라나… 이마에 찍는건 의삼 많은 놈이 방 안까지 들어오기도 하는데 최후의 보루 같은거라고 하대요. 얘 이미 죽었음 뭐 이런?

아!!! 그 닭은 다음날 맛있는 탕이 되었어요. 토종닭 마이쪙~~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3410 일상/생각4가지 각도에서 보는 낫적혈구병 4 열한시육분 22/12/18 2790 10
    13405 일상/생각성 상품화에 대한 뻘글_일반적인 입장 7 meson 22/12/17 2832 6
    13401 일상/생각최근에 아들과 제가 여자보는 취향이 같다고 느낀 순간이 있습니다. 22 큐리스 22/12/16 3489 16
    13393 일상/생각연장근로시간 개편안.... 조삼모사도 못되는 것 같네요. 11 Picard 22/12/13 2819 0
    13388 일상/생각날도 추운데 어릴적 귀신 본 썰. 9 tannenbaum 22/12/10 2501 0
    13383 일상/생각당신의 목표는 안녕하십니까? 29 whenyouinRome... 22/12/09 2489 2
    13377 일상/생각가족이란 함께 나이테를 만들어가는 나무 같습니다. 10 큐리스 22/12/07 2374 11
    13372 일상/생각와이프랑 산타고 왔습니다 7 큐리스 22/12/05 1950 6
    13349 일상/생각금리가 뭔지 궁금하신 분 계실까요?? realwealth 22/11/25 2342 5
    13338 일상/생각근무시간만 제대로 인정 받아도 30%는 더 받을 수 있다. 18 Picard 22/11/21 2883 1
    13337 일상/생각우울증일수도 있구요 성인ADHD 일수도 있어요 8 원금복구제발ㅠㅠ 22/11/21 2813 0
    13331 일상/생각박사생 대상 워크숍 진행한 썰 16 소요 22/11/19 3021 23
    13325 일상/생각농촌생활) 7.8.9.10.11월 21 천하대장군 22/11/15 2478 33
    13321 일상/생각아무것도 안했기 때문에 책임을 지울 수 없다. 7 Picard 22/11/13 3321 1
    13312 일상/생각7년동안 끊은 술이 생각나는 밤입니다. 29 비사금 22/11/10 3946 42
    13285 일상/생각따라올 수 없는 단순화 3 Beer Inside 22/10/30 2607 4
    13284 일상/생각와이프가 이태원에 있었습니다 8 JinLee 22/10/30 3948 0
    13280 일상/생각도파민 디톡스 후기 5 인생은자전거 22/10/28 3504 0
    13279 일상/생각제가 자주 가던 카페에서 어제 본 댓글입니다. 6 큐리스 22/10/27 2984 1
    13278 일상/생각추억은 만들수 있을때 만들어야 하는거 같습니다. 7 큐리스 22/10/27 2689 3
    13274 일상/생각와이프랑 간만에 데이트했어용 ㅎㅎ 22 큐리스 22/10/26 3257 10
    13273 일상/생각SPC와 푸르밀을 보며.. 4 Picard 22/10/26 2653 6
    13272 일상/생각밀린 일들이 너무 많아서 아무것도 못하겠습니다 15 셀프메이드 22/10/25 3124 0
    13270 일상/생각겨울준비 1 모루 22/10/25 1818 0
    13265 일상/생각10/22 온가족 설악산 다녀왔습니다. 7 큐리스 22/10/24 2286 24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